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클럽 - 그들은 늘 마지막에 온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노블마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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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피란 정말 불가사의한 힘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아무리 미워도 자신과 피를 나누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용서해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_ 탐정클럽 

 
   


 

세상 모두가 나를 손가락질 한다해도 끝까지 편이 되어주고 나를 지지해줄 사람, 그 누구보다 내 허물을 잘 알면서도 포근하게 감싸주고 품어주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가족"이다.  형제자매는 피를 나누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부부는 피를 나눈 자식들이 있고 평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이 용서되고 모든 것이 이해되는 것이 가족이라는 것이다. 평생 나를 품어주고 지켜줄 것 같은 가족. 그런데 이 '가족'이 나의 목을 죄여오고 나의 뒷통수를 치며 심지어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며 살인까지 저지른다면?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그래서 무섭다. <용의자 X의 헌신>에서는 사랑이라는 이유로 살인을 저지르고, <백야행>에서는 사랑을 지키기 위해 부모를 죽인다. 그리고 이번 책 <탐정클럽>에서는 가장 안전할 곳 같은 곳 '가족'의 울타리 안에 범인을 숨겨 놓는다. 무작정 손가락질 하게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무조건 옹호를 할 수도 없는 상황 속 살인이라는 주제로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비록 추리 소설이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읽고나서 긴 여운이 남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총 5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탐정클럽>은 각각의 독립적인 사건 속에서 정·재계의 영향력 있는 VIP들만이 비밀리에 고용한다는 '탐정클럽'의 활약상을 담고 있다. 그들의 역할은 미궁 속에 빠져 있는 사건을 해결해주고, 범죄 트릭을 밝혀 모든 의문을 말끔하게 해소해주는 것이다. 이 5개의 단편은 탐정클럽에의해서 사건이 해결된다는 공통점 외에 다른 공통점은 없어보이지만 그 사건의 주인공들을 보면 그 안에 '가족'이라는 코드가 숨겨져 있다.

 

사위는 회사를 물려 받기 위해 장인을 살해하고, 아들과 두번째 부인의 은밀한 관계를 눈치챈 남편은 부인을 죽이려하고, 싱글 생활이 그리워진 오랜 두 친구는 함께 치밀한 계획 아래 각자의 남편을 살해한다.  바람이 난 엄마의 큰 딸은 엄마를 압박하다 끝내 엄마 스스로 목숨을 끊어 버릴 지경으로 몰아세우고, 아버지 같은 줄 알았던 언니가 사실은 자신과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안 동생은 남자친구와 도모해 언니를 살해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에서 밀실 사건의 해결, 사건의 트릭은 사실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이런 이야기는 코난이나 셜록홈즈에 이미 무수히 많이 나와 있으니).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는 건 이 아무런 연관성 없어 보이는 독립된 사건들의 범인을 모두 가족에 숨겨두고 있었다는 데 있다. 가장 안전할 것 같은 곳, 믿어 의심치 않는 곳에 범인이 숨겨 놓은 발상 자체가 히가시노 게이고 답다. 가족이었기에 더 무서웠던 결말, 가족이었기에 더 방심했던 사람들의 반응 속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잔혹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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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노
에드몽 로스탕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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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 속 '시라노 에이전시'는 연애에 서투른 이들을 위해 100퍼센트 사랑을 이루게 해주게 도와준다는 일종의 연애 도우미이다. 의뢰인이 '사랑(?)'을 의뢰해오면 우선 의뢰인의 모든 것을 철저하게 분석해 상대방이 좋아할만한 스타일로 변신시킨다. 옷 스타일, 머리 스타일은 물론 말투 하나, 손짓 하나까지 모두가 연애에 적합하도록 바꾸어주는 것이다. 시라노 연애조작단의 진가는 의뢰인이 분석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의뢰인이 의뢰한 그 상대방에 대한 분석에서 발휘된다. 그녀가(대부분의 의뢰자는 남성이었기에)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어떤 음악을 듣는지, 어떤 취미를 가지고 있는지 등등을 파악해 의뢰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나에 대한 관심과 배려, 거기다 공통점까지 갖춘 남성에게는 호감을 가지게 된다는 연애의 기초상식을 아주 잘 응용해 상대방의 마음을 쟁취하도록 돕는 것이다.


영화 속 병훈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던 희곡 <시라노>의 주인공 '시라노'의 이름을 따 이 시라노 에이전시를 만들었다.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사랑하는 부하를 위해 연애편지를 대신 써주고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응원했던 시라노처럼 다른 사람의 사랑을 이루어주는 일을 시작한다. 그러던 중 의뢰자가 의뢰한 사랑하는 여인이 자신의 옛 애인인 희중임을 알게 되고 갈등을 하지만, 결국은 자신 역시 시라노처럼 그들의 사랑을 이루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게 된다. 영화 속 병훈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들려줬던 시라노의 이야기.  그 이야기가 궁금해 <시라노>를 찾아서 읽게 된 게 이 책을 잡은 이유였다.

 

   
 

시라노 : 그녀의 마음을 식게 만드는 것이 그토록 두렵다면, 자네 입술과 내 문장들을 그녀의 마음에 곧 불이 붙을 걸세! 약간 협력하면 어떻겠나? 어떤가, 자네는 날 보완해 주고 내가 자넬 보완해 준다면? 자넨 당당하게 걷고, 난 그림자처럼 자넬 따를 걸세. 자네의 재치가, 자넨 나의 아름다움이 되는 거지.

 
   


 

시라노는 자신의 사촌 록산을 사랑하고 있었다. 그녀는 치명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었고, 그녀의 미소는 완벽했으며, 그녀의 몸짓은 세상의 모든 신성을 담고 있었다. 시라노의 유일한 즐거움은 그녀를 바라보는 것이었고, 그녀와의 대화는 그의 삶에 활력소였다. 하지만 시라노는 자신의 사랑을 고백할 수 없었다. 그는 기형적인 거대한 코를 가지고 있는 아주 못생긴 추남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날 시라노는 록산이 자신의 부대에 배속 받은 부하 크리스티앙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크리스티앙은 잘 생긴 외모에 말끔한 체격까지 젊고 멋진 귀족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크리스티앙에게도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으니 바로 교양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크리스티앙 역시 록산을 놓치고 싶지 않았고 그래서 그는 그녀의 사촌인 시라노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게 된다. 시라노는 크리스티앙을 대신해 그녀에 대한 사랑을 가득 담은 편지를 써주고 심지어 그를 대신해 창 밖에서 사랑의 대사를 읊기까지 한다. 록산은 그의 달콤한 속삭임과 진심어린 편지에 매료되어 빠져나올 수 없는 사랑에 빠져들게 된다. 모든 이야기가 그렇게 끝이 나면 재미가 없듯이 이들 사이에도 사랑의 훼방꾼이 등장하게 되고 록산을 짝사랑하던 드 발베르 자작의 음모로 크리스티앙은 전쟁터로 끌려가게 된다.  크리스티앙과 함께 전장에 나간 시라노는 크리스티앙 몰래 계속해서 사랑의 편지를 보내게 되고, 록산은 그리움을 견디지 못해 위험을 무릎쓰고 전쟁터로 달려오지만 크리스티앙은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다.

 

록산이 진정한 자신의 사랑을 깨닫게 되는 것은 그로부터 15년이 지나서이다. 크리스티앙은 죽었지만 여전히 그가 남긴 편지를 가슴 속 깊이 품고 살아가던 그녀는 자신을 찾아온 시라노와의 대화 중에 그 편지를 쓴 사람은 크리스티앙이 아닌 시라노였음을 알게된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사랑한 것은 크리스티앙이 아닌 편지 속에 담긴 그 영혼의 주인공 시라노였음을 깨닫게 된다. 그녀가 사랑한 것은 자신의 눈을 즐겁게 해준 크리스티앙이 아닌, 자신의 마음과 영혼을 충만하게 해준 시라노였던 것이다.

 

이 희곡의 결말은 <시라노 연애조작단>의 결말과는 반대다. 편지 뒤에 숨겨져 있던 시라노의 사랑을 깨닫는 록산의 이야기로 끝나는 <시라노>에 비해, <시라노 연애조작단>은 의뢰인이었던 상용과 희중이 이어지면서 끝난다. 시라노 역할을 했던 병훈은 그들의 사랑을 이어주고 조용히 퇴장한다. <시라노>의 록산이 후에 깨닫게 되는 것처럼 영화 속 희중 역시 상용 뒤에 숨겨진  병훈의 존재를 눈치 챘다. 하지만 그녀는 장막 뒤에 숨겨진 병훈을 택하지 않고, 서툴고 어슬프지만 마지막 순간 자신의 힘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상용을 받아들였다.

 

희중은 왜 자신이 꿈에 그리던 연애를 할 수 있는 병훈 대신 하는 것마다 실수투성이에 어설픈 상용을 택했을까? 그건 아마도 사랑은 화려한 수사나 꾸밈이 아닌 투박하지만 진실되고 어설프지만 마음이 담긴 것이기 때문이 아닐까? 크리스티앙 역시 록산에게 솔직히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려 시도했지만 사실을 말하지 못한채 전장에 나가고 만다. 만약 그가 사실대로 꾸밈없는 자신의 사랑을 이야기했다면 록산은 그를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역사에는 만약은 없다지만, 소설은 무수히 많은 만약이 존재할 수 있기에 또 다른 이야기를 조용히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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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황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9
이노우에 야스시 지음, 임용택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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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행덕은 진사시험을 치루기 위해 고향인 호남을 떠나 수도 개봉으로 상경하는 길이었다. 진사시험은 고급관리로의 등용문인 중요한 시험이라 합격만 하면 그의 앞길은 탄탄하게 보장받는 그런 시험이었다. 총명한 머리에 뛰어난 실력까지 겸비한 그였기에 조행덕의 합격은 당연한듯 보였다. 그런데 그런 그가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던 중 잠에 빠져 그만 자신의 순서를 놓치고 말았다. 시험 한번 보지 못하고 불합격의 고배를 마시게 된 것이다. 자신의 어이없는 실수에 망연자실한 조행덕은 장안의 자잣거리를 하릴없이 걷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한 여인을 만나게 된다.

 

맨 먼저 행덕의 눈에 비친것은 두꺼운 판자에 벌거벗은 채로 누워 있는 여자의 하반신이었다. 사람들의 어깨 너머로 더 자세히 보니 그 판자 위의 여성은 하반신 뿐 아니라 온 몸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채 대자로 누워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서슬퍼런 칼을 들은 한 남자가 당장이라도 칼을 휘둘러 여성을 내리칠 것 같은 기세로 서 있었다. 그리고 그는 사람들을 향해 외치고 있었다. "자, 어느 부분이라도 좋으니 사요 사!"

 

판자 위의 여성은 서하 출신의 여성으로 남의 남자와 정을 통했다는 이유로 사람들의 손에 붙잡혀 일종의 공개처형을 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조행덕은 이상하게도 그녀의 눈빛을 외면할 수 없었다. 그녀를 얻어 뭘 하고 싶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그녀를 풀어주고 싶다는 욕망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끓어 올랐다. 그는 자신의 돈을 털어 그녀를 사겠노라고 했다. 전체는 팔 수 없고 부분만 팔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높던 칼잡이였지만, 조행덕이 내놓은 돈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만 그녀를 데리고 가라고 했다. 가까스러 풀려난 그녀는 조행덕에게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하지만 곧 그가 다른 마음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란 걸 알고는 조행덕에게 감사의 마음으로 문자가 적힌 천 조각 하나를 건넨다. 문자에 능한 조행덕이었지만 처음 보는 글자였다. 순간 조행덕은 이 문자의 기원을 찾아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재물과 목숨, 권력은 한결같이 그것을 소유하는 자의 것이었으나, 경전은 달랐다. 경전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니었다.
불에 타지 않고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족했다. 아무도 경전을 빼앗아 갈 수 없으며, 그 누구의 소유물도 될 수 없었다.
타지 않고 지금 그 자리에 있어주는 것만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_ 199쪽 중에서
 
   

 

서하. 1038년 중국 서북부를 기점으로 내몽고, 둔황, 란저우까지를 아우르며 11~12세기 독창적인 자신만의 문화를 만들었던 나라였다. 동쪽으로는 송나라를, 서쪽으로는 위구르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불교문화를 전승하고 자신만의 문자를 가지고 있었을 만큼 문화적으로도 성숙했던 나라였다. 하지만 문자에 능한 조행덕 조차 처음 보는 문자로 느껴질만큼 서하는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였다. 한족, 위구르족과는 전혀 다른 문화를 만들었던 서하 왕국. 그 신비로움 때문일까? 소설 <둔황>을 통해 작가 이노우에 야스시는 서하 왕국과 막고굴을 통해 그 풍부한 상상력을 마음껏 뽑낸다.

 

우연히 만난 서하 여인이 건넨 문자를 보고 그 기원을 찾아 떠난다는 조행덕의 모험담을 담은 소설 <둔황>은 비록 소설이지만 그 배경만은 역사적인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서하 문자에서 둔황 막고굴에서 발견된 수천 종의 경전까지 이노우에 야스시는 그것들을 통해 사막의 모래바람만큼 비장하고 밤하늘의 달빛만큼이나 신비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한낯 선비에 불과하던 조행덕은 주왕례를 만나 전장에 나가 싸우며 진정한 남자로 성장하며, 전쟁 중 만난 위구르 왕족 여인을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지키며 사랑을 깨닫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자를 숭배했던 조행덕은 어쩌면 사막의 모래 언덕처럼 한순간 사라져버릴지도 모르는 서하 왕족의 존재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그 문자가 기록된 경전을 지켜낸다. 이것이 이 소설 <둔황>의 대략적인 내용이다. 
 

조행덕이 이 소설에서 제일 마지막으로 찾는 곳. 자신이 사랑한 문자가 담긴 경전을 실어다 나르고, 전장에서 만난 위구르 왕족 여인이 자신에게 사랑의 징표로 남겨준 목걸이를 묻기로 결심한 곳. 그곳이 이 소설의 제목인 둔황, 막고굴이었다. 실제로 막고굴은 1900년  왕원록이라는 도인에 의해 발견 되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안에는 방대한 경전과 진귀한 보물들이 가득했다고 알려진다. 그런데 과연 이 경전들이 누구에 의해, 언제, 어떻게, 무슨 이유로 이곳에 와 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기에 아직도 학자들에게 의해 연구가 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이노우에 야스시의 상상력을 자극했을 것이고, 그 상상력은 이토록 아름다운 이야기 <둔황>을 낳은 것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몇몇 인물은 실존 인물이고, 몇몇 경전과 장소는 실제 역사에 기초한다. 하지만 그것이 뭐가 중요하겠는가. 문자를 사랑한 한 남자가 사막 벌판을 오가며 이토록 아름다운 이야기를 남겼다는 것이 중요할 뿐이지. 수십, 수천가지의 경전을 등에 이고 사막 밤하늘의 이슬을 맞으며 묵묵히 걸어갔던 낙타 행렬과 조행덕을 비롯한 인부들의 행렬이 눈 앞에 펼쳐지는 듯하다. 그 안에 담긴 수십만 개의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느꼈던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들도 함께 그려진다. 천 년의 깊은 잠을 깨고 세상에 다시 나온 막고굴의 경전들처럼 이 책을 덮는 순간 나 역시 깊은 꿈을 꾸고 나온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프면서도 참으로 아름다운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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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나는 왜 쓰는가, 조지 오웰 

 조지 오웰의 <1984>는 내겐 굉장한 충격을 줬던 책이다. 그 이후로 그의 소설을 찾아서 읽었고, 그는 내게 굉장한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조지 오웰의 에세이가 나왔다고 해서 무조건 읽고 싶어졌다. 이 책은 그가 살아 생전 쓴 29편의 에세이를 묶은 책으로 조지 오웰의 다양한 아이디어의 단상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책을 읽을 자유, 이현우(로쟈) 

 알라딘에서 로쟈를 모르면 간첩이 아닐까? 지난번 그의 블로그 글들을 모아서 출판한 <로쟈의 인문학 서재>에 이어 이번에도 기대되는 책이 나왔다. 지난번 책에서 다양한 담론들을 담았다면 이번에는 책에만 주목해 로쟈만의 시선으로 바라본 책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되는 책이다. 

 

 

 

  

 

앨리스, 지식을 탐하다, 이남석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는 무수히 많은 상징과 수학적 코드들이 들어가 있는 동화로 칭송 받으며 계속해서 다시 읽히고 있는 책이다. 이 책 <앨리스, 지식을 탐하다>는 그 앨리스 작품을 통해 12가지 코드를 발견해 서술한다. 어떻게 새롭게 앨리스를 읽어냈는지가 사뭇 궁금해지는 책이다. 

 

 

 

 

여자가 섹스를 하는 237가지 이유, 데이비드 버스, 신디 메스턴 지음 

<욕망의 진화>의 진화심리학의 대가 데이비드 버스와 여성 심리 전문가 신디 메스턴이 밝힌 여성의 성에 관한 대담한 이야기다. 단순히 생물학적인 이유가 아닌 여성들이 섹스를 통해 무엇을 얻고 싶어 하며, 그것을 통해 어떤 것을 얻고 있는지를 밝히고 있어 더욱 흥미가 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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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0-10-04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지 오웰,, 참 좋은 작가인거 같아요^^ 저도 올해 <동물농장><1984><버마시절>
읽어봤는데 역시 그의 소설이 굉장하다는 것을 느꼈답니다ㅎㅎ
리듬님의 추천도서 중에도 사실 저도 데이비드 버스의 신간이 흥미가 갑니다^^;;
추천도서 페이퍼 잘 봤습니다^^ㅋ
 
매력DNA, 그들이 인기 있는 이유
SBS스페셜 제작팀 & 이은아.이시안 지음 / 황금물고기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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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만사를 재쳐두고 보는 프로 '슈퍼스타 K'. 금요일 밤 11시 생방송이 끝나면 실시간 검색순위가 슈퍼스타 K의 후보자들의 이름으로 뒤덮이고, 그날 공연에 대한 각종 품평의 기사들이 올라오며, 그 다음은 누가 탈락 할 것인가에 대한 각종 기사와 글들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다. 그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후보자가 있다. 바로 장재인. 생방송이 시작된 이래 온라인 투표에서는 2위와 압독적인 표 차이를 보이며 내내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녀가 부른 모든 노래는 편집 되어 유투브와 블로그를 옮겨 다니며 퍼져나가고 있다. 심지어 그녀가 팬에게 해준 그녀의 싸인 인증샷까지 기사로 올라오며 모두가 그녀에게 열광한다.

'슈퍼스타 K'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은 알겠지만 장재인은 예쁘지도 않고, 그렇다고 말을 똑부러지게 잘 하는 것도 아니다. 심사위원들 조차 '가수가 되면 각종 인터뷰나 앞에 나설 일이 많겠는데 그렇게 쑥쓰러움을 많이 타서 잘 할 수 있겠느냐'고 걱정을 했다. 하지만 장재인의 노래를 단 한번이라도 들어본 사람이라면 왜 그녀에게 열광할 수 밖에 없는지 그 이유를 단번에 알 수 있다. 그녀에게는 인기 있는 사람들에게만 있다는 '매력 DNA'라는 것이 있다.

장재인을 비롯하여 버락 오바마, 오프라 윈프리, 김연아, 유재석 등은 모두가 자타 공인하는 인기있는 사람들이다. 그들 역시 조각같은 얼굴을 가지고 있다거나,  훤칠한 키와 엄청나게 멋진 몸매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뛰어난 머리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집안이나 학벌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대중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매력적인 인물들로 손에 꼽히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대체 그들에게는 어떤 공통점이 있는 것일까?

클레오파트라와 양귀비가 시대를 뛰어넘는 절대 매력을 갖는다면 그것은 외모가 아니라 그들이 갖고 있던 재능일 것이다.
_ 38쪽 중에서


SBS스페셜 제작팀이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던 6개월간의 기록과 방송에 담지 못했던 그간의 이야기를 엮은 <매력  DNA>는 앞서 이야기한 인기있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파헤치고 그것을 '매력 DNA'명명한 뒤 성공을 부르는 매력 DNA를 지니기 위한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는 책이다. '매력'!이라는 말처럼 실체 또한 모호했기에 이를 밝히기 위해 심리학을 비롯하여 뇌과학까지 넘나들며 각종 전문가를 만나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으며, 수많은 임상실험에도 함께 참가해 이론과 더불어 사례들까지 꼼꼼하게 검토했다. 

'매력'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모두가 외관상의 외모를 떠올리듯이 이 연구 역시 외모에서부터 시작한다. 결론은 '예쁘면 매력도가 높아진다'는 것이었는데(이렇게 끝나면 참 나쁜 책이 되었겠지만) 우리는 여기서 '예쁘다'는 것이 누구에게나 통하는 그런 외모 자체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한다. 이 책에서는 예로 클레오파트라와 양귀비에 대한 기록을 인용했는데, 그들은 외모가 예뻤던게 아니라 역으로 그들이 갖고 있었던 재능이 그들을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어 더욱 빛날 수 있게 되었다 말한다. 클레오파트라는 세계의 도서관이라 불리는 방대한 자료를 가진 이집트 왕실 도서관에서 어려서부터 엄청난 양의 책을 읽은 풍부한 상식을 가진 여왕이었고, 양귀비는 춤과 음악에 뛰어나 현종이 양귀비의 춤과 노래를 보고 더욱 흠뻑 빠져들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매력이라는 것은 결국 타인들이 나를 바라보면서 느끼게 되는 감정이기 때문에 본인도 그 매력을 얻으려면 상대방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고 이 책은 말한다. 지금은 국민 MC로 우뚝선 유재석을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는데, 물론 그의 언변이나 진행 능력은 자타가 공인하지만 그가 만인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단순히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 무한도전 200회 특집에서 유재석은 1인 7역을 하며 무한도전 멤버들의 성대모사를 한 적이 있다. 성대모사를 거의 하지 못하는 그가 그날 해낸 연기는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할 만큼 완벽했다. 멤버 한명 한명의 특징을 정확하게 포착해 그것을 똑같이 연기해낸 것이다. 그건 그가 평소에 함께 지내는 이들을 얼마나 유심히 관찰을 했는지, 한명 한명에게 얼마만큼의 애정을 가지고 단번에 보여주는 예였다. 모두가 그와 함께 출연을 하고 싶어하는 것도, TV를 통해 그를 바라보는 시청자 모두가 그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도 다 유재석의 그런 모습을 좋아하기 때문인 것이다.

장재인의 모습을 바라보며 이 책 <매력 DNA>를 떠올렸다. 그녀는 절대 외모를 가지고 있진 않지만 그녀의 노래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그 자그마한 몸에서 나오는 엄청난 가창력에 그녀의 노래에 단번에 빨려 들어간다. 또 노래를 부를 때면 자신이 어떻게 보여질까 보다는 모든 것을 잊고 그때만큼은 노래 속에 자신이 들어간 것처럼 진심을 다해 부른다. 그 순간만큼은 슈퍼스타 K의 후보자가 아닌 한 사람의 '노래 하는 사람'이 되어 노래한다. 그 숨겨진 재능이, 그리고 그녀의 진심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녀에게 매력을 느끼게 만들고 그녀에게 인기를 가져다 준다고 생각한다.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외모 컴플렉스 따위는 집어 던지고 숨겨진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분출하라. 진심으로, 그리고 매순간 최선을 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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