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 시 - 아픈 세상을 걷는 당신을 위해
로저 하우스덴 지음, 문형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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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소용돌이칠 때가 있다.

아마 평생 겪어보지 않았던 아픔이나 슬픔 또는 피곤함이나 버거움 등의 감정이 하나

이상씩 묶여서 다가왔을 때 그랬던 것 같다.

물론 그 소용돌이는 아직 나를 완전히 집어삼키지는 않았지만, 반 이상을 집어삼키고

지금도 진행 중이지만 말이다.

"시"라는 장르를 두려워한다.

아마 욕심 때문일 것이고, 비교 때문일 것이다.

시를 있는 그대로 즐기면 좋겠지만, 압축된 문장 행간의 의미를 깨닫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시를 읽고 느끼는 감정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그런 내가 시를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순전히 책 때문이었다.

반 이상 나를 집어삼키고 점점 더 많은 걸 집어삼키는 상황 속에서 우울증 비슷한 감정을 경험하던 차에, 한 권의 책이 나에게 조언을 해줬다.

일주일에 한 편 이상 시를 읽어보라고... 시를 읽으면서 그 감정을 오롯이 느껴보라고 말이다.

이 책의 제목은 그래서 내 눈에 더 들어왔던 것 같다.

힘들 때 시...

우선 시만 읽으면서 이해하기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우리나라의 시가 아닌 번역된 시기 때문에, 운율이나 행간의 의미가 산문같이 느껴졌고 두서없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많은 시가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나 같은 사람을 위해 저자는 시 뒤에 글을 준비한 것 같았다.

이게 무슨 뜻일까? 무슨 이야기일까? 하는 내 감정을 고스란히 읽은 것인지, 시에서 저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 배경 그리고

자신이 느낀 이야기를 조곤조곤 풀어내고 있다.

물론 이 책에서 소개하는 10편의 시는 각기 다른 힘겨움과 아픔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힘듦만이 아니라 희망도 함께 노래한다.

그래서 더 와닿은 것 같다.

제일 와닿았던 시는 매기 스미스의 좋은 뼈대라는 시에 대한 이야기였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서 그런지, 자고 일어나면 터져있는 많은 무서운 사건들을 접할 때마다 아이 걱정이 제일 먼저 된다.

그리고 이런 시대 가운데 내 아이를 내어 놓는 것이 과연 잘한 일인지 죄책감이 들 때가 많다.

좋은 뼈대의 저자인 매기 스미스도 그런 마음으로 이 시를 쓴 것 같다.

그렇지만 그녀는 이 모든 어렵고 힘든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들이 듣지 않길, 보지 않길 바란다.

혹시나 부정적인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겁먹거나 위축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그럼에도 희망을 노래하고 싶기 때문이리라.

힘들 때 당신 옆에는 무엇이 있는가?

한번 즈음 시를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 안에 남들은 발견하지 못한, 나만이 느낄 위로가 숨어있을 수 있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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