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연금술사라는 별명을 가진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에세이다. 사실 작가의 작품을 여러 권 접했는데, 전부 소설이었다. 소설 속 글 속에서도 작가 만의 아름다운 문장들을 만날 수 있었던 터라, 그런 아름다운 문장들이 모여있는 에세이는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에세이기 때문에 책 속 문장은 길지 않다. 또한 그림이 함께 담겨 있는 핑크색 표지가 유독 눈에 들어온다. 시간의 연륜이 묻어나는 글부터, 다독이고 조언을 주는 글까지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잔잔한 미소가 생긴다. 물론 정신 차려! 식의 채찍이 되는 글도 종종 있다. 에세이를 접할 때마다 느끼는 건 내가 어떤 상황에 처했느냐에 따라, 내가 어떤 경험을 했느냐에 따라 다가오는 느낌이 다르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유독 와닿는 글이 있었다. 익숙한 문장이나 내용임에도, 유독 끌렸던 것은 내 머릿속 생각과 내 실제 행동의 괴리 때문이 아닐까?
속도는 적당히 - 인생은 경주가 아닌 여행입니다.
이 문장의 뜻을 이번에 처음 안 것은 아니지만 이 한 줄의 울림이 내게 상당히 굵직하게 다가왔다. 인생은 결코 단시간에 승부를 볼 수 있는 게 아니고, 여행처럼 당시의 기분과 환경에 도취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인생에는 좋을 때도 있지만, 슬프고 힘겨울 때도 있다. 여행 또한 그렇지 않은가? 풍경을 보고, 기분을 전환하고 싶어 여행을 택하지만 여행이 100% 우리에게 기쁨만을 선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나고 보면 당시에 좋지 않던 기억이 훗날에는 추억으로 남을 수 있지 않을까?
또한 속도는 적당히라는 제목이 주는 의미도 곱씹을 수 있었다. 언젠가부터 우리의 삶은 유독 빠르게 빠르게를 외치는 것 같다. 그래서 기다리는 것, 참는 것이 싫고 때론 바보같이 느껴지기도 하니 말이다.
여행도 마찬가지 아닐까? 많은 것을 계획하고 그것을 다 해치워야겠다는 마음으로 여행을 하면 얼마 가지 못해 지치고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에 놓이게 되기도 한다. 내 몸이 원하고, 내 상황에 맞는 속도로의 여행이 볼거리와 힐링이라는 두 가지를 다 선사할 수 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