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이는 그림 공부 - 서양화편 How to Study 2
야마다 고로 지음, 장윤정 옮김 / 컬처그라퍼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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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마다 고로의 '아는 만큼 보이는 그림공부 서양화편'을 읽었다.

클래식은 관심도 있고 자주 듣는 편이라 어느 정도는 지식이 있지만

미술은 지금까지 관심도 별로 없었고, 아는 것도 거의 없어서 쉬우면서도 재밌는 미술 책을 읽고 싶었다.

초심자가 읽으면 좋을 법한 책이 바로 이 '아는 만큼 보이는 그림공부'이다.

이 책은 서양화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서 고대, 근대, 현대로 설명하고 있다.

각 시대에 들어가기 전에 앞서 간단한 배경 설명들을 하고 그 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하나씩 보여주고 분석한다.

13페이지에도 나와 있는 이 책을 보는 방법은 간단하고 재미있다.

우선 작가와 작품, 제목이 처음에 나와있고 다음 페이지에는 그 그림에 대한 설명과 작가의 생애, 성격 등이 나와있다.

그 다음 페이지에는 그림의 부분 부분에 집중하여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려주고 거장의 이력서와 한줄평이 나와있다.

이 구성이 마음에 들어서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마음에 들었던 작품 다섯 가지를 가져와 보았다.

라파엘로의 '작은 의자의 성모'. 성당 미사 중 강론 시간에 설명을 들은 적이 있는 작품이어서 관심이 갔다.

성모 마리아가 정말 자애롭고 따뜻해 보이는 것이 좋았다. 책을 읽고 예수에게는 후광을 그리지 않은 이유가 궁금해졌다.

 

프라고나르의 '그네'. 이 작품을 보는 순간 바로 겨울왕국이 생각났다.

바로 안나가 'For the first time'을 부르면서 이 그림을 따라한 것이 기억났는데 밑의 남자를 당시에는 보지 못해서

이 그림이 교태를 부리고 있는지는 몰랐다 (...) 더욱이 이 책에 따르면 당시의 여성은 속옷을 입고 있지 않았다고 하니 충격적이다.

​밀레의 '만종'. 원래 알고 있던 작품이었지만 이 작품의 원제가 안젤루스이며 삼종 기도라는 것을 알고 놀랐다.

​밭일을 하다가 종소리를 듣고 기도를 올리던 할머니를 생각하면서 그림을 그렸다고 하는데

저녁노을 풍경이 아름답고 쓸쓸하면서도 은은한 느낌이 나는 것이 참 좋다.​

밀레이의 '오필리아'. 셰익스피어의 햄릿의 장면을 그린 것이라고 한다.​

그림은 참으로 아름다운데 뒷 배경은 조금 실소가 나오​기도 했는데,

아카데미를 정면으로 반박하려고 내놓은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자 아카데미 준회원이 되고 회장까지 되었다니

동료들이 매우 실망했을 것 같다.​

 

르누아르의 '이렌 캉 당베르 양의 초상'. 예전에 '모네에서 피카소까지'라는 전시회를 갔다가

르누아르의 작품을 보고 너무 아름다워서 넋을 잃고 바라보았던 기억이 있다.

이 작품 또한 정말 아름답다. 그런데 르누아르의 생애는 그의 작품만큼 아름답지 못햇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무명시절이 계속되는 데다가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평생 통증에 시달렸다고 하니 그림에서라도 아름다운 삶을 찾은 것 같다.

 가벼운 느낌으로 미술을 즐겨보기에 안성맞춤인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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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라기 여자
카트린 아를레 지음, 홍은주 옮김 / 북하우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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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트린 아를레의 장편소설 '지푸라기 여자'를 읽었다.

카트린 아를레는 1954년 20세의 나이에 이 소설 '지푸라기 여자'를 발표하여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띠지에도 나와있듯이 2015년 우리나라에서 배우 임수정, 유연석의 주연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을 앞두고 있다.

굉장히 빠른 속도의 전개와 더불어 숨도 못 쉴정도로 긴장감이 흐르는 이 책은 최근들어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도 참 좋았는데 이 작품이 더 좋았다!)

 

 책의 줄거리는 일생일대의 거래를 제안하는 안톤 코르프의 말에 흔들리는 힐데가르트,

두 인물을 중심으로 돈을 둘러싼 숨막히는 서스펜의 내용이다.

힐데가르트는 독일 사람으로 전쟁으로 인해 모든 것을 잃고 겨우 살아가고 있는 인물이다.

자신의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 몸부림치다가 안톤 코르프를 만나고 그와 손을 잡아 부자의 유산을 가로채려고 한다.

안톤 코르프는 칼 리치먼드의 비서로 힐데가르트와 칼 리치먼드를 결혼시키고 칼 리치먼드가 죽은 후에 유산을 둘이서 나누어 가지려는 것이다.

차근차근 모든 계획은 치밀하게 진행되며 모든 일은 순조롭게 흘러가는듯이 보인다.

하지만 역시 그 계획은 생각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책의 후반부 쯤에서는 충격적인 반전이 드러난다.

 

 내용도 충분히 흥미롭지만, 개인적으로 첫 페이지부터 흥미를 끄는 책은 오랜만에 만난 것 같다.

정말 빨리 책을 읽을 수 있어서 놀라웠는데, 후반부 안톤 코르프와 힐데가르트의 대화 만으로 이루어지는 장면에서는

다음 말이 너무 궁금해서 눈동자를 바삐 움직이느라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책을 다 읽고 프롤로그를 읽으면 처음 읽었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내용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여러번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진 적이 있다고 하고, 해피엔딩인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개봉하는 영화는 과연 이 놀랍고 훌륭한 소설을 어떻게 한국의 상황에 맞게 끌어올지 기대가 된다.

배우 임수정이 시나리오를 읽고 끌려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 것이 바로 이해가 된 소설이었다.

영화로 개봉하면 주저없이 찾아서 볼 것 같다. 힐데가르트를 임수정이, 안톤 코르프를 유연석이 연기할 것 같은데

최근 인기를 끌었던 '나를 찾아줘'처럼 책과 영화 모두 만족스럽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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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바바라 오코너 지음, 신선해 옮김 / 놀(다산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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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바라 오코너의 장편소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읽었다. 최근에 한국에서 영화로도 만들어져 개봉하였다.

책의 줄거리는 조지나의 아버지가 가족을 버리게 되면서 남은 가족이 차 안에서 살게 되었고

더이상 차에서 사는 생활을 하기 싫은 조지나가 개를 훔친 다음 사례금을 받아 집을 사려고 계획하는 내용이다.

주인공의 딱한 사정이 '이 일기는 읽지마세요, 선생님'이 생각나기도 하였다.

둘 다 어른들의 무책임함이 드러나는 공통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아이들이 남매로 되어있다는 것도 똑같다!

비좁은 차 안에서 먹고 자는 일을 하고, 근처 화장실에서 씻어야 하며, 빨래는 코인 세탁실에서 해야 된다.

책을 읽으면서 너무나도 안타까운 상황에 조지나의 아빠에 대해 분노가 치밀었다.

 

 하지만 이 책은 오히려 비극적인 그들의 삶에 비해 유쾌하고 따뜻하다.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조지나가 어려서 그런 것 같은데, 개를 훔쳐서 사례금을 받고 집을 사겠다는 천진난만한 생각이 귀여우면서도

나름 그럴듯하다고 느껴졌다. 노트에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쓰는 장면이 기억에 남았다.

또한 등장인물 중 한명인 무키 아저씨에게서 작가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악역인줄 알고 무키 아저씨가 나올 때마다 마음이 조마조마했는데 개인적으로는 깜짝 반전이었다.

전체적으로 과하지 않고 감동도 과하지 않아서 좋았던 것 같다.

개를 훔친다는 것은 사실 매우 잘못된 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을 미화시키지 않은 것 같아 좋았다.

 

 조금 의문스러웠던 것은 조지나의 가족이 처한 날벼락 같은 상황을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 알린다거나 복지센터 같은 곳에 상담을 받거나 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조지나는 그런 생각을 못했다 하더라도 조지나의 엄마는 생각해낼법한데..

어쨌든 개인적으로 오랜만에 술술 읽히면서도 아주 재미있고 감동까지 있는 책을 만나서 참으로 반가웠다.

이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의 예고편을 보니 책과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 기회가 된다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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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삼바
델핀 쿨랭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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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델핀 쿨랭의 장편 소설 웰컴, 삼바를 읽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삼바라는 이름을 가진 흑인이

프랑스에서 살기 위해 버둥거리는 내용이다.

책을 다 읽고 조금 의아했던 것은 영화(예고편)에서는 자원봉사자 앨리스와 삼바를 두 주인공으로 묘사했던데

사실상 주인공은 삼바 한 명이 단독으로 되는 것 같고 오히려 삼촌 라무나나 그라시외즈의 비중이 높아보였다.

 

 삼바는 아프리카 출신으로 갖은 고난을 겪으며 겨우 프랑스에 도착하였다.

거기서 임시 체류증을 얻은 후에 10년간 살아온 다음 갑자기 영문도 모른 채 감옥에 갇혔다가 프랑스에서 떠나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감옥에서 나온 후 삼바는 프랑스에서 살아가기 위해 여러 고초를 겪으며 버텨나간다.

그 과정을 이 책은 따뜻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삼바는 온갖 멸시를 겪으며 겨우겨우 하루를 버텨나가고

때로는 경찰에 쫓기고 일자리를 더 이상 얻게 되지 못하며 거짓말을 하게 된다. 그는 결국 자기 이름마저 마음대로 부를 수 없게 된다.

삼바와 그의 주변 사람의 과거는 참혹하기 그지 없어서 충격을 받았다. 그들 중 멀쩡한 삶을 살아온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던 중 삼바는 그라시외즈라는 여자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다. 비록 그녀가 그의 친구 조나스의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더 복잡)

그렇게 예상치 못한 삼각관계가 이어진다. 사실 이때가 삼바가 가장 행복한 때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기본적인 생존의 욕구가 충족되어 더 높은 욕구가 발동한 것처럼 그는 사랑의 고뇌에 빠진다.

하지만 삼바의 볕 드는 날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하고 또다른 위기가 닥치며 그 위기는 예전의 위기보다 조금 더 심각했다.

사실 따뜻하고도 감동적인 이야기를 기대했던 나로서는 적잖이 충격을 받았지만

이것이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냉혹한 현실이 아니었을까 싶다.

하지만 삼바같이 선량한 (?) 외국인이 있는가 하면 범죄를 포함한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어느 한 쪽의 편을 들기에는 편파적인 것 같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여러 강력범죄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책에서 더 나아간 삼바의 미래가 조금 더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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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1970
유하 원작, 이언 각색 / 비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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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강남 1970'은 어제 개봉한 이민호, 김래원 주연에 유하 감독의 영화 '강남 1970'의 소설판이다.
영화의 개봉과 함께 동시에 출간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어제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하였다고 하니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의 줄거리는 넝마주이로 자란 종대(이민호)와 용기(김래원)이 강남에서 건달로 살게 되면서 욕망을 채워나가는 내용이다.

고아원에서 자란 두 사람 종대, 용기는 친형제처럼 지내고 있었지만 집이 무너지면서 갈 데가 없어지고

우연히 건달 일을 거들게 되면서 서로의 행방을 모른 채 헤어지게 된다.

 

 1970년대에는 강남은 현재처럼 비싼 땅값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횡무지였다고 한다.

그러나 정치인들이 개입하고 땅투기가 시작되면서 지금의 비싼 값이 되어버렸다.

책은 종대와 용기 두 인물이 서로 다른 조직에 들어가면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여준다.

건달의 삶을 잘 알지 못했는데 '강남 1970'에서 느낀 건달의 삶은 폭력과 배신이었다.

실제로 책을 읽으면서 서로 배신하고 폭력을 저지르고 죽고 죽이는 내용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여 그들의 비정한 삶의 방식이 느껴졌다.

종대와 용기도 건달이 되면서 예전에 친형제처럼 지내기에는 서로 너무 멀리 가버려서 안타까웠다.

그들이 건달이 된 것은 집이라고 하기도 힘든 판자촌에서까지 내쫓겨서 더이상 살 데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대가 그렇게 땅에 집착하게 된 것이 아닐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찬가지로 용기도 어렵게 살았던 생활로 인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끝내 잘못된 길로 가버린 두 사람이 내내 안타까웠던 소설이었다.

진흙탕에서 일어나는 싸움의 장면을 보면서 종대와 용기의 인생도 진흙탕같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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