이희재 화백의 만화로
읽는 사마천의 사기 시리즈가 벌써 3번째다. 이번에 만나볼 이야기는 춘추시대가 지난 후, 전국시대 칠웅(七雄)이었던 진(秦), 초(楚),
연(燕), 제(齊), 조(趙), 위(魏), 한(韓)이 제후국으로 서로 안에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시대다. 물론 7국이 결국 진시황의 진나라에
의해 통일이 되긴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부분은 진에 의해 통일되기 전 7웅 시대를 중심으로 그들 나라에서 활약한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서술되었다.
오기, 서문표, 손빈,
상앙, 소진, 장의라는 6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자신을 등용해 주는 곳을 찾다가 남은 재산을 다 허비하고, 손가락질하는 마을 사람들을 살해한 후, 도주한 오기. 결국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재상이 되지만, 한곳에 머무르지 못한다. 자신을 알아주는 곳을 향해 나라를 옮겨 다닌다. 초나라 도왕에 의해 등용된 오기는 귀족들의
세력을 억압하는 정책을 통해 나라를 잘 살게 만들었지만, 도왕 사후 오기에 의해 힘을 잃었던 세력들에게 화를 당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이 오기와 같은 모습으로 권세를 얻고, 스러져갔다는 사실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개혁을 하기 위해서는 집권층
혹은 기득권층의 희생이 필요하다. 물론 그들은 절대 희생하지 않으려 하기에 개혁은 계획으로만 끝나는 경우도 왕왕 있지만 말이다. 또한 무리한
개혁을 실행하다가, 반대파에게 미움을 사게 되고 뒷배인 주군이 사라진 후 축출되는 경우도 상당하다. 책 속 인물들에게서 그런 모습을 많이
만났다.
반대로 끝이 좋은
경우의 인물들도 등장한다. 서문표와 손빈이다. 오기와 상앙, 소진과 장의의 경우 살해당하거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앞서 이야기 한 상황을
답습했기 때문이다. 물론 손빈의 경우 손빈의 능력을 시기한 동문 방연에 의해 무릎 아래가 잘리고 이마에 낙인까지 찍히는 비참한 삶을 살았지만,
타고난 능력과 방연을 향한 원한이 오히려 그로 하여금 지략가의 길을 걷도록 인도했다. 마치 이 책의 원저자인 사마천의 모습을 본 것 같다.
사마천 역시 궁형을 받지만, 그 치욕을 극복하고 사기를 저술했기 때문이다.
또한 서문표 역시
기억에 남는다. 백성을 위하는 정치를 하기 위해, 백성의 상황과 이야기를 들을 줄 알았고 적절하게 지혜로 폐습과 불합리를 해결할 수 있었다는
것. 또한 수리시설을 그 당시부터 만들 수 있었다는 것 또한 대단한 지략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