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내 마음을 충전합니다 - 이근아 그림 충전 에세이
이근아 지음 / 명진서가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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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이라는 말은 보통 전자기기에 쓰는 단어다.

언제부터인가 충전이라는 단어가 사람에게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물질만능주의... 머 이런 이야기를 하거나, 책의 제목을 비판하려는 의도는 전혀 아니다.)

아마도 충전이라는 말이 쉼이나 휴식, 휴가 등의 대체어로 사용되었겠지만, 이런 생각을 해봤다.

기기들은 일정 시간이 되면 완충이 되는데, 우리도 일정 시간 지나면 완충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 말이다.

그래서 충전이라는 단어는 힘들 때, 아플 때, 외로울 때, 어려울 때 등 내가 현재 처한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부쩍 사용하게 되는 것 같다.

어쩌면 그래서 저자는 충전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아닐까?

이 책에는 18개의 상황과 그때 위로가 된(혹은 충전이 된) 그림 18점이 등장한다.

저자의 이야기가 가득 들어있지만, 공감이 되는 글들이 있었다.

물론 저자가 이야기 한 주제들이 감정(힘들다, 우울하다, 괴롭다, 행복하다 등)보다는 상황(휴식이 절실한 날, 분리되지 못한 자아, 여유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날 등)에 관련된 이야기와 그림이 소개되기에 보통의 명화를 바탕으로 한 에세이와는 다른 느낌을 받기도 했다.

아무래도 미술을 전공한 사람이기에, 그림을 보는 눈이나 그림에서 받는 위로가 더 있었기에 이런 책을 쓸 수 있었겠지만 독자의 입장에 따라서, 풀어 적은 주제나 그림에 따라서 공감은 각양각색 일 듯싶다.

개인적으로 2번 인정 투쟁에서 실패했을 때 만난 그림과 10번 휴식이 절실할 때 만난 그림이라는 장이 기억에 남는다.

아마도 엄마이자 워킹맘인지라, 특히 더 복직(혹은 이직)에 대한 이야기가 와닿았던 것 같다.

나 역시 그런 경험을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 내가 제일 듣기 싫었던 말이 "어른들 말씀하시는데, 끼어들지 말아라!"라는 말이었다. 아마 어른이 되고 그런 이야기를 듣지 않아서 또 다른 어른의 기쁨을 누렸긴 하지만 말이다.

그 시절 내 눈에는 어른들의 이야기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때가 많았다. 일방적인 그들의 모습에 상처도 많이 받고 말이다.

저자 역시 어른들의 그 일방적인 결정이 또 다른 어른으로 화가 나고 이해가 되지 않아서,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찾기 위해(무너진 자존감을 세우기 위해) 했던 행동들이 오히려 아이에게 또 다른 일방적인 행동일 수 있다는 것에 결국 자신의 선택을 포기하고 만다.

나 역시 어른이 되어서 어릴 적 모습과 감정, 생각을 잊었던 것일까?

나 또한 내 아이에게 그런 오류를 범하고 있는 모습을 책을 통해 보게 되었으니 말이다.

 

아직 그림을 볼 줄 아는 눈이 크지 않다. (올해 목표가 그림과 친해지기, 그림 관련 책 1독 하기였다.)

여전히 저자의 책 속 그림과 글의 내용이 완전히 매치되고, 공감되지도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하나 이상의 그림에서 나도 동일한 감정을 느꼈다는 것에 좋았다.

그리고 나 또한 내 마음이 충전되고 공감되는 그림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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