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간은 죽는다
시몬느 드 보부아르 지음, 변광배 옮김 / 삼인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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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초 보부아르의 <모든 사람은 혼자다>라는 책에 깊은 인상을 받고 이 책을 들었다. 프롤로그, 5부, 에필로그로 600페이지에 달하는 소설이다. 프롤로그만 거의 130페이지가 되는 책은 처음 접한다. 다 읽고 나서 알았지만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는 현실 세계를 그리고 5부는 과거 주인공의 행적을 그려내고 있다. 레진이란 배우가 포스카라는 영원히 죽지 않는 주인공과의 만남에서 작가는 불멸성에 대해 무가치함을 전하고 있다. 중간 부분은 포스카의 과거에 세계를 돌아다니며 전쟁을 치르는 이야기로 다소 따분함을 느꼈다. 결말 부분에서도 인간의 필멸성과 불멸성에 대한 판단은 독자에게 남겨 둔다.

​<모든 사람은 혼자다>란 책에서 보부아르 사상의 깊이와 넓이를 조금 가늠하였다면 <모든 인간은 죽는다>에서는 기대보다는 실망감이 살짝 들었다.

​이 책을 통해서 필멸과 불멸의 단어로 하루 하루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신 보부아르님과 번역해주신 변광배님께 깊은감사를 전한다.

"하루를 평생같이" 2019.12.22.일



"우리가 인생의 피안에 있는 순간들, 우리가 뭔가를 보는 순간들 말입니다. 그런 후에 시간은 또다시 흐르고, 심장은 뛰고, 손을 내밀고, 발을 내딛게 되지요. 우리는 여전히 알고 있지만, 더 이상 보고 있지는 않죠."
p.39

그가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는 생각했다. '그는 나를 사랑해. 나는 불멸하는 인간의 사랑을 받고 있어.' 그녀는 웃음 지었지만,웃고 싶지가 않았다. (중략) 그녀는 미지의 남자와 단둘이 있게되는 기이한 세상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까?'
p.75

"포스카, 날 사랑하죠?" "당신을 사랑해요." "이 순간을 기억할거죠?" "그럼요, 기억할 거예요." "영원토록?" 그는 그녀의 손을더 세게 잡았다. "영원히,라고 말해줘요." " 이 순간은 존재해요.이 순간은 우리의 것이에요. 다른 것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맙시다." 그가 말했다.
p.96

안녕, 소중한 레진.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잊어요. 결코 존재하는 것은 당신이에요. 그리고 나는 중요하지 않아요.
p.133

​과거는 내게서 떨어져 나갔다. 추억도, 사랑도, 의무도, 이제 아무것도 나를 옭아매지 않았다. 나는 규제되지 않는 존재였고,나 자신의 지배자였고, 모두 죽음에 바쳐질 불쌍한 인생들을 내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었다. 얼굴 없는 하늘 아래 나는 살아서 자유롭게 서 있었고, 단연코 혼자였다.
p.193

'그녀도 저 하루살이 곤충들과 똑같아.' 그러나 그녀는 나 자신과 똑같이 살아 있고 실재하고 있었다. 그녀에게는 그녀의 짧은 실존이 나 자신의 운명보다 더 무겁게 드리워져 있었다.
p.235

나는 문을 향해 걸어갔다. 나는 무릅쓸 생명의 위험도 없고, 그들에게 미소를 지을 수도 없고, 결코 내 눈에 눈물도 없고 내 심장에 불꽃도 없었다.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자, 그 누구도아닌 자였다. (중력) 나, 나는 그들의 일원이 아니었다. 나는 희망할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문을 넘어섰다.
p.592-593

그녀는 생각했다. '이건 시작일 뿐이야.' 그리기 그녀는 마치 시간을 속일 수 있는 것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두 손은 오그라든 입술 위에서 뻣뻣해져 갔다. 그녀가 첫 비명을 지른 것은 정각을 알리는 종이 울리기 시작한 바로 그때였다.
p.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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