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밤
한느 오스타빅 지음, 함연진 옮김 / 열아홉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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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을 하루 앞둔 저녁.

엄마와 아들은 각기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한 부모 가정의 아이인 욘은 내일이면 9살이 된다. 어린 시절부터 엄마와 둘이 살고 있는 욘은 나이에 비해 철이 일찍 들었다.

엄가가 자신의 생일 케이크를 준비할 거라는 생각에 엄마를 배려해 집 밖으로 나온다.

날씨는 너무 춥고, 욘은 길을 나선다.

스포츠복권도 팔기 위해 들어간 할아버지 집 지하실에서 수제 스케이트도 보고, 스케이트를 타는 두 소녀와 놀다가 소녀의 집에 가서 함께 놀기도 한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늦은 밤 엄마를 생각하면서 집으로 오지만 문은 잠겨있다.

한편, 엄마인 비베케는 아들과는 생각이 다르다.

한껏 꾸미고 새로운 남자와의 만남을 기대하는 비베케는 낯선 남자와의 만남에 취해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하루 저녁의 이야기가 엄마와 아들의 시각에서 교차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보통의 소설들의 경우 화자가 바뀌게 되면 한 칸을 띄어서 구별을 해주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그렇기에 둘의 이야기를 번갈아가면서 쉴 새 없이 읽는 듯한, 내용이 긴박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읽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또한 한 남자와 계속 시간을 보내는 비베케와 달리, 여기저기 이동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는 욘의 모습을 통해 둘 사이의 거리감이 느껴진다.

추운 날 보호장구도 없이 집 앞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욘.

엄마의 차가 사라진 것을 보고, 엄마가 사고를 당했을 거라는 생각과 함께 자신의 생일을 준비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죄책감을 느낀다. 어쩌면 욘의 낮은 자존감과 어른스러움은 엄마인 비베케가 만들어 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이지만 엄마를 보호하는 듯한, 엄마를 배려하는 말투와 행동을 통해 보호 대상이 아들이 아닌 엄마라는 생각을 벗겨낼 수 없었다.

아들의 밤은 그렇게 서로 다른 생각을 품고 살아가는 엄마와 아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춥고 캄캄한 시간이 그들 사이의 마음의 온도를 말하는 것은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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