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포스의 우편 포스트 1
모노 타마오 지음, 이누마치 그림, 이희정 옮김 / artePOP(아르테팝)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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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히어로즈를 썼던 기타가와 에미도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로 이 상을 수상했었지요. 전격소설대상. 그 중에서도 미디어웍스 문고상. 이번에 만난 라이트노벨 올림포스의 우편 포스트는 심사위원상 수상작이군요. 한국의 무슨 상 수상작 하면 믿음이 안가는데.. 라기 보다는 나랑은 다른 취향이겠지, 지루하겠구나 싶은데 일본의 무슨 상 하면 기본 재미는 보장이 되겠어, 취향은 달라도 잘 읽히겠지 라는 신뢰가 있습니다. 덕분에 상에 대한 별다른 정보가 없어도 일본에서의 수상작이라 하면 곧잘 달려들어 펼쳐보게 되요. 묘하죠??

에리스는 화성 우정 공사에 근무 중인 열 일곱살의 우편 배달부입니다. 우체부들에게 제공되는 로보스쿠터를 타고 척박한 화성 대지를 달려 우편물을 수취하고 배달하는 것은 외롭지만 보람찬 일이지요. 장기 근무를 마치고 우체국으로 돌아온 어느 날 집으로 돌아가 쉴 생각으로 들떠있던 그녀는 국장의 부름 속에 한 손님을 만나게 됩니다. 무쇠팔, 무쇠다리의 인조인간 로보트 쿠로였지요. 인류가 화성으로 이주한지도 벌써 200년이 된 시점에서 등장한 쿠로는 화성의 시조새 같은 존재입니다. 사람이 살 수 없는 화성의 환경을 개조하는데 개척 시민들은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도저히 인류가 살 수 없는 공간에선 몸이 버텨낼 재간이 없었어요. 죽거나 기계인간이 되거나 둘 중 하나의 선택만 남아있었습니다. 쿠로의 몸도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기계로 대체되었어요.  손, 팔, 다리, 기타 장기들을 거쳐 심장 그리고 어느 날은 두뇌까지요. 뇌의 기억들을 칩으로 옮겨 기계인간에 삽입했지만 쿠로는 때때로 자신이 사람인지 아닌지 구분조차 가지 않습니다. 그런 쿠로의 양쪽 어깨에 장거리 우편용 30달러짜리 우표 열 몇 장이 나닥나닥 붙어있어요. 에리스가 배달해야 할 우편물은 다름아닌 쿠로였던 것이지요.

"나는 내 삶을 마감할 자리를 찾고 있어요." (p25)

자기 소개의 순간 유언처럼 날린 쿠로의 말에 당황한 것도 잠시 쿠로의 목적지가 올림포스의 우체통이라는 국장의 말에 에리스는 경악합니다. 편지를 넣으면 그곳이 어디이든 누구에게든 신이 편지를 전해준다는 곳. 설령 그곳이 천국이라 할지라도 올림포스의 우체통은 역할을 다한다니 이건 그냥 도시전설 아니었나요?? 쿠로를 배달하기 위한 에리스의 8,635km의 여정, 시작하기 전엔 두려움만 일었는데 출발하고 나니 까짓 아무 것도 아니네요!! 라고 말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모래폭풍과 거대 도마뱀, 거대 콩벌레, 약탈자 스콜피온과의 조우 속에서 한 소녀와 한 기계인간의 몸은 성할 날이 없습니다. 인조인간 로보트라는 것은 알았지만 로케트 팔까지 날릴 줄이야!!! 

"우표값은 서비스 할게. 다음에 또 여행하자." (p299)

무궁무진한 모험, 코 끝 찡한 감동, 귀엽고 상상하기 좋은 일러를 등에 업고 우편 배달부 에리스와 이백살도 넘은 기계인간 쿠로가 화성을 달립니다. 빠라바라바라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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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풍로맨스의 엽서북 : the PRESENT 책밥 엽서북 시리즈
복고풍로맨스(정수경) 지음 / 책밥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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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북의 존재를 아예 몰랐던 저 같은 사람이 또 있을까요?

복고풍로맨스의 엽서북이라는 제목을 보면서도 엽서로 떼어쓸 수도 있는 그림책 같이만 상상했으니까요. 하물며 복고풍로맨스가 작가님의 필명이신 줄도 몰랐지 뭐에요 ㅋㅋ정수경 작가님이 그린 여러 귀여운 꽃들과 풀들과 사랑스러운 소녀의 일러스트로 서른장 꽉 채워 이루어진 엽서들의 모음집입니다. 그래서 복고풍로맨스라고 하는 작가님의 필명 이외에는 어떤 글자도 없이 어여쁜 그림들만 손바닥만한 종이 위에 잔잔히 누워있어요. 봄님 오시기도 전인데 엽서만 보면 벌써부터 꽃들이 만발하구요. 뒤돌아있는 소녀의 등을 보며 깨알 같은 웃음을 터트리게 됩니다. 정말 예뻐서요.
 
엽서북의 그림을 한 장 한 장 넘기다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어 오랜간만에 엽서를 써보았더랬죠. 한....... 18년 만인가 싶습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괴발개발 글씨는 날아가구요. 맞춤법, 띄어쓰기는 또 왜 이럴까요? 쓸 때는 신나서 썼는데 다 쓴 엽서를 가까이 들어 살펴보니 이건 뭐 상종 못할 무엇입니다. 지렁이가 형님 하면서 복숭아 나무 아래서 형제가 되기를 맹세하잘 것 같은 이 느낌ㅠㅠ 다시 쓴데도 똑같을 것이 틀림없어 종자가 이런 걸 어쩔 수 없다며 나는 똥손이지만 황금 같은 손으로 받으실 분들이니 두 번 쓰는 일은 얼른 포기를 합니다. 무엇보다 엽서는 내용보다 엽서 자체의 예쁨이 더 중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오랜만에 수작업(?)한 노고를 치하하며 우체국에 가서 얼른 우표까지 사왔는데..이럴수가!!!! 뒷장을 글자로 가득 채워 주소 쓸 자리와 우표 붙일 곳을 안남겨 놓은 거에요 제가!!! 결국 앞장의 예쁜 일러들의 한 귀퉁이에 주소도 쓰고 우표도 붙입니다. 복고풍 로맨스님의 로맨틱한 엽서에 휘날리는 태극기라 잘 어울리죠? 그죠? 괜찮죠??

괜찮을거야. 괜찮겠지..............


앜, 보내지 말까부다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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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여행, 다녀오겠습니다 - 오늘이 행복해지는 여행 안내서 자기만의 방
최재원 지음, 드로잉메리 그림 / 휴머니스트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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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여행을 다녀와서 리뷰를 쓰리라 결심했는데 회사 마감에 치이는 1월이 되니
퇴근 후엔 진이 빠져서 조금도 걷기가 싫다.
작가의 말처럼 특별한 일 없이 우리 동네를 낯선 곳을 여행하듯 걸어보고 싶었는데.
내 안의 에너지가 1프로쯤 남았다 싶을 때 천천히 걸어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싶었는데.
어두컴컴한 저녁에 퇴근하고 들어오면 겨우겨우 밥을 먹고 씻고
책 읽는 것으로 간당간당한 에너지를 모두 소모해 버리고 만다.
내내 이렇게 살아도 되는걸까?
작가와 똑같은 물음을 던지며 마저 책을 읽는다.   

사실 책을 펼쳐들고도 한참을 몰랐다.
내내 글을 읽어가던 끝에 "형"이라는 대목이 나오기 전까지
나는 이 책이 여성작가의 글인 줄로만 알았다.
표지의 여성이 직격타였고 작고 아담한 여행, 옆동네로 가는 소소한 여행을 추구하시기에;;
집순이만 생각했지 집돌이는 상상하지 못한 이런 것도 다 편견이리라.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활동은 남자도 여자만큼이나 부담스러워하는구나..

별 의미없는 생각도 해본다. 
167 페이지의 짧은 여행 안내서 안엔 어마어마한 모험이나 화려한 풍경 같은 것은 없다.
작가의 여행은 밖으로 나아가 펼치는 거대한 무언가가 아니라
지금 여기로 여행 왔다고 하는 내 안의 '관점', '시각'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얼마나 멀리를 목표로 하지 않고 가까이라도 깊이 여행하라 얘기하고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엔 사교육 여행(단어가 놀랍다!!)이라는 배움을 통해서
동떨어져있다고 생각했던 일상을 내 안으로 끌어오라고 얘기한다.
에어비앤비 등에 등록해 룸쉐어 등을 하는 것은 영영 가망성이 없지만
퇴근 후 여행, 무언가를 배우는 사교육 여행 등에 에너지를 조금 나눠쓸 수는 있을 것 같다.
우선은 마감부터 끝내고 나서! 또 해지는 시간이 좀 늦어지고 나면!!
매일 이렇게 미루면서 작은 여행 언제 다녀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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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중서부의 부엌들
J. 라이언 스트라돌 지음, 이경아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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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쿨째 굴러온 맛있는 시간을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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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쓰게 된다 - 소설가 김중혁의 창작의 비밀
김중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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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라는 행위를 시작한 이후 딱 두 권의 글쓰기 책을 읽었다.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 그리고 오늘 읽은 김중혁 작가의 <무엇이든 쓰게 된다>가 그 주인공들이다. 두 권의 공통점이라면 엄청 웃기고 엄청 즐겁다는건데 거의 반년 가량 소장 중이기만 한 유시민 작가의 글쓰기 특강까지 웃기면 웃긴 사람만 글을 쓰나봐 라는 편견(?)이 생길 정도이다. 글쓰기 책이 어지간한 소설보다 재미있으니 출판사는 각종 소설가님들을 붙잡아 글쓰기 책부터 쓰게 해야 할런지도 모르겠다. 베스트셀러 1위부터 5위까지 이시원 나의 영어 글쓰기, 호프 자런 글쓰기 걸, 조남주 글쓰는 김지영, 마크 맨슨 글쓰기의 기술, 김윤나 글쓰기 그릇으로 채워진다면 얼마나 웃길까? 하여간에 어지간한 소설 보다 여기 두 권의 글쓰기 책이 훨씬훨씬 재미있다. 내게 있어 쓰기의 욕심은 리뷰와 연하장 그리고 쪽지 뿐이지만 뭐가 됐든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작가님의 팁 몇 가지!

1. 누군가 물어본다.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냐고.

"잘 쓰려고 하지 않으면 쉽게 쓸 수 있다고. 잘 그리려고 하지 않으면 쉽게 그릴 수 있고, 잘 부르려고 하지 않으면 언제든 노래를 흥얼거릴 수 있다. 시간이 쌓이면 언젠가는 잘하게 될테니 지금은 부담을 내려놓고 쉽게 쓰고 쉽게 그려보자." (p4-5)

2. 두 번 읽으면 방향을 찾을 수 있다.

"많은 경험 가운데 가장 행복한 것은 책을 읽는 것이에요. 아, 책 읽기보다 훨씬 더 좋은 게 있어요. 읽은 책을 다시 읽는 것인데, 이미 읽었기 때문에 더 깊이 들어갈 수 있고, 더 풍요롭게 읽을 수 있답니다. 나는 새 책을 적게 읽고, 읽은 책을 다시 읽는 건 더 많이 하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군요."  (p65 / 보르헤스의 인터뷰)

3. 아무렇게나 그려보자.

이건 그림에 관한 이야기였지만, "난 그림을 못그려요", "손재주가 없어서", "창피해요", "어릴 때는 곧잘 그렸는데..." 라는 고백에 김중혁 작가가 답한다. "아니에요. 그냥 그려보아요. 분명 어떤 해방감이 느껴질 겁니다." (p.. 가 없네??)

리뷰를 잘 쓰고 싶다. 창작의 욕구가 없고 쓰는 행위가 리뷰로 집중된 탓인지 책을 읽고 느끼고 생각한 바를 간략하고 온전히 전달하고 싶은 욕심이 나날이 커지는데 쉽지가 않다. 그림도 잘 그리고 싶다. 글씨를 못쓰는 만큼이나 그림도 못그리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낙서에의 욕구로 벌떡 일어나 끼적끼적 하는 사이 엽서 몇 장을 날렸다. 책갈피로나 써야 할 듯, 그래도 뭐 행방감 비스무레하게 뭔가가 느껴진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어쨌든 시간이 내 리뷰의 답이 될 수 있다는 막연한 희망을 안고 매일매일 열심히 읽고 써 보련다. 읽은 책을 다시 읽는 것도 정말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노력해 보겠다. 책을 읽는 건 정말 재미있는 일이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는 특특장점도 있으니 어쩌면 생각보다 수월하게 한 칠십살쯤이면 목표를 성취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니까. 그때쯤엔 돋보기 안경을 쓰며 책을 읽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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