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은 뒤에 네가 해야 할 일들 - 엄마가 딸에게 남기는 삶의 처방전 에프 그래픽 컬렉션
수지 홉킨스 지음, 할리 베이트먼 그림, 전하림 옮김 / F(에프)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누구에게나 엄마라는 존재가 주는 묵직함은 쉽게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어린 시절의 엄마, 청년기의 엄마, 그리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후에 느끼는 엄마...

제목이 참 가슴 아프다. 그럼에도 누구나 죽음을 경험할 수밖에 없고, 엄마가 내 곁을 떠난 후에 벌어질(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ㅠ) 이야기들을 엄마의 시선으로 기록한 그림 에세이다.

길지 않은 글 속에 엄마의 마음이 담겨있어서 그런지, 그 어떤 글보다 더 구구절절이 가슴에 박혔다.

엄마가 떠난 후 우울함과 상실감에 빠져있을 딸에게 엄마는 여러 가지 행동을 던진다.

엄마의 부재 첫날 요리를 권하는 장면은 사실 좀 이해가 안 되었다.

문화가 달라서 그런 걸까...?

하지만 그마저도 딸이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지 말고 움직이면서 다른 곳에 신경을 쓰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 녹아 있다는 사실을 하루하루 지나며 알게 되었다.

 

우울한 이야기는 없었다. 평소 엄마가 정말 밝고 긍정적이고 위트 있는 분이셨는지...^^

또한 생각보다 어린 나이에 엄마가 떠나서 그런지(저자는 갑자기 엄마의 부재에 대한 생각이 들어 엄마에게 부탁했다고 하니... 실제로 엄마가 곁은 떠난 건 아닌 상태였어서 다행이었다.), 엄마가 없는 상태에서 결혼과 출산 등을 경험하는 장면에서는 솔직히 더 가슴 아팠던 것 같다. 인생의 큰 굴곡의 부분마다 엄마의 위로와 조언이 큰 위로와 힘이 될 것이다. 엄마 또한 그런 인생을 살았기에 더 진정한 조언이 아니었을까?

물론 이 책에는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남겨진 딸의 미래를 생각하며 엄마가 남긴(딸도 결국 엄마 곁으로 갈 때까지의) 이야기인지라 어찌 보면 엄마 자신의 인생의 여정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나이가 들고, 딸 또한 세상을 떠날 때까지의 이야기를 바라보고 있자니 나이가 들어도 딸은 딸이고, 엄마는 엄마인 것 같았다. (역시 엄마에게 자녀는 호호 할머니가 되어도 어린 내 새끼인가 보다.)

나 또한 언젠가는 저자와 딸처럼 엄마를 보내야 할 때가 올 텐데, 그때 저자의 말대로 좀 덜 우울했으면 좋겠다.

적어도 엄마와의 추억을 곱씹으려면 지금 엄마가 내 곁에 있을 때 더 많은 행복한 기억들을 많이 만들어야겠다.

또한 내 아이에게 나 또한 그런 유쾌하고 멋진 엄마로 기억되도록 노력해야겠다.

결국은 우리 모두 죽고 끝날 텐데 왜 굳이 힘들게 살아가야 하냐고?

거기엔 훌륭한 이유가 있어. 네가 영원히 산다고 가정해 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쓸데없니 낭비해 버릴지 상상이나 가니?

다가오는 유효기간이 있기에 비로소놀랍고 경이적인 일들이 생기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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