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해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42
맥스 아마토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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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과 지우개는 누가 봐도 단짝이다. 늘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입장에서는 과연 그럴까?

그동안 보고 생각했던 관점이 아닌 다른 관점에서 이 둘의 관계를 생각해보게 했던 책이었다.

연필은 자꾸 그리고 싶고, 쓰고 싶고, 뭔가를 남기고 싶다.

설령 그게 지저분하고 시커멓게 그을음 같은 자국이 남더라도 말이다.

반면 지우개는 지저분한 꼴을 보지 못한다. 뭐든 깨끗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래서 연필이 지나간 자리는 정말 꼴도 보기 싫다. 지저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필을 졸졸 따라다니면서 지우고 또 지운다.

깨끗한 종이가 너무 좋고, 그럴 때 자신의 존재가치를 느낀다.

하지만 엄청난 양의 연필의 공격 앞에서 자신의 몸이 시커멓게 바뀐 지우개는 절망에 빠진다.

지워도 지워도 끝이 없고, 자신의 몸만 부서지고 지저분해질 뿐이다.

온통 연필투성이인 검은 종이 앞에서 망연자실한 지우개는 또 다른 삶의 방법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검은 연필 속에서 자신만의 생각을 표현하게 된다.

태양도, 지구도, 행성도 그리고 로켓까지 그린다.

지우개는 그동안 지우는 용도로만 사용되었지, 지우개로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은 몰랐던 것이다.

온통 검은 세상에서 지우개는 자신의 몸으로 연필 보다 더 완벽한 그림을 그려낸다.

그리고 그 안에서 연필과 함께 하는 법을 배운다.

둘이 함께 함으로 결국은 완벽해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서로 다른, 때론 서로 극과 극인 둘이 합쳐져서 그동안의 자신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지우개는 비로소 연필을 통해 자신이 더욱 완벽해질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꽤 오랜 시간 동안 지우개. 연필을 써왔지만, 책을 읽는 그 짧은 시간에 또 하나를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생각의 전환 또한 하게 되었다.

내 강점, 내가 잘하는 것을 통해 또 다른 장점을 발견하게 되는 것.

그 장점에는 내가 때론 불편하고, 싫고, 힘들게 하는 누군가의 힘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 그림책 "완벽해"를 통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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