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하면 떠오르는 것은...?
고등학교 때 3년간 배웠던 제2외국어(하지만 인사 두세 개 외에는 기억나는 게 없다.), 바게트 빵을 넣고 달리는 자전거,
에펠탑과 파리...
그리고 친했지만 10여 년 전에 프랑스로 유학 간 언니.
이 책은 저자의 프랑스 유학기다.
좀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프랑스에서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만화로 그린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언니의 모습이 계속 겹쳐졌다.
매년 방학 때마다 잠깐 들어오는 언니는 늘 바빴다.
있는 동안의 쓸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부지런히 했고, 모자란 뭔가를 채우기 위해(감정이든, 음식이든, 지인과의
만남이든)
늘 분주하게 살다가 또 연락도 없이 훌쩍~떠나버렸다가 다음 해 그즈음에 소리 소문 없이 다시 들어왔다가 또
떠난다.
언니에 대한 기억은 늘 에스프레소를 마셨다는 것이 제일 진한 기억이다.
왜 쓰디쓴 에스프레소를 마시냐는 내 질문에 언니는 웃으며 "그게 가장 싸서, 마시다 보니까 이제는 습관이 되었네."라고
얘기했었다.
이 책을 보면서 내가 경험한 건 아니지만 언니가 생각나서 한참을 울기도 했던 것 같다.
내가 나고 자란 한국에서의 삶도 그리 쉽지 않고 팍팍하기만 한데...
내 주변에는 가족도 친구들도 있음에도 가끔은 위로받을 곳이 없어 막막하기만 한데...
언니는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저자처럼 그렇게 힘든 생활을 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