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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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양장판이라는 게 뭣보다 맘에 들어요. 이번 주말 읽습니다. 기대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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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마신 소녀 - 2017년 뉴베리 수상작
켈리 반힐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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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으로 뒤덮여 있는 도시 "고양이 꼬리 왕국"이 일년에 단 하루 있는 그 날 "희생제"를 맞았습니다. 보호령 안의 가장 어린 아기를 마녀에게 바쳐 도시를 구하는 제물의식에 올해는 이마에 초승달 무늬가 있는 여자아기가 선택됐는데요. 아기 엄마가 아기를 뺏기지 않으려 발악하지만 보호령 사람들은 그걸 이해하지 못합니다. 순종적인 사람들은 마녀가 나쁜 마법으로 숲에 저주를 걸었다고 생각해서 언제나 자발적으로 아기를 내어놓거든요. 마을 밖 자유도시로 나갈 꿈조차 꾸지 않은 채, 막혀 버린 배움과 가난과 무엇보다 갓난아기를 잃는 슬픔 속에서도 보호령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것이 대장로 걸랜드와 슬픔 포식자이자 도시의 수녀원장인 이그나시아의 음모라는 걸 모르고 있어요.

"그들은 마녀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마녀라는 것은 존재한 적이 없었다. 위험한 숲과 하나뿐인 길과 장로들이 세대를 이어 부를 누리게 해 준 연약한 삶의 의지만이 있을 뿐. 마녀 때문에, 정확히 말하면 마녀가 있다는 믿음 때문에 사람들은 겁에 질렸고 억눌려 순종했다. 사람들은 슬픔의 안개 속에서 살았다. 비탄의 구름이 감각을 무디게 하고 정신을 흐릿하게 했다."

사람들로부터 이끌어낸 두려움으로 권력과 독재를 정당화시킨 걸랜드. 그런 그 또한 모르는게 있었는데 숲 속에는 진짜 마녀 젠과 습지 괴물 글럭과 호주머니에 쏙 들어갈만치 작은 용 피리언이 살고 있었다는 거에요. 마녀 젠은 보호령에서 버린 어린 아기를 줏어다 별빛을 모아 젖을 먹였는데 그만 실수로 달빛을 먹여 아기를 어린 마녀로 성장시켜요. 이름은 루나, 이 아름다운 동화 속 주인공 달빛 마신 소녀입니다. 달과 별이 사랑하는 소녀 루나는 매해 그 작은 몸 속에 두 배씩 마법력을 늘려가는데요. 다섯 살이 되었을 땐 이미 걸음걸음마다 꽃을 피우고 강을 길다란 케이크로 만들고 당나귀로 장난감을 만들어버릴 정도의 말썽쟁이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루나가 자라는 만큼 보호령에서도 매년 아이가 버려지고 도시의 슬픔이 무럭무럭 커져만 갔어요. 이그나시아만이 사람들의 슬픔을 핥으며 포식하는 행복한 나날 속에 루나를 버리는 모습을 목격했던 어린 장로 엔타인의 아기가 태어납니다. 루나를 잃은 엄마가 어떤 모습으로 미쳐가는지를 목격했던 이 사내는 아내 엔시와 아기를 지키기 위해 숲 속 마녀를 죽이기 위한 모험을 떠나게 되고 이그나시아와 걸랜드는 도시의 음모가 밝혀지는 걸 막기 위해 엔타인을 죽일 계획을 세웁니다. 제어할 수 없는 마력을 막기 위해 마법이 봉인된 어린 마녀 루나, 루나로 인해 마력을 빼앗기고 약해져버린 착한 마녀 젠, 딸을 잃은 충격 속에 세상의 숨겨진 마법을 조각조각 모아 사용할 수 있게 된 루나의 엄마, 이그나시아에게 엄마를 잃고 그 충격으로 나이를 먹지 않게 된 용 피리언과 미스터리한 비밀을 품고 사는 습지 괴물 글럭이 악당 이그나시아를 죽이고 도시를 재건할 수 있을까요? 루나와 젠, 글럭과 피리언 그리고 루나의 엄마는 행복한 만남과 삶을 함께 할 수 있을까요?

"안 보인다고 해서 없는 게 아니야.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것들은 원래 안 보이거든. 보이지 않는 것을 믿으면 그게 더욱 강력하고 신비로워진단다. 너도 곧 알게 될 거야."

역시나 뉴베리 수상작. 별빛을 마시고 성장한 별아이들은 언제 어디에서나 행복하다는데 이 책이야말로 별빛으로 종이를 빚어 만든 책인냥 독자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별로 지은 글밥에 어른인 제 배가 빵빵해졌을 정도에요. 하울의 움직이는 성, 피터팬, 오즈의 마법사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요? 우리가 익히 좋아하고 사랑하는 고전 동화책과 애니의 아름다운 감성이 이 책 달빛 마신 소녀에도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이 세계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신비롭고 상냥한 상상력에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설레여 가슴이 폭발할 것만 같았구요. 슬픔도 포용하는 사랑. 절대 헤어지지 않는 마법의 존재들. 마법과 사랑이 주는 긴 여운과 감동, 별과 달로 수 놓아진 듯 신비로움이 가득한 동화에 푹 빠져 책을 다 읽고 나서도 한참이나 애틋했습니다. 괜스레 창을 열고 달빛 그윽한 밤도 마실만큼 제 마음 속 순수가 고공행진 중이에요. 아이가 읽는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내내 추억할 첫사랑 같은 책이 될테고 어른이 읽는다면 동심 가득한 이야기에 무한 기쁨을 느끼실거라 장담 또 장담합니다. 17년의 강력추천작, 달빛 마신 소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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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간의 세계 일주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20
쥘 베른 지음, 정지현 옮김, 천은실 그림 / 인디고(글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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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불상을 훔친 성룡은 80일간의 세계일주에 나선 과학자 필로스 포그의 하인으로 위장취업을 하게 되는데요. 고향으로 안전하게 불상을 옮기기 위해서였죠. 불상을 훔치려는 악의 무리 전갈단과 필로스 포그를 파산시키려는 영국 과학부 조무래기들의 방해공작을 물리쳐가며 세계일주에 성공한다는 성룡식 액션으로 가득찬 이 영화를 보고 원작을 찾아봐야지 했던 것이 벌써 십년도 더 전의 일이니 세월이 참 무상합니다. 누구는 80일에 세계일주를 성공시키는데 누구는 3650일이 넘도록 책 한 권을 못읽다니 이 좌절감!! 이 패배감!! 이 무기력!!!! 까지는 아니고 흐, 어쨌든 이번엔 성공했습니다. 영화도 아니고 티비 만화도 아니고 1873년에 쓰여진 쥘 베른의 명품 과학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입니다. 

마치 철학자 칸트 같이 철저한 시간관념으로 유명한 필리어스 포그는 부유한 독신 남성입니다. 가족도 없고 친구도 없고 직업도 없고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 알려진 바도 없지만 확실한 건 그가 굉장히 철두철미하고 결벽스런 성격인데다 괴팍하다는 것이죠. 세숫물이 정해놓은 온도보다 1도씨 떨어졌다고 구 하인을 자르고 새 하인 파스파르투를 고용할 정도니까요. 시간개념도 얼마나 철저한지 매 같은 시간 개혁클럽(이름은 그럴 듯 하지만 영국 상류층 컨트리클럽)으로 출근하여 매일 같은 시간 점심과 저녁을 먹고 매일 같은 시간 카드놀이를 하고 매일 같은 시간 퇴근해 씻고 잠자리에 드는 독특함을 발휘합니다. 그런 그가 난데없이 개혁클럽 사람들과 내기를 합니다. 80일 동안 세계일주를 할 수 있냐 없냐 하구요. 총 이만 파운드라는 본인 재산의 절반이 걸린 이 내기에 하인 파스파르투를 달고 남은 절반의 재산인 다른 이만 파운드를 짐가방 하나에 쑤셔 박은 채 영국 밖으로 떠나는 포그 일행들. 홍해와 인도양을 거쳐 싱가포르와 홍콩과 일본을 건너 태평양을 넘어 미국으로. 그리고 다시 영국으로. 코끼리와 배와 기차와 썰매를 타고 귀환하는 80일간의 여정이 그야말로 시끌벅적, 다사다난, 유쾌발랄한데요. 무뚝뚝한 영국남자 포그가 내 하인에겐 다정하겠지 모드로 몇 번이나 파스파르투를 구하는 장면도 우습구요. 원숭이 같이 활발한 프랑스 남자 파스파르투의 깨방정도 귀엽습니다. 이런 여행에 미인도 빠질 수 없는 법! 죽은 남편과 함께 화장당할 위기에서 포그와 파스파르투에게 구해진 인도 미망인 아우디(와 포그의 로맨스를 바랬지만 끝에 조금 나와요!), 포그가 대도라고 생각하고 뒤쫓는 형사 피그 등 많은 인물들이 등장해 고전으로는 드물게 지루함 없이 톡톡 튀는 재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나 내기에 졌다고 생각하는 마지막 순간에도 원인을 제공한 파스파루트, 아우디, 피그를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남은 재산으로 아우디의 살길을 모색하는 포그의 모습이 얼마나 멋지던지 사랑이란~~~. 19세기에 쓰여진 재벌이 길바닥에  돈 뿌리고 다니는 이야기! 세계일주 이동비용으로 전재산의 반을 쓰는 하늘의 별도 사다줄 것 같은 남자 포그와 집의 가스불을 켜놓고 나와 가스비가 얼마나 나올까 세계일주 내내 전전긍긍 하는 소시민 파스파르투의 신나는 여행!!  저는 인디고 번역판으로 만났지만 기회가 닿는다면 열림원의 김석희님 번역으로도 재독해 보고 싶은 책 80일간의 세계 일주였습니다. 

근데 참 쥘 베른이 프랑스 작가인 거 다들 아셨나요? 저는 여태까지 영국 작가인 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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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읽은 창비 아동문고 중에서 제가 가장 사랑한 책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사자왕 형제의 모험입니다. 어른이 되어 까맣게 잊고 있던 책을 알라딘과 창비의 특별판으로 다시 만나 읽으니 어찌나 행복하던지요. 칼 에디션을 살까 요나단 에디션을 살까 고민한 근간의 추억이 비슬 웃음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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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7
라이먼 프랭크 바움 지음, 김양미 옮김, 김민지 그림 / 인디고(글담)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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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책보다 먼저 만났던 귀여운 TV 만화 속 도로시. "캔자스 외딴 시골집에서"로 시작하는 애기애기한 주제곡과 통실통실한 얼굴의 도로시가 아주 귀여웠는데 정작 결말까진 보지 못했던 것 같아요. 오즈의 마법사 1권의 내용 뿐만이 아니라 시리즈의 여러 재미난 에피소드를 묶어 만든 방영분이었다는데 시간만 충분히 주어진다면 빨간머리 앤과 함께 36화 전체를 다시 시청하고픈 욕구가 넘실넘실 일렁입니다. 그리고 중학생 때 만난 명작 영화 오즈의 마법사. 우리의 영원한 도로시 주디 갈랜드의 아름다운 노래 오버 더 레인보우가 흐르는 대단한 작품이지요. 캔자스에서 먼치킨 나라로 넘어가는 속 반전되던 흑백과 칼라의 깜찍한 변화나 술 취한 요정 같았던 먼치킨들, 노란 벽돌길이 아직도 기억에 또렷한데 정작 이 영화 속 오즈나 에메랄드 시의 모습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게 신기해요. 거기다 참 도로시의 은구두도 영화 속에서는 빨간색으로 반짝반짝한 루비 구두였었지요? 영화를 볼 때에는 원작의 구두를 몰라서, 처음 전자책으로 만났을 때에는 영화를 떠올리지 못해서 아무런 의문이 없었는데 이번에 다시금 책을 읽다보니 루비 구두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는군요. 뭐가 됐든 은구두 보단 루비 구두쪽이 더 매력적인 느낌이긴 합니다. 만화와 영화가 워낙에 재미났던 탓에 전 사실 이 책을 굳이 읽어야겠단 생각을 안했었는데요. 한 십년쯤 전에 전자책 도서관에 작품이 있길래 그냥 슥 한번 본다는 게 푹 빠져 정신없이 읽었습니다. 원작까지도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이건. 삼위일체에요! 올 여름에도 도로시를 만나볼 생각으로 이참에 아예 책을 구매했는데요. 번역이 좋다는 비룡소와 시공을 두고 갈등하다 인디고로 갈아탔습니다. 김민지 작가의 삽화가 워낙에 사랑스러운데다 톰 소여의 모험을 읽고 나니 인디고 명작세트도 괜찮게 느껴지더라구요.

캔자스의 무서운 회오리 바람에 날려 도로시와 강아지 토토는 먼치킨 나라에 떨어지게 됩니다. 우연찮게 사악한 동쪽마녀를 깔아 뭉게고 마녀의 은구두를 얻게 된 도로시는 엠 아줌마와 헨리 아저씨가 있는 켄자스로 돌아가기 위해 위대한 마법사 오즈를 찾아 모험을 떠나게 되는데요. 그 여정에서 뇌가 없어 똑똑하지 않은 허수아비와 심장이 없는 양철 나무꾼과 겁쟁이 사자를 만나게 되지요. 커다란 도랑을 건너고 무서운 괴물 칼리다를 물리치고 여왕쥐의 도움을 얻어 양귀비 꽃밭을 지나 입성하게 된 에메랄드 시에서 네 명의 친구들은 서쪽 마녀를 물리치면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오즈의 주문에 다시 윙키들이 노예로 잡혀있는 서쪽 나라로 떠나게 됩니다. 괴력의 소유자 날으는 원숭이와의 만남, 사악한 서쪽 마녀의 계략에 하늘에서 떨어지고 짚이 빠지고 창살 우리에 갇히는 동료들과 하루아침에 마녀의 식모살이를 하게 되는 도로시. 두려움을 물리치고 마녀를 무찔러야 할 역할을 홀로 떠안게 된 도로시의 기지와 우연과 상냥함이 예쁜 동화책입니다. 도로시와 친구들이 긴 길의 여정에서 배우게 되는 지혜와 사랑과 용기와 우정 속에서 동심으로 돌아간 듯 마음이 환해졌는데요. 그와 별개로 캔자스로 복귀한 도로시의 기쁨이 오래 갔을지는 의문입니다. 무뚝뚝한 아주머니와 아저씨, 가난하고 척박한 캔자스의 삶, 친구라고는 오로지 강아지 토토 뿐인 고아소녀의 생활을 생각하면 도로시와 토토가 오즈를 떠난 것이 해피앤딩이 맞는건가 싶어져서요. 무지개 너머 저 어딘가, 하늘은 푸르고 꿈꿔왔던 일들이 정말 현실이 되는 그 파랗고 청명한 세계 속에 그냥 남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휴가의 끝, 월요일의 출근을 앞둔 직장인은 회의 속에 마지막 페이지를 덮습니다. 저는 정말로 어른이 다 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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