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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 이야기 ㅣ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29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지음, 천은실 그림, 정영선 옮김 / 인디고(글담) / 2021년 7월
평점 :
인디고 지원 도서입니다
우리에게는 소공녀 세라로 더 유명한 이야기에요.
일본의 후지 티비에서 만들어진 유명 애니메이션도 그렇구요.
책의 번역도 일본의 것을 고스란히 가져와 소공녀인 경우가 많았어요.
근간에는 세라 이야기로 거의 통일인 거 같죠?
어린 시절 소공녀를 좋아하지 않는 여자애는 거의 없었을 거에요.
레이스 달린 드레스에 예쁜 구두.
조랑말도 마차도 하녀도 무엇보다 세라만을 위한 특별한 방도 모두 부러웠어요.
세라는 정말이지 공주님 같았거든요.
마침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로 세라 이야기가 출간되었길래요.
천은실 작가님의 사랑스런 삽화와 함께 추억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려 합니다.
1887년의 영국, 민친 여학교로 출발해 볼까요.
“교장 선생님, 세라는 책을 읽는 게 아닙니다. 꼬마 여자애가 아니라 꼬마 늑대처럼 책 내용을 꿀꺽꿀꺽 삼킨답니다.”
_세라 이야기, 인디고, p21
일곱 살 세라는 막 인도에서 돌아와 민친 여학교에 당도한 참이에요.
처음엔 엄마가 없는 세라를 위해 크루 대위가 기숙 학교를 선택한 줄 알았는데요.
읽다 보니 당시 부유한 영국인들 다수가 아이를 기숙 학교에 보냈는가 봐요.
네 살 로티부터 열세 살 라비니아까지 학교는 다양한 나이대의 여자 아이들로 붐볐거든요.
심술궂지만 욕심 많은 민친 교장은 젊고 부유한 크루 대위의 맘에 들기 위해
세라의 엉뚱함이나 상상력을 칭찬하지만 속내는 전혀 달랐어요.
'난 저 애가 정말 싫어.'
“세라 말로는 공주는 겉모습과는 상관이 없대. 부자인지 아닌지도 상관없고. 오로지 생각과 행동에 따라 공주가 된다는 거야.”
_세라 이야기, 인디고, p94
세라는 여느 아이들과는 정말 달랐거든요.
떼를 쓰거나 우는 일도 없었구요.
공주님처럼 어여쁘고 너그러웠어요.
책을 좋아하고 상상력이 풍부해서 공감 능력도 뛰어났구요.
자연히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따뜻한 아이일 수 밖에 없었죠.
민친 교장은 몇 번이고 세라를 골탕 먹이려고 하는데 잘 안되요.
세라가 프랑스어로 대화하는 모습을 봤을 땐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민친 교장은 프랑스어를 못하거든요.
교장 선생에게 기회가 온 건 세라가 11살이 되던 생일날이었어요.
"넌 이제 거지야."
"아빠도 돌아가셨고 가족도 없고 너를 돌봐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무리 춥고 배고파도 공주님처럼 품위를 잃지 않으려구요.”
_세라 이야기, 인디고
세라는 다락방으로 쫓겨나요.
저학년의 수업 조교부터 시작해 온갖 허드렛일을 떠맡는데요.
하물며 밥도 잘 안줘서 온종일 쫄쫄 굶는 일이 다반사에요.
세라를 공주마마라 떠받들던 친구들은 세라의 불행을 비웃구요.
하인과 하녀들도 킬킬대며 세라에게 궂은 일을 떠넘겨요.
세라는 상상력의 힘을 발휘해 보려고 해요.
이곳은 바스티유 감옥이고 자신은 무고하게 갇힌 죄인이라구요.
품위를 잃지 않는 공주님이 되겠다고 다짐하지만
배가 너무너무 고플 때는 상상력마저 힘을 잃어버리는 것 같아요.
한날은 엉엉 울음이 터져서요.
가장 친한 친구이자 인형인 에밀리를 집어던지기도 했어요.
마리 앙투와네트를 본받아 굳세게 버티겠다 다짐하지만
왕비는 결국 처형 당했다는 거 알고 계시죠?
세라는 과연 춥고 쓸쓸한 다락방을 벗어날 수 있었을까요?
“그렇게만 된다면 저는 석탄 통이 아무리 무거워도 상관없어요.
이야기 들을 생각만 하면 주방장님이 저한테 무슨 짓을 해도 견딜 수 있어요.”
_세라 이야기, 인디고, p89
“사람은 불행한 일로 시험을 당하잖아. 나에게 찾아온 불행한 일이 너까지 시험하고 말았어. 하지만 넌 네가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 보여주었고.”
_세라 이야기, 인디고, p164
세라 이야기는 두 가지 마법 같은 힘을 알려 줍니다.
하나는 이야기의 힘이구요.
하나는 태도의 힘이에요.
상상과 현실에서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낼 줄 아는 세라의 힘이
하루종일 노동에 시달린 하녀 베티와 엄마가 없어 외로운 로티와
소극적이고 우둔한 어멘가드에게 기운을 불어넣는 모습을 살펴 보세요.
이웃집 신사와 하인의 귀로 전달된 소원이 꿈처럼 이루어지는 모습도요.
자기계발서 중에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라는 책이 있는데요.
그 제목에 딱 어울리는 고전 속의 인물을 꼽으라면
전 무조건 세라 크루를 지목하겠어요.
상황과 감정에 상관없이 꾸준히 공주님 같은 품위를 지키니까요.
"무엇도 나를 괴롭히거나 화나게 할 수 없어."
불만족스러운 상황도 당당하게 받아들이구요.
때로는 터무니없을만큼 대담한 행복도 꿈꿔보면 어떨까요?
물론 상상만 해서는 안되겠죠?
세라도 하녀 일이 끝난 다음엔 꼭 공부를 마친 후에 잠이 들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