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관리대상자
주원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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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인지하고 계시겠지만 지금 여기, 컴퍼니는 명분을 생각하는 곳이 아닙니다.

여러분들의 인정하게 우리나라 정치, 경제, 종교 시스템의 완벽한 메커니즘을

구현하는 곳이죠.

그 메커니즘의 구현을 위해 컴퍼니는 과거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합니다.

광화문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한지 3년이 되었고, 광화문 테러 사건 이후 인터넷상에서는 해적이 활동한다는 이야기가 알게 모르게 퍼져있다. 오단은 연결선 리눈에게 돈을 주고, 해적의 존재를 수소문한다.

오단에게 해적 연락책은 7시 50분 백화점 명품관을 폭파하면 해적의 일원으로 받아주겠다는 사실을 전달한다.

그리고 오단은 해적이 시킨 그 일을 해내고, 해적의 일원이 된다.

해적의 일원으로 따라나선 첫날.

동성캐피탈 대표이사인 53세 김봉석이 끌려온다. 끌려와서도 그는 돈으로 협상을 하려고 하지만, 그에게 내려진 판결은 사형이다. 그렇게 김봉석은 살해당한 후 소각된다.

어느 날 밤 BMW 한 대가 해적이 사는 아파트로 온다. 그리고 익숙한 얼굴의 인물이 차에서 내린다.

지상파 저녁 9시 뉴스의 메인 앵커인 그 남자는 해적들 사이에서 강 실장으로 불린다.

해적단의 사용자인 듯한 낌새를 내뿜으며 해적의 일원이 된 오단에 대해 대장 해이수에게 불만을 털어놓는다.

하지만 해이수는 눈 하나도 깜짝하지 않는다.

해이수가 자리를 피한 후, 오단에게 핸드폰 하나를 건네는 강 실장.

얼마 후, 강 실장은 오단에게 전화를 걸어 해이수 모르게 불러내 또 하나의 미션을 던져준다.

바로 아이돌인 K를 끌고 오라는 이야기였다. K는 악질 브로커라는 이유를 대며...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그저 오단을 시험해보려는 강 실장의 계략일 뿐이었다.

사실을 알게 된 오단은 끌어 오르는 분노를 감출 수 없다.

한편, 나라의 명분과 악의 처단을 위해 사람을 죽이는 해적의 헤더 모임인 컴퍼니에서는 회의가 열린다.

6명의 특별 관리 대상자의 얼굴이 드러나고 5명은 처형 판결이, 1명은 유보 결정이 내려진다.

그리고 지상파 저녁 9시 뉴스 여자 앵커인 차인에게 앵커직에서 물러나기를 종용하던 차에, 선배 구일선에 의해 차인에게 컴퍼니에 대한 정보가 전달된다.

각계각층에서 실종된 사람들이 생기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말이다.

악을 심판하는 결정만 내 보이는 컴퍼니. 그리고 실제 그 결정을 실행하는 해적들.

정인구와 강 실장이 숨기고 있는 오단의 정체와 해이수의 정체까지...

똑바로 보라는 거야. 편견 없이.

오단의 생각이 복잡해졌다. 무엇을 똑바로 보라는 걸까.

사람이 사람을 심판하는 그 끔찍함 앞에서 무감 강해진 모습을?

아니면 그 반대로 죄책감에 시달리는 것?

오단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때론 법의 테두리를 교묘하게 이용해서 처벌조차 피해 가는 악질 인간들을 마주치며 법이 아닌 감정적 무언가로 그들에게 자신들의 잘못에 걸맞은 처벌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한번 즈음했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그들에 대한 처벌이 이루어진 소설 속 이야기를 보면서도 여전히 고개가 갸우뚱하는 것은 왜일까?

우리 사회를 닮은 듯, 닮지 않은 소설 속 이야기에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던 것은 기분 탓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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