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신혼일기
김지원 지음 / 다연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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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씀씀이가 참 고운 아내와 건강하고 잘 생긴 남편이 만나
오키나와에서 만들어가는 세 달 여간의 신혼의 이야기이다.
아무리 가까운 나라라도 또 잠깐이라도 
남편을 따라가 만나는 낯선 생활이 외롭거나 힘들 법도 한데
투정없이 내내 다정한 남편과의 생활로 예쁜 일상을 꾸려가는 신혼의 새댁이 참 곱다.
잭슨 어록 수첩 속 남편의 실수와 현명한 말들에 함께 웃고 
고요하고 여유만만한 생활에 부러워도 했다가
책을 아끼고 사랑하는 작가님의 마음에 끄덕끄덕 공감하다 보니
익숙치않은 신혼 에세이도 꼬박꼬박 책장이 넘어가진다.
워낙 선호도가 없는 장르라 읽기 전까진 걱정이 많았는데 어쩌다보니 한시간만에 완독 완료!
남편이 너무너무 좋은 아내의 남편에 대한 간략한 자랑책이고
장장마다 남편의 지극한 아내 사랑이 어록으로 남아있어서
뱃속에 있는 아가에게 두 사람의 신혼이 멋진 추억으로 증명될 책이 될 것 같다.
붉게 물든 오키나와의 노을과 푸른 바다와 숲도 눈이 다 시원해질만큼 예쁘고
맛있는 먹거리 이야기도 가득하다
단지 페이지 꽉꽉 차게 담겨있는 남의 남편 사진이 좀 많다 보니 
책을 오래 간직하기엔 약간 부담스럽다는게 단점 아닌 단점이랄지.
아무래도 타인의 신혼 앨범을 내 집에 두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약간 어색한 기분도 드는 것 같지만 달달하게 예쁜 두 사람과 곧 태어날 아기를 내내 응원하고 싶다.
세 사람 예쁜 모습으로 오래오래 사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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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스
앤디 위어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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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마션의 팬이라서일까요. 표지를 넘겨 곧장 만나게 되는 작가님의 한국어판 서문부터 좋았습니다 저는 :) 한국 독자들에게 전하는 감사의 인사에 흐뭇, 뿌듯, 엉덩이는 들썩들썩. 설령 각 나라 번역판마다 똑같은 서문에 한국이라는 국명만 추가된 것일지라도 이 흐뭇함이 가시지 않을 것 같은 이 마음이야말로 지극한 팬심이겠죠? 화성탐사의 지난한 생존 속 좆된 유머를 선보였던 마션과 유사하게 이번에도 지구 밖에서 벌어지는 유쾌한 SF물입니다. 대신에 화성만큼 멀지는 않아요. 이미 닐 암스트롱이 밟은 적이 있는 그 땅, 달에서 펼쳐지는 또다른 유형의 "아무래도 좆됐다"는 이야기였거든요. 첫문장에 대한 기대는 무너졌지만 남은 페이지 속 얘기만큼은 마션 또는 마션 그 이상으로 흥미진진한 아르테미스입니다.

재즈 바샤라. 왈가닥에 말괄량이 정도는 너무 순순한 표현이구요. 입이 험한 말썽꾼, 난봉꾼, 밀수범에  덧붙여 좀 재수없는 민폐녀 라고 하면 얼추 정확할 것 같은 전투적인 여성입니다. 표지의 동글동글한 미소와 알에이치코리아에서 포스트로 연재한 내용만 봤을 때에는 천재성을 지닌 미성년의 어린 소녀인가 했는데 어이쿠, 이미 십대 때 화기엄금인 달의 도시 아르테미스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마약을 하며 아버지 아마르씨의 공장을 홀랑 태워먹은 전적이 있는 양아치였어요. (과장된 표현이 아닙니다. 얜 진짜 양아치에요;;) 내가 안죽었으면 됐지 아버지 공장이 불탄 것쯤 무슨 대수냐고 큰소리 뻥뻥 치던 이 반성이라고는 모르는 애가 남자친구만 믿고 절연하듯 집에서 나왔는데 알고 보니 그 남친이 소아성애자;;; 국제법이 통용되지 않는 자치도시인 탓에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그 남친이 조리돌림을 당하며 재즈도 현실을 깨닫고 집으로 돌아갔...... 으면 참 좋았겠지만 이 친구는 자존심이 어마어마하게 세서 지구로 치면 택배기사 내지는 심부름센터 직원으로 취직을 하고 라이터나 시가 등 부유층의 사치품을 반입하는 밀수범이 되어요. 전작 마션의 마크 와트니만큼 똑똑하지만 남들의 넌 똑똑해! 넌 뭐가 되도 될거야! 가능성이 있어! 라는 말에 압박 받다 헤까닥 해버린 경우랄지. 그런 재즈가 사람은 참~ 괜찮은데 돈 앞에서는 불법과 합법을 가리지 않는 사업가 트론을 만나 거대한 한탕에 뛰어듭니다. 산소 생산을 하는 산체스 사의 수확기 네 대 (감자 수확기는 아니구요;; 알루미늄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암석을 캡니다)를 파괴하는 대가로 백만 슬러그(화폐)를 받기로 하지요. 생의 목표였던 슬러그 416,922를 훌쩍 상회하는 돈 앞에서 양심을 팔어먹은 이 철없는 아가씨 앞에 던져진 트론의 피와 시시각각 목을 조여오는 음모들. 아르테미스 행정관들조차 막지 못하는 지구의 악당 앞에 우주복과 용접봉 외엔 아무 무기도 없는 이 아가씨가 과연 달나라를 평화롭게 지키고 목표했던 돈으로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 감자 대신 해조류 비스킷 겅크를 먹고 (퉷퉷) 산소와 물 대신 사건사고만 생산해내는 재즈가 만들어가는 유쾌상쾌통쾌 그리고 모두가 행복해지는 아르테미스의 멋진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덧붙여 마션의 성공으로 전업작가가 된 앤디 위어의 깨발랄한 인사는 덤입니다~ 굿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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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2
켄 키지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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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작가로 하여금 살인의 의미에 대한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는 책, 작가로서의 길을 알게 했다는 그 책 켄 키지의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 11월에 시작해 12월 초순에야 완독했지만 책이 어렵거나 지루해서는 아니었고 내가 잠깐 이 책을 다 읽었다고 착각한 덕에 완독쪽에 올려둔 탓이었다. 세상 사람들이 시키는대로 살지 않으려는 노력이 완고한 당나귀 같은 성격을 만들 수도 있다였나? 추장 아버지가 하신 말씀이 재즈(아르테미스의 주인공)의 성격에 딱 들어맞는 말이라는 생각에 찾아보려다 보니 다 안읽었...다는 걸 알게 되어 황당ㅠㅠㅠ 11월 이 책을 함께 읽던 책지기들의 리뷰를 몇 개 읽었더니 나원 이런 실수를 다 한다;;;;;;; 

형무소의 노동을 피하기 위해 정신병자 행세를 하며 정신병동으로 넘어온 가짜환자 맥머피의 선택은 그의 인생에서 저질렀던 하고 많은 실수 중 가장 최악의 것이었음에 틀림없다. 수간호사 랫치드에 의해 장악당한 이 불쾌하고 잔인한 뻐꾸기 둥지는 환자들에게 오렌지 주스를 마시게 하고 포근한 잠자리는 주었을지언정 정신적인 갖은 학대를 일삼고 있었으니까. 특히나 수간호사의 불합리한 권력에 저항하려는 몇 몇 반동분자들에게 취해진 조치 전기충격치료나 뇌 전두엽 절제술, 전두엽 백질 절제 (이 책과 관련한 또다른 리뷰에 따르면 노벨상의 흑역사 중 하나라고;;)같은 미친 놈의 수술이 환자들에게 주는 공포는 어마어마해서 그들은 랫치드가 쌍년(이라는 표현도 부족하다. 책을 보면 이해할 것이다)인 줄을 알아도 그녀에게 개처럼 배를 내보이며 복종한다. 소설의 화자 브롬든 추장 또한 거대한 체구와 올바른 지성에도 200회의 전기충격으로 인한 두려움에 빠져 귀머거리 벙어리 흉내를 내며 청소기계처럼 살아갈 뿐이다. 맥머피가 아니었다면, 한국전쟁에 참전해 전공을 쌓을 정도로 용맹하고 투쟁적이면서, 노름으로 환자 주머니를 털어먹을 정도로 위악적이기도 한, 그럼에도 어떤 상황 어떤 환경에서도 웃음과 유머의 힘을 잃지 않는 그 남자 맥머피가 수간호사와의 전쟁에서 승리하지 않았다면 뻐꾸기 둥지는 여전히 수간호사라는 콤바인의 경계 속에서 힘을 잃지 않고 돌아가고 있었을 테다. 

맥머피는 사망했다. 살해 당했다. 그러나 그는 뻐꾸기 둥지를 정면으로 부순 후 자유롭게 날아간 것과 다름이 없다. 덩치 크고 싸움질 잘하는 붉은 머리 아일랜드인 남자의 날개짓을 내 가슴에 잠깐 담아둘 수 있었던 시간들에 감사하며 등굽은 소나무 같던 추장 브롬든의 안녕 또한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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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의 아이들 1부 : 동굴곰족 1 대지의 아이들 1
진 M. 아우얼 지음, 정서진 옮김 / 검은숲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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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 배경의 판타지 소설이다. 네안데르탈인과 크로마뇽인이 공존하던 시기, 채집 생활을 하며 거처를 옮기고 매머드를 사냥하고 부족의 둥지 안에서 자녀를 키워내는 이들 고대인류와 현생인류는 뜻밖에도 자주 마주치는 일이 없었다. 개와 원숭이 같은 앙숙 간은 아니었을지라도 비슷한 듯 다른  외모의 서로에게 근원적인 터부를 느꼈던 듯. 혐오와도 닮은 기피의 마음이 부족들의 교류를 억압하고 군락지의 영역을 달리 하게 했다. 어느 화창한 오후 대지를 산산이 무너뜨리는 지진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다섯살의 어린 크로마뇽인 에일라 또한 네안데르탈인과 조우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호수에 파도가 치고 바위가 부서지고 나무가 쓰러지는 대지진 속에서 홀로 살아남은 이 금발의 소녀가 아사하기 직전 네안데르탈인 치료사 이자에 의해 구해지며 소녀는 동굴곰족과 함께 뜻밖의 흥미로운 원시적인 생존기를 보여준다. 갖가지 식물들의 채집, 사냥, 물고기잡이로 이어지는 고대인들의 먹고 사는 이야기가 이토록 소소한 즐거움을 줄지는 몰랐는데 학창시절 읽었던 "세상의 모든 딸들"에서 느꼈던 재미도 이랬던가, 가물가물한 기억이 안타까울 뿐이다. 작가가 설정한, 어쩌면 근거가 있을지도 모를, 종의 특성들도 흥미롭다. 언어가 없는 대신 눈빛과 손짓으로 소통하고 초차연적인 뇌의 성능으로 고대로부터 지식을 이어 받는 네안데르탈인과 전두엽의 발달로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며 창의력을 키워 발전해나가는 크로마뇽인이라니 두 종의 역사를 아는 지금의 시점에서 어쩜 종의 전쟁 같은 이야기가 펼쳐질지도 모르겠다는 기대감으로 잠깐 설레기도 했다. 읽는 동안엔 이 시리즈가 10권에 달하는 줄을 몰랐어서;;; 지금은 설렘 이상으로 겁이 더 많이 난다. 넘 길어. 난 시리즈에 약한데 어쩔ㅠㅠ  

자신이 발견한 희귀한 용모의 소녀에게 아낌없이 지식을 전수하는 치료사 이자, 팔다리의 장애로 인해 전사가 되지 못한 주술사 크렙, 고지식하지만 용맹무쌍한 족장 브룬, 남성중심적인 부족의 일원으로 생활하며 에일라의 톡톡 튀는 행동에 당황하는 남녀 부족민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일라에게 보내는 애정과 믿음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물론 이런 훌륭한 일원들 사이에서도 가시처럼 에일라를 샘내는 족장의 아들 브라우드의 괴롭힘은 만만치 않았고 그로 인해 끝임없이 고난이 펼쳐질 적엔 안타깝기도 했지만 (브라우드 이 나쁜 놈, 얄미운 놈, 이 놈은 왜 죽지도 않는지!!!) 호기로운 성격으로 용맹무쌍하게 고난을 헤쳐나가는 에일라를 보는 이틀이 큰 기쁨이었다. M. 아우얼의 집필기간이 삼십년이라는데 설마 번역까지 그만한 시일이 걸리지는 않으리라. 18년도에는 부디 대지의 아이들 2부를 만나볼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 대지의 아이들 2부 관련 출판사 검은숲 측의 답변 : 현재 편집 작업 중.
타 출판사도 세 권으로 출간했을 정도의 대규모 분량이라 출간에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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秀映 2017-12-08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의 모든 딸들이 떠오르네요
읽어보고 싶어요
 
폴디와 폴리 : 실수로 떠난 세계 여행 폴디와 폴리
크리스티안 예레미스, 파비안 예레미스 지음, 유진아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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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친구들이 하나 가득 모여있는 그림책을 만났어요. 폴디와 폴리 실수로 떠난 세계 여행!! 쌍둥이 작가 크리스티안 예레미스와 파비안 예레미스의 합작품이라니 그림형제신가요? 작가님들의 존재 자체가 더 동화 같아요 꺄아~ 엄청난 수의 펭귄들이 정말 사랑스러운데다가 배경들이 하나같이 예뻐서 영유아 책임에도 홀딱 반해버릴 것 같았습니다. 톡톡 튀는 색감에 눈이 환해지기도 하구요.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물씬!! 엉엉, 애도 아닌데 이런 두근거림 어쩌면 좋냐구요!! ㅋㅋㅋ

발명이 취미인 펭귄 폴디와 잠이 많은 악어 친구 폴리, 그리고 폴디의 엄청나게 많은 친척 펭귄들이 함께 모여 세계 여행을 떠나려 준비 중이에요. 펭귄들이 바글바글, 올망졸망. 악! 어떻게!! 넘 귀엽잖아>_< 하며 탄성을 내지르게 되는 첫 페이지는 다름 아닌 펭귄 마을. 이렇게 많은 펭귄이 모여있는 장면은 보다보다 처음이라 엄청 가슴이 뛰었습니다. 그런데 잠깐!!! 우리 그림책의 주인공 폴리가 어디로 숨어버린 거죠? 폴리는요? 여행길에서 기념품을 잔뜩 사오려고 마음먹은 붉은 목걸이를 예쁘게 걸고 있는 에스메랄다 숙모는? 감초차를 좋아하는 폴리의 할머니는? 동물 관찰이 취미인 삼촌은 또 어디로 숨어버린 걸까요? 폴리의 앞마당과 기차역, 얼음나라, 여름 더위가 한창일 것 같은 해변, 타잔이 등장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글, 에펠탑이 한 눈에 보이는 파리와 펭귄 피라미드가 있는 이집트, 산타 할아버지가 계실 것 같은 빙산 꼭대기와 공룡들이 함께 하는 바닷 속 세상, 그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뱃길에서 폴디와 폴리 가족들을 찾아보세요. 펭귄들과 함께 하는 숨박꼭질에 아마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실 거에요. 발견이 힘들 때에는 우리 친구 폴리가 발명한 고든의 힌트를 들여다 봐도 좋답니다. 얼른 폴디와 친척들을 찾아야 이 재미난 세계 여행 후에 맛있는 할머니표 감초차로 또 즐거운 휴식을 취할 수 있으니까요. 어린이 친구들도 저 같은 어른이들도 모두모두 숨은 펭귄 찾기 화이팅이에요! 아, 나도 세계여행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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