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 있었다. 중국 소설이었는데, 추리소설 겸 궁중 이야기도 담겨 있어서 흥미롭게 읽었다.
당시 소설 속 황후가
낭야왕가의 사람(실제로는 아니었지만...)으로 등장하는데, 이번에 만난 소설 속 주인공 왕현(상양군주, 아무) 역시 낭야왕가의 인물이었다.(그
집안이 황후집안으로 유명한 것인지... 사전 지식이 없는지라;;)
언니, 왜 어린 시절 한결같이 바라던 것과 크고 나서 얻는 것은 항상
다를까?
왜 아무리 절친했던 벗이라도 종국에는 헤어져야 하고 하나하나 멀어져 각자의 길을 가야만
하는 걸까?
아무는 재상인 어머니와
황제의 여동생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외동딸로, 아무의 고모는 현 황제의 황후다.
금수저 중에 금수저인
아무는 황제의 셋째 아들인 자담과 서로 좋아하지만, 사 씨 왕가에 반감을 가진 황후 때문에 늘 고민이다. 그러던 중, 자담의 어머니인 사귀비가
사망하게 되고 자담은 어머니의 묘를 지키기 위해 궁을 떠난다.
(자담이 원해서라고
하지만, 그러기에는 뭔가 찝찝함이 남아있다.)
궁중 예법상 상 중인
경우는 3년 동안 결혼을 할 수 없고, 그런 현실에 아무는 낙담한다.
수많은 외적을 무찌른
공으로 30 나이에 재상이 된 예장왕 소기. 공이 크지만, 집안은 미력하다.
그런 소기가 아무를 배필로
요구하게 되고, 아무의 어머니인 진민장공주는 결사반대로 막지만, 정치적 이유로 정략결혼을 해야 가문을 지킬 수 있는 아버지는 황후의 의견에 어쩔
수 없이 아무를 예장왕후로 보낸다.
결혼식 당일! 급작스러운
변고로 첫날밤도 치르지 못하고 소기는 다시 출전하게 되고, 그렇게 얼굴도 못 본 채로 3년이 지난다.
그 사이 소기의 반대파들에
의해 아무는 납치되어 고난을 겪지만, 소기는 아무를 구하기 위해 달려오고 결국 둘은 재회하게 된다. 그리고 그동안의 오해와 상처가 풀어지고 둘은
진짜 마음을 나눈 부부가 된다.
하지만 궁중의 암투가
들끓는 상황 속에서 아무는 선택을 해야 했다. 그리고 그 선택은 또 다른 길로 그녀를 인도한다.
이기는 사람은 황제가
되고, 지는 사람은 역적이 된다.
우리나라의 궁중 속의
암투는 될 것도 아니었다. 가족이라도 척을 지고 칼을 쥔 채 배신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진다.
피 냄새가 진동하는 상황
속에서 아무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다행이라면... 아무의
남편인 예장왕 소기가 생각보다 좋은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좋은 사람은 무엇을
의미할까?
아무래도 이 책의 화자가
아무이기에, 그녀의 선택을 지지하고, 그녀가 따르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겠지?
사랑이 아닌 집안을
일으키기 위한 다분히 정략적인 관계로 맺어진 혼인이었지만, 아무와 소기는 둘에게 참 잘 어울리는 배우자였다. 그리고 그들은 사랑의 관계 속에서
모든 것을 공고하게 이루어간다.
지금의 금수저는 어떨는지
모르겠지만, 당시의 금수저도 쉬운 자리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부부가 서로 보듬고
해로하는 게 행복이겠지만, 제왕업 속의 소기와 아무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참 많은 희생을 겪었다. 그리고 결국은 그 모든 것을 지켜냈지만
말이다.
내가 아무라면... 아무리
금수저라도 사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