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서 (스페셜 에디션) - 영혼의 순례자 칼릴 지브란
칼릴 지브란 지음, 로렌스 알마-타데마 그림, 강주헌 옮김 / 아테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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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순례자라는 별명을 가진 칼릴 지브란.

사실 부끄럽게도 이름은 들어본 기억이 있는데, 그의 책은 처음 접했다.

레바논 출신이지만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다시 자신의 고국으로 돌아가 시인이자 작가 그리고 예술가로 활동하다 다시금 미국으로 돌아가 작품 활동을 하면서 세계 평화와 고국의 종교적 단합을 호소했다는 그의 이력을 보고 그의 글은 어떤 울림을 줄까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

이 책은 두 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첫 번째는 스승과 제자의 대화, 두 번째는 지혜의 말씀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첫 번째 파트의 내용은 중간중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다.

특히나 스승을 찾아온 여성에 대한 이야기는 실제인지, 소설인지 살짝 헷갈릴 정도였으니 말이다.

오히려 두 번째 지혜의 말씀에 수록된 부분들이 나에게는 더 와닿았다.

꼭 구약성경의 잠언을 읽는 기분이라고 할까?

시인이라 철학자라 그런 것일까?

그의 글은 시 같기도 하지만 그 안에 숨겨진 진하고 깊이 있는 여운이 가득하다.

특히 삶과 연결된 많은 일들에 대해 선각자로 통찰력을 발휘해 쓴 글답게 교훈을 안겨주는 글이 대부분이었다.

읽는 사람에 따라 그 깊이의 정도가 다 다를지 모르겠지만 그의 글을 처음 접하는 나로서는 마냥 이해가 되고 쉽게만 쓰인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이해할 수 없는 난해한 글들이 계속되는 것도 아니고, 읽으면서 끄덕여지는 글들도 만날 수 있었다.

예를 들자면...

삶은 바다에 외로이 떠 있는 섬과 같다.

그 섬에서는 바위가 희망이고, 나무가 꿈이다.

꽃은 외로움에 떨고, 개울은 목말라한다.

지혜의 서 p. 119



물론 처음에 읽었을 때는 조금 당황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이 글 아래에 글의 뜻을 풀어서 설명하고 있기에 읽다 보면 작가의 생각과 함께 내 안에 들어오는 묵직한 지혜를 느낄 수 있다.

초반에 잠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뜻 역시 그와 상통한다.

잠언의 한 문장 속에도 많은 뜻과 생각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혜의 서는 한번 읽고 덮기보다는 옆에 두고 여러 번 뜻을 음미하면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아마 그래서 출판사에서도 그런 생각 때문에 책의 사이즈를 손에 딱 들어오는 포켓북에, 양장으로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삶이 어렵고 괴로울 때, 생각이 필요할 때 영혼의 순례자 칼릴 지브란과 함께 사색에 잠기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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