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나누었던 순간들
장자자 지음, 정세경 옮김 / 도도(도서출판)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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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처음 접하는 중국 작가 장자자의 소설이다.

문화는 다르지만 역시 사람 사는 모습은 다 비슷한 것 같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류스산과 그의 외할머니 왕잉잉 그리고 청샹.

이 이야기 속의 류스산의 모습에서 이 땅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겹쳐졌다.

죽도록 노력하지만 손에 잡히는 것 하나 없는...

아마 그런 모습이 우리와 닮아서 일까? 류스산이 마냥 안타까웠다.

어린 시절부터 고아 아닌 고아로 외할머니 손에서 자란 소년이 있다.

어느 누구보다 감성적이고 눈물 많은 스산.

집안 형편이 너무 어려웠지만, 엄마가 스산을 할머니에게 맡기고 갈 때 했던 그 한 마디.

성공해서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여자 만나서 결혼해서 잘 살라는 그 말을 가슴 깊이 새기며 살아간다.

그러려면 더욱 열심히 공부해야겠기에 자신의 노트에 오늘의 결심을 적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성실하게 하루하루 살아간다.

선생님의 조카이자 너무 예쁜 청샹.

그런 청샹과 친해지지만 그녀는 심각한 병에 걸려서 스산의 동네로 요양을 왔다. 언제라도 죽을 수 있다는 청샹의 말에 스산은 너무 슬프지만 갑자기 사라진 청샹을 잊고 대학생이 된다.

물론 엄마가 말한 대학은 아니지만.... 대학에 들어간 스산은 무단이라는 학생과 사귀게 된다.

너무나 사랑하는 무단이지만 결국 무단은 스산을 떠나고, 무단을 만나러 간 곳에서 다른 남자와 있는 무단을 발견하게 된다. (무단은 양다리였던 것.) 그리고 무단과 함께 있는 남자.

얼른 좋은 회사에 취업해서 무단 앞에 당당하게 나타나자는 스산의 계획은 생각보다 어렵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들어간 보험회사에서 무실적으로 잘릴 위기에 처했는데, 그때 나타난 젊은 이사.

알고 보니 대학 때 무단이 양다리를 걸쳤던 그 남자였고, 그 역시 스산을 알아보고 교묘하게 괴롭히기 시작한다.

스산은 고향에서 재회한 청샹과 파트너가 되어 보험 일을 시작하는데, 과연 스산은 직장을 지킬 수 있을까?

유쾌하지만 결코 코믹하지만은 않고, 씁쓸하지만 그래도 밝은 인상을 풍기는 책이다.

환경을 탓할 수는 없지만, 많은 노력에 비해 실패만 거듭되는 인생을 사는 스산의 모습이 너무 안쓰럽다.

뭐 하나 가진 것 없이 맨땅에 헤딩하듯 살아왔는데, 그마저도 좋은 결실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죽을 줄 알았던 청샹과 나이 많고 아픈 외할머니 왕잉잉밖에는 없지만 그들로 인해 스산은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간다.

처음 만나는 작가의 작품이었지만, 또 뻔한 이야기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여러 가지 감정을 적절하게 요리할 줄 아는 걸 보면 역시 100만 부라는 부수를 판매한 작가구나 하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다.

500페이지가 넘는 양임에도 술술 읽힐 정도로 몰입도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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