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현대사 - 개정증보 3판
서중석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6월
평점 :
일시품절


  부끄럽지만 현대사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다. 핑계를 대자면 학창 시절 한국사 시간에 한국사 부분은 늘 끝 무렵이라서 어영부영 진도를 나가다 보니, 제대로 배워본 기억이 없다. 특히 내가 다닌 고등학교는 한국사를 고3 때 배우다 보니, 수능을 앞두고 정말 시험에 나올만한 부분만 배우다 보니, 현대사 부분은 날림으로 배웠다. 덕분에 실제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점에서 얼마 지나지 않은 현대사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이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내가 가진 지식이라고 해봐야 주변에서 어깨너머로 들었던 정도가 고작이니 말이다. 내 나름의 지식들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든 건 두 편의 영화(변호인, 택시운전사)를 통해서였다. 물론 영화가 100% 진실을 담고 있지는 않겠지만, 다시 차근히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현대사 공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현대사를 공부하려고 하더라도 성향에 따라 구술이 달라지고, 책에 따라 편협한 시각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지인을 통해 이 책의 저자 서중석 교수에 대해 들은 기억이 있다. 당시 현대사에 대해 너무 몰라서 걱정이라는 내게, 20권 시리즈의 현대사 책이 있는데, 읽어보면 어느 정도 시각을 잡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20권이라는 분량을 읽어낼 자신이 없었다.(내가 지금까지 읽은 책 중 가장 긴 것은 10권짜리 전집들이니 말이다.) 그러던 차에 만나게 된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 동 저자의 방대한 분량의 책을 읽기 전 현대사에 대한 입문서로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글만 담겨 있는 게 아니라, 연표나 사진. 그림이 함께 담겨 있기에 이해도 빠를 뿐 아니라, 정확한 근거자료가 담겨있기 때문에 편중된 시각이 아닌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그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지식의 일부분은 정확하지 않은 지식이었다는 사실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물론 역사는 바뀌고, 과거 매도 되었던 역사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긴 하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생각보다 많았다. 그 시작은 해방부터였다. 독립유공자 집안인지라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상당히 듣고 자라났지만, 그 이면에 이런 상황들이 담겨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프기도 했고, 그동안 잘못된 지식과 평가를 가지고 살았다는 것에서 느껴지는 미안함과 울분(?) 또한 느낄 수 있었다.

현대사라고 하지만, 분량만으로 보자면 해방~유신독재 시대에 페이지 할애를 상당히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해방 이후 이승만 정부에 대한 분량이 상당한 분량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물론 저자가 서문에서 이야기했다시피 박근혜. 문재인 정부는 평가하기에 이른 감이 있어서 빠졌다고는 하지만, 전두환 신군부부터 이명박 정부까지의 이야기가 짧게 다루어져 아쉬움이 없지 않아 있다. 아마 20권의 현대사 이야기에는 자세히 풀어냈을 테니 참고해야 할 것 같다. 시기별 역사뿐 아니라 경제사에 관한 부분도 따로 담겨 있기 대문에, 관련된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이야기처럼, 누군가에 의해 감추어지거나 근거 없이 날조된 역사가 아닌 명확한 팩트에 근거한 현대사의 지식과 눈을 갖출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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