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만화 중 제목을 들어본 작품이 2개(인어공주를 위하여, 오디션) 뿐인지라, 저자의 설명과 만화를 보며 오히려 순정만화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된 것 같다. 나 역시 순정만화하면 조금은 뻔한 신파의 이야기들(청순가련한 여주인공, 눈물 등)만 떠올랐는데,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순정만화가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었고(때론 파격적이기도 한), 선명한 주제도 들어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나름의 지식적
요소들(우리나라 만화임에도, 작품에 등장하는 시대가 프랑스혁명, 페르시아제국 시기 등)이 상당히 내포되어 있다는 것 또한 신선한
충격이었다.
(만화는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들을 무참히 깨 부실 수 있었는데... 어른들은 왜들 그러셨을까?ㅠ)
생은 때로는 격한 투쟁, 또한 때로는 잔인한 전쟁.
외길을 걷는 인간은 미래를 모른다.
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갖는 것이다.
때로 그 의미가 처절한 슬픔을 내포한다 해도.
지금에서야 순정만화를
통해 한결 성숙한 생각을 품을 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저자처럼 그 당시에 봤을 때의 느낌과 나이가 들어서 본 순정만화의 느낌은
많이 다를 것 같다. 보다 많은 경험을 하기도 하고, 사회 속에서 떼가 묻기도 했기 때문에... 그럼에도 당시의 감성을 다시 한번 만나볼 수
있는 값진 경험이 되기도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보지 못한
순정만화가 대부분이기에, 정독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 또한 해봤다. 특히 아르미안의 네 딸들이라는 만화는 꼭 한번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