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저장이 안 될까.


개인적으로 ‘상실의 시대‘와 ‘카프카의 해변‘이 마음에 든다. 안 읽어본 책은 나중에 읽어야지.

두세 내가 슈트를 입지 않는 건 그런 옷차림을 꼭 해야하는 상황이 거의 찾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필요에 따라 캐주얼한 재킷을 입을 때는 있지만, 넥타이까지 매진 않는다.  - P217

하지만 때때로, 딱히 그럴 필요도 없는데 자진해서 슈트를 입고 넥타이까지 매볼 때가 있다. 왜 그런가? - P217

아무튼 실제로 그렇게 차려입고 나면, 이왕 슈트까지 입었는데 바로 벗어버리는 것도 재미없고, 이대로 잠깐 밖에 나가볼까하는 기분이 든다. 그렇게 나는 슈트를 걸치고 넥타이를 매고 혼자 거리를 걷는다.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기분이긴 하다. - P218

 집으로 돌아와 구두를 벗고, 슈트를 벗고, 넥타이를 풀고, 후줄근한 스웨트셔츠와 트레이닝바지로 갈아입고 소파에 아무렇게나 편하게 드러눕는다. 말하자면 그저한 시간쯤의 무해한 적어도 나로서는 특별히 죄책감을 가질 필요 없는 비밀스러운 의식인 셈이다. - P218

몇 년 전에 산 폴 스미스의 다크블루 슈트(필요해서 샀지만 아직 두 번밖에 입지 않았다)를 침대 위에 펼치고, 어울리는 넥타이와 셔츠를 골랐다. 엷은회색 와이드스프레드 셔츠에 로마공항 면세점에서 산 에르메네질도제냐의 자잘한 페이즐리 무늬 넥타이다. - P219

 께름칙함? 뭐라고표현하면 좋을까・・・・・・ 그것은 자기 경력을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느낄 법한 죄책감과 비슷한지도 모른다. 법에 저촉되지는 않을지 언정 윤리적 과제를 안고 있는 사칭이다. - P220

장고 라인하르트가 코드를 틀리게 잡는 밤도 있고, 니키 라우다가 기어를 넣다가 실수하는 오후도 있다(아마 있을 거라고 본다).
그러니 더 이상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고는 슈트를 입은 채 검은색 코도반 가죽구두를 신고 혼자 거리로 나왔다.  - P221

평소에 가는 동네 단골 바가 아니라, 조금 멀리 나가서 지금껏 한 번도 간 적 없는 바에 들어가보았다. 단골 바에서는 바텐더가 내 얼굴을 아니까 분명히 "오늘무슨 일 있으세요? 슈트에 넥타이까지 다 매시고" 하면서 말을걸 테고, 이유를 일일이 설명하기 귀찮으니까(어차피 이유 같은것도 없으니까). - P221

테이블 위에는 서류로 보이는 것이 놓여 있었다. 아마 업무 이야기를 하는 중인가보다. 아니면 그냥 경마 결과를 예상하는 건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 P222

앞에서도 말했듯이 꽤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이었는데, 유감스럽게도 이번에는 줄거리가 썩 흥미롭지 않았다. 게다가 도중에 인물들의 관계가 헷갈려버렸다. 그래도 반은 의무적으로, 반은 습관적으로 그 소설을 계속읽어나갔다. 한번 읽기 시작한 책을 도중에 내던지는 건 옛날부터 좋아하지 않는다.  - P222

아마도 내가 아까부터 느껴온 막연한 위화감 탓인 것 같았다. 뭔가 미묘하게 어긋난 느낌이었다. 나라는 내용물이 지금의 그릇에 잘 맞지 않는다, 혹은 마땅히 존재해야 할 정합성이 어디서부턴가 손상돼버렸다는 감각이다. - P223

 그렇게 나는 지금 여기 있다. 여기 이렇게 일인칭단수의 나로서 실재한다. 만약 한 번이라도 다른 방향을 선택했더라면 지금의 나는 아마 여기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거울에 비친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 - P224

나는 책을 읽는 척하면서 거울에 비친 그녀를 남몰래 관찰했다. 젊지는 않다. 쉰 안팎일까. 그리고 겉으로는 실제 나이보다 젊게 보이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않는 것 같았다. 아마 스스로에게 나름의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리라. 몸집이 작고 마른 편이고, 딱 보기 좋은 길이의 커트머리다. 옷차림도 꽤 멋스러웠다. - P224

십오 분쯤 뒤, 그녀는 내 옆자리 스툴에 앉아 있었다. 카운터석이 점점 붐비면서 새로 들어온 손님에게 밀려나듯이 여기까지 슬라이드해온 것이다. 아무래도 그녀에게는 일행이 없는 듯했다. - P225

고개를 들어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책을 참 열심히 보시는 것 같은데 뭐좀 여쭤봐도 될까요?"
작은 몸집과 달리 낮고 굵은 목소리였다. 싸늘하다고 할 정도는아니지만 적어도 우호적인, 혹은 뭔가에 친근하게 다가가는 울림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멋부리고 혼자 바에 앉아서, 김렛을 마시면서, 과묵하게 독서에 빠져 있는 거."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여전히 감도 잡히지 않았지만, 적많은 악의 혹은 적대감이 담겨 있다는 것만은 감지할 수 있었다.
나는 그녀의 얼굴을 보면서 묵묵히 이어질 말을 기다렸다. - P226

"보드카 김렛." 나는 침묵을 깨뜨릴 셈으로 말했다.
"뭐라고요?"
"김렛이 아니라, 보드카 김렛." 무익한 발언일지 모르지만, 그둘에는 역시 확실한 차이가 있다. - P226

"뭐든 상관없고, 그런 게 멋있다고 생각해요? 도회적이고, 지적이라고 생각하느냐고요?"
아마 나는 그냥 조용히 계산하고 한시바삐 자리를 떴어야 했으리라. 그러는 게 이런 상황에서 가장 좋은 대웅이라는 걸 잘알고 있었다. 이 여자는 모종의 이유가 있어서 나에게 시비를 거는 것이다. 짐작건대 나를 도발하고 있다. - P227

 "제가 아는 분?" 그러고는 자기 잔을 집어들고(내 기억으로는 아마 세 잔쌔였다). 안에 든 칵테일을 뭔지는 모르지만-한 모금 빨아들이듯 마신다음 말했다. "제가 아는 분이시던가요? 대체 어디서 그런 말이나오는 거야?"
한번 더 열심히 기억을 더듬어보았다. 내가 이 여자를 어디서 만난 적이 있던가? 대답은 역시 없다, 였다. - P228

"멋진 슈트네요." 그녀가 말했다. "당신한테는 안 어울리지만 꼭 빌린 옷 같아요. 넥타이도 슈트와 분위기가 안 맞고 미묘하게 서로 부딪쳐요. 넥타이는 이탈리아, 슈트는 아마 영국 쪽이겠죠." - P228

"그게 지금 무슨 소리예요? 당연하잖아요."
당연? 
나는 알고 지내는 패션계 관계자들을 머릿속으로 훑어보았다. 패션계 쪽 지인은 몇 명 안 될뿐더러, 전부 남자였다. - P229

나는 잔에 조금 남아 있던 보드카 김렛을 마저 마시고 조용히 스툴에서 내려왔다. 어떻게 보나 대화를 끝낼 타이밍이었다.
"난 아마 당신이 아는 분은 아닐 거예요." 그녀가 말했다.
나는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그럴 것이다. - P229

. "당신과 친한 그 친구는 아니, 한때는 친했던 친구는 지금 당신을 무척 불쾌하게 생각하고, 나도 그여자와 마찬가지로 당신을 불쾌하게 생각해요. 짚이는 데가 있을걸요. 한번 잘 생각해봐요. 삼 년 전, 어느 물가에서 있었던 일을 거기서 자신이 얼마나 지독한 짓을 고약한 짓을 했는지, 부끄러운 줄 알아요." - P230

왜일까? 나는 아마 두려웠던 것이리라. 실제의 내가 아닌 내가, 삼년전 ‘어느 물가에서, 어떤 여자 아마 내가 모르는 누군가에게 저지른 고약한짓의 내용이 밝혀지는 것을. - P231

그나저나 대체 ‘물가‘가 어디란 말일까? 그 단어에는 뭔가 기묘한 울림이 있었다. 그곳은 바다일까, 호수일까, 강일까, 아니면 한층 특수한 물의 집합체일까? 삼 년 전 나는 어딘가 물이 많은 곳 근처에 있었을까? 기억이 가닿는 데는 없었다. - P231

어쨌든 지독히 불쾌한 어떤 감촉이 입안에 남았다. 삼키려 해도 삼킬 수 없고, 밴으려 해도 뱉을 수 없는 무언가다 할 수 있다면 그냥 화를 내고 싶었다. 그도 그럴 게 이렇게 터무니없는, 불쾌한 일을 당할 이유가 없으니까.  - P232

계단을 다 올라 건물 밖으로 나왔을 때, 계절은 더이상 봄이아니었다. 하늘의 달도 사라졌다. 그곳은 더이상 내가 알던 원래의 거리가 아니었다. 가로수도 낯설었다. - P232

공기가 얼어붙은 듯 차가워서 나는 슈트 재킷의 깃을 세웠다.
"부끄러운 줄 알아요"라고 그 여자는 말했다.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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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그저 허세 뿐인가는 생각도 든다. 이는 이해를 못 하니 거부하는 과정인 것 같다.

각설하고 이번 이야기를 읽으면서 예전에 읽다 만 일본 환상향 소설이 있다는 것을 기억했다.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알라딘에 기록이 있을 것이다. 나중에 빌리거나 사서 봐야겠다.


"내가 죽었을 때는 아직 서른네 살이었어. 서른네 살 버드는내게 말했다. 아마 내게 말했지 싶다. 그 방에는 나와 버드 둘뿐이었으니까.
나는 그의 말에 뭐라고 반응할 수 없었다. - P67

"물론 죽음은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오지." 버드가 말했다. "하지만 동시에 지극히 완만한 것이기도 해. 자네 머릿속에 떠오르는 아름다운 프레이즈와 마찬가지야. (후략)" - P68

"베토벤이 쓴 멜로디 중에서 최고의 스윙이라 할 수 있는 소절이야." 버드가 말했다. "나는 그 1번 콘체르토를 옛날부터 좋아했어. 셀 수없이 들었지. 슈나벨이 연주한 SP 레코드로 그래도희한한 일이지. 이 찰리 파커가 죽을 때 머릿속으로 몇 번이고흥얼거린 것이 하필이면 베토벤의 멜로디라니. 그러고는 어둠이 찾아왔어. 막이 내리듯이." - P69

"자네에게 인사 한마디 하려고 들른 거야. 고맙다고 말하려고 내 음악을 듣고 즐거웠다면 기쁠 텐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말이라도 했어야 했지만, 역시 자리에 맞는 말을 떠올릴 수 없었다.
"페리 코모 싱즈 지미 헨드릭스라." 버드는 생각난 듯이 중얼거렸다. 그러고는 또 쉰 목소리로 쿡쿡 웃었다. - P70

꿈에서 깼을 때, 베갯머리의 시계는 오전 세시 반을 가리키고있었다. 물론 주위는 아직 캄캄했다. 방을 가득 채운 줄 알았던 커피향은 이미 사라졌다. - P70

그렇다, 버드는 내게 고맙다는 말을 하려고 내 꿈에 찾아온 것이다. 한참 옛날에 내가 그에게 보사노바 음악을 연주할 기회를 제공한 것에 감사하기 위해서. 그리고 마침 갖고 있던 악기로 <코르코바도>를 연주해주었다.
당신은 이 이야기가 믿어지는가?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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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권 소설과 비문학의 가장 큰 단점은 문장이 너무 길다는 것이다.






그러나 캐릭터의 발전은 내적인 데서 멈추지 않는다.
(중략)
그 결과에 따라 캐릭터는자신의 입지가 어디인지, 다가올 또 다른 갈등에 얼마나 대비가 되어 있는지 알게 된다. - P25

대개 갈등은 캐릭터의 인식 부재를 포착한다. 즉, 캐릭터는 특정 순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에 즉시 돌입한다는 뜻이다.  - P26

캐릭터는 차분하게 사건을 다시 검토해 차후에 닥칠 일을 미리 알아내고 제대로 준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지만, 이는 완벽한 세계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현실에서 이러한 사건은 내적 갈등을 불러온다. - P26

(전략) 내면에 역량이 없어 남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공포를 갖게 되는 경우 캐릭터는 내적 갈등을 겪는다. 이러한 부정적 반응은 캐릭터의 판단을 흐리게만들고 캐릭터는 이제 뒤로 빠져 주춤한 채 행동을 망설이게 된다. - P26

차게 플롯의 중심을 차지하는 큰 갈등이건 캐릭터에게 압박을가하고 위기를 고조시키는 특정 장면의 복잡한 상황이건 어느 쪽이든 간에 상관없다. 좋은 이야기는 무엇보다 똑같은 유형의 갈등에 집착하는 법이 없다. - P27

또 다른 사례는 <23 아이덴티티 Split>라는 영화다. 영화의 주인공 케빈 크럼은 24개의 다른 인격이 있다. 각각의 인격은 그 전의 인격보다 더 어둡고 위험하다. 일부 사람들은 그럼의 지하실에 갇힌 피해자들을 도우려 하고 일부는 이들의 감금을 기뻐한다. (주의: 이어지는 내용에는 스포일러가 있다!) 만약 여러 개의 인격 중 하나가 강하고 폭력적인 능력을 가진(온전히 인간이 아니라 짐승인) 비스트였다‘는 결말이 없었다면, 이 이야기는 그저 평범하고 교과서적인 갈등(캐릭터와 그의 자아가 싸우는)을 다루는 이야기가 될 뻔했다. - P28

갈등이라는 폭탄의 폭발 지점은 늘 캐릭터, 특히 주인공과 가까이에 있는 장소다. 부서지고 깨지는 자동차 추격 씬이나 폭발 장면도 근사하지만, 좀 더애정을 갖게 된 독자들은 캐릭터가 갈등에 얽혀 어떻게 부딪칠지를 보고싶어 한다. 따라서 장애물과 난제를 선택할 때는 캐릭터의 관점character-view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으며 이때 갈등이 캐릭터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 P28

관계는 건강하거나 병적일 수도 있고 안전하거나 유독할 수도 있다.
관계가 간단치 않은 이유는 캐릭터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캐릭터는 자신과 타인들의 관계를 시험에 들게 할 말과 행동을 일삼는다. - P29

관계상의 갈등은 건전한 갈등일 수 있다(형제자매들 간의 가볍고 악의 없는 지분거림이거나 두 연인이 나누는 치열한 눈길 등), 그러나 대개는 나쁜 쪽의 갈등에 가깝다. - P29

‘갈등관계‘ 조합의 기막힌 또 한 가지 측면은 캐릭터의 직업 생활과 사생활이 거미줄처럼 엮여 있다는 점이다. 직업이건 사생활이건 한 가지관계의 긴장을 초래하는 갈등은 다른 관계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난관이 잔뜩 생겨날 수 있다. - P30

캐릭터에게 갈등을 제공하는 또 다른 방법은 의무와 책임, 특히 가정 및 직장 생활과 관련된 의무와 책임을 누적시켜 캐릭터가 현재 처해있는 상태를 붕괴시키는 것이다. 대개 직장과 가정 사이에는 불편한 동맹 관계가 존재한다.  - P30

가장 신성하고 안전한 곳이어야 할 가정이 일촉즉발의 상황이 발생하는 공간으로 변하게 되면, 또 얼마나 많은 갈등이 더욱 쌓여 캐릭터의세계를 붕괴시킬까? 늙은 아버지가 병들어 돌봐드릴 일이 생기거나, 자동차 사고 때문에 비싼 값을 들여 차를 수리해야 하고 병원비까지 내야하는 상황이 된다면? - P31

분명히 말하건대, 캐릭터의 의무감과 책임감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하는 짓은 사실 치사하다. 감정이 상하는 최악의 경우 중 하나가 바로, 누군가 저질러 놓은 잘못의 뒷감당을 다른 누군가가 해야 할 때다.  - P31

하지만 캐릭터가 자신의 짐을 덜어낼 방법을 알아내지 못해 자신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을 실망시키게 된다면? 때로 우리는 그러한 위기를 원한다. 우리가 창조한 캐릭터가 죄의식과 수치심과 열패감에져 허우적대는 꼴을 꼭 보고 싶은 것이다. - P32

자신이 도대체 무슨 짓을 저질러놓은 건지 깨닫는 순간, 우리는 그자리에서 얼어붙고, 가슴이 답답해 숨도 못 쉴 지경이 된다. 마치 고문을당하는 것처럼 우리는 아주 상세하게 실수를 복기하고, 세상이 문을 쾅하고 닫아버린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며 한숨을 내쉰다. - P32

현실에서 우리는 실패나 실수를 피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한걸음이라도 잘못 내디뎠다가는 자신이 부족한 인간이라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날 게 뻔하며 그렇기에 우리는 자신을 두고 가장 혹독한 비평가가 되는 경향이 있다. - P33

실패나 실수는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캐릭터가택할 수 있는 두 번째 길이 바로 실패나 실수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다. 실수는 캐릭터에게 결여되어 있던 어떤 시각을 제공할 수 있다. 캐릭터는 그동안 열의를 갖고 행동하고 있었는지 아니면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관성적으로 해오며 살아오고 있었는지 생각한다. - P33

. 그러나 실패는 캐릭터로 하여금 자신이 밟아온 길을 돌아보고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점검케 하는 체크 포인트이기도 하다. 지금 올바른 길에 서 있는가?‘, ‘설정했던 목표는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스스로 할당한 과제를 감당할 수 있는가?‘, ‘다음번에 실수를 피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캐릭터가 그간 일어났던 일을 곰곰이생각하고 다시 도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그가 변화에 열려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이 지점이 바로 강력한 인물호의 계기가 된다. - P34

도덕적 딜레마와 유혹은 캐릭터를 다양한 방식으로 괴롭힌다.  - P34

 도덕적인 유혹은 옳고 그른 것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으로 캐릭터를 몰아넣는 결정이다. 꽤 노골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유혹은 사실 노골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 P35

유혹이란 크건 작건 캐릭터가 정말 원하지만 정작 최상의 선택지일수는 없는 뭔가를 캐릭터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복수할 기회가 온다면 캐릭터는 그 기회를 붙잡을까? 출장지에서 직장 동료와 바람을 피워도 배우자가 알 리가 없다면 캐릭터는 결국 부정을 저지를까? - P35

상황을 완화시키는 요소들은 흑백을 뒤섞어 회색으로 바꿔버리는탁월한 방법이다. 이런 요소들을 활용해 캐릭터의 신념에 질문을 던진 다음, 그가 과거라면 생각조차 못했던 길을 택하는 쪽으로 얼마나 가까이 가게 되는지 확인하라.  - P36

도덕적인 갈등은 캐릭터로 하여금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믿는 신념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재고하도록 강제하는 데 유익할 뿐 아니라 옳고 그름과 정체성이라는 이야기의 주제도 강화시켜준다. - P36

인생은 바쁜 것이다. 특히 책임이 막중한 자리에 앉아 있는 캐릭터에게 삶이란 훨씬 더 바쁘고 분주하다. 최상의 시절을 보내는 캐릭터는 관계도 챙기고, 해야할 일을 관리한다.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위험을 뚫고 나아가며 목표에 다가서기 위해 하나씩 하나씩 일을 착착 처리해나간다. 그런데 캐릭터에게는 불행한 일이지만, 작가는캐릭터를 최상의 시절보다는 최악의 시절로 끌고 들어가는 일에 훨씬 더 큰 흥미를 느낀다. - P37

압력이나 시간 압박의 형태로 갈등이 닥쳐오면 캐릭터는 주의가 산단해져, 중요한 일과 무관한 일들을 제쳐두고 가장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압력이 진행될수록 실수를 저지를 여지 따위는 더더욱 없어지므로 캐릭터는 자신의 강점을 동원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압력은 다양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압력은 독자들의 긴장을 유발하기에도 좋다. 독자들은 캐릭터가 새로운 위협을 처리할 수 있을지 그 여부를 궁금해한다. ‘캐릭터는 새로운단제를 어떻게 돌파할 수 있을까?‘, ‘제한 시간 내에 일을 끝마칠 수 있을까?" 더해지는 압박과 긴장은 독자들을 붙잡아 밤늦도록 책장을 넘기게만든다. 독자들은 캐릭터가 나날이 추가되는 새로운 압박을 어떻게 뚫고나아가는지 알고 싶어 좀이 쑤신다. - P38

캐릭터가 풀어야 할 문제를 잔뜩 제공하면 캐릭터가 갈 수 있는 방향도 다양해진다. 이제 캐릭터는 자신조차 깜짝 놀랄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이른다. - P39

승산 없는 시나리오

때로는 정말로 고통을 안기는 갈등이 필요하다. 이런 유형의 갈등은 캐릭터에게 나쁜 선택과 더 나쁜 선택 사이에서 선택하라고 강요한다. - P39

승산 없는 시나리오에서는 바로바로 대응을 해야 하기 때문에 캐릭터가 자신 앞에 놓은 선택지들을 두고 크게 고민하지 않을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다행스럽게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이런 상황은 더욱 나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 P40

1초를 가를 정도로 짧은 순간 내려야 하는 승산 없는 결정은 대개가시가 잔뜩 돋아 있기 때문에 사후에 흉터를 남긴다. 자신이 내린 결정을 마주하고 그 결과로 생겨난 의심을 계속 감수해야 하는 일은 결코쉽지 않으며 결국 캐릭터는 아주 깊은 어둠 속으로 끌려들어간다. 더구나 상황 자체가 상처가 심하고 고통스러울 경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라는 결과(불안, 우울증, 야경증 등)도 야기될 수 있다. - P41

이야기를 만들 때, 승산 없는 상황을 활용해 무능함이라는 요소까지 포함시켜 해결되지 않는 상처를 일으킬 수 있다. 자신의 결정을 바라보는 캐릭터의 그릇된 믿음을 바꾸지 않으면 캐릭터는 과거를 극복하고 낮아진 자존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 결국 캐릭터는 진실을 깨닫는 시점에도달해야 한다. 당시 캐릭터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 P42

갈등의 묘미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갈등은 캐릭터의 약점을 찌르고 위험을 고조시키며, 자기 성장을 향한 경로를 독려하는강력한 방법이다.  - P42

강렬한 갈등에는
‘성패가 갈리는 위기‘가 필요하다

작가라는 사람들은 갈등이 독자를 바로 끌어들인다는 무모한 믿음을 갖고 있다.  - P42

이 문제를 다음과 같이 생각해보자. 악한 사람에게 나쁜 일이 벌어지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이웃집 파이프가 터졌다고 생각해보자. 그 이웃이라는 작자는 우리집 테라스에 동성애 옹호를 상징하는 무지개깃발이 나부낀다는 이유로 반상회에 가서 이의를 제기한 인간이다. 
(중략)
고소하다는 느낌 말고 달리 더 중요한 감정이 더 드는가? 과연 여러분의 인생에 있어 좀 더 의미 있는 방식으로 영향을 받게 되는가? - P43

갈등이 독자들에게 중요성을 띠려면 뭔가 성패가 갈리는 위기가 있어야 한다. 성패가 갈리는 위기란 캐릭터가 상황을 성공적으로 헤쳐 나가지 못할 경우 대가를 치르는 위기다. - P43

위기는 긴장을 증가시키고 실패의 대가를 대폭 키운다. 작가의 목적은 성패를 가르는 이러한 위기를 아주 크게 키워 캐릭터가 돌이킬 수도 없을 정도로(심지어 캐릭터가 자신의 가장 깊은 공포를극복한다 해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만드는 것이지만, 실패의 대가는 작가인 여러분에게 달려 있다. - P44

윤리적 위기 Moral Stakes

윤리적 위기는 캐릭터의 신념이 위태로워질 때 작동한다. 경찰관이 범죄를 눈감아주는 대가로 버쬐계의 거물에게 뇌물을 제안받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중략)
윤리적 위기는 양날의 칼이므로 캐릭터의 가장 심오한 측면들을 독자에게 드러낼 수 있다든 장점까지 있다. - P45

근원적 위기 Primal Stakes

죽음의 위기라고도 한다. 근원적 위기는 중요한 뭔가의 소멸이나 죽음과 연관이 있다. 순수함, 관계, 경력, 꿈, 관념, 신념, 명성이 종말을 맞거나 아니면 아예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 P45

그렇지 않다면 캐릭터가 무엇 때문에 고난과 위험, 심지어 죽음까지 불사해야한단 말인가? 따라서 작가는 사안을 캐릭터에게 중요한 사적인 문제로만들고 그가 아끼는 사람을 위험에 처하게 함으로써 캐릭터를 호되게 내리쳐야 한다. - P45

캐릭터에게 마음를 쓰게 만들라

(중략)

내적 풍경이란 주인공의 윤리와 가치, 취약성과 상처, 두려움과 필요 같은 것들로 요약할 수있다. 캐릭터의 거친 외면을 조금씩 깎아 들어가서 그의 내적 사유와 감정과 욕망을 드러내보임으로써 독자들은 캐릭터를 알게 되고 그의 분투에 마음을 쓰게 된다.  - P46

 작가들은 위기관리를 제대로 못하거나 갈등 수준이 너무 낮아 독자들이 책을 덮어버리는 상황을 걱정해야 한다. 그러므로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데 집중하고, 독자들의 머릿속에 캐릭터의 상황이 견고하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작업하는 데 열중해야 한다. - P46

먹거나 쓰지 말아야 할 것에 탐닉하다.
Indulging when one should Not

사례


•무작위로 테스트를 받게 될 가능성이 있을 때, 성적을 향상시키는 스테로이드제를 쓴다.
•처방약을 복용하고 있는데 폭음을 한다.
•의심스러운 동기로 접근하는 인물에게서 유혹적인 음식이나 음료를 받아먹거나 마신다.
•중요한 행사 혹은 일정 전날에 폭음하거나 약물을 사용한다.
•과도한 소비나 불필요한 소비에 빠진다. - P321

초랴할 수 있은 심각한 결과

•입원과 약물 치료가 필요한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생긴다.
•술이 캐릭터에게 필요한 약물에 방해작용을 해약이 효력을 내지못하게 된다. - P322

생길 수있는 감정

끔찍함, 갈등, 창피함, 환락, 죄책감, 무심함, 후회, 안도감, 슬픔, 만족,
자기혐오, 부끄러움, 불편함, 자신이 하찮다는 느낌 - P322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부정적인 특성

중독 성향, 유치함, 위선, 충동식 성향, 무책임한 신경과민, 완벽주의, 반항심. 자기 파괴적인 태도, 탐닉 성향, 이기심, 버릇없음, 의지박약 - P322

기본 욕구에 미치는 영향

•자아실현 욕구 :  캐릭터가 좋지 않은 타이밍에 탐닉하여 의미 있는 목표를 이루지 못하게 된 경우, 미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존중과 인정의 욕구 : 캐릭터가 탐닉 행위 후 수치스럽거나 무책임한 방식으로 행동할 경우, 타인에게 좋지 않은 시선을 받을 수 있다. 옳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멈추지 않았고 특히 한두 번에 그치지 않았다면 캐릭터는 스스로를 낮잡아보게 된다.

•애정과 소속의 욕구 : 탐닉이 가족과 친구가 염려하는 유해한 강박이거나 중독일경우, 캐릭터는 수치심 때문에 자신이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로부터 멀어질수 있다. - P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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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나 영화, 드라마에서는 많을수록 신나지만 현실에서는 질색하며 피하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갈등이다. 갈등은 힘들다. 갈등은 모든걸 엉망진창으로 망쳐놓는다. 갈등은 예측 불가능하다. - P15

하지만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라면 문제가 다르다. 독자 입장에 서면 우리는 책을 움켜쥐고 온갖 곤경과 중상모략을 만끽하며 낭떠러지에서 추락하고 싶어 안달이 난다.  - P15

실생활에서는 피하려고 애쓰지만, 픽션에서는 넘칠수록 더 원하게되는 게 갈등이라니. 뭔가 아이러니해 보이지만 심리학적으로는 이런 아이러니가 꽤 일리가 있다. 책은 인간의 ‘투쟁-도피 fight or flight‘ 본능을 크게 자극하지 않는다. - P15

. 우리는 캐릭터가 느끼는 공포와 분노와 혼란을 똑같이 느끼며 그들의 경험을 동일시하고 이야기 속에 빠져든다. 실제 경험을 통해 불확실성과 두려움의 고통이라든가 완전한 열패감이 무슨 느낌인지를 현실에서 이미 배웠기 때문이다. - P16

. 독자가 바라는 결말은 단연 후자로, 주인공이 고난을 버텨주길 바란다. 현실의 삶과 소설은 아주 중요한 한 가지 지점에서 수렴하기 때문이다. 현실에서든 소설에서든 성취에는 극도의 희열이 동반된다. 현실 속의 우리나, 소설 속의 캐릭터나 가장 필요로 했던어떤 것을 기어코 얻어내 의기양양해지는 순간은 무엇과도 견줄 수가 없다.  - P16

따라서 현실을 사는 우리는 역경을 좋아하지 않고 대개 피하려 노력하지만, 사실 그것을 극복하는 행위는 우리를 진정으로 살아 있다고 느끼게 해준다. - P16

 외적 갈등은 캐릭터가자신의 세계를 면밀히 살피고 선택을 하며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행동을 취하게끔 만드는 일종의 장애물을 공급함으로써 플롯을 앞으로 진행시킨다. 내적 갈등은 캐릭터의 내면에서 일어나며 캐릭터가 공포와 신념과 필요와 가치놔 욕망 사이에서 심리적인 줄다리기를 하게 만든다 - P16

캐릭터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 두려움을 무릅쓰고 벼랑 끝으로 올라섬으로써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면 결국 후퇴하고 말까? 독자는 이 지점에서 이야기에 감응한다. 갖은갈등과 고난을 맞이한 캐릭터가 투쟁해나가는 모습은 독자들에게 감정적인 울림을 던진다. - P17

 갈등은 캐릭터를 한계까지 밀어붙여 가장 절실하고 절망적인 순간에 그의 진면목(윤리와 가치와 신념)을 드러낸다. 성공과 실패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이야기의 출발점에서 보았던 캐릭터의 모습과 이야기의 끝에 나타나는 캐릭터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 P17

2016년, 버몬트대학교와 애들레이드대학교는 야심만만한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프로젝트 구텐베르크 Project Gutenberg‘에 모아놓은 소설1,737편의 감정호emotional arc"를 분석한 후 작품들이 총 몇 개의 내러티브 플롯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알아보기로 한 것이다. 정답은 몇 개였을까? 바로 6개였다. - P18

스토리텔링의 범주에 몇 가지 이상의 플롯이 솓해여 하는가를 논의하는 이론은 넘쳐난다. 그러므로 핵심 플롯에 대한 연구는 이것이 최초도 아니고 당연히 마지막이 되지도 않을 것이다. - P20

갈등이 이야기의 핵심이라는 주장은 꽤 대담한 주장일 수 있다. 갈등 외에도 다양한 요소가 이야기 속에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각각의 이야기에 고유성을 부여하는 데 ‘캐릭터‘ 또한 막대한 역할을 수행한다. 캐릭터는 성격, 배경이 되는 내용 back story, 욕망, 필요 등을 통해 끝없이 재창조가 가능하다. - P20

스토리텔링에 관한 한 갈등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위대한 이야기는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핑핑 돌아가는 장애물, 방해, 난제를 제시해야 한다. 각 이야기의 순간순간은 도입하는 문제로 인해 참신해진다. 그렇다고 갈등을 닥치는 대로 던져 넣거나 구조가 결여되어도 괜찮다는 말은 아니다. - P20

 그뿐 아니라 각 이야기는 중심 갈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플롯형식의 수가 제한되어 있듯, 갈등을 위한 기존의 문학 형식도 정해진 몇 가지가 있다. - P21

캐릭터 vs 캐릭터

주인공의 의지가 다른 캐릭터의 의지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유형이다. 둘 사이는 맞수(영화 <피구의 제왕Dodgeball: A True Underdog Story〉의 체육관 주인 피터와 화이트 굿맨), 경쟁자(영화 <게임 나이트 Game Night>의 인물들 혹은 상반되는 욕구나 욕망이나 의제를 지닌 적수(영화 <다이 하드Die Hard>의 한스 그루버와 존 맥클레인)일 수도 있다.  - P21

캐릭터 vs 사회

이 이야기의 특징은 캐릭터가 사회나 세계 내의 강력한 행위자에 대항해 맞장을 뜨다가 극복하기 힘들어 보이는 난제를 만난다는 것이다.
영화 <쓰리 빌보드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에 나오는 주인공 밀드레그 헤이스는 살해당한 자신의 딸과 관련된 정의를 실현하기 위햐 경찰과 대립한다. - P22

캐릭터 vs 테크놀로지

캐릭터와 테크놀로지 혹은 캐릭터와 기계가 대립하는 경우다. 터미네이터와 대적하는 사라 코너나 매트릭스와 전투를 벌이는 네오가 대표적인 사례다.  - P22

캐릭터 vs 초자연적 존재

캐릭터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바깥에 존재하는 적을 마주하는 갈등상황이다. 스티븐 킹 원작의 영화 <닥터 슬립 Doctor Sleep>에서 초자연적이거나 주술적인 힘에 맞서는 대니 토렌스 <고스트라이더Ghost Rider>에서 귀신에게 홀리는 자니 블레이즈가 이러한 사례에 해당되는 캐릭터다. - P22

캐릭터 vs 자아

갈등의 모든 형식 중에서 가장 사적이고 가장 강력한 갈등이 캐릭터와 자아 간의 갈등이다. 이 갈등에서 마찰은 캐릭터의 신념 체계 내부에서 발생한다. - P23

또 다른 사례는 텔레비전 드라마 시리즈 <덱스터Dexter>의 주인공 덱스터 모건이다. 텍스터는 다른 살인자를 죽여 윤리적 행동수칙을 따르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자, 즉 소시오패스다. 그는 이중생활을 영위한다. 경찰을 위해 유능한 혈흔 분석가로 일하는 동시에 살인 충동과 사적 제재에 흠뻑 빠진 인간이라는 뜻이다. - P23

갈등은 투쟁이다

모든 충돌은 대립하는 두 세력 간의 싸움으로 요약할 수 있다. 어떤 시나리오는 갈등은 외적 갈등과 내적 갈등 사이 그 어딘가에 있다. 외적 갈등은 캐릭터가 외부 세계에서 마주하는 사람들과 장애물에서 비롯되는 갈등이며 내적 갈등은 캐릭터의 감정과 신념체계를 중심으로 하는 갈등이다. - P24

가령 어떤 소설 속 여자 주인공은 사랑이 필요하지만, 자신이 사랑을 할 만한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녀는 연애 상대를 욕망한다. 과거의 나쁜 경험 때문에 거부당할까봐 겁내면서도 말이다. - P24

주인공은 이러한 요청에 어떻게 대응할까? 자신의 필요와 욕망에 귀를 기울일까, 아니면 공포와 부정적인 생각에 귀를 기울일까? 게다가 결정과정이 뭔가 다른 문제(가령 나이 차이가 크다거나 남자가 여자가 다니는 직장의 상사라는 사실) 때문에 더욱 복잡해진다면? - P25

각각의 외부 상황은 캐릭터가 본격적으로 행동하기 전에 내적 평가와 저울질을 하게 만들 것이고, 의미있는 갈등은 캐릭터의 신념체계를 바꾸어 놓을 것이다. 갈등은 이렇듯 캐릭터를 ‘내적으로‘ 형성해내는 힘을 갖고 있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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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얼마나 근사한 말인가! 그렇다, 그 버드가 힘찬 날갯짓과 더불어 돌아왔다. 지구상의 모든 장소에서 노보시비르스크에서 팀북투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하늘을 우러러 그 위대한 새의 그림자를 목격하고 환호성을 지르리라. 그리고 세계는 다시금 새로운 햇빛으로 가득차리라.

때는 1963년, 사람들이 버드 찰리 파커의 이름을 마지막으로 들은 지 벌써 오랜 세월이 흘렀다. - P53

그러나 그로부터 팔 년이 지난 1963년 여름, 찰리 파커가다시 알토색소폰을 들고, 뉴욕 근교의 스튜디오에서 앨범 한장분의 녹음을 마쳤다. 앨범의 타이틀은 ‘찰리 파커 플레이스보사노바‘! - P54

이것은 내가 대학생 무렵 쓴 글의 첫머리다. - P54

물론 <찰리 파커 플레이즈 보사노바>라는 음반은 실재하지 않는다. 찰리 파커는 1955년 3월 12일 사망했고, 보사노바가 스탄게츠 등의 연주를 통해 미국에서 히트한 것은 1962년이다. - P55

 내 입으로 말하기도 좀 그렇지만 세부까지 공들여 그럴듯하게 지어낸, 어찌 보면 열정 가득한 글이었다고 생각한다. 끝에 가서는 이 음반이 정말로 존재하진 않을까 나 자신마저 믿고 싶어졌을 정도다. - P55

편집장은 자신을 깜빡 속인 것을 두고 잠깐 쓴소리를 하긴 했지만(사실은 속인 게 아니라 자세한 설명을 생략했을 뿐이지만),
비록 대부분 비판적일지언정 게재 기사에 대해 나름대로 반응을얻은 것이 내심 기쁜 모양이었다ㅡ - P56

 하지만 글이 표현하고자 한 음악의 이미지는 대충 파악했으리라 짐작한다. 물론 그 음악은 실재하지 않지만, 혹은 실재하지 않을 터이지만. - P60

시간이 나서 숙박중인 호텔근처를 산책하다가 이스트 14번지에 있는 작은 중고 레코드가게에 들어갔다. 그리고 찰리 파커 코너에서 내가 발견한 것은 웬걸, ‘Charlie Parker Plays Bossa Nova‘라는 타이틀의 레코드였다. 개인이 만든 해적판 같은 레코드였다. 흰색 재킷에 그림도사진도 없이 검은 글씨로 제목만 무뚝뚝하게 인쇄되어 있었다. - P61

 놀랍게도 곡명과 연주자명단 모두 내가 학창 시절 혼자서 지어냈던 것과 한 치도 다르지않았다. 딱 두 곡에서 카를 루스 조빙 대신 행크 존스가 피아노를 맡았다. - P61

나는 새삼스럽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기가 정말로 뉴욕일까? 틀림없이 뉴욕의 다운타운이었다.  - P62

레코드에는 35 달러라는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어떻게 할지한참 고민했다. 결국 레코드를 사지 않고 가게를 나왔다. 어차피누군가의 실없는 장난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누구 별난 사람이 내가 쓴 글의 내용대로 있지도 않은 레코드를 그럴싸하게꾸며낸 것이다. - P62

 역시 그레코드를 샀어야 했다. 설령 의미 없는 가짜라 해도, 상당히 과한 가격이라 해도, 일단은 손에 넣고 봤어야 했다. 이리저리 꼬여온 내 인생의기이하고 야릇한 기념품 삼아서. 나는 그길로 다시 14번지로 향했다. 발길을 서둘렀지만 레코드가게 문은 이미 닫혀 있었다. - P63

이튿날 오전 다시 한번 가게를 찾아가봤다. 올이 풀린 라운드넥 스웨터를 입고 머리숱이 별로 없는 중년 남자가 계산대에 앉아 신문 스포츠면을 읽으면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 P63

찰리 파커 코너를 찾아봤지만, 내가 찾는 레코드는 없었다. 어제 분명히 이 코너에 레코드를 돌려놨는데. 하릴없이 재즈 섹션에 있는 모든 박스를 뒤져봤다. 어디 다른 데로 끼어들어갔을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그 레코드는 보이지 않았다. - P63

"어떤 레코드요?" 그는 <뉴욕 타임스>에서 눈을 떼지 않고 물었다.
"〈Charlie Parker Plays Bossa Nova>" 내가 말했다.
남자가 신문을 내려놓고, 가느다란 철테 돋보기안경을 벗고천천히 내 쪽을 돌아보았다. "미안한데, 다시 한번 말해줄래요?"
나는 되풀이했다. 남자는 아무 말 하지 않고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는 고개를 작게 가로저었다. "그런 레코드는 없어요. - P64

"그걸 우리 가게에서 봤다고요?"
"그래요. 어제 오후에 여기서요." 나는 그 레코드에 대해 설명했다. 어떤 재킷에, 어떤 곡이 들어 있었는지. 그리고 35달러라는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는 것도
"아마뭘 착각하셨겠죠. 그런 레코드는 우리 가게에 없어요.
재즈 레코드를 매입하고 값을 매기는 작업은 나 혼자 하니까, 그런 걸 봤다면 기억하기 싫어도 기억날걸요."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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