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집
마크 해던 지음, 김지현 옮김 / 비채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마크 해던의 장편 소설 '빨간 집'을 읽었다.

책의 줄거리는 서먹한 사이였던 남매 리처드와 안젤라의 가족이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내용이다.

등장하는 인물들은 리처드의 가족과 안젤라의 가족으로 나누어진다.

우선 리처드의 가족은 리처드와 부인 루이자, 루이자의 딸 멜리사이다.

안젤라의 가족은 안젤라와 남편 도미니크, 첫째 알렉스 둘째 데이지 셋째 벤지로 구성되어 있다.

모든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문제를 가지고 있고, 여행에서 감정이 폭발하여 서로의 결점을 드러내고 남의 결점을 폭로한다.

거의 진흙탕 싸움이 시작되는 장면도 등장하는데 환경이 바뀌어서 그런건지 자신의 숨겨두었던 감정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것을 보면서

어떤 장면에서는 속이 시원하고 어떤 장면에서는 얄미운 누군가를 때려주고 싶었다.

같이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대화 상대가 자주 바뀌어서 누가 누구랑 어떤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 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거기다가 이야기는 나누고 있으면서 속마음까지 언급되어서 더 사실적인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사실 공감할 수 있는 등장인물이 별로 없었다. 대부분의 인물들은 비호감이다...

불륜을 저지르거나 숙모(?)에게 성적인 관심을 가지거나 환영이 보이는 등

등장인물의 문제보다는 여행을 온 상황이 오히려 더 공감이 되었다.

아마 여행이 아니더라도 모두들 한번쯤 어색한 사이의 사람들과 어색한 시간을 보낸 적이 있을 것이다.

예전에 별로 친분이 없거나 원래는 친했지만 사이가 틀어져버린 사람들과 만나야 하는 시간이 와서 괴로웠던 기억이 생각났다.

 

 조금 아쉬웠던 것은 후반부의 내용이다. 그동안 쌓아두었던 여러 이야기들을 하면서 알게 모르게 위기를 맞았던 가족은

봉합이 된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조금 밍숭맹숭한 느낌이 들었다. 사실 워낙 문제가 복잡하게 있어서 해결이 될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더 현실적으로 세상을 그려내기 위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더 확실한 끝맺음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다사다난했던 여행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간 이들 가족들이 어떻게 변화할지가 궁금하다.

 

P.S.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비채의 표지는 정말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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