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그저 허세 뿐인가는 생각도 든다. 이는 이해를 못 하니 거부하는 과정인 것 같다.
각설하고 이번 이야기를 읽으면서 예전에 읽다 만 일본 환상향 소설이 있다는 것을 기억했다.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알라딘에 기록이 있을 것이다. 나중에 빌리거나 사서 봐야겠다.

"내가 죽었을 때는 아직 서른네 살이었어. 서른네 살 버드는내게 말했다. 아마 내게 말했지 싶다. 그 방에는 나와 버드 둘뿐이었으니까. 나는 그의 말에 뭐라고 반응할 수 없었다. - P67
"물론 죽음은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오지." 버드가 말했다. "하지만 동시에 지극히 완만한 것이기도 해. 자네 머릿속에 떠오르는 아름다운 프레이즈와 마찬가지야. (후략)" - P68
"베토벤이 쓴 멜로디 중에서 최고의 스윙이라 할 수 있는 소절이야." 버드가 말했다. "나는 그 1번 콘체르토를 옛날부터 좋아했어. 셀 수없이 들었지. 슈나벨이 연주한 SP 레코드로 그래도희한한 일이지. 이 찰리 파커가 죽을 때 머릿속으로 몇 번이고흥얼거린 것이 하필이면 베토벤의 멜로디라니. 그러고는 어둠이 찾아왔어. 막이 내리듯이." - P69
"자네에게 인사 한마디 하려고 들른 거야. 고맙다고 말하려고 내 음악을 듣고 즐거웠다면 기쁠 텐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말이라도 했어야 했지만, 역시 자리에 맞는 말을 떠올릴 수 없었다. "페리 코모 싱즈 지미 헨드릭스라." 버드는 생각난 듯이 중얼거렸다. 그러고는 또 쉰 목소리로 쿡쿡 웃었다. - P70
꿈에서 깼을 때, 베갯머리의 시계는 오전 세시 반을 가리키고있었다. 물론 주위는 아직 캄캄했다. 방을 가득 채운 줄 알았던 커피향은 이미 사라졌다. - P70
그렇다, 버드는 내게 고맙다는 말을 하려고 내 꿈에 찾아온 것이다. 한참 옛날에 내가 그에게 보사노바 음악을 연주할 기회를 제공한 것에 감사하기 위해서. 그리고 마침 갖고 있던 악기로 <코르코바도>를 연주해주었다. 당신은 이 이야기가 믿어지는가?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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