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기억 1~2 - 전2권 (특별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세상에 하늘이 무너질 일 같은 건 없어.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해.

이 책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전 작인 "죽음" 홍보 차 내한 때 한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당시 작가는 죽음의 후속작으로 전생과 최면에 대한 이야기를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베르베르 작가의 책을 만날 때마다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어 타 차원의 이야기를 만들어가서 그런지 사실 신기하기도 하고, 반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 특이한 성격의 이야기를 개연성 있게 만들어가는 것도 작가의 능력이기에 내심 차기 작은 어떤 이야기가 등장할지 기대가 되기도 한다.

32살의 역사교사인 르네 톨레다노는 우연히 판도라의 상자라는 공연을 보러 갔다가 우연히 최면을 통해 전생을 경험하는 대상자가 된다. 사실 반신반의하기도 하고, 응하고 싶지 않았지만 함께 간 직장동료 엘로디 때문에 억지로 참여하게 된다. 진행자 오팔에 의해 최면의 심층 기억으로 들어가는 르네. 르네는 영웅적인 삶을 살았던 기억을 들여다보고 싶어 하고, 그 기억이 자신의 109번째 전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때는 1917년 4월 16일. 그는 이폴리트 펠리시에라는 이름을 가진 상병으로 프랑스 군이다. 지금은 독일과의 전쟁 중이고, 장군인 니벨은 독일군으로부터 승리를 쟁취할 거라 믿는다. 하지만 예상과 다른 행태가 벌어지게 되고, 이폴리트를 제외한 부대원은 다 죽음을 맞는다. 이폴리트는 살기 위해 위로 올라가다가 독일군이 판 참호를 발견하게 되고, 참호에서 격투 끝에 독일군 여러 명을 사살하지만 오른쪽 눈의 부상을 입고 강제로 최면을 종료하게 된다.

너무나 생생한 기억을 안고 밖으로 뛰쳐나온 르네는 독일 나치의 문양을 가진 스킨헤드 청년과 맞닥뜨리고 그가 휘두른 칼에 손등을 다친다. 결국 그와의 몸싸움 끝에 그를 죽이고 살인자가 되고 만다.

다음 날 아침, 자수를 위해 경찰서로 향하지만 자수를 하지 못하는 르네는 자신의 전생 기억에 사로잡혀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엘로디의 조언에 따라 자신에게 그런 기억을 선사한 오팔의 공연장으로 향한다. 오팔에게 다시금 최면을 요구하는 르네. 하지만 오팔을 호락호락하지 않다. 결국 협박의 가까운 발언을 통해 자신의 긍정적인 심층 기억 속으로 향하는 르네는 죽음을 앞둔 백작부인 레옹틴, 드레파나 해전 중 배에 묶인 제노의 기억 속으로 향한다.

 

이번에 쾌감은 상대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경우에 따라서 그것은 고통의 중단을 의미하기도 한다는 건요.

고통이 강할수록 그것이 멎을 때의 쾌감은 크기 마련이니까요.

오래 불편함이 지속되고 난 뒤에 찾아오는 쾌감은 아무리 소박할지라도 

희열의 순간을 선사하죠.

 

르네는 자신의 전생의 기억들이 지금의 자신에게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기억의 경험이 많아지는 만큼, 그들의 삶에서 직접 접할 수 있는 것들 또한 늘어난다. 그러면서 자신의 전생체험에 묘미를 알게 된 르네는 오팔에게 "운명적 사랑"의 기억으로 인도해달라는 제안을 한다.

그리고 그 기억은 첫 번째 생이었고, 게브라는 남자였다. 놀라운 것은 게브는 르네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그동안의 전생들은 르네의 존재에 대해 무서움을 느꼈다.) 기억 속으로의 여행을 통해 르네는 게브가 살던 곳이 전설 속 섬인 아틀란티스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역사교사이기에 꿈의 섬 아틀란티스가 사라진 이유가 대홍수 때문이라고 알고 있는 르네는 과연 심층 기억을 통해 섬과 주민들을 구할 수 있을까?

역시 소설 곳곳에 베르나르 베르베르만의 색이 돋보인다. 이번에도 그는 소설 속 인물들을 통해 다양한 세계를 뿜어냈으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전생을 믿는 사람은 아니지만, 르네와 그의 전생들을 만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선택하는 무엇인가가 과거 내 경험의 산물일 수 있수도 있겠다는 생각 말이다. 물론 내 무의식 속에 들어있는 기억일 테지만... 전생과 과거의 기억들 그리고 인물들이 함께 어우러지며 또 다른 맛의 소설을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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