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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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스톡홀름에 살고 있는 빅토르라는 인간부터 살펴보기로 해요.

그는 이 모든 이야기의 근원적 악(?)이라 지칭할만 하거든요.

단골 핫도그 노점상이 아랍인 손에 넘어간 장장 15세부터 빅토르는 인종차별주의자였습니다.

스웨덴의 모든 여자가 그에게 관심이 없었으므로 자연스럽게 여성을 경멸하게 됐구요.

동성애자나 흑인을 스웨덴의 기생충이라 여겨 아주 터부시합니다.

미친놈이면 미친놈답게 티를 내주면 좋았을텐데 비대한 권력욕 아래 본성을 숨긴 그는

갤러리의 매니저로 근무하며 관장의 하나뿐인 딸 옌뉘를 노립니다.

자그마치 열 아홉살이나 어린,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 애기를 배우자감으로 찜하다니

이런 변태 새끼! 죽어라! 죽어라! (시작부터 저주 만발!!)

빅토르의 계획은 시간과 함께 무르익고 노쇄한 관장은 죽기 직전 옌뉘를 설득하는데 성공합니다.

똑똑하고 정직하고 성실한 남자이니 미술관과 옌뉘를 책임지기에 충분하다나요?

영리한 계산속으로 옌뉘를 빈털털이로 만들어 내쫓을 생각뿐인데 그것도 모르는 바보!

매춘부 사이에서 낳은 흑인 아들을 몰래 숨겨 키우고 있는 줄도 모르는 바보!

그 아들이 최민식도 아닐진대 식량이랍시고 매주 피자 한 판만 배달시켜주는 드러운 인성하며

결혼이 어그러질까봐 아들을 아프리카 사바나에 투척하는 비양삼의 콜라보라니.

와우! 판타스틱한 쓰뤠기가 여기 있었네요ㅡ.,ㅡ

아빠와 간 첫 해외여행에서 케빈의 역할은 사자밥이었구요.

왕년의 상속녀 옌뉘의 역할은 이혼녀가 되어 조용히 바닷속으로 전진하는 일이었을 거에요.

얼렁뚱땅, 요절복통, 터무니 없고, 엉터리 같은 우연의 반복이 아니었다면

조용한 저승행을 택했을 이들은 스톡홀롬의 어느 아파트에서 조우해

아주 우연히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의 광고를 보게 되구요.

오너의 필요에 따라 무급으로 그 회사에 취직해

매우매우 필연적으로 빅토르에 대한 복수 작전에 돌입하게 됩니다.

감독과 대본은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의 오너인 후고가 맡았어요.

자본주의의 화신이랄 수 있는 그는 재미와 돈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괴짜에요.

세트와 무대장치 등의 연출은 빅토르를 아주 잘 아는 케빈과 옌뉘가 맡았는데요.

성선설의 화신 같은 이들 커플은 결과야 어찌됐든 성품이 참 반듯하고 다감해서 독자의 귀감이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주인공은...... 전 처음엔 빅토르 이 시끼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에.요, 아.닙.니.다.

다른 독자들은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이 책의 주인공은

케빈의 양아버지인 마사이족 소 올레 음바티안과 위대한 화가 이르마 스턴인 것 같아요.

양아들을 찾아 스웨덴으로 날아온 치유사와 그가 소유한(소유했던) 그림 두 점의 모험 활극이랄까요?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와 올레 음바티안이 케빈과 옌뉘를 위해 어떤 복수를 실행하는지

따끈따끈한 벽돌책(p509)으로 꼭 확인해 보시길 바래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이후 한번만 더,

딱 한 권만 더 보자는 생각으로 요나스 요나손을 쫓았어요.

첫 작품을 제외하곤 계속해 취향이 아니라 매번 읽을까 말까 고민했구요.

이번에도 실망하면 어쩌나 미리부터 걱정도 했는데 이번 저의 감상은 "야호!!!!! 심봤다!!!!!!!!" 입니다.

알란 영감님을 만났을 때와 똑같은, 아니 더 큰 기쁨을 느끼게 하는 책이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얼렁뚱땅 말도 안되는 판타지에요.

개연성은 개나 줘라지만 그 개가 아주아주 귀엽고 활기차고 신선해서 마구 쓰다듬어 주고 싶어요.

에라 심각할 거 뭐 있어? 재미삼아 써보자! 라고 생각하며 글을 쓰는 작가는 없겠지만요.

진짜로 딱 재미삼아 쓴 느낌이라구요.

말이야 되든지 안되든지 툭 까놓고 웃을 수 있는 그런 호탕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아, 어떻게 표현을 못하겠는데 결론은 이거에요.

재미있다!!!!! 강추한다!!!!!! 읽어보자!!!!!!!

​+열린책들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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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죽을 거니까
우치다테 마키코 지음, 이지수 옮김 / 가나출판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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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 여덟의 하나씨.

나이를 먹고 퇴화한다는 게 너무 싫어요.

둔해지고 허술해지고 어리석고 외로움을 타고

구두쇠가 되거나 자식들의 동정을 바라며 산뜻함과는 멀어지죠.

무엇보다 "곧 죽을 거니까" 라는 식의 자포자기가 질색이에요.

여느 할매할배처럼 늙지는 않을거라고 하나씨는 늘 말했어요.

'나는 내 나이를 잊을 수 없지만 남들은 내 나이를 잊게 만들면서 살거야.'

그러려면 남들보다 배는 노력해야 해요.

피부, 헤어, 패션, 운동, 식이, 어느 하나 놓칠 수 없습니다.

사람은 내면이야 라는 말 따위에 속지 말라구요.

보통은 내실도 없는 사람들이 그런 말을 면죄부 삼아 게으름 피우는거니까요.

그런 하나씨를 나의 보물이라 치켜세우며 자랑스러워하는 남편 이와조씨.

취미는 종이접기, 온화하고 성실하고 집밖에 모르는 남자라 재미는 없지만

딸애의 말에 따르면 안전하고 안심되고 싸게 먹히는 최고의 남편이라나요?

살아온 인생과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하나씨는 사실 꽤 만족하며 살고 있는 참이었어요.

이와조씨가 실로 엄청난 비밀을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진 말이죠.

입고 싶은 옷 입고, 먹고 싶은 거 먹고, 성형했다는 말이 돌만큼 잘 가꾸고 꾸미면서

죽는 날까지 잉꼬부부로 살겠다는 하나씨의 목표는 과연 성취될 수 있었을까요?

곧 죽을 거니까 같은 말에 지지 않고 하나씨는 자신의 욕망을 지켜낼 수 있었을까요?

1분마다 웃음이 터지는 시한폭탄 같은 소설이란 문구가 과장 광고 같죠?

읽어보시면 알아요. 가.독.성.넘.치.는.확.실.한.재.미.를.보.장.합.니.다.

웃음이 콩알탄처럼 입속에서 타닥타닥 튀어오르는 경쾌하고 발랄한 소설이에요.

열일곱도 아니고 일흔 여덟 할머니에게 이런 단어라니 제가 쓰고도 놀랍지만 정말 그래요.

그렇다고 하나씨가 소녀 같다는 뜻은 아니니 오해 마시구요.

이런 말을 칭찬으로 썼다간 하나씨는 아마 엄청 화낼 겁니다.

1948년생 작가 우치다테 마키코의 나이듦에 대한 속내가 속시원하구요.

본인의 실제 경험담 속에서 캐치해 만든 하나씨라는 캐릭터도 매력적이에요.

황혼이혼을 넘어 사후이혼의 단계까지 진입한 일본 사회의 이야기도 흥미진진했습니다.

다만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의 심리적 효과를 주장하는 일흔 여덟 여성의 말이

꾸밈을 거부하는 근간의 여성주의와는 꽤 상반될 수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화장이 아니라 위장, 겉모습을 단장하는 일로써 이해해주기를 바래요.

<곧 죽을 거니까> 나이답게 분수껏 살자는 생각 따위 저 멀리 날려버리고

<곧 죽을 거니까> 앞날이 없는 인생을 향해 "해주마" 중얼거리는 하나씨를 만나보아요.

+ 중얼일 뿐 외치지는 않는 대목에서 연륜을 느꼈습니다.

쓸데없는 일에 힘빼지 않는 하나씨, 존경존경!







+ 가나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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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죽을 거니까
우치다테 마키코 지음, 이지수 옮김 / 가나출판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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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알탄이 번쩍번쩍, 와르르르 쏟아지는 것 같은 재미에요.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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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 왕 : 잿병아리 나르만 연대기 3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소미아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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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처럼 빛나는 새하얀 머리카락.

사막의 태양빛에도 타지 않는 얼음 같이 투명한 피부.

운석으로 만든 푸른검을 악의 화신처럼 휘두르는 남자 타스란은

외양 때문에 종종 악당으로 오해를 받곤 하는 방랑자입니다.

일정한 직업 없이 홀로 세계를 떠돌던 그는

도적들에게 유린 당해 목숨을 잃을 뻔 하지만

유랑 마녀의 도움으로 생명을 건졌어요.

"청아 산맥 너머 높이 솟구친 쌍둥이 산,

아잠과 카잠 사이에 눈물의 계곡이 있네.

내 민족들이 살고 있는 마을이지.

그들에게 호박을 전해 주게.

그래야 다음 유랑 마녀가 또 태어날 수 있으니까."

(p80)

은인이 건낸 새로운 삶과 초록빛 보석을 들고

돌의 도시 케르밧슈를 지나던 타스란은

우그라라 불리는 좀도둑 새에게 보석을 도난 당해요.

이 새는 탑의 숲이라 불리는 서쪽 숲에 둥지를 틀고 사는데요.

반짝이는 것을 좋아해 둥지 가득 모으는 게 취미랍니다.

탑의 높이가 어마어마하고 침입자를 거세게 공격하는 우그라들 때문에

도둑 맞은 것을 되찾으려면 꼭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해요.

"잿병아리", 탑의 숲에 살고 있는 고아들이 아니라면

타스란이라 해도 보석을 되찾기는 힘들 거에요.

우그라는 인간의 아이들을 공격하지 않아요.

고아임에도 잿병아리들이 굶주리지 않고 무리 지어 살 수 있는 이유지요.

우그라들의 포획물을 되팔거나 그들의 먹이를 나눠먹구요.

전당포 같은 둥지에서 손님들의 물건을 되찾아준 후 돈을 받기도 한답니다.

다만 어른이 되면 여지 없이 공격을 가하는 우그라들 때문에

열두엇이면 잿병아리도 탑의 숲을 떠나지 않으면 안되요.

언제까지고 어린이로 남아있고 싶었던 아이샤는

어느날부터 자신을 노려보는 우그라들 때문에 매일이 조마조마해요.

'충분할만큼 돈을 모으면 도시로 나가 일을 구할테야.'

타스란이 탑의 숲에 방문했을 즈음이 아이샤가 그런 결심을 굳혔던 때였어요.

아이샤는 자신의 영역에 있는 둥지에서 보석을 발견하구요.

이것으로 타스란과 함께 해피엔딩!!...일리가 있겠습니까?😥

넌 어른이야, 내 둥지에 발 들이지 못해!

우그라가 아이샤를 둥지 밖으로 떠밀어버렸어요.

한참 어린 꼬맹이를, 우그라 너무한 거 아니냐구요.

아이샤는 호박 보석을 손에 쥔 채 맨땅에 쿵 하고 떨어집니다.

죽었대도 이상하지 않을텐데 정신이 들었을 땐 웬일인지 아주 멀쩡했어요.

대신에 유랑 마녀의 호박에 이상이 생겼답니다.

아이샤의 가슴에 호박이 씨앗처럼 박혀버렸거든요.

타스란은 도통 힘을 주어도 빠지지 않는 보석과 함께

아이샤를 통째로 눈물의 계곡으로 운반하기로 한답니다.

그렇게 소녀와 방랑 전사의 모험이 시작되는 것이었어요.

대박!! 나르만 연대기 1부 <청의 왕>도 정말 재밌었지만

만화 <바람의 저편>을 떠오르게 하는 타스란과 아이샤 때문에

저는 2부 <백의 왕 : 잿병아리>편이 훨씬 두근두근 하고 취향이더라구요.

냉혹한 얼굴에 그렇지 못한 따뜻하고 착한 심성의 전사 타스란도 좋구요.

세상으로 막 발을 디딘 호기심 많고 용감한 아이샤도 귀요미구요.

두 사람의 여정에 어쩔 수 없이 동반하게 된 까칠한 원숭이 난쟁이도 웃겨요.

사람 머리를 발로 차서 깨우는 양아치인데 왜 밉지가 않은지 이유를 몰라요😆

 

1부의 주인공 파라와 하룬, 아반자는 백의 왕 1권에서는 만날 수 없어요.

시간이 어찌나 빠른지 아반자가 세상에 선선대 선장이더라구요.

파라가 청의 왕을 해방시킨 그때가 아주 오랜 옛날이 되어버려서

빛나던 도시 나르만도 폭삭 무너져 내리고요.

세워드 3세가 왕좌에 앉았는데 곤궁왕이라고 놀림 당해요.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옛 영화를 되찾으려고 벌이는 음모 속에

아이샤와 타스란이 엮이는데 하필이면 딱 여기서 2부 1권이 끝나지 뭡니까.

 

제 손에는 2권이 없는데 다음 내용이 궁금해 잠이 안오는데 어쩌냐구요.

금요일 퇴근하고 서점에 책 찾으러 갈 거에요.

이대로 기다릴 수도 멈출 수도 없습니다!!!

+ 소미아이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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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 왕 : 잿병아리 나르만 연대기 3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소미아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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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동화라 자극적인 구석이 하나도 없는데 어쩜 이렇게 재미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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