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단연 오랜 세월이 흘러도 여전한 셜록 홈스가 아닐까?
추리소설의 묘미를 알게 된 지 그리 오래지 않았기에, 그의 명성에 대해서는 그저 지나가는 이름 정도로 치부했었다. 같은 집에 사는 추리탱이가 셜록 홈스를 무려 10번 이상 읽었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도 그런가 보다 했었다.
근데 셜록 홈스의 작가 코넌 도일의 이야기를 하는 클래식 클라우드를 읽고 나니 셜록 홈스에 대한 궁금증을 넘은 놀라움이 나도 모르게 소장 중이던 셜록 홈스 전집으로 이끌었다.
코넌 도일을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은 명작 중의 명작이자, 추리 애호가들의 최애 캐릭터가 된 셜록 홈스가 사실 그에게는 계륵(?) 같았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캐릭터보다 인지도가 떨어지는 작가가 된 것도 그렇지만, 어딜 가나 홈스에 대한 이야기만 가득 물어오니 작가 입장에서는 힘들기도 했을 것 같다. 그래서 그의 마음속에 생긴 가상의 인물 홈스를 죽이고자 하는 계획(?)은 상당히 오래전부터 자리 잡았고, 그 일을 실행에 옮긴 다음에 쏟아진 많은 불만들을 보면 당시 셜록 홈스의 인기가 얼마나 높았는지를 알 수 있었다.(저자-이다혜-는 만약 코넌 도일이 현재 인물이라면 엄청난 악플에 시달렸을 거라고 했는데, 나 역시 나라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악플에 시달렸을 거라고 생각한다.)
코넌 도일의 삶에서 셜록 홈스에 대한 이야기를 제외할 수는 없지만, 코넌 도일에 집중해서 그가 남긴 발자국을 따라가며 만난 코넌 도일의 느낌과 자신의 기억 혹은 경험들이 적절히 버무려지며 또 다른 맛을 자아낸다. 코넌 도일의 전기를 읽거나 그에 대한 매니아 수준의 지식을 갖지 않은 일반인들이라면 몰랐을, 코넌 도일이 작가로 알려지기 전의 모습들 또한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의학을 전공했다는 사실 또한 내겐 놀라움이었다. (역시 그의 이런 경험이 셜록 홈스의 친구이자 동반자인 왓슨 박사의 캐릭터에도 입혀진 것이리라...)
가공의 인물임에도 실존 인물이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여전히 큰 인기를 누리는 셜록 홈스 인지라 저자의 여정은 늘 인파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또한 소설 속 등장하는 지역 어디서나 셜록의 캐릭터를 쉽게 접할 수 있다니 셜록에 대한 사랑은 지역은 넘어 전 세계적일 수 밖에...
코넌 도일의 손에서 탄생했지만 그의 생각과 그의 모습이 투영되었기에, 주객이 전도된 표현일 수 있겠으나 코넌 도일 그 자신이 제2의 셜록 홈스라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듯싶다.
캐릭터 셜록 홈스를 찾기 위한 여정이라기보다는, 작가 코넌 도일의 삶을 조명하는 책이자 그의 삶 속에 담겨있는 여행의 묘미까지 만날 수 있어서 더없이 흥분되고 즐거운 여정이었다. 이게 또 클래식 클라우드만의 찐매력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책을 덮으며, 다시 셜록 홈스 전집의 첫 권을 빼든다. 조금은 더 친밀해진 셜록 홈스와 코넌 도일을 기대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