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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 백은별 장편소설
백은별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1월
평점 :
서평] 시한부/백은별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시한부. 중학교 2학년 백은별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청소년 우울증과 자살이야기. 소개가 꽤 자극적이다. 소설 [시한부]는 작가의 경험을 풀어낸 소설이라고 한다. 중학교 2학년. 어떤 사연들이 있기에, 어떤 아픔이 가장 밝아야할 시기에 우울증이나 자살이라는 충격적인 상황을 마주하게 하는가에 대한 염려가 먼저 찾아온다.
소설 [시한부]는 주요인물의 시점에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통해 그들이 가진 상처에 대한 경험과 감정을 나누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윤서라는 부모의 동반자살이라는 배경으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환경과 트라우마, 그리고 죽음. 그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하게됨에서 오는 충격과 친구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우울증과 자살충동이라는 극단적인 사고를 하는 수아. 또 아이들 옆에있던 다른 친구들 역시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 다행인건 수아에게 성민이라는 친구의 등장으로 새로운 사고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된다는 것이다. 누구나 세상 살아가는데 상처나 아픔은 하나씩 있을 법 하지만 소설에서 등장하는 아이들이가진 상처들은 조금 극단적일 만큼 조심스럽다.
소설 [시한부]는 중학교 작가가 썼지만 청소년들의 감정을 짚어내고 풀어내는 무게가 상당하다. 대화체가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단어들로 그들의 감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중학교 시절에는 친구가 세상의 중심이 된다. 부모나 다른 어떤 존재보다도 큰 의미로 다가오는 시기이다. 그래서 소설에서 등장하는 사건을 겪는 주인공들의 감정이 어떠한 것인지 이해할수 있다. 깊은 우울감으로 인해 스스로 자살의 d-day를 정해 놓은 주인공들. 그들에게 괜찮다 말해주는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하듯. 우리 청소년들에게 모두 너무 잘 해 내고 있다는 손길을 내밀어 주고 싶어진다.
살고 싶었다는 말, 행복해지고 싶다는 말. 그 말들이 우리에게 조금은 깊이 생각해야 하는 시간을 준다.
<줄거리 일부>
사업을 하던 부모, 유복한 가운데 성장하던 윤서. 7살 되던 해 부모가 동반자살하고 윤서만 살아남았다. 초등학교 때 만나 따돌림 당하던 윤서를 외면하지 않았던 수아와 친한 친구가 된다. 어느날 수아가 젊은남자와 사귄다는 소문이 나지만 윤서는 진실이 아님을 알고 있었고, 윤서와 수아는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주는 사이가 되었다. 중학생이 되어 조금은 다른 분위기로 서로의 상처가 어느정도 수면밑으로 자리하고 있었지만 윤서에게는 자신의 부모로부터 받은 충격이 상처로 버티기 힘든 무게로 자리잡고 있었다. 다행히 수아가 곁에서 그 우울감을 견디게 해 주는 힘이 되기도 하지만 결국 윤서는 수아를 학교옥상으로 부르고 수아가 보는 앞에서 건물밑으로 떨어졌다. 그후 수아는 윤서의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깊은 우울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도서내용 중>
p35. 각자의 이유로, 각자의 사정으로. 고통받고 살아가며 버티는 우리라는 이름의 청춘들은 굽혀질 줄을 모르면서도, 썩어가고 있었다. “응, 안 괜찮나 봐”
p89. 완벽한 의미의 자살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인가. 윤서는 이 건물 옥상에서 몸을 던짐으로써 자기 자신을 죽인걸까? 아니면, 윤서가 죽음에 이르도록 한 타인들이 죽인 걸까. 비어있지만 꽃으로 꽉 차 있는 옆자리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p240. 그니까, 난 널 살려야겠다.
p308. 내가 1년짜리 시한부가 되기로 결심한 건, 죽음에 절망하며 비참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어서가 아니라, 어쩌면 남은 1년이라도 가치 있게 살아보자고, 그 1년이 다 가기 전까지는 절대 먼저 죽지 말자고 정한 나만의 위로 방식이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