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쇼핑몰 -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원작 소설 새소설 5
강지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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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이 도망칠 수 있는 곳이라면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벗어진 머리와 타고난 몸집으로 제 나이보다 나이 들어 보였던 삼촌.

할머니의 장례식 날 집에 남겨진 나(지안)와 삼촌(진만).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 눈물 한 방울 안 흘리는 삼촌이 의아해 물어보는 지안에게 진만은 커다란 검은 개를 조심하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검은 개를 이기려면, 검은 개의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아야 한다는 말과 함께...

그러던 삼촌은 전화 한 통을 받고 사라진다. 그리고 나는 3일 동안 집에 방치되어 있었다.

한 달 후 아동보호소로 찾아온 삼촌(할머니 장례식장에서 부모님 또한 사망함)과 함께 살기 시작한 지안.

삼촌은 지안을 데리고 온 날, 잡화상을 열기로 하고 마당에 창고를 지었다.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판매를 하는 쇼핑몰을 연 것이다.

그리고 대학을 다니던 어느 날, 지안에게 온 연락.

삼촌 진만이 집에서 자살을 했다고 한다. 이제 지안에게 남겨진 가족은 아무도 없다.

삼촌의 사체를 보러 들어간 자리에서 삼촌 몸에 선명히 남아있던 murthe라는 문신을 보고 의아한 가운데, 결국 장례를 치르고 집으로 돌아온 지안과 삼촌의 쇼핑몰에서 알바를 했다고 하는 동창 정민.

삼촌의 2G 핸드폰에 입금된 300만 원의 행방을 찾던 중, 접속한 딥웹을 발견하게 되는데...

실제 쇼핑몰에는 한 달에 백만 원 남짓 벌이밖에 안되던 삼촌의 통장에 8억 가까운 돈이 남아있다.

유일한 가족이지만 삼촌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던 지안은 이 모든 상황이 이해가 안 가기만 한다.

그리고 300만 원을 입금한 0351의 정체를 알게 된 지안과 정민은 살해 위협을 받게 되고, 삼촌의 창고로 숨기로 결정하는 순간 자신이 삼촌의 중국어 선생이라는 한 여자가 찾아온다. 근데 그녀 뭔가 좀 의심스럽다.

검은 개는 도처에 웅크리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녀를 통해 알게 된 정보는 딥웹과 삼촌이 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였다.

정민과 지안이 생각했듯이 삼촌은 살인과 관련된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에 의해 흘러나온 이야기들은 놀라울 따름이었다. 과거 삼촌은 지안에게 괴롭히는 사람 이름을 세 번만 부르면 신이 그 이름을 듣고 해결해 줄 거란 사실을 이야기했고, 그때마다 자신을 괴롭히고 힘들게 하는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벌을 받았었다. 근데 우연치곤 이상했던 그 일의 베일이 벗겨진다. 그녀를 통해서 말이다.

그리고 그녀를 통해 본인의 가족의 죽음에 얽힌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믿었던 사람에게 당한 배신.

사실 책을 읽으며 만난 반전 앞에서 이거 과연 누굴 믿을 수 있는 거지?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아무래도 살인과 관련된 이야기가 계속되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가족 같은 따뜻함은 없었지만, 사실 조카 지안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지키고 싶었던 삼촌 진만.

그리고 언젠가 맞이할 자신의 마지막을 준비하며 위험에 빠질 지안을 지키기 위해 농담 삼아 계속 지안에게 살아남을 정보들을 계속 제공했던 삼촌 진만이 있었기에 지안은 고아라는 팍팍한 삶 속에서도 웃으며 살 수 있었던 것 같다.

복수란 본디 참고 참고 참다 터지는 압력솥의 증기 같은 것이리라.

거대한 압력이 뿜어내는 수증기엔 오래 참아 속살까지 허물어진 쌀알의 시취가

달큼하게 배어날 터였다.

얼마 전 겪었던 끔찍한 기억들과 마주하며 내게도 진만 같은 대신 막아주고, 복수해 줄 누군가가 있었으면 하고 간절히 바랐다. 그런 사람이 있을 순 없겠지만, 적어도 내 가족에게 나 또한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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