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재미있게 읽혔던 소설이다. 이 작품은 "러브 레터"," 4월 이야기"의 이와이 슌지 감독의 작품이자 2019년 개봉한 라스트 레터의 원작 소설이다. 소설가이자 이벤트 회사에서 일하는 오토사카 교시로. 데뷔작인 미사키로 꽤 돌풍을 일으킨 작가였지만, 그 후 20년 동안 쓴 작품이 없을 정도로 소설가의 길에 대한 회의를 느끼고 있는 중이다. 그런 그가 오랜만에 갔던 중학교 동창회에서 첫사랑 도노 미사키를 재회하게 된다. 사실 그가 만난 건 미사키인 척하고 있는 동생 유리지만 말이다. 첫눈에 유리임을 알아본 교시로는, 그럼에도 유리에게 접근한다. 그녀를 통해 미사키를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리는 미사키인 척 교시로에게 편지를 보낸다. 왜냐하면 그녀의 언니 미사키는 이미 세상에 없는 사람이었기에 말이다.
편지를 통해 이 책의 주인공들은 중학교 시절의 기억 속으로 들어간다. 학생회장이자 선망의 대상이었던 도노 미사키. 3학년에 전학 오자마자 축구 솜씨로 학교를 평정한 오토사카 교시로. 그리고 교시로를 짝사랑했던 축구부 매니저이자 미사키의 여동생인 유리. 시간이 흘러 유리의 딸 소요카와 미사키의 딸 아유미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사랑 이야기는 편지를 통해 전해진다. 사실 교시로가 소설가가 되기로 다짐한 이유는 미사키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교시로는 다시 미사키를 만나 소설가로의 길에 대한 자신의 선택을 재 조정하고 싶었다.
교시로는 처음부터 미사키가 아닌 유리의 편지를 받으며 왠지 모를 불안함을 느꼈다. 왜 유리가 대신 나온 것일까 하는... 그래서 교시로는 용기를 내어 그녀의 친정 주소로 편지를 보낸다. 그리고 그 편지는 교시로의 예상과 다르게 미사키의 딸인 아유미와 유리의 딸인 소요카에게 전해진다. 그녀들은 왠지 모를 궁금함에 교시로에게 답장을 보내게 되고, 교시로는 그 편지의 주인공이 아유미와 소요카일 거라고는 생각지 못하고 그들 사이에 있었던 장황한 이야기를 답으로 보내게 된다.
한편, 유리가 편지를 보낸 주소를 찾아간 교시로는 그곳에서 유리를 만나게 되고 그녀에게 처음부터 미사키가 아닌 유리였다는 사실을 털어놓고 만다. 당황한 유리는 그 간의 이야기를 털어놓게 된다.
후속작을 내지 못하던 교시로는 미사키와의 만남(미사키 라기보다는 남겨진 사람들과의 만남이라는 말이 더 맞겠지만...)을 통해 마지막 편지이자 자신의 후속작을 마무리 짓고자 한다. 과연 그는 작품을 끝마칠 수 있을까? 그리고 아유미도, 소요카도, 유리도 자신이 마음에 품고 있던 이야기를 털어낼 수 있을까?
소설이지만 읽는 내내 나도 모르게 화면이 상상되었던 것은 단지 기분 탓일까? 마지막 편지라는 이름답게 왠지 모를 찡함과 첫사랑의 가슴 떨림이 가득한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