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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완벽한 1년
샤를로테 루카스 지음, 서유리 옮김 / 북펌 / 2017년 1월
평점 :
새해 벽두에 읽기에 이보다 적합한 제목의 책이 있을까. "당신의 완벽한 1년", 새해 첫날 완벽한 1년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부적처럼 이 책을 꺼내 들었다. 하드커버 양장 표지에는 무언가를 읽는 남자와 무언가를 쓰는 여자가 점점이 이어지는 원 위에 각기 자리해 있었고 별이 빛나는 밤과 꽃이 피어나는 시간들이 주위에 산재했다. 지금의 나처럼 무언가를 읽고 쓰며 완벽한 1년을 설계 중인걸까? 아니면 읽고 쓰는 행위를 계기로 서로의 1년을 더욱 완벽하게 만드는 사랑을 시작한 걸지도. 1일의 새벽을 소녀같은 상상력으로 시작하며 펼쳐든 소설은 정확히 이렇게 시작을 한다.
요나단
1월 1일 월요일, 7:12
이럴 수가! 완벽한 1년이라더니 시작부터 완벽하게 1일에 시작하는구나!! 2018년 1월 1일인 오늘과 요일까지 같다. 시간은 좀 다르지만 내가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이 거의 7시(에서 두어시간 빠른 5시)경이기도 했고. (너무 끼워 맞췄나??) 어쩐지 기분 좋아지는 느낌에 낄낄대며 읽기 시작한 책 속에서 그 남자 요나단과 그 여자 한나가 정처없이 나를 웃기고 울리고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독일, 함부르크, 그리폰스&북스의 사장인 요나단의 인생은 무미건조하기 그지 없다. 아버지는 치매환자이고 어머니는 그가 어릴 적에 고향 이탈리아로 떠나버렸다. 가난한 디자이너 아내에게 돈을 퍼부어가며 부유한 생활을 갖춰 주었더니 아내는 머리가 벗겨지고 배둘레햄을 싸안고 다니는 그의 가난한 친구와 바람이 났다. 그리고 남편에게 바람 사실을 고백한 딱 3일 후에 딸까지 출산한다. 물론 요나단의 아이는 아니었다. 전처와 거의 유일했던 친구와 그들의 딸의 행복을 질투하며 요나단은 오늘도 학대와 다름없는 아침 조깅을 하다 1년의 계획이 꽉꽉 들어차있는 누군가의 신년 다이어리 한 권을 발견하게 된다. <당신의 완벽한 1년> 다이어리는 그렇게 시작을 했다.
한나
2달 전, 10월 29일 일요일, 8:21
역시나 독일, 함부르크, 그러나 이야기는 1월 1일에 2 달 앞서 시작한다. 한나 마르크스. 힘껏 사랑에 빠진 꽃같은 아가씨. 남자친구 지몬의 프로포즈를 기다리며 아이 돌보미 사업을 시작한 그녀의 인생은 지몬의 암으로 절망에 빠진다. 무한 긍정주의자인 한나는 지몬의 삶에 희망을 불어넣기 위해 영화처럼 버킷리스트로 가득 찬 <당신의 완벽한 1년>이라는 다이어리를 한땀한땀 완성한다. 리스트를 하나하나 지워가며 지몬의 생이 다할 때까지 함께 할 생각이었지만 다이어리를 받은 다음 날 '우리의 사랑만으로 생을 지속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는 쪽지 한장을 남긴 채 지몬이 실종된다. 그리고 지몬 대신 다이어리 속 한나가 만든 버킷리스트를 해치우고 있는 남자의 존재를 알고 분노에 휩싸인다.
다이어리 한 권으로 생에 처음 가장 완벽한 1년을 보내게 된 남자 요나단, 다이어리 한 권으로 생에 처음 가장 충격적인 1년을 보내게 된 여자 한나. 두 사람은 한 도시 안에서도 접점이라고는 없이 너무나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었지만 한나를 사랑한 또다른 남자 지몬과 그의 다이어리 한 권으로 운명처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리하여 완벽한 1년의 마지막과 더욱 완벽해질 1년의 시작까지 함께 하게 되었으니 이보다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로맨스 소설이 또 있을까. 새벽과 아침을 지나 정오까지도 내 방에서 깔깔깔깔 웃음이 그치지 않았으니 결과적으로 독자인 내게도 아주 완벽한 책이었다. 구태여 1월 1일인 오늘이 아니더라도 남은 1년을 더욱 완벽하게 보내고 싶은 순간 어느 때고 다시 펼치고픈 <당신의 완벽한 1년>이 책으로 우리 모두의 더욱 완벽한 1년을 꿈 꿔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