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진 신 - 신은 과연 인간을 창조했는가?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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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쯤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읽었다. 두 번째 만남이다. 과학 용어와 이론에 무방비인 상태로 돈키호테처럼 마구 읽었더니 기억이 가물 가물가물하지만 이번에 좀 더 마음 준비를 하고 <만들어진 신>을 경건하게 한 장 한 장 넘겼다. 물론 과학자들이 나의 이해를 방해했지만 ‘신‘이란 단어를 놓지 않았다. 거의 6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읽으며 한 번 더읽어 볼 부분들을 적어 두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다음엔 도킨스의 3번째 작품 <눈먼 시계공>을 만나려고 한다.
‘신‘을 믿든 믿지 않든 간에 누구든지 한 번은 읽어보아야 할 책인 듯하다.

​케냐 나이로비 출생인 리처드 도킨스. 현재 옥스퍼드대 석좌교수로 1976년 출간된 <이기적 유전자>로 일약 과학계의 총아로 급부상. <눈먼 시계공>이란 저서로 영국 ‘왕립학회 문학상‘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문학상‘ 수상했다.

​이 책을 통하여 막연히 생각해오던 ‘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견해를 좀 더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더불어 ‘삶과 종교‘에 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신‘에 대한 나의 스펙트럼을 한층 더 넓혀주신 리처드 도킨스와 번역해주신 이한음님께 깊은 감사를 전한다.
2019.12.26.목

🍁 책을 다 읽고 나니 뒤 커버에 핵심 내용이 정리되어 있어 먼저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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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는 단지 가설일 뿐이다!
기독교, 이슬람교 등에서 주장하는 ‘전지전능한 신‘은 착각이다.
이는 검증된 바 없는 이야기일 뿐이다. 안타깝게도 모든 종교는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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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사라진 뒤, 인간 사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인간은 더욱 인간을 의지하며 본연의 가치인 사랑과 연민을 찾게 될 것이다.
우리가 신에게 의지하지 않을 때,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고 서로를 도우면서
보다 충만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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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존엄성은 신 앞에서 어떻게 무너졌는가?
끊임없는 전쟁과 가난, 동성애자의 인권침해, 아동학대... 신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만행은 역사적으로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또한 오늘날에도 종교 근본주의자들은 신을 앞세워 무고한 사람들의 마음에서 희망을 빼앗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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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는 충분히 도덕적이다!
과학자들은 인간의 뇌가 도덕적으로 행동하도록 프로그램 됐다고 주장한다.
인간에게는 가난한 이와 약한 이를 돕고자 하는 타고난 본성이 있는 것이다.
신이 없어도 인간은 충분히 열정적이고 영적일 수 있다.


이 책은 무신론자가 되고 싶다는 소망이 현실적인 열망이고, 용감한 행위라는 사실을 일깨우기 위해 썼다. 당신은 균형 잡힌, 행복하고 도덕적이고 지적인 무신론자가 될 수 있다. 그것이 내가 일깨우고자 하는 첫 번째 사실이다.
<들어가는 글> p.6

˝종교 없는 과학은 불구이고, 과학 없는 종교는 장님이다˝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이 흔히 인용되지만 이런 말도 했다. ˝내 안에 종교적인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은 우리 과학이 밝혀낼 수 있는 세계의 구조에 관한 무한한 찬탄이다.˝
p.28

나는 많은 신자들이 신앙을 갖게 되는 가장 강력한 이유는 이른바 ‘기적‘ 때문이 아닐까 추측한다. 그리고 정의에 따라서 기적은 과학 원리들에 위반되는 것이다.
p.96

제리 코인은 루즈에 관해 이렇게 썼다. ˝과학은 합리주의의 한 형태인 반면, 종교는 가장 흔한 형태의 미신이다. 창조론은 단지 그들이 더 큰 적이라고 여기는 종교의 한 가지 증상일 뿐이다. 종교는 창조론 없이 존재할 수 있지만, 창조론은 종교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p.109

비록 예수가 실존했다고 할지라도, 대다수의 명성 있는 성서학자들은 <신약성서>를 실제로 일어나 역사적 사건을 담은 신뢰할 만한 기록으로 보지 않으며 (<구약성서>는 더욱 그렇다), 나는 더 이상 성서를 신의 존재를 입증하는 증거로 간주하지 않을 것이다. (중략) <다빈치 코드>와 복음서들의 유일한 차이점은 복음서들이 오래된 소설인 반면, <다빈치 코드>는 현대 소설이라는 것뿐이다.
p.154

종교인이면서 진정으로 저명한 현대 과학자를 찾으려는 변증론자들의 노력은 빈 통을 긁어대는 공허한 소리를 내면서 절망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나는 ‘노벨상을 받은 과학계의 교인들‘의 목록을 실은 웹사이트를 딱 하나 찾아냈는데, 거기에는 수백명이나 되는 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들 중 단 여섯 명만이 열거되어 있었다. 그나마 여섯 명중에서 네 명은 사실 수상자가 아니었다.
p.159

다윈주의는 다른 식으로 우리의 의식을 일깨운다. 진화한 기관들은 뛰어나고 효율적이지만 종종 결함도 보인다. (중략) 포식자들은 먹이를 잡기 위해 아름답게 설계된 듯하며, 먹잇감들은 포식자들을 피하기 위해 마찬가지로 아름답게 설계된 듯하다. 신은 도대체 누구 편일까?
p.209

자연선택은 진정으로 단순하다. 그것의 기원도 마찬가지다. 반면에 그것이 설명하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엇을 정도로 복잡하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보다도 더 복잡하다. 그것을 설계할 수 있는 신을 제외하면 말이다.
p.234

마르틴 루터는 이성이 종교의 가장 큰 적임을 인식하고, 그 위험을 자주 경고하곤 했다. ˝이성은 신아의 가장 큰 적이다. 그것은 영적인 것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으며, 신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모든 것을 경멸함으로써 신의 말씀에 맞설 때가 한두 번이아니다.˝
p.291

˝당신이 선하고자 애쓰는 이유가 오로지 신의 인정과 보답을 얻거나 신의 불만과 처벌을 피하기 위해서란 말인가요? 그것은 당신의 모든 움직임, 심지어 온갖 속된 생각까지 감사하는 하늘의 거대한 감시 카메라를 돌아보면서 혹은 당신의 머리에 든 아주 작은 도청 장치에 대고 아첨하고 비위를 맞추는 것이지 도덕이 아닙니다.˝
p.344

전쟁의 동기로 더 설득력 있는 것은 자신의 종교가 유일하게 참된 종교이고, 모든 이단자들과 경쟁 종교의 추종자들은 죽어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비난하며, 신의 병사들은 순교자의 천국으로 직행한다고 명확히 약속하는 경전의 뒷받침을 받는 흔들림 없는 신앙이다.
p.420-421

종교 신앙은 신앙이 때문에 존중을 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우리가 받아들이는 한, 빈 라덴과 자살 테러범들의 신앙에 대한 존중을 유보하기도 어렵다. 너무나 평범하기에 굳이 강조할 필요도 없는 대안이 하나 있다. 그것은 종교 신앙을 자동적으로 존중하라는 원칙을 버리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내가 갖은 노력을 다하며 사람들에게 ‘극단주의‘ 신앙이 아닌 신앙 자체를 반대하라고 경고하는 한 가지 이유다.
p.467

˝모든 신앙은 똑같이 타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힌두인이든 유대인이든 이슬람교도 든 기독교인이든, 누구나 자신의 신앙이 다른 신앙들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할 자격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무엇 때문에 신앙을 갖겠는가?˝ 무슨 말인가? 너무나 뻔한 헛소리다! 그 신앙들은 상호 배타적이다.
p.519

우리가 교육과 실천을 통해 중간계에서 스스로를 해방시키고, 우리의 검은 부르카를 찢고, 아주 작고 아주 크고 아주 빠른 것들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솔직히 나는 답을 알지 못하지만, 인류가 이해의 한계를 넓히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전율을 느낀다. 더 나아가 우리는 아예 한계도 없다는 것을 마침내 알아차릴지도 모른다.
p.573



​* 칼 세이건 <창백한 푸른 점>
스티븐 와인버그... 노벨물리학 상 <최종 이론에의 꿈>
제임스 호트 <불신의 2000년 : 의심할 용기를 낸 위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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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마치 (천줄읽기) 지만지 천줄읽기
조지 엘리엇 지음, 한애경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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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의 가입으로 책 선정의 폭이 넓어졌다. 예전엔 인터넷 서점의 추천서를 보며 책을 읽었는데 요즘은 북플 친구분들의 친절한 소개로 책 고르는 수고를 덜게 되었다. 이 책도 친구분의 소개로 읽게 되었다.

번역본의 페이지가 무려 1400페이지가 넘는다. 이 책은 원전의 약 15분의 1을 발췌해서 번역했다고 적혀있다. 발췌본이라 흐름이 자주 끊기어 읽기에 불편했지만 대략의 줄거리는 파악할 수 있었다. 버지니아 울프가 ˝어른을 위해 쓰인 훌륭한 소설˝이라고 말했다고 하니 원전을 읽어 볼 만하지 않을까?

​조지 엘리엇은 1819년 영국 워릭셔에서 태어나 36세에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 당시 여류작가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있어 본명인 메리 에번스(Marry Evans)라는 이름 대신에 남성의 필명으로 작품 활동을 했다. 20세기 저명한 문학 비평가 리비스(F. R. Leaaavis)는 그의 저서 <위대산 전통>에서 위대한 영국 소설의 전통이 오스틴 ->조지 엘리엇 ->토머스 하디->D. H. 로렌스로 이어진다고 보았다. (p.15-16)

​이 책을 통해 그 당시 영국의 결혼관과 그에 따른 인과 관계를 살펴보게 되었다. 조지 엘리엇과 번역해주신 한애경 님께 감사를 전한다.
2019.12.25.수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성 테레사 같은 여성들이 여기저기서 태어나지만,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 도달하기 어려운 선을 추구하지만, 그녀들의 애정 어린 심장의 박동과 흐느낌은 길이 역사에 남을 행위에 집중되지 못하고, 수많은 장애를 만나 결국기진맥진 떨다가 사라져 버린다.
p.32

˝저는 제 또래 남자를 남편으로 맞을 생각 없어요˝ 도로시아가 엄격하고도 확고하게 말했다. ˝전 판단력으로 보나 지식으로보나 저보다 뛰어난 사람을 남편으로 맞고 싶어요.˝
p.40



스물일곱 살의 젊은 나이였지만, 그는 자신의 경험이 풍부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런던에서 세속적으로 화려하게 성공한 사람과 만나 허영심에 자극받기보단, 부지런히 진료하면서 위대한 이상도 추구하는 그런 생활을, 경쟁 없이 사람들 사이에서 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 두 가지 목적이 서로 빛을 비춰주지 않을까 하는 희망은 그에게 매력적이었다.
p.58

결혼의 문지방을 넘어서면, 현재에 기대를 집중하게 된다. 일단 결혼 생활이라는 배를 타면, 당신이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고, 바다가 눈앞에 보이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실은 꽉 막힌 만을 탐험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밖에 없다.
p.78

이 매력적인 신부는 자신에게 애정을 달라고 강요할 뿐 아니라, 그에게 가장 위로가 필요한 지금, 무정하게도 그를 괴롭힌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그는 인생에서 자신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갈채에 인색한 냉담한 청중을 피할 부드러운 울타리를 얻으려 했는데, 알고 보니 그런 울타리 대신 깐깐한 청중을 얻은 게 아닌가?
p.84-85

메리가 페더스톤 집안의 가사를 돕게 된 이후, 빈시부인은 아들인 프레드가 ‘그토록 가난한‘ 부모 슬하의 이 못생긴 아이와 장래를 약속하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에, 원래 가스 집안을 별로 탐탁지 않게 여겨왔지만 더욱더 가스 집안을 싫어하게 되었다.이를 눈치챈 프레드는 집에서는 가스 부인을 찾아갔던 일을 일절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메리에 대한 애정이 깊어짐에 따라그녀 주변 사람에 대한 관심도 깊어져서, 최근에는 아주 자주 방문했던 것이다.
p.92-93

그러나 윌은 도로시아와 단둘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고, 좀처럼 그런 기회를 얻지 못하자 마음이 급해졌다. 단테와 베아트리체, 혹은 페트라르카와 라우라의 지상 교제가 얼마나 덧없었는지, 세월이 흐르면 사물의 균형도 변해 나중에는 사랑을 노래하는 소네트의 수는 줄어도 서로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많기를 바라게 된다. 필요하면 계략을 꾸미게 된다.
p.106

도로시아는 결혼한 뒤 이제껏 느꼈던 분노보다 더 강렬하고 반항적인 분노에 사로잡혔다. 눈물을 흘리는 대신 이런 말이 새어 나왔다. ˝내가 도대체 무슨 일을 했고 도대체 어떤 존재이기에 남편이 날 이렇게 대한단 말인가? 남편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결코 알지 못하며 알려 하지도 않아 내가 하는 일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남편은 나와 결혼하지 않았다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p.119-120

로저먼드를 바라보면서, 그는 마음속으로는 지난날의 프랑스 여배우 로르를 회고하면서, 속으로 ‘따분하게 만들었다고 이 여자도 날 죽이려 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자는 다 똑같아˝라고 말했다. 이런 일반화 때문에 인간은 말 못 하는 동물보다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른다.
p.139

던커크 부인은 재혼하기 전에 반드시 딸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불스트로드도 이에 동의했다. (중략) 실은 딸은 찾았다.그러나 불스트롣와 한 남자만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불스트로드는 비밀을 지키고 그 지방을 떠난다는 조건으로 그 남자에게 돈을 주었던 것이다.
p.141

그러나 그녀의 존재가 주위 사람들에게 미친 영향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널리 퍼졌다. 왜냐하면 세상의 점진적 개선은 일부역사에 기록되지 않는 행위 덕분이기 때문이다. 당신과 나를 포함한 우리 형편이 머리로 상상했던 것보다 그리 나쁘지 않은까닭은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성실하게 살다가 찾아오는 이 없는 묘지에 잠든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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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5 08: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초록별 2019-12-25 09:01   좋아요 1 | URL
늘 좋은 글 감사드려요. 독서회 모임문의를 드렸다가 혹시 번거롭게 해드릴것 같아 글을 내렸어요. 도서관 모임을 찾아볼께요.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slobe00 2019-12-25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서 미들마치 완역본 보니 정말로 어마무지 크고 두껍더라구요~~도저히 빌려서 들고 올 수 없는 무게감^^;;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셔요~~~

초록별 2019-12-25 13:04   좋아요 0 | URL
언젠가 함께 읽어보아요~~^^ 메리 크리스마스...

서니데이 2019-12-25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록별님, 즐거운 크리스마스 휴일 보내고 계신가요.
얼마 남지 않은 올해도 따뜻하고 좋은 시간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댓글과 인사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초록별 2019-12-25 14:50   좋아요 1 | URL
님의 글 읽으면 마음이 따뜻해져요~~^^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혼자만 깨우치면 뭣 하겠는가 - 달리기하는 철인 스님, 1킬로미터 100원의 기적
진오 지음 / 리더스북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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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익님의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에 이어 '혼자만' 시리즈 두 번째이다. 달리기하는 스님. 보통 불교에서 선을 하는 방법은 앉아서, 서서, 걸으면서... 이 책 표지를 보고 달리면서 선을 하시는 스님인 줄 알았다. "스님 왜 달리세요?하니 "후원금을 모으기 위해 달린다" 이 책의 키워드는 달리기와 후원금이다. 특히 국내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쏟는 스님은 오늘도 달린다.

​고등학교 시절 출가한 스님은 동국대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대구대학교에서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였다. 지금은대구에 있는 대둔사 주지로 사단법인 '꿈을 이루는 사람들'의 대표다. 또한 김천시 다문화 가족지원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다.

​이 책은 통해 국내에서 결혼한 사람들과 외국인 노동자들의 단면을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기피하는 일을 그들이 묵묵히 그리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 나만 잘 산다던가 나만 깨우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내가 가졌던 편견을 일깨워주신
진오 스님께 감사드린다.
201.12..24.화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을 때 우리는 비로소 '자비'와 '사랑'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P.12

내가 마라톤으로 1킬로미터마다 100원씩 기부를 받는다고 하면 사람들은 의아해하다. 어떻게, 어디서 돈을 모으는지에 대한 궁금증이다. (중략) 베트남에서 달리는 500킬로미터 마라톤은 108 해우소 프로젝트의 서막을 알리는 의도였다.
P.28

이주노동자들의 사망 사유는 교통사고와 갑작스러운 심장마비가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특히 심장마비로 판정받는 비율이높다. 왜 심장마비로 인한 죽음이 많을까? 내 생각에는 더운 나라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이 힘든 일을 계속하다 보니 신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과부하가 누적되기 때문인 것 같다.
P.67

마라톤은 최대 고비인 35킬로미터를 넘기면 끝까지 완주할 확률이 높다. 그 과정에서 고통과 무아, 무상을 다 경험한다. 달리면서 눈에 들어오는 모든 사물들에 대한 고마움, 달리는 사람들과의 경쟁심, 타들어가는 목마름, 포기하지 않는 용기 등 여러 감정을 겪으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자아성찰의 시간이 되는 것이다.
P.108

세상이 돌아가게 하는 데 있어 바람직한 사람은 자신과 남을 함께 살피는 사람이다. 불교에서는 이런 심성을 가진 사람을 '보디사트바,' 즉 '보살'이라 부른다. '보디'는 깨달음을, '사트바'는 사람을 뜻한다. 즉 '깨달은 중생'이라는 뜻이다.
P.173

이들은 지하 1,000미터와 3,000미터 사이 막장에서 1미터를 파들어갈 때마다 4-5마르트를 더 받았다. 때문에 기꺼이 자청해 깊은 땅속으로 들어갔다. '글뤽아우프' 이 말은 광부들이 광산에 들어갈 떼나 나올 때 서로 주고받는 인사말로 '당신의 행운을 빕니다.'라는 뜻이다.
P.236-237

스님은 근심을 풀어가는 것을 넘어서 '언 땅에 희망의 꽃씨'를 심고 있습니다. 당신 자신의 온몸의 힘을 다해 한반도 횡단 308킬로미터, 베트남 500킬로미터, 독일 700킬로미터, 국토완주 2,000킬로미터의 마라톤을 하면서 모금을 하고 있습니다.(중략) 세상의 온갖 근심거리 속에서 근심에 파묻히지 않고 근심을 풀어주려는 마음이 곧 연꽃입니다.
<대구 가톨릭대학교 김명현 디모테오 신부> p.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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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햄버거의 무서운 이야기 - 패스트푸드에 관해 알고 싶지 않은 모든 것
에릭 슐로서.찰스 윌슨 지음, 노순옥 옮김 / 모멘토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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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멜라니 조이의 <우리는 왜 개를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하는 책의 후속편이다. 평소 햄버거 특히 치즈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즐겨 먹는다. 7-8년 전에는 점심때마다 직장 바로 옆에 있는 --킹 매장을 들렀다. 1년 정도를 다니다 보니 매니저와 클루들이 알 정도여서 내가 들어가면 바로 주문을 해주었다^^; 그리고 군대가기전 2주정도 강남고속버스터니널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구었다. 요즘도 가끔 외출할때면 패스트푸드점을 기웃거린다. 지난 주 멜라니 조이의 저서를 읽고 이와 관련된 책을 시리즈로 읽어 패스트푸드에 대한 나의 관념을 바꾸기로 했다. 조이의 책보다는 섬뜻함이 덜 하지만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다. 평소 패스트푸드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일독을 권한다.

​이 책은 저널리스트인 에릭 슐로서와 자유기고가인 찰스 윌슨의 공저이다. 미국에서 패스트푸드점들의 탄생과 패스트푸드가 만들어 지는 과정과 그 영향을 다루었다. 중간에 동물들의 열악한 환경과 살육되는 모습은 빨리 기억속에서 지워버리고 싶다.

​혹자는 ‘얼마나 오래 살려고 음식을 가려 먹는가‘라고 반문하실 수 있을 것이다. 오래 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천수는 지켜야 된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것은 어찌보면 무의미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요즘은 과잉시대이다. 이제 나 부터라도 몸과 마음을 비우며 살아야 겠다고 매일 다짐을 해보지만 쉽지만은 않다. 이 책을 통해서 아무 생각없이 패스트푸드를 즐겨했던 것을 되돌아보게 해준 에릭 슐로서와 찰스 윌슨 그리고 멋지게 번역해주신 노순옥 님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
2019.12.23.월요일

식품은 우리가 구매하는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가 먹는 음식에 대해, 그것이 어디서 왔는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중략) 먹는 음식은 몸 안으로 들어와 말 그대로 우리의 일부가 된다. (중략) 그런데도 왜 사람들은 패스트푸드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아는 게 별로 없을까. 답은 간단하다. 우리가 그런 생각을 하는 걸 패스트푸드 회사들이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파는 음식이 어디서 오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우리가 알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저 사주기를 원한다.
p.7

많은 사업체들이 맥도날드에서 따온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철저한 ‘똑같음‘이었다. 그들은 똑같은 상품을 똑같이 생긴 수백 개의 건물에서 똑같은 방법으로 팔기 시작했다.
p.35

2000년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의 기자가 홍콩 근교의 한 공장을 방문했다. 해피밀 세트에 들어가는 수누피, 곰돌이 푸,헬로 키티 같은 장난감을 만드는 공장이었다. 공원 중 몇몇은 14살이었고 하루에 16시간 일하는 수도 많다고 했다. 미국 노동자 기준 근로시간의 갑절이다. 임금은 시간당 20센트가 못 됐다. 미국 노동자가 받는 최저임금의 30분의 1 수준이었다.그들은 매트리스도 없는 8개의 침대가 들어간 작은 방에서 잤다. (중략) 맥도날드에서는 이제 장난감을 만드는 공장에서 미성년자를 고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p.59

맥도날드의 감자튀김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성분을 들여다보면 그 문제가 어떻게 해결됐는지 알 수 있다. ‘천연향료‘다. 맥도날드의 감자와 튀김 기름은 모두 ‘천연향료‘를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쇠고기로 만들어 진다. 이 사실은 감자튀김이그렇게 맛있는 까닭 뿐만 아니라 패스프푸드 음식 대부분, 아니 오늘날 미국인이 먹는 음식의 대부분이 내는 맛도 설명해준다.
p.98

이처럼 다양한 화학물질이 들어간 가공식품을 먹는 것은 어린아이들에게 해로울 수 있다고 많은 과학자들이 걱정한다. (중략) ˝우리를 당장 죽게 만들지는 않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가정할 뿐이다.˝ 영국 리버풀 대학의 독극물 전문가인 비비안 박사의 말이다.
p.114-115

1978년 미국의 십대 소년은 하루에 200ml가량의 청량음료를 마셨다. 요즘의 보통 십대 소년은 그 세배 이상을 마시며, 매일 필요로 하는 칼로리의 13%를 이런 음료에서 얻는다. (중략) 캔 하나에는 설탕 10티스푼에 해당하는 당분이 들어있다.
p.132

고기를 위해 가공되는 수컷 육우를 거세소라 부른다. 한 마리의 거세소는 비육장에 있는 동안 거의 1,300kg에 이르는 곡물을 먹는다. 체중을 180kg 정도 늘리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많은 배설물이 나온다. 거세소 한 마리는 매일 20kg이 넘는똥오줌을 눈다. 이것은 라군이라 부르는 거대한 구덩이에 버려진다. (중략) 그야말로 수십만 킬로리터의 오물로 가득 찬 호수다. 1991년 도축장 오물 유출과 관련된 질병으로 노스캐롤라이나에서 1억 마리의 물고기가 죽기도 했다.
p.152

패스트푸드용으로 기르는 닭은 가슴이 크고 단 기간에 성숙하도록 품종이 개량된 것이다. 1965년 닭들은 양계장에서 두 달정도 키우면 무게가 1.5kg쯤 늘었다. 이제는 그 시간의 절발 남짓이며 2.5kg정도가 는다. 어린아이가 그런 속도로 체중이는다면 6살에 130kg이 될 것이다.
p.161

최신 도축장들은 소가 긴장없이 조용하게 운명의 순간으 향해 걸어가게끔 설계됐다. 도축장으로 들어가는 비탈진 통로는 소들이 저 앞쪽을 볼 수 없도록 굽어 있고 양 옆의 벽이 막혔다.
p.180-181

미국국립과학아카데미의 과학자들이 트랜스지방의 일일 섭취 기준량을 정하기 위해 연구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일체 먹지말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p.198

가난한 나라와 개발도상국 사람들은 맥도날드를 비롯한 패스트푸드 체인을 미국적 자유와 발전과 기술의 상징으로 흔히 생각한다. 그들은 패스트푸드 체인이 근처에 생기기를 학수고대한다.
p.213

유리문을 열고 시원한 공기를 느끼면서 안으로 들어가 줄을 서고 주위를 둘러보라. 주방에서 일하는 아이들을 바라보고, 자리에 앉아 있는 손님들, 새로 나온 장난감의 광고를 보라. (중략) 그 음식들이 무엇에서 왔는지,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패스트푸드 하나하나를 살 때마다 무슨 일이 일어나게 만드는 건지, 그 가깝고 먼 파급효과는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라. 그런다음 주문을 하라. 아니면 돌아서서 나가라. 아직 늦지 않았다. 이 패스트푸드의 제국에서도 당신은 스스로의 뜻대로 할 수있다.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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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간은 죽는다
시몬느 드 보부아르 지음, 변광배 옮김 / 삼인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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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초 보부아르의 <모든 사람은 혼자다>라는 책에 깊은 인상을 받고 이 책을 들었다. 프롤로그, 5부, 에필로그로 600페이지에 달하는 소설이다. 프롤로그만 거의 130페이지가 되는 책은 처음 접한다. 다 읽고 나서 알았지만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는 현실 세계를 그리고 5부는 과거 주인공의 행적을 그려내고 있다. 레진이란 배우가 포스카라는 영원히 죽지 않는 주인공과의 만남에서 작가는 불멸성에 대해 무가치함을 전하고 있다. 중간 부분은 포스카의 과거에 세계를 돌아다니며 전쟁을 치르는 이야기로 다소 따분함을 느꼈다. 결말 부분에서도 인간의 필멸성과 불멸성에 대한 판단은 독자에게 남겨 둔다.

​<모든 사람은 혼자다>란 책에서 보부아르 사상의 깊이와 넓이를 조금 가늠하였다면 <모든 인간은 죽는다>에서는 기대보다는 실망감이 살짝 들었다.

​이 책을 통해서 필멸과 불멸의 단어로 하루 하루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신 보부아르님과 번역해주신 변광배님께 깊은감사를 전한다.

"하루를 평생같이" 2019.12.22.일



"우리가 인생의 피안에 있는 순간들, 우리가 뭔가를 보는 순간들 말입니다. 그런 후에 시간은 또다시 흐르고, 심장은 뛰고, 손을 내밀고, 발을 내딛게 되지요. 우리는 여전히 알고 있지만, 더 이상 보고 있지는 않죠."
p.39

그가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는 생각했다. '그는 나를 사랑해. 나는 불멸하는 인간의 사랑을 받고 있어.' 그녀는 웃음 지었지만,웃고 싶지가 않았다. (중략) 그녀는 미지의 남자와 단둘이 있게되는 기이한 세상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까?'
p.75

"포스카, 날 사랑하죠?" "당신을 사랑해요." "이 순간을 기억할거죠?" "그럼요, 기억할 거예요." "영원토록?" 그는 그녀의 손을더 세게 잡았다. "영원히,라고 말해줘요." " 이 순간은 존재해요.이 순간은 우리의 것이에요. 다른 것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맙시다." 그가 말했다.
p.96

안녕, 소중한 레진.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잊어요. 결코 존재하는 것은 당신이에요. 그리고 나는 중요하지 않아요.
p.133

​과거는 내게서 떨어져 나갔다. 추억도, 사랑도, 의무도, 이제 아무것도 나를 옭아매지 않았다. 나는 규제되지 않는 존재였고,나 자신의 지배자였고, 모두 죽음에 바쳐질 불쌍한 인생들을 내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었다. 얼굴 없는 하늘 아래 나는 살아서 자유롭게 서 있었고, 단연코 혼자였다.
p.193

'그녀도 저 하루살이 곤충들과 똑같아.' 그러나 그녀는 나 자신과 똑같이 살아 있고 실재하고 있었다. 그녀에게는 그녀의 짧은 실존이 나 자신의 운명보다 더 무겁게 드리워져 있었다.
p.235

나는 문을 향해 걸어갔다. 나는 무릅쓸 생명의 위험도 없고, 그들에게 미소를 지을 수도 없고, 결코 내 눈에 눈물도 없고 내 심장에 불꽃도 없었다.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자, 그 누구도아닌 자였다. (중력) 나, 나는 그들의 일원이 아니었다. 나는 희망할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문을 넘어섰다.
p.592-593

그녀는 생각했다. '이건 시작일 뿐이야.' 그리기 그녀는 마치 시간을 속일 수 있는 것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두 손은 오그라든 입술 위에서 뻣뻣해져 갔다. 그녀가 첫 비명을 지른 것은 정각을 알리는 종이 울리기 시작한 바로 그때였다.
p.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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