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콜리 해피엔딩
강화길 외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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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작가의 8주기를 추모하면서 작가들이 쓴 짧디짧은 소설 모음집이다.

생전 인간사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써온 박완서 작가를 기억하면서 작가들 역시 작고 큰 우리네 문제들을

짧지만 임팩트 있게 다뤘다.

남들은 모르고 지나갈 수 있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생전 자극적이지 않은 이야기를 다룬 박완서 작가를 추모하기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다 소소하고 담백하다.

짧으면 5페이지 길어도 10페이지를 넘어가지 않는 분량이고, 짧지만 이야기의 흐름이 압축되어 들어 있어서 그런지

웬만한 중편 소설 몇 권 읽은 듯한 기분이다.

물론 거기에 살을 붙이고 써 나가면 당연히 중편 한 권씩은 나올 듯하다.

제목 멜랑콜리와 해피엔딩은 중반부에 나오는 소설의 제목을 따와서 합친 것이었다.

멜랑콜리라는 단어를 보고 이건 뭔가 싶었는데 제목 두 개를 연결했을 줄이야.... ㅋ

전체적으로 막 세드엔딩인 내용은 없어서 해피엔딩이라는 제목도 잘 어울리고,

감성적인 이야기가 대부분이어서 멜랑콜리라는 제목도 잘 어울린다.

근데...찾아보니 멜랑콜리가 표준어가 아니라...멜랑꼴리라는데...

이 또한 작가의 어떤 의도가 있는 것 같다.(근데 난 잘 모르겠다ㅠ)

제일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조금은 익숙한 작가(등장인물에 본인 이름을 자꾸 집어넣는 작가로 유명하다.)

이기호 작가의 다시 _봄이라는 작품이었는데, 책에 수록된 작품 중에 제일 짧았던 것 같다.

집안 형편이 어려운 그는 술김에 28만 원 하는 레고를 사서 집으로 돌아온다.

초등학생 아들이 갖고 싶어 하던 레고다.

술이 깨고 당황한 그는 아내에게 레고를 산 걸 들키고 결국 영수증을 들고 레고를 반품하러 간다.

버스카드를 놓고 와서 레고 상자를 들고 아들과 터벅터벅 걸어가는 길... 아빠의 이야기에 아들은 결국 훌쩍훌쩍 울기 시작한다.

아주 짧디짧은 단편소설이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아빠의 미안함과 삶의 답답함. 엄마의 현실성.

그리고 아들의 갖고 싶지만 가질 수 없는 서글픔이 농축되어 들어있었다.

어쩌면 이 삶이 우리의 삶이라서 공감이 가고 더 와닿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멜랑콜리 해피엔딩 속에는 짧지만 긴 여운이 있는 소소하고 담백한 박완서식 소설들을 만날 수 있었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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