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져본 적이
있는가?
나 역시 아직도
누군가와 만났던 그 첫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사랑에 빠지면, 모든
게 아름다워 보이고 핑크빛(?)일 거라는 예상과 달리 지극히 평범한 하루하루였어서 당황한 적이 있다. 물론 그 하루가 다른 때 보다 좀 더
상큼하고, 기분 좋긴 했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 시집은 손에
잘 안 잡힌다. 내가 운문보다 산문적인 사람인 탓에, 시 사이사이 감춰져있는 감정을 고스란히 읽어내는 게 쉽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그럼에도 따뜻한 봄이
오니 나도 모르게 몽글몽글 시 한편 읽고 싶은 마음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그리고 만난 사랑
이야기가 담겨있는 시집.
제목을 읽는 순간,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가 떠올랐다.
학창시절 입시를 위한
시로 만나다, 나이가 들어 다시 만난 꽃은 꽤 큰 의미를 가지고 다가왔다.
아마 이 시집 속
이야기 또한 그와 다르지 않다.
평범한 일상, 평범한
꽃, 평범한 음식, 평범한 옷...
어제와 비교해 그리
다르지 않은 하루고 나날인데, 왠지 오늘은 그 하루가 특별하다.
하루를 구성하는
작디작은 것 하나까지도 의미가 있어뵌다.
바뀐 게 없는
하루임에도 그런 감정이 오롯이 올라오는 것은 바로 내 마음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내가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
시 곳곳에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한 내 감정이 숨길 수 없을 정도로 선명하게 드러난다.
마치 오늘 하루가
그동안의 내 하루와 다른 것 같이 말이다.
당신이라는 존재가 내
삶의 순간을 이렇게 바꿔놓을 수 있다는 것은, 그것이 사랑이기 때문일 것이다.
평범한 밥상이, 평범한
날씨가, 평범한 나뭇잎이 사랑하는 사람과 이야깃거리가 되는 것.
반대로 그 평범한 것이
평범하게만 느껴지거나, 평범하지도 않게 느껴지는 것은 사랑이 그 빛을 잃었기 때문.
사랑이 머물 때와
사랑이 사라졌을 때의 감정은 극과 극이다.
사랑의 시작과 끝을
경험했다면, 이 시가 가슴에 박힐지도 모르겠다.
지금 그때를 지나고
있다면 격려와 위로 그리고 응원을 주고 싶다.
당장은 아프고 힘들지만
이 또한 지나갈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