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강화길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 당신에겐 운전연수 선생님이 있으신가요?​
운전은 일종의 성인식이다. 운전대을 잡으면 모든 책임은 내가 된다. 운전은 어떻게 잘 할 수 있는가? 내게 운전을 가르쳐준사람은 누구였던가? 운전이라는 인생의 길목에서 나의 손을 잡아준 스승은 있는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 있다.

■ 장류진은...​
작년 독서모임에서 선정된 책 중 하나가 장류진의 <일의 기쁨과 슬픔>이었다. 책 속 단편중에서 '일의 기쁨과 슬픔'이란 글을 읽고 토론하였다. 단편이었지만 독후감상은 첨예하게 갈렸다. 그런만큼 글의 깊이가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2018년 창비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후 독자층을 두텁게 하고 있다.

그는 간결한 문체로 일상생활속에서 지혜의 샘을 발견하게 해준다. 게다가 여성의 권위를 한층 높여준다. 글 속에서 페미니즘의 뼈대가 느껴진다. 한마디로 당차다. 오늘 읽은 소설은 2020년 제 11회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문학동네)중 장류진의 '연수'이다. 문체가 그대로 생생하게 빛을 발한다.

■ 줄거리는...​
반에서 일등하고,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고, 장학금을 받고,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하고, 회계법인에 입사한 사회 초년생. 지금까지 탄탄대로를 달려왔던 그녀. 사무실에 출근하기 위해 주행연수를 받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맘카페에 가입하고, 선생님을 소개 받아 운전연수를 받게 되는데...

■ 책을 읽고 나서...​
무슨 일이든 초보에게는 모든게 낮설고 어렵게만 느껴진다. "실격, 시동 끄고 내리세요. 실격, 시동 끄고 내리세요".(p.256)에서 작가는 촉망받는 사회초년생에게 사회생활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요즘은 비혼주의자가 점점 늘어가는 추세이다. "다른 건 다 몰라도 너 결혼만큼은, 내가 꼭 시켜주고 싶어"(p.259)결혼정보회사에 수백만원주고 덜컥 가입해버린 어머니와 비혼주의자인 주인공과의 갈등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장류진의 글에는 남성위주의 사회를 꼬집는 글이 종종 등장한다."주연씨같은 여직원들도 많아요?" (p.278). 비록 짧은 글이지만 내면을 되돌아보게 하는 참신한 고전이다.

■ 인생이란 언제가는 혼자 가야 한다.​
"계속 직진. 그렇지. "잘하고 있어. 잘하고 있어."라는 마지막 문장에서 초심자에게 선생님은 용기를 팍팍 주고 있다.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 뒤에서 잡아준다. 언젠가 나의 자전거에서 손을 뗀다. 그 순간 혼자 자전거를 타게 된다. 인생이란 것도 언젠가는 혼자 가야한다. 운전연수 선생님이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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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0-05-30 1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잘 하고 있어. 하고 끝나는 마지막이 좋은 소설이었습니다.

서니데이 2020-05-30 14: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슨 일이든 초보에게는 모든 게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진다는 말씀, 진짜 공감합니다.
처음해본 것들이 아니어도 어느 날에는 그 모든 게 낯설고 어려운 날도 있고요.
매일 잘 하고 있어, 하면서 앞으로 가고 싶어요.
잘 읽었습니다.
초록별님, 좋은 주말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