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심는 꽃
황선미 지음, 이보름 그림 / 시공사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황선미 작가의 책으로는 세 번째 만나는 책이다.

물론, 이 책이 황선미 작가의 첫 번째 책이라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길지 않지만, 장면 장면을 통해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었다.

그림과 함께 만나서 더 반갑기도 했고, 글 밥이 많지 않기에 아이들과 같이 읽어도 좋겠다.

시골 마을에 사는 수현이 가족은 벼농사와 함께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다.

친하게 지내던 미정이네가 서울로 떠나버린 후 수현이는 혼자 동생 정현이를 돌보고, 부모님 일을 거드느라 분주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던 중, 삼촌 또한 공장에 취직을 해서 마을을 떠난다.

떠나기 전 삼촌은 미정이와 수현이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한다. 바로 인동 집의 꽃밭을 가꾸는 일을 맡긴 것이다.

하지만 미정이 떠나고 그 일은 오롯이 수현이 차지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인동 집에 한 가족이 이사를 오게 된다. 꽃밭이 엉망이 될 것을 염려한 수현이는 인동 집에 가게 되고 역시나 부러지고 밟힌 꽃밭을 보며 보지도 못한 그 아이 민우에게 좋은 감정을 품을 수 없다.

옆집 아이 민우와 짝꿍이 된 수현이는 학교도 자주 빠지고, 자신에게 까칠하게 대하는 민우가 신경 쓰인다.

그러던 중 민우의 일기를 보게 된 수현. 민우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란 나에게 시골은 그저 명절에 한 번씩 들르는 조금은 심심한 곳이었다.

결혼을 하고 시댁에 한 번씩 내려갈 때마다 시댁 옆에 있는 학교를 지나게 된다.

신랑이 그곳에서 학교를 나왔지만, 이미 폐교된 지 오래된 낡은 학교.

도시로 하나 둘 떠나는 수현이의 마을을 보면서 그 학교가 떠올랐다.

언젠가 수현이가 다니는 학교도 그렇게 없어지지 않을까?

떠나는 사람은 많은데, 들어오는 사람은 없는 마을의 모습 말이다.

물론 수현이의 마을은 다행히 떠나기만 하는 마을은 아니지만 말이다.

부모님도, 할머니도, 선생님도, 동생 정현이도, 삼촌과의 약속도... 수현이는 너무 바쁘다.

그럼에도 여리고 순순한 수현이를 통해 예쁜 꽃밭도, 시골의 풍경도 같이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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