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프랑스
경선 지음 / 문학테라피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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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하면 떠오르는 것은...?

고등학교 때 3년간 배웠던 제2외국어(하지만 인사 두세 개 외에는 기억나는 게 없다.), 바게트 빵을 넣고 달리는 자전거, 에펠탑과 파리...

그리고 친했지만 10여 년 전에 프랑스로 유학 간 언니.

 

이 책은 저자의 프랑스 유학기다.

좀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프랑스에서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만화로 그린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언니의 모습이 계속 겹쳐졌다.

매년 방학 때마다 잠깐 들어오는 언니는 늘 바빴다.

있는 동안의 쓸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부지런히 했고, 모자란 뭔가를 채우기 위해(감정이든, 음식이든, 지인과의 만남이든)

늘 분주하게 살다가 또 연락도 없이 훌쩍~떠나버렸다가 다음 해 그즈음에 소리 소문 없이 다시 들어왔다가 또 떠난다.

언니에 대한 기억은 늘 에스프레소를 마셨다는 것이 제일 진한 기억이다.

왜 쓰디쓴 에스프레소를 마시냐는 내 질문에 언니는 웃으며 "그게 가장 싸서, 마시다 보니까 이제는 습관이 되었네."라고 얘기했었다.

 

이 책을 보면서 내가 경험한 건 아니지만 언니가 생각나서 한참을 울기도 했던 것 같다.

내가 나고 자란 한국에서의 삶도 그리 쉽지 않고 팍팍하기만 한데...

내 주변에는 가족도 친구들도 있음에도 가끔은 위로받을 곳이 없어 막막하기만 한데...

언니는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저자처럼 그렇게 힘든 생활을 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저자의 모습 속에서 또 다른 희망을 보기도 했다.

한국이었다면 그냥 지나칠 일들이나 용기 없음을 탓하며 불편함을 감수하기만 했었을 일들에 도전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더 많은 용기와

변화와 도전을 했다는 것일 테니 말이다.

 

그동안 어떤 책도 이렇게 실제적인 이야기를 그린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물론 내가 보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안타까움 반, 대단하다는 생각 반 이런 마음을 가지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넘겼던 것 같다.

그곳에서의 삶에 많이 지쳐있는 모습이 곳곳에 그려져 있어서 안쓰럽기도 했다.

 

이번 여름에도 언니는 한국에 들어올 것이다.

그때 이 책을 꼭 선물하고 싶다.

언니의 프랑스에서의 삶과 얼마나 닮아있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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