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상하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것도, 행복은 내가 선택하는 것이라는 것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막상 우리 머릿속에 있는 것들이 삶에서는 다르게 적용된다.
나 자신에게 상처 주고 있고,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삶과 내 삶을 비교하고 있으니 말이다.
인생에는 답이 없다는 이 책의 제목이 참 와닿았다.
근데, 알고 있는데 우린 인생의 답을 찾기 위해, 좀 더 성공하고 편안한 삶. 남보다 더 괜찮은 삶을 찾기 위해, 그 해답을 내가 먼저 얻고자 발버둥 치지 않나?
저자의 인생 고백이 내 삶과 겹쳐져서 그런지 읽는 내내 공감 가는 이야기들 속에서 내 이야긴가 싶기도 했다.
나 역시 수능을 망쳤고,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했고, 재수를 할 수 없었다.
수능을 망치고, 좋은 대학을 못 가면 망한 인생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대학생활은 즐겁지 않았다. 내 인생은 실패했다는 자괴감이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단지 대학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언제나 내 선택은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거나 경쟁률이 낮은 것을 고르는 경향이 있었으니 말이다. 거기에 대학이 얹히니 내 선택의 폭은 더 좁아졌다.
도전하기보다는, 실패하지 않는 길을 찾아다니다 보니 내가 원하던 삶에서 점차 멀어지게 되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저자는 이야기한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그 이야기지만, 그 이야기를 지닌 사람의 변화에 대해서 말이다. 누구나 자신만의 인생이 있고, 각자의 답을 지니고 있을 뿐이라는 것.
남의 인생이 그렇게 살았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걸어갔다고 그것이 꼭 정답이나 모범답안은 아니라는 것.
묘한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말이었다.
우리는 일류대를 나와서, 대기업에 취업하고, 억대 연봉을 받고, 남부럽지 않게 사는 삶을 소위 성공한 인생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길을 따라가기 위한 그들의 노하우를 듣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들도 자신들의 삶에 만족할까?
저자는 치아교정 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와 별명에 상처 입은 이야기를 꺼낸다.
원하는 외모를 가지게 되었지만, 또 다른 부분이 마음에 걸렸단다.
사람의 욕심이 제대로 표현된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하나를 이루면, 또 다른 뭔가를 갖고 싶어 할 테니 말이다.
결국은! 내가 원하는 무엇인가를 이루어도 또 다른 욕구가 생기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이루는 것보다 내 마음을 먼저 다잡는 것이 아닐까?
인생에는 여전히 답이 없고, 내 인생은 오늘도 힘들다.
그리고 내 인생의 문제를 해결할 힘은 결국 나에게 있고, 나만이 해결할 있다.
저자의 경험들이 다른 누군가에겐 도전이 될 것이고, 나에겐 위로가 되었다.
덕분에 내 삶에 대해 마냥 불만족스러운 상태로 살기보다는 나만의 답을 다시 한번 찾아보자는 생각을 다잡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