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사람 또 있을까
새벽 세시 지음 / FIKA(피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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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인간관계 그리고 사랑.

그 안에서 치이고 때로는 위로받는 이야기들은 나이가 들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티브이에 나오는 멋진 사랑을 꿈꾸지만, 막상 그 삶 속으로 들어가 보면 그 또한 뻔하지 않을까?

이 책 제목처럼 작가는 정말 생각했을까?

만약 그랬다면 여기 그런 사람이 있다고 답해주고 싶다.

글 속에서 공감이라는 단어를 끄집어내기 어렵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것도 사람이고, 사람에게 힘을 주는 것도 사람이다.

짧은 에세이지만 길고 긴 사설보다 담백하게 담아내는 매력이 있다고 할까?

오히려 나는 이 책 속 짧은 글이 나에게 더 위로가 되고, 공감이 되었던 것 같다.

사랑 이야기가 많다.

한참 사랑하고 있었다면, 이별로 아파하고 있었으면 더 공감이 가고 구구절절 와닿았을까?

사랑이 불타오르지 않아서 그런지 전보다 울림이 적다.

한 몇 년 전에만 만났으면 달라졌을 텐데.... 적어도 이건 내 탓이지만....^^;;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후회되는 것도 여러 개 있었다.

그중 정말 후회막심했던 것은... 한동안 모았던 일기를 버렸던 것이다.

이사를 하면서 작은 집으로 옮겨야 하는 때가 있어서 모았던 일기를 버렸는데 말이다.

(나는 소유욕, 모으는 걸 좋아하는지라 그 시절 교과서까지 몽땅 다락방에 모아뒀었다.)

판도라의 상자와 같은 어린 시절 일기를 읽으며 괜히 읽었다는 후회가 되었다고 하는데...

나에게 그 시절의 추억을 기억할만한 것은 사진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마저도 살찌거나 예쁘지 않은 내가 싫다고, 안 찍은 경우도 상당하니... ㅠ)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긴 하겠지만,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부터 시험과 성적 걱정을 했다니... 대단하다.

나는 시험 기간에만 걱정했던 것 같은데...ㅎㅎ

와닿는 문구가 많았다. 마음에 닿는 글을 쓰려면 책 반은 옮겨와야 할 것 같아서 곱씹으면서 기억나는

이야기만 남겨보려 한다.

언젠가 이 페이지를 폈을 때, 또다시 그 추억에 빠져들기 위해서 말이다.

지나고 보니 인생은 매 순간이 모순 덩어리다. 모든 것이 결국에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느낄 만큼의 모순.

그러니 나쁜 일도 좋은 일도 희비를 굳이 판단하려 하지 말고, 그저 지나가는 에피소드 중 하나라고 여기며 순간의 감정과 생각에 충실하자는 말을 하고 싶었다.

내게 일어난 일들의 원인과 결과 그리고 그에 대한 책임 지울 누군가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을 때가 있었다.

(지금도 그리 다르지 않다. 타고난 성격이 어디 가겠는가?)

좋은 일이면 좋겠지만, 나쁜 일이나 실수가 벌어졌을 때 남 탓(혹은 내 탓)을 하며 한참을 그 안에 갇혀있을 때.

그 시간을 지내놓고 나면 결국 내게 남는 건 상처와 벌어진 관계밖에 없었다.

스스로에게 칼을 겨누던, 타인에게 칼을 겨누던 말이다.

그래서 이 문구가 더 마음에 들어왔던 것 같다.

익숙하다는 것은 사람이 무언가를 어려움 없이 잘 해낼 수 있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동사에 무방비 상태에 놓이도록 한다..... 익숙한 것일수록 그저 두고만 보아야 하는 게 아니라,

조금 더 신경 쓰고 지켜봐 주어야 한다.

익숙한 것에는 마음을 더 쓰지 않는 것. 내 사람에게는 살뜰하지 못하고, 상처 주는 말도 막 내뱉는 것.

친하지 않았을 때는 예의를 지키지만, 친해지고 나면 막 대하는 것.

찔렸다. 알고 있는데, 왜 바꾸는 것은 이리도 어려운 것일까?ㅠ

한 번 더 살갑게 이야기하도록, 한 번 더 마음 쓰도록 하는 것 말이다.

이 책에는 이런 모순 투성이인 내 삶과 많이 다르지 않은 작가의 글이 있어서 반가웠다.

제목처럼 나랑 비슷한 생각과 행동. 실수들을 하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다 싶기도 했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 중 또 나와 같은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를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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