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 그레이슨, 윌 그레이슨
존 그린.데이비드 리바이선 지음, 김미나 옮김 / 자음과모음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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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개봉한 영화 '안녕 헤이즐'의 원작 소설을 쓴 존 그린과 데이비드 리바이선이 힘을 합쳐 내놓은 작품

'윌 그레이슨, 윌 그레이슨'을 읽었다. 두 작가가 함께 쓴 독특한 작품인데, 예전에 츠지나리 히토와 에쿠니 가오리가 남자와 여자의 시선에서

같은 작품을 한 권씩 썼다면, 이 작품은 책 한 권에 사이좋게 두 작가의 작품이 들어가있다.

홀수 장과 짝수 장의 주인공은 모두 윌 그레이슨이나, 이름만 같을 뿐 서로 다른 사람이다.

누가 홀수 장을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소설의 줄거리는 이래저래 문제 많고 의욕없는 삶을 살고 있던 두 윌 그레이슨이 서로를 만나면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일종의 성장소설이다. 

 

성장소설의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다 흠이 많고 세상에 불많이 많다. 예전에 매튜 퀵의 '지금 이 순간의 행운'이나 '용서해줘, 레너드 피콕'을

읽을 때에도 참 주인공이 너무 부정적으로 묘사되어 소설을 처음에 읽을 때 시간이 꽤 걸렸는데,

이번 작품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그래서 초반에는 좀 더디게 읽었다.

특히 첫 페이지부터 동성애에 대한 내용이 매우 직설적으로 나와서 당혹스러웠다...

홀수 장에 나오는 윌 그레이슨은 제대로 된 친구가 매우 거대하고 동성애자인 타이니 쿠퍼밖에 없으며, 입을 다물고 사는 것이 삶의 철칙이다.

짝수 장에 나오는 윌 그레이슨은 우울증에 빠져 있으며 동성애자이다. 또한 그는 나중에 큰 충격적인 일을 겪는다 ^^;

 

하지만 성장소설이 늘 그렇듯이 나중에 불이 활활 타오를 수 있또록 장작을 점점 쌓아올려 나간다.

홀수 장의 윌 그레이슨은 제인과 점차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게 되며 타이니 쿠퍼는 자신의 뮤지컬을 완성해 나간다.

짝수 장의 윌 그레이슨은 타이니 쿠퍼와 사랑에 빠지게 되며 기디온이라는 친구도 사귀게 된다.

미국과 한국은 여러 면에서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에 사실 책을 읽으면서 그렇게 공감할 부분이 많지는 않았다.

특히 이번 책에서는 그 괴리감이 심했던 것 같다. 워낙 등장 인물들이 평범하지 않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결국 책을 계속 읽으면서 역시 등장 인물에게 몰입이 되고 정이 들어서 흐뭇한 결말을 맞이할 수 있었다.

또한 이 책의 결말 부분은 낭만적이고 인상적이었다.

지금은 존 그린의 다른 작품인 '이름을 말해줘'를 읽고 있는데 이 작품보다 더 재미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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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림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27
안치우 지음 / 황금가지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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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치우 작가의 장편 소설 '재림'을 읽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독교를 소재로 한 연쇄 살인의 내용을 담고 있다.

작업실에 있어야 할 아들이 없어진 어머니와 동생은 사설 탐정에게 의뢰를 하게 되고.

사건을 파헤치다 보니 연쇄 살인이라는 끔찍한 진상을 맞이하게 되는 내용이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조금 민감한 부분이 있었는데 아마 작가는 무신론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소설을 쓰기 위해서 교회에 대해 많은 정보가 필요했을 텐데, 사이비 종교, 종교 안에서 성경을 가지고 벌어지는 갈등, 전도 등

조금 불편할 수 있는 내용을 다수 집어 넣어 읽으면서 불편한 느낌은 들었지만 더 사실감 있고 흥미로운 건 사실이었다.

신의 계시를 받아 살인을 했다는, 즉 신을 위해서 살인을 하는 범인의 동기는 가끔씩 찾아볼 수 있었는데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온 것은 탐정 세 명의 캐릭터였다.

까불거리는 독 소장과 승주, 지나칠 정도로 과묵하고 단호한 권민의 팀워크를 보는 맛이 소설 내내 이어졌다.

주로 번뜩이는 추리를 하는 것은 권민으로 그녀가 없으면 이 탐정 팀도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녀의 대사를 읽다 보면 정말 탐정의 입장에서 세세한 것을 볼 수 있어 추리 소설로서의 재미가 컸다.

그렇다고 나머지 두 인물은 그냥 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시체를 검시하는 데 큰 역할을 하며, 승주는 사람의 심리를 잘 알아챌 수 있음으로서 팀에 도움을 준다.

이렇게 재밌는 팀이 사건을 아주 원만하게 해결하면 좋았겠지만,

작가는 조금 다른 노선으로 이야기를 진행시켜서 조금 맥이 빠지는 느낌이 들기는 했다.

 이 책은 '재림'뿐만 아니라 다른 내용의 이야기가 한 편 더 들어있다. 말하자면 두 편의 이야기가 들어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독 소장과 승주가 권민을 만나게 된 경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여대생이 영국에서 실종된 사건을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영국에서 살고 있는 탐정인 권민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이때에는 권민이 거의 모든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고 해결한다. 가장 흥미로운 인물이기도 한 권민의 성장배경이 궁금하다.

잠깐 그녀의 과거에 대해 언급되어 있기는 하지만 뭔가 그런 성격을 가지게 된 데에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이 책이 시리즈의 시작이라는 말을 본 것 같은데 맞다면 다음 편에는 권민의 과거에 대해 더욱 자세한 내용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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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뺑덕
백가흠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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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흠 작가의 작품 '마담 뺑덕'을 읽었다. 얼마전에 배우 정우성과 이솜이 주연을 맡은 영화 '마담 뺑덕'이랑 같은 제목이다.

이 책이 원작 소설인줄 알고 읽었는데 알고 보니 둘은 사실상 다른 작품이었다.

몇 가지 모티프를 공유하며, 대략적인 상황을 공통적으로 했지만

영화 '마담 뺑덕'의 시나리오 작업과 소설 '마담 뺑덕'의 집필은 따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동안 주로 원작 소설을 많이 읽었었는데 이런 시도는 참신하고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친숙한 '심청전'을 재해석하여 만든 소설이다.

'심청전'에서 악역으로 나오며 그렇게 비중이 크지 않았던 뺑덕 어멈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왜 악행을 저지르고 집착하는 인물이 되었는지 상상해서 작품을 써 본 것 같다.

작가의 말에 행간과 행간 사이, 버려진 인물 속에서 사랑을 상상하였다고 쓰여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충분히 흥미로운 배경을 가지고 있는 책은 매우 비침한 사랑을 다루고 있어 사실 공감하기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었다.

이 소설에서 가장 빈번하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키워드는 섹스와 돈이다.

모든 인물은 비뚫어진 성관계를 원하며, 거의 대부분의 인물은 돈이 너무 없어 빚 투성이거나 돈을 빌려주는 부자들이다.

어찌 보면 가정 교육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이 책의 등장 인물들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자랐다.

학규의 과거 회상에서 살짝 나오는 새어머니의 냉대와 다른 가족의 무시, 빚 투성이에 성매매를 통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덕이의 어머니

어머니는 우울증이고 아버지는 바람둥이인 청이까지, 결국 어린 시절에 제대로 살지 못한 것이 그들을 망쳐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자기가 보고 배운 것이 그것 밖에 없어서 그런 것인지

덕이는 결국 덕이 어머니처럼, 청이는 결국 덕이처럼 성매매를 하면서 살아가다가 빚이 점점 늘어나고

더이상 어떻게 할 수 없을 때까지 수렁에 빠져 간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렇게 흘러가는 소설에서는 성관계 장면이 아주 여러번, 그것도 참 다양한 관계로 나오게 된다.(^^;)

학규와 안 조교, 학규와 덕이의 어머니, 학규와 덕이, 덕규와 청이, 여러 스쳐 지나가는 성매매를 하는 사람들까지.

그런 장면이 없으면 사채업자나 성매매를 하는 사람들이 나와서 돈을 빌려주고 돈을 갚으라고 그들을 협박하는 것이 나온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등장인물 중 아무도 제대로 사랑한 사람이 없는 것 같다.

그들은 성적 쾌락을 느끼기 위해서 사랑한 척 했거나 집착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착각한 것이다.

여러모로 씁쓸한 기분을 느끼면서 읽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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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심증후군
제스 로덴버그 지음, 김지현 옮김 / 비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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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스 로덴버그의 장편소설 '상실증후군'을 읽었다.

상실증후군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뒤 심장 능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가슴이 멎거나 찢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 질환이라고 한다.

곧 방영을 앞두고 있는 드라마 '미녀의 탄생'에 나오는 배우 주상욱이 상심증후군 환자 역을 연기한다고 한다.

책의 줄거리는 열여섯의 나이로 심장이 부서져서 죽은 브리가 영혼의 상태로 여러 일들을 거쳐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내용이다.

죽어서 영혼이 되어 천국에 있다가 이승에 갈 수 있는 설정은 '러블리 본즈'가 떠오르기도 하는데,

이 책이 더 이승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색다른 흥미를 주었다. 

 

 브리는 남자친구 제이컵에게 '난 너를 사랑하지 않아'라는 말을 듣고 심한 충격을 받아 죽었고,

나중에는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들 세 명 중 하나인 새디와 제이컵이 예전부터 서로 좋아했다는 생각을 하여 큰 상처를 받는다.

브리는 이승에서 정신을 집중하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수 있다는 사실을 이용하여 이승에 내려가 그들에게 무시무시한 복수를 저지른다.

이런 자그마한 설정들이 책을 재밌게 읽는데 일조를 하였다.

천국(?)과 비슷한 곳을 피자 가게로 설정한 점이나 이승에 내려가려면 뛰어내려야 한다는 점,

상상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나 순간이동 등 하이틴 소설에 판타지를 접목시켜 흥미로웠다.

 

 책을 다 읽고나니 책 중간 중간에 복선들이 곳곳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되었는데

나중에 모든 것이 밝혀지고 나서는 꽤 깔끔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 브리와 더불어 '천국 한 조각'에서 브리를 도와주는 매력적인 청년 패트릭과 친구를 배신한 새디와 남자친구 제이컵

브리의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나중에 다 밝혀지게 된다.

사실 오랜만에 하이틴 소설을 읽어서 조금 유치한 내용도 찾아볼 수 있었지만 꽤 두꺼운 분량을 가진만큼

책의 결말에서는 여운이 제법 남았다.

옮긴이의 말을 읽는데 이 책의 목차이기도 한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은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라고 한다.

주변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는데 이 과정을 집어 넣은 것에 작가의 센스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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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탁 북스토리 재팬 클래식 플러스 5
니시 카나코 지음, 임희선 옮김 / 북스토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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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시 가나코의 '원탁'을 익었다. '원탁'은 고독해지고 싶은 초등학생 고토코와 그녀의 가족에 대한 내용이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고토코의 성격이 워낙 특이하여 읽다가 몇 번 흠칫했다.

최근 청소년들이 사춘기 자아 형성 과정에서 겪는 혼란, 불만을 중2병이라고 부르는데, 고토코는 초3병(?)에 걸린게 아닐까 의심스러웠다.

친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에게 불리한 말을 하면 그 대상이 친구든 부모든 교사든... '시끄러워 바보야'라고 소리치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또한 친구가 패닉에 빠진 것, 말을 더듬는 것 등을 동경하고 따라하여 주위의 시선을 받는 것에서 안쓰럽기도 하고 특이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의 말미에서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하지만, 이 책은 기본적으로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고독해지고 싶은 고토코는 결국 고독을 경험하게 되면서 고독이 그렇게 자신이 생각하고 동경해왔던 것과 같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가족의 소중함, 친구의 소중함 등을 깨닫는 과정이 나와 있다.

하지만 '성장'이라는 말이 직접적으로 나와있는 것에 비해 그런 소중함을 깨닫는 과정은 두리뭉실하게 나와 있다는 느낌은 있다.

하지만 초등학생의 성장에 있어서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도 무리일 것이기 때문에^^; 적절한 정도의 표현인 것 같다.

고토코가 더 말수가 없어진 것은 조금 걱정되기도 하였지만 결국 나중에는 진짜 어른이 되어서 고독을 즐기는(?) 사람이 될 지도 모르겠다.

사실 고토코보다 주변인물들이 더욱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말을 더듬지만 하는 말을 들어보면 굉장히 총명한 '폿상', 어른스러운 매력의 소유자 '고다 메구미' 등 모두 개성 넘치는 친구들이었다. 

또한 고토코의 친구 중에서 '박군'이라는 아이가 있어 혹시 한국 사람인가 했는데 정말 그랬다.

거기다 작가는 놀랍게도(?) 일본에 억지로 끌려온 한국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고토코의 가족들! 소소한 재미를 즐기는 세쌍둥이 언니, 어떻게보면 고토코보다 더 순수하고 생각이 없는 부모님^^;

냉소적인 할아버지와 마음 따뜻한 할머니까지 북적이는 집을 사실 고토코도 무의식적으로는 좋아할 것 같다.

일본 소설 특유의 소소한 일들이 나열되면서 어느 정도의 재미는 주지만 큰 한 방은 없는 것 같아 약간 아쉬웠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잔잔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

 

P.S. 뭔가 책을 읽으면서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의 놈베코가 생각났다.

      그런데 책 후반부에 나오는 '쥐인간'은 대체 왜 나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고토코의 성장을 위해서 집어넣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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