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타의 일
박서련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제목의 마르타는 성경 속 마르다와 동일 인물이다.

성경에는 마르다와 마리아 두 자매가 등장한다. 예수가 마을에 온다는 소식에 마르다는 예수 일행을 대접하기 위해 음식을 준비하고 바쁜 시간을 보낸다. 반면, 마리아는 예수의 앞에 앉아서 그가 전해주는 이야기를 듣고 마르다를 돕지 않았다. 결국 힘들었던 마르다는 예수에게 마리아를 내보내 나를 돕게 하라고 이야기하지만, 예수는 마리아처럼 말씀을 듣는 게 더 나은 행동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사실 여러 번 들은 말씀이지만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당장 바빠 죽겠는데 농땡이 피우는 동생을 두둔하다니...

이 책에도 두 자매가 등장한다.

임수아. 임경아(리아) 자매다. 둘은 연년생인데, 수아는 어린 시절부터 똑똑했다. 전교에서 1등을 할 정도였다.

둘이 많이 닮았지만 경아가 좀 더 예뻤기에, 그리고 언제부턴가 경아가 더 컸기에 사람들은 경아를 수아로 착각한다. 그렇게 둘은 수아의 고3을 기점으로 사이가 서먹해지기 시작한다.

그러던 경아가 죽는다. 수아는 경아의 죽음이 선연치 않다. 또한 경아는 sns 상에서 유명한 셀럽이었다.

경찰에 의해 핸드폰을 돌려받은 수아. 하지만 수아에게 핸드폰을 건넨 사람은 경찰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날 밤 경아의 핸드폰 다이렉트 메시지로 의미심장한 메시지가 하나 온다.

경아가 자살한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

과연 이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누구고, 누가 경아를 죽음으로 몰아갔을까?

나 또한 여동생이 있는지라, 두 자매의 이야기가 낯설지 않았다.

결혼 전까지 우리 둘은 참 많이 싸웠기도 했고, 성향도 좋아하는 것도 참 많이 달랐다.

자매간에 묘한 신경전이나, 비교의식 등도 있었기에 수아와 경아 사이에 일어난 분위기에 대해 더 익숙했던 것 같다.

동생의 석연치 않은 죽음을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것은 자살이 아니라는 것뿐 아니라, 그렇게라도 동생에게 일어난 일들을 늦었지만 알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경아의 죽음의 진실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갈수록 수아 못지않은 울분과 답답함을 느꼈다. 어쩌면 셀럽이었다지만 자기 잇속만 챙길만한 인물은 못 되는 착한 동생이었던지라 더욱 그런 것 같지만 말이다.

동생의 죽음 이후 동생을 더 알게 된 언니. 아마도 수아의 분노는 당연한 것이었다.

분노만큼이나 몰입감이 뛰어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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