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정말 이런 내용이 있어?
마크 러셀 지음, 섀넌 휠러 그림, 김태령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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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교회를 다녔다. 태어났더니 집안 대대로 교회를 다니고 있었고, 나 역시 별다른 선택의 여지없이(물론 사춘기 이후에 들어서는 내 선택이었다.) 일요일은 교회 가는 날인 게 습관이 되었다. 개척교회를 다녔었던 터라 주일학교를 졸업한 후 중학생이 되자 교회학교 보조교사가 되었고, 그렇게 교사를 시작한 것이 20년이 넘었다.

궁금했다. 소위 성경을 까는(?) 이야기들 속에서 그 이야기를 깔 정도의 잔 지식은 가지고 있는 터라, 내심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가 등장할지 내심 궁금했다. 예전처럼 덮어놓고 불을 뿜어대지는 않을 정도의 경험치가 쌓였기에 물론 가능했겠지만 말이다. 신학 전공자도 아니기에 물론 나도 모든 것을 받아칠 수 있는 정도의 지식은 아니다. 그저 읽다가 세세한 오류(가령 창세기 야곱이 천사와 씨름하다 팔이 부러진... 팔이 아니라 엉덩이뼈로 알고 있는데?) 들이 눈에 띄고 조금 걸리는 정도라고 해야 할까?

요즘은 워낙 정치권에 대한 풍자가 많다 보니, 이 책 역시 성경에 대한 풍자라고 생각하고 읽으면 좋겠다. 혹시나 기독교인 중에 읽으면서 거북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생길지도 모르겠지만(아무래도 유머적인 부분을 강조하다 보면 수위가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우선 성경을 읽고 싶은데, 매번 계획만 세우고 늘 수포로 돌아가는 사람이라면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성경 자체가 우리와 문화도 다르고, 상당히 오래전 기록된 내용인데다가 번역투 자체도 여전히 낯설기 때문에 일반인이라면 쉽게 읽히지 않는 책이다 보니 거기서 오는 부담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참 무지했던 것이 모세 5경 중 창세기. 출애굽기까지는 속도를 내며 읽지만 레위기와 민수기에 들어서면 전의를 상실하게 되는 경향이 심했다. 덕분에 내용을 이해는커녕 정말 글씨만 보면서 지나갔던 것 같은데... 그 많은 내용들이 율법이라는 생각은 1도 안 했던 것 같다. 신약에 들어가 보면 예수가 율법학자들이나 바리새인들의 생각에 대해 지적을 하는 부분을 읽으며 '도대체 율법이 뭐지?'했던 경험이 여러 번이었다. 이 책을 읽다가 무릎을 친 게, 모세 5경에 대한 설명 중 육백몇십 개의 율법을 주는 그림과 해설을 보며 그동안 내가 궁금했던 율법이 성경에 다 있었는데 율법과 출애굽기~민수기에 등장하는 법률을 별개로 생각했다는 사실이었다.

아마 성경에 대한 (자극적이지만) 관심 그리고 틈새를 공략하는 궁금증들은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필터링은 필요하다.(이 내용을 100% 믿는 건....;;;)

                                     
                                

신앙을 막 가진 초신자나 아이들이 읽기보다는, 성경을 읽어야 하는데 왠지 모를 부담과 신앙적 권태감(?)을 가지고 있다면 기분전환으로 읽어보면 좋겠다. (성경 각 책에 대한 내용이 설명되어 있긴 하지만, 66권을 한 권으로 정리하기에는 분량적인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저자 역시 농축이라고 표현하는 걸 보면 말이다.)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피식피식 웃음이 나올 것이다. 물론 곁들여진 그림이 또 역할을 제대로 하기도 하니 눈여겨보면 재미가 한층 진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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