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끌리는 요즘이다. 봄바람 살살 불어오는 봄이면, 시 한수 읊을 감성이 있으면 좋겠지만...
학창시절 입시용 시 외에는 외우고 있는 시가 없고, 그마저도 가물가물한지라 난감하긴 하다.
벚꽃이 만발하는 시기가 되었지만, 코로나19 덕분에 바깥나들이는 꿈도 못 꾸고 마냥 꿉꿉하다.
그래서 이 제목이 더 와닿을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인류에서, 문학에서, 음악에서, 미술에서, 모든 감성이 필요한 분야에서 사랑이 사라진다면 과연 우리 곁에 남아있을 부분이 얼마나 될까?
그만큼 우리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일 것이다.
제목은 참 덤덤해 보이지만, 작품 속 화자들은 사랑 앞에서 울고 웃는 사랑을 경험한(혹은 경험 중인) 사람일 뿐이다.
아무리 아무렇지 않은 척해도 사랑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일 뿐이라서 정제된 시어 속에서도 감정은 오롯이 드러난다.
콩닥거리고, 가슴 설레는 사랑의 기운이 어느새 옛 기억이 된 사람인지라(이제 사랑은 전우애?!), 막 사랑에 빠지거나 (혹은 이별 중이거나) 하지 않아서 구구절절하게 가슴에 박히지는 않지만(그 또한 슬프다.) 그럼에도 사랑의 기억을 토대로 그때의 감정을 추억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책 중간중간 19금 감성의 짧디짧은 시가 등장한다.
사랑을 이야기하며 한참 센티해지다 뜬금 폰일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19금 감성 시가 더 와닿았다.
단지 시 자체+ 제목만 읽어도 이해가 되는데, 괜히 19금이라고 쓰여있으니 나도 모르게 또 다른 이중적 의미를(?) 깨닫고 혼자 민망해지기도 한다.
(왜 이 시들을 만나고 나서, 저자의 이름이 더욱 신경이 쓰이는 걸까? 그저 기분 탓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