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권 소설과 비문학의 가장 큰 단점은 문장이 너무 길다는 것이다.






그러나 캐릭터의 발전은 내적인 데서 멈추지 않는다.
(중략)
그 결과에 따라 캐릭터는자신의 입지가 어디인지, 다가올 또 다른 갈등에 얼마나 대비가 되어 있는지 알게 된다. - P25

대개 갈등은 캐릭터의 인식 부재를 포착한다. 즉, 캐릭터는 특정 순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에 즉시 돌입한다는 뜻이다.  - P26

캐릭터는 차분하게 사건을 다시 검토해 차후에 닥칠 일을 미리 알아내고 제대로 준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지만, 이는 완벽한 세계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현실에서 이러한 사건은 내적 갈등을 불러온다. - P26

(전략) 내면에 역량이 없어 남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공포를 갖게 되는 경우 캐릭터는 내적 갈등을 겪는다. 이러한 부정적 반응은 캐릭터의 판단을 흐리게만들고 캐릭터는 이제 뒤로 빠져 주춤한 채 행동을 망설이게 된다. - P26

차게 플롯의 중심을 차지하는 큰 갈등이건 캐릭터에게 압박을가하고 위기를 고조시키는 특정 장면의 복잡한 상황이건 어느 쪽이든 간에 상관없다. 좋은 이야기는 무엇보다 똑같은 유형의 갈등에 집착하는 법이 없다. - P27

또 다른 사례는 <23 아이덴티티 Split>라는 영화다. 영화의 주인공 케빈 크럼은 24개의 다른 인격이 있다. 각각의 인격은 그 전의 인격보다 더 어둡고 위험하다. 일부 사람들은 그럼의 지하실에 갇힌 피해자들을 도우려 하고 일부는 이들의 감금을 기뻐한다. (주의: 이어지는 내용에는 스포일러가 있다!) 만약 여러 개의 인격 중 하나가 강하고 폭력적인 능력을 가진(온전히 인간이 아니라 짐승인) 비스트였다‘는 결말이 없었다면, 이 이야기는 그저 평범하고 교과서적인 갈등(캐릭터와 그의 자아가 싸우는)을 다루는 이야기가 될 뻔했다. - P28

갈등이라는 폭탄의 폭발 지점은 늘 캐릭터, 특히 주인공과 가까이에 있는 장소다. 부서지고 깨지는 자동차 추격 씬이나 폭발 장면도 근사하지만, 좀 더애정을 갖게 된 독자들은 캐릭터가 갈등에 얽혀 어떻게 부딪칠지를 보고싶어 한다. 따라서 장애물과 난제를 선택할 때는 캐릭터의 관점character-view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으며 이때 갈등이 캐릭터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 P28

관계는 건강하거나 병적일 수도 있고 안전하거나 유독할 수도 있다.
관계가 간단치 않은 이유는 캐릭터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캐릭터는 자신과 타인들의 관계를 시험에 들게 할 말과 행동을 일삼는다. - P29

관계상의 갈등은 건전한 갈등일 수 있다(형제자매들 간의 가볍고 악의 없는 지분거림이거나 두 연인이 나누는 치열한 눈길 등), 그러나 대개는 나쁜 쪽의 갈등에 가깝다. - P29

‘갈등관계‘ 조합의 기막힌 또 한 가지 측면은 캐릭터의 직업 생활과 사생활이 거미줄처럼 엮여 있다는 점이다. 직업이건 사생활이건 한 가지관계의 긴장을 초래하는 갈등은 다른 관계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난관이 잔뜩 생겨날 수 있다. - P30

캐릭터에게 갈등을 제공하는 또 다른 방법은 의무와 책임, 특히 가정 및 직장 생활과 관련된 의무와 책임을 누적시켜 캐릭터가 현재 처해있는 상태를 붕괴시키는 것이다. 대개 직장과 가정 사이에는 불편한 동맹 관계가 존재한다.  - P30

가장 신성하고 안전한 곳이어야 할 가정이 일촉즉발의 상황이 발생하는 공간으로 변하게 되면, 또 얼마나 많은 갈등이 더욱 쌓여 캐릭터의세계를 붕괴시킬까? 늙은 아버지가 병들어 돌봐드릴 일이 생기거나, 자동차 사고 때문에 비싼 값을 들여 차를 수리해야 하고 병원비까지 내야하는 상황이 된다면? - P31

분명히 말하건대, 캐릭터의 의무감과 책임감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하는 짓은 사실 치사하다. 감정이 상하는 최악의 경우 중 하나가 바로, 누군가 저질러 놓은 잘못의 뒷감당을 다른 누군가가 해야 할 때다.  - P31

하지만 캐릭터가 자신의 짐을 덜어낼 방법을 알아내지 못해 자신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을 실망시키게 된다면? 때로 우리는 그러한 위기를 원한다. 우리가 창조한 캐릭터가 죄의식과 수치심과 열패감에져 허우적대는 꼴을 꼭 보고 싶은 것이다. - P32

자신이 도대체 무슨 짓을 저질러놓은 건지 깨닫는 순간, 우리는 그자리에서 얼어붙고, 가슴이 답답해 숨도 못 쉴 지경이 된다. 마치 고문을당하는 것처럼 우리는 아주 상세하게 실수를 복기하고, 세상이 문을 쾅하고 닫아버린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며 한숨을 내쉰다. - P32

현실에서 우리는 실패나 실수를 피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한걸음이라도 잘못 내디뎠다가는 자신이 부족한 인간이라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날 게 뻔하며 그렇기에 우리는 자신을 두고 가장 혹독한 비평가가 되는 경향이 있다. - P33

실패나 실수는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캐릭터가택할 수 있는 두 번째 길이 바로 실패나 실수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다. 실수는 캐릭터에게 결여되어 있던 어떤 시각을 제공할 수 있다. 캐릭터는 그동안 열의를 갖고 행동하고 있었는지 아니면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관성적으로 해오며 살아오고 있었는지 생각한다. - P33

. 그러나 실패는 캐릭터로 하여금 자신이 밟아온 길을 돌아보고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점검케 하는 체크 포인트이기도 하다. 지금 올바른 길에 서 있는가?‘, ‘설정했던 목표는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스스로 할당한 과제를 감당할 수 있는가?‘, ‘다음번에 실수를 피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캐릭터가 그간 일어났던 일을 곰곰이생각하고 다시 도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그가 변화에 열려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이 지점이 바로 강력한 인물호의 계기가 된다. - P34

도덕적 딜레마와 유혹은 캐릭터를 다양한 방식으로 괴롭힌다.  - P34

 도덕적인 유혹은 옳고 그른 것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으로 캐릭터를 몰아넣는 결정이다. 꽤 노골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유혹은 사실 노골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 P35

유혹이란 크건 작건 캐릭터가 정말 원하지만 정작 최상의 선택지일수는 없는 뭔가를 캐릭터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복수할 기회가 온다면 캐릭터는 그 기회를 붙잡을까? 출장지에서 직장 동료와 바람을 피워도 배우자가 알 리가 없다면 캐릭터는 결국 부정을 저지를까? - P35

상황을 완화시키는 요소들은 흑백을 뒤섞어 회색으로 바꿔버리는탁월한 방법이다. 이런 요소들을 활용해 캐릭터의 신념에 질문을 던진 다음, 그가 과거라면 생각조차 못했던 길을 택하는 쪽으로 얼마나 가까이 가게 되는지 확인하라.  - P36

도덕적인 갈등은 캐릭터로 하여금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믿는 신념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재고하도록 강제하는 데 유익할 뿐 아니라 옳고 그름과 정체성이라는 이야기의 주제도 강화시켜준다. - P36

인생은 바쁜 것이다. 특히 책임이 막중한 자리에 앉아 있는 캐릭터에게 삶이란 훨씬 더 바쁘고 분주하다. 최상의 시절을 보내는 캐릭터는 관계도 챙기고, 해야할 일을 관리한다.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위험을 뚫고 나아가며 목표에 다가서기 위해 하나씩 하나씩 일을 착착 처리해나간다. 그런데 캐릭터에게는 불행한 일이지만, 작가는캐릭터를 최상의 시절보다는 최악의 시절로 끌고 들어가는 일에 훨씬 더 큰 흥미를 느낀다. - P37

압력이나 시간 압박의 형태로 갈등이 닥쳐오면 캐릭터는 주의가 산단해져, 중요한 일과 무관한 일들을 제쳐두고 가장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압력이 진행될수록 실수를 저지를 여지 따위는 더더욱 없어지므로 캐릭터는 자신의 강점을 동원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압력은 다양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압력은 독자들의 긴장을 유발하기에도 좋다. 독자들은 캐릭터가 새로운 위협을 처리할 수 있을지 그 여부를 궁금해한다. ‘캐릭터는 새로운단제를 어떻게 돌파할 수 있을까?‘, ‘제한 시간 내에 일을 끝마칠 수 있을까?" 더해지는 압박과 긴장은 독자들을 붙잡아 밤늦도록 책장을 넘기게만든다. 독자들은 캐릭터가 나날이 추가되는 새로운 압박을 어떻게 뚫고나아가는지 알고 싶어 좀이 쑤신다. - P38

캐릭터가 풀어야 할 문제를 잔뜩 제공하면 캐릭터가 갈 수 있는 방향도 다양해진다. 이제 캐릭터는 자신조차 깜짝 놀랄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이른다. - P39

승산 없는 시나리오

때로는 정말로 고통을 안기는 갈등이 필요하다. 이런 유형의 갈등은 캐릭터에게 나쁜 선택과 더 나쁜 선택 사이에서 선택하라고 강요한다. - P39

승산 없는 시나리오에서는 바로바로 대응을 해야 하기 때문에 캐릭터가 자신 앞에 놓은 선택지들을 두고 크게 고민하지 않을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다행스럽게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이런 상황은 더욱 나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 P40

1초를 가를 정도로 짧은 순간 내려야 하는 승산 없는 결정은 대개가시가 잔뜩 돋아 있기 때문에 사후에 흉터를 남긴다. 자신이 내린 결정을 마주하고 그 결과로 생겨난 의심을 계속 감수해야 하는 일은 결코쉽지 않으며 결국 캐릭터는 아주 깊은 어둠 속으로 끌려들어간다. 더구나 상황 자체가 상처가 심하고 고통스러울 경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라는 결과(불안, 우울증, 야경증 등)도 야기될 수 있다. - P41

이야기를 만들 때, 승산 없는 상황을 활용해 무능함이라는 요소까지 포함시켜 해결되지 않는 상처를 일으킬 수 있다. 자신의 결정을 바라보는 캐릭터의 그릇된 믿음을 바꾸지 않으면 캐릭터는 과거를 극복하고 낮아진 자존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 결국 캐릭터는 진실을 깨닫는 시점에도달해야 한다. 당시 캐릭터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 P42

갈등의 묘미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갈등은 캐릭터의 약점을 찌르고 위험을 고조시키며, 자기 성장을 향한 경로를 독려하는강력한 방법이다.  - P42

강렬한 갈등에는
‘성패가 갈리는 위기‘가 필요하다

작가라는 사람들은 갈등이 독자를 바로 끌어들인다는 무모한 믿음을 갖고 있다.  - P42

이 문제를 다음과 같이 생각해보자. 악한 사람에게 나쁜 일이 벌어지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이웃집 파이프가 터졌다고 생각해보자. 그 이웃이라는 작자는 우리집 테라스에 동성애 옹호를 상징하는 무지개깃발이 나부낀다는 이유로 반상회에 가서 이의를 제기한 인간이다. 
(중략)
고소하다는 느낌 말고 달리 더 중요한 감정이 더 드는가? 과연 여러분의 인생에 있어 좀 더 의미 있는 방식으로 영향을 받게 되는가? - P43

갈등이 독자들에게 중요성을 띠려면 뭔가 성패가 갈리는 위기가 있어야 한다. 성패가 갈리는 위기란 캐릭터가 상황을 성공적으로 헤쳐 나가지 못할 경우 대가를 치르는 위기다. - P43

위기는 긴장을 증가시키고 실패의 대가를 대폭 키운다. 작가의 목적은 성패를 가르는 이러한 위기를 아주 크게 키워 캐릭터가 돌이킬 수도 없을 정도로(심지어 캐릭터가 자신의 가장 깊은 공포를극복한다 해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만드는 것이지만, 실패의 대가는 작가인 여러분에게 달려 있다. - P44

윤리적 위기 Moral Stakes

윤리적 위기는 캐릭터의 신념이 위태로워질 때 작동한다. 경찰관이 범죄를 눈감아주는 대가로 버쬐계의 거물에게 뇌물을 제안받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중략)
윤리적 위기는 양날의 칼이므로 캐릭터의 가장 심오한 측면들을 독자에게 드러낼 수 있다든 장점까지 있다. - P45

근원적 위기 Primal Stakes

죽음의 위기라고도 한다. 근원적 위기는 중요한 뭔가의 소멸이나 죽음과 연관이 있다. 순수함, 관계, 경력, 꿈, 관념, 신념, 명성이 종말을 맞거나 아니면 아예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 P45

그렇지 않다면 캐릭터가 무엇 때문에 고난과 위험, 심지어 죽음까지 불사해야한단 말인가? 따라서 작가는 사안을 캐릭터에게 중요한 사적인 문제로만들고 그가 아끼는 사람을 위험에 처하게 함으로써 캐릭터를 호되게 내리쳐야 한다. - P45

캐릭터에게 마음를 쓰게 만들라

(중략)

내적 풍경이란 주인공의 윤리와 가치, 취약성과 상처, 두려움과 필요 같은 것들로 요약할 수있다. 캐릭터의 거친 외면을 조금씩 깎아 들어가서 그의 내적 사유와 감정과 욕망을 드러내보임으로써 독자들은 캐릭터를 알게 되고 그의 분투에 마음을 쓰게 된다.  - P46

 작가들은 위기관리를 제대로 못하거나 갈등 수준이 너무 낮아 독자들이 책을 덮어버리는 상황을 걱정해야 한다. 그러므로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데 집중하고, 독자들의 머릿속에 캐릭터의 상황이 견고하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작업하는 데 열중해야 한다. - P46

먹거나 쓰지 말아야 할 것에 탐닉하다.
Indulging when one should Not

사례


•무작위로 테스트를 받게 될 가능성이 있을 때, 성적을 향상시키는 스테로이드제를 쓴다.
•처방약을 복용하고 있는데 폭음을 한다.
•의심스러운 동기로 접근하는 인물에게서 유혹적인 음식이나 음료를 받아먹거나 마신다.
•중요한 행사 혹은 일정 전날에 폭음하거나 약물을 사용한다.
•과도한 소비나 불필요한 소비에 빠진다. - P321

초랴할 수 있은 심각한 결과

•입원과 약물 치료가 필요한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생긴다.
•술이 캐릭터에게 필요한 약물에 방해작용을 해약이 효력을 내지못하게 된다. - P322

생길 수있는 감정

끔찍함, 갈등, 창피함, 환락, 죄책감, 무심함, 후회, 안도감, 슬픔, 만족,
자기혐오, 부끄러움, 불편함, 자신이 하찮다는 느낌 - P322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부정적인 특성

중독 성향, 유치함, 위선, 충동식 성향, 무책임한 신경과민, 완벽주의, 반항심. 자기 파괴적인 태도, 탐닉 성향, 이기심, 버릇없음, 의지박약 - P322

기본 욕구에 미치는 영향

•자아실현 욕구 :  캐릭터가 좋지 않은 타이밍에 탐닉하여 의미 있는 목표를 이루지 못하게 된 경우, 미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존중과 인정의 욕구 : 캐릭터가 탐닉 행위 후 수치스럽거나 무책임한 방식으로 행동할 경우, 타인에게 좋지 않은 시선을 받을 수 있다. 옳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멈추지 않았고 특히 한두 번에 그치지 않았다면 캐릭터는 스스로를 낮잡아보게 된다.

•애정과 소속의 욕구 : 탐닉이 가족과 친구가 염려하는 유해한 강박이거나 중독일경우, 캐릭터는 수치심 때문에 자신이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로부터 멀어질수 있다. - P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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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나 영화, 드라마에서는 많을수록 신나지만 현실에서는 질색하며 피하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갈등이다. 갈등은 힘들다. 갈등은 모든걸 엉망진창으로 망쳐놓는다. 갈등은 예측 불가능하다. - P15

하지만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라면 문제가 다르다. 독자 입장에 서면 우리는 책을 움켜쥐고 온갖 곤경과 중상모략을 만끽하며 낭떠러지에서 추락하고 싶어 안달이 난다.  - P15

실생활에서는 피하려고 애쓰지만, 픽션에서는 넘칠수록 더 원하게되는 게 갈등이라니. 뭔가 아이러니해 보이지만 심리학적으로는 이런 아이러니가 꽤 일리가 있다. 책은 인간의 ‘투쟁-도피 fight or flight‘ 본능을 크게 자극하지 않는다. - P15

. 우리는 캐릭터가 느끼는 공포와 분노와 혼란을 똑같이 느끼며 그들의 경험을 동일시하고 이야기 속에 빠져든다. 실제 경험을 통해 불확실성과 두려움의 고통이라든가 완전한 열패감이 무슨 느낌인지를 현실에서 이미 배웠기 때문이다. - P16

. 독자가 바라는 결말은 단연 후자로, 주인공이 고난을 버텨주길 바란다. 현실의 삶과 소설은 아주 중요한 한 가지 지점에서 수렴하기 때문이다. 현실에서든 소설에서든 성취에는 극도의 희열이 동반된다. 현실 속의 우리나, 소설 속의 캐릭터나 가장 필요로 했던어떤 것을 기어코 얻어내 의기양양해지는 순간은 무엇과도 견줄 수가 없다.  - P16

따라서 현실을 사는 우리는 역경을 좋아하지 않고 대개 피하려 노력하지만, 사실 그것을 극복하는 행위는 우리를 진정으로 살아 있다고 느끼게 해준다. - P16

 외적 갈등은 캐릭터가자신의 세계를 면밀히 살피고 선택을 하며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행동을 취하게끔 만드는 일종의 장애물을 공급함으로써 플롯을 앞으로 진행시킨다. 내적 갈등은 캐릭터의 내면에서 일어나며 캐릭터가 공포와 신념과 필요와 가치놔 욕망 사이에서 심리적인 줄다리기를 하게 만든다 - P16

캐릭터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 두려움을 무릅쓰고 벼랑 끝으로 올라섬으로써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면 결국 후퇴하고 말까? 독자는 이 지점에서 이야기에 감응한다. 갖은갈등과 고난을 맞이한 캐릭터가 투쟁해나가는 모습은 독자들에게 감정적인 울림을 던진다. - P17

 갈등은 캐릭터를 한계까지 밀어붙여 가장 절실하고 절망적인 순간에 그의 진면목(윤리와 가치와 신념)을 드러낸다. 성공과 실패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이야기의 출발점에서 보았던 캐릭터의 모습과 이야기의 끝에 나타나는 캐릭터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 P17

2016년, 버몬트대학교와 애들레이드대학교는 야심만만한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프로젝트 구텐베르크 Project Gutenberg‘에 모아놓은 소설1,737편의 감정호emotional arc"를 분석한 후 작품들이 총 몇 개의 내러티브 플롯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알아보기로 한 것이다. 정답은 몇 개였을까? 바로 6개였다. - P18

스토리텔링의 범주에 몇 가지 이상의 플롯이 솓해여 하는가를 논의하는 이론은 넘쳐난다. 그러므로 핵심 플롯에 대한 연구는 이것이 최초도 아니고 당연히 마지막이 되지도 않을 것이다. - P20

갈등이 이야기의 핵심이라는 주장은 꽤 대담한 주장일 수 있다. 갈등 외에도 다양한 요소가 이야기 속에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각각의 이야기에 고유성을 부여하는 데 ‘캐릭터‘ 또한 막대한 역할을 수행한다. 캐릭터는 성격, 배경이 되는 내용 back story, 욕망, 필요 등을 통해 끝없이 재창조가 가능하다. - P20

스토리텔링에 관한 한 갈등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위대한 이야기는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핑핑 돌아가는 장애물, 방해, 난제를 제시해야 한다. 각 이야기의 순간순간은 도입하는 문제로 인해 참신해진다. 그렇다고 갈등을 닥치는 대로 던져 넣거나 구조가 결여되어도 괜찮다는 말은 아니다. - P20

 그뿐 아니라 각 이야기는 중심 갈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플롯형식의 수가 제한되어 있듯, 갈등을 위한 기존의 문학 형식도 정해진 몇 가지가 있다. - P21

캐릭터 vs 캐릭터

주인공의 의지가 다른 캐릭터의 의지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유형이다. 둘 사이는 맞수(영화 <피구의 제왕Dodgeball: A True Underdog Story〉의 체육관 주인 피터와 화이트 굿맨), 경쟁자(영화 <게임 나이트 Game Night>의 인물들 혹은 상반되는 욕구나 욕망이나 의제를 지닌 적수(영화 <다이 하드Die Hard>의 한스 그루버와 존 맥클레인)일 수도 있다.  - P21

캐릭터 vs 사회

이 이야기의 특징은 캐릭터가 사회나 세계 내의 강력한 행위자에 대항해 맞장을 뜨다가 극복하기 힘들어 보이는 난제를 만난다는 것이다.
영화 <쓰리 빌보드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에 나오는 주인공 밀드레그 헤이스는 살해당한 자신의 딸과 관련된 정의를 실현하기 위햐 경찰과 대립한다. - P22

캐릭터 vs 테크놀로지

캐릭터와 테크놀로지 혹은 캐릭터와 기계가 대립하는 경우다. 터미네이터와 대적하는 사라 코너나 매트릭스와 전투를 벌이는 네오가 대표적인 사례다.  - P22

캐릭터 vs 초자연적 존재

캐릭터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바깥에 존재하는 적을 마주하는 갈등상황이다. 스티븐 킹 원작의 영화 <닥터 슬립 Doctor Sleep>에서 초자연적이거나 주술적인 힘에 맞서는 대니 토렌스 <고스트라이더Ghost Rider>에서 귀신에게 홀리는 자니 블레이즈가 이러한 사례에 해당되는 캐릭터다. - P22

캐릭터 vs 자아

갈등의 모든 형식 중에서 가장 사적이고 가장 강력한 갈등이 캐릭터와 자아 간의 갈등이다. 이 갈등에서 마찰은 캐릭터의 신념 체계 내부에서 발생한다. - P23

또 다른 사례는 텔레비전 드라마 시리즈 <덱스터Dexter>의 주인공 덱스터 모건이다. 텍스터는 다른 살인자를 죽여 윤리적 행동수칙을 따르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자, 즉 소시오패스다. 그는 이중생활을 영위한다. 경찰을 위해 유능한 혈흔 분석가로 일하는 동시에 살인 충동과 사적 제재에 흠뻑 빠진 인간이라는 뜻이다. - P23

갈등은 투쟁이다

모든 충돌은 대립하는 두 세력 간의 싸움으로 요약할 수 있다. 어떤 시나리오는 갈등은 외적 갈등과 내적 갈등 사이 그 어딘가에 있다. 외적 갈등은 캐릭터가 외부 세계에서 마주하는 사람들과 장애물에서 비롯되는 갈등이며 내적 갈등은 캐릭터의 감정과 신념체계를 중심으로 하는 갈등이다. - P24

가령 어떤 소설 속 여자 주인공은 사랑이 필요하지만, 자신이 사랑을 할 만한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녀는 연애 상대를 욕망한다. 과거의 나쁜 경험 때문에 거부당할까봐 겁내면서도 말이다. - P24

주인공은 이러한 요청에 어떻게 대응할까? 자신의 필요와 욕망에 귀를 기울일까, 아니면 공포와 부정적인 생각에 귀를 기울일까? 게다가 결정과정이 뭔가 다른 문제(가령 나이 차이가 크다거나 남자가 여자가 다니는 직장의 상사라는 사실) 때문에 더욱 복잡해진다면? - P25

각각의 외부 상황은 캐릭터가 본격적으로 행동하기 전에 내적 평가와 저울질을 하게 만들 것이고, 의미있는 갈등은 캐릭터의 신념체계를 바꾸어 놓을 것이다. 갈등은 이렇듯 캐릭터를 ‘내적으로‘ 형성해내는 힘을 갖고 있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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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얼마나 근사한 말인가! 그렇다, 그 버드가 힘찬 날갯짓과 더불어 돌아왔다. 지구상의 모든 장소에서 노보시비르스크에서 팀북투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하늘을 우러러 그 위대한 새의 그림자를 목격하고 환호성을 지르리라. 그리고 세계는 다시금 새로운 햇빛으로 가득차리라.

때는 1963년, 사람들이 버드 찰리 파커의 이름을 마지막으로 들은 지 벌써 오랜 세월이 흘렀다. - P53

그러나 그로부터 팔 년이 지난 1963년 여름, 찰리 파커가다시 알토색소폰을 들고, 뉴욕 근교의 스튜디오에서 앨범 한장분의 녹음을 마쳤다. 앨범의 타이틀은 ‘찰리 파커 플레이스보사노바‘! - P54

이것은 내가 대학생 무렵 쓴 글의 첫머리다. - P54

물론 <찰리 파커 플레이즈 보사노바>라는 음반은 실재하지 않는다. 찰리 파커는 1955년 3월 12일 사망했고, 보사노바가 스탄게츠 등의 연주를 통해 미국에서 히트한 것은 1962년이다. - P55

 내 입으로 말하기도 좀 그렇지만 세부까지 공들여 그럴듯하게 지어낸, 어찌 보면 열정 가득한 글이었다고 생각한다. 끝에 가서는 이 음반이 정말로 존재하진 않을까 나 자신마저 믿고 싶어졌을 정도다. - P55

편집장은 자신을 깜빡 속인 것을 두고 잠깐 쓴소리를 하긴 했지만(사실은 속인 게 아니라 자세한 설명을 생략했을 뿐이지만),
비록 대부분 비판적일지언정 게재 기사에 대해 나름대로 반응을얻은 것이 내심 기쁜 모양이었다ㅡ - P56

 하지만 글이 표현하고자 한 음악의 이미지는 대충 파악했으리라 짐작한다. 물론 그 음악은 실재하지 않지만, 혹은 실재하지 않을 터이지만. - P60

시간이 나서 숙박중인 호텔근처를 산책하다가 이스트 14번지에 있는 작은 중고 레코드가게에 들어갔다. 그리고 찰리 파커 코너에서 내가 발견한 것은 웬걸, ‘Charlie Parker Plays Bossa Nova‘라는 타이틀의 레코드였다. 개인이 만든 해적판 같은 레코드였다. 흰색 재킷에 그림도사진도 없이 검은 글씨로 제목만 무뚝뚝하게 인쇄되어 있었다. - P61

 놀랍게도 곡명과 연주자명단 모두 내가 학창 시절 혼자서 지어냈던 것과 한 치도 다르지않았다. 딱 두 곡에서 카를 루스 조빙 대신 행크 존스가 피아노를 맡았다. - P61

나는 새삼스럽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기가 정말로 뉴욕일까? 틀림없이 뉴욕의 다운타운이었다.  - P62

레코드에는 35 달러라는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어떻게 할지한참 고민했다. 결국 레코드를 사지 않고 가게를 나왔다. 어차피누군가의 실없는 장난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누구 별난 사람이 내가 쓴 글의 내용대로 있지도 않은 레코드를 그럴싸하게꾸며낸 것이다. - P62

 역시 그레코드를 샀어야 했다. 설령 의미 없는 가짜라 해도, 상당히 과한 가격이라 해도, 일단은 손에 넣고 봤어야 했다. 이리저리 꼬여온 내 인생의기이하고 야릇한 기념품 삼아서. 나는 그길로 다시 14번지로 향했다. 발길을 서둘렀지만 레코드가게 문은 이미 닫혀 있었다. - P63

이튿날 오전 다시 한번 가게를 찾아가봤다. 올이 풀린 라운드넥 스웨터를 입고 머리숱이 별로 없는 중년 남자가 계산대에 앉아 신문 스포츠면을 읽으면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 P63

찰리 파커 코너를 찾아봤지만, 내가 찾는 레코드는 없었다. 어제 분명히 이 코너에 레코드를 돌려놨는데. 하릴없이 재즈 섹션에 있는 모든 박스를 뒤져봤다. 어디 다른 데로 끼어들어갔을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그 레코드는 보이지 않았다. - P63

"어떤 레코드요?" 그는 <뉴욕 타임스>에서 눈을 떼지 않고 물었다.
"〈Charlie Parker Plays Bossa Nova>" 내가 말했다.
남자가 신문을 내려놓고, 가느다란 철테 돋보기안경을 벗고천천히 내 쪽을 돌아보았다. "미안한데, 다시 한번 말해줄래요?"
나는 되풀이했다. 남자는 아무 말 하지 않고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는 고개를 작게 가로저었다. "그런 레코드는 없어요. - P64

"그걸 우리 가게에서 봤다고요?"
"그래요. 어제 오후에 여기서요." 나는 그 레코드에 대해 설명했다. 어떤 재킷에, 어떤 곡이 들어 있었는지. 그리고 35달러라는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는 것도
"아마뭘 착각하셨겠죠. 그런 레코드는 우리 가게에 없어요.
재즈 레코드를 매입하고 값을 매기는 작업은 나 혼자 하니까, 그런 걸 봤다면 기억하기 싫어도 기억날걸요."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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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근대 문화의 중요한 요소일 뿐 아니라 그 문화를 형성하는 데에 주요한 힘이었다는 주장을 펼치면 많은 사람들이 믿을 수 없다거나 아니면 너무 과장이 지나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인다. - P15

 이와 같은 결심을 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교양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음과 같이수학에 무지하지만 권위 있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더더욱 그런 결심을 굳히기도 한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신실한 기독교인이라면 공허한 거짓 예언을 하는 자와 수학자 모두를 경계해야 한다. 수학자들은 정신을 어둡게 하고 인간을 지옥의 울타리에 가두어놓는 계약을 악마들과 체결한 위험스러운 인물들이다." - P15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학을 몰라도 된다는 문외한들의 결정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수학은 일련의 기술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아닌 게 아니라 이 기술들은 수학에서 가장 중요하지 않은 부분에 불과한 것으로 물감을 그냥 혼합한 것을 그림이라 말하지 않듯 이또한 수학이라 말할 수 없다. 그러한 기술들은 수학의 본질에서 동기와추리, 아름다움 그리고 의미 등을 모두 박탈하고 나서 남은 찌꺼기에 불과하다. - P16

이러한 수학의 특징은 수학과 과학에 관하여 17세기 한 유명한 작가에 의하여 다소 다르게 표현된 바 있다. "수학자들은 연인과 같다. 수학자에게 최소한의 원리만을 부여하자. 그러면 그는 가지고 있는 원리로부터 당신이 그에게부여해야만 하는 결과를 도출해내고, 이 결과로부터 또 다른 결과를 도출해낸다." - P16

 사람의 창조적 능력이 수학에서 어느 정도 발휘될 수 있는가는 오직 창조라는 그 자체의 시험에 의해서만 결정될 수 있다. 이러한 창조 중 몇 가지는 이후의 논의에서 등장하게 되므로 여기서는 수학의 분야가 광범위하게 분류하더라도 약 80가지나 된다고 진술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 P17

현대에 들어와 또 다른 기본적인 수학의 이용으로 자연현상을 합리적으로 조직화하는 것을 들 수 있다. 개념, 방법, 수학의 결론들은 자연과학의 토대이다. - P17

지적인 호기심과 순수한 사고에 대한 열정이 많은 수학자들을 수의성질과 기하학적 도형의 성질에 대한 연구로 이끌어 매우 독창적인 업적을 낳게 하였다. - P18

그들은 수학을 추상적이고 연역적인 사고의 공리 체계로 바꾸어놓았다. 수학의 주제에 가장 위대한 기여를 한 몇 가지들, 즉 순수하게 지적인 도전에 대한 반응을 이루었던것 중 우리의 시야에 들어오는 것만 언급한다 해도 사영기하학, 수(數)이론, 무한대 이론, 비유클리드 기하학 등이 있다. - P18

 종종 수학을 무시하는 구실이 되었던 것으로 수학자들은 요점 없는 사색이나 탐닉하기를 좋아한다는 등 또는 어리석고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몽상가라는 공격이 그것이다. 이러한 공격을 분쇄할 수 있는 대답은 쉽게 얻을 수 있다. 과학이나 공학적 필요에 의하여 시작된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심지어 순수하게 추상적인 연구도 엄청나게 유용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 P19

이와는 달리 몇몇 ‘사회 지향적인‘ 작가들이 다소 과도하게 주장하는 것처럼, 수학자들이 실용적인 고려, 즉 다리나 라디오, 비행기를 건설하고자 하는 욕망에 의하여 전적으로 자극을 받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이다. 수학 때문에 이렇게 편리한 것들이 가능하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위대한 수학자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추구하는 동안 그러한 실용성에는 거의 눈길조차 두지 않았다.  - P19

비록 그 누군가 +,- 기호를 도입한 창고 점원의 목적 의식적 행동을 보고 ‘수학의 역사상 전환점은 보통사람들이 남긴 사회적 유산에서 비롯된다‘고 확신하였지만, 피타고라스와 플라톤의 이데아를 향한 수학적 명상은 분명 그 점원의 행동보다는 중요한 공헌을 하였다. - P17

심지어 수학을 천직으로 여겼던 창조적인 천재들조차도 직업적인 전문 수학자들과 과학자들을 애타게 했던 문제들을 추구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아마추어‘들과 수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자신들의 작업이 얼마나 유용성 있는가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 P20

 그러나 순수한 사고에서 비롯된 미학과 철학적 관심에 대한 반응들이 수학의 특징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였으며, 더 나아가 그리스의 기하학과 현대 비유클리드 기하학 창조에 있어 아무도 넘볼 수 없는 공헌을 이룩하였다. 한편, 수학자들이 순수 사고의 정점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의 힘이라기보다는 사회적 영향력이 더 큰 역할을 하였다.  - P20

수학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상징적 언어이다. - P20

이러한 치밀함이 사고의 효율성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제롬(Jerome Klapka Jerome, 1859~1927)이 비록수학적 목적은 아닐지라도, 대수적 기호에 의존할 필요성이 있다고 한것은 이러한 장치에 내재하고 있는 유용성과 명료성을 충분히 잘 드러내준다. - P21

수학적 언어는 정밀하다. 너무나 정밀하여 그 형식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종종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만일 수학자가 ‘나는 오늘한 사람을 보지 못했다. (I did not see one person today.)‘ 라고 말한다면, 그는 아무도 보지 못할 수도 있고, 많은 사람을 보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보통은 자신이 아무도 보지 못했다는 것을 뜻한다. - P22

수학적 양식은 간결함과 형식적 완벽함을 목표로 한다. 때로 그 양식은 너무나 성공적이어서 그 정밀함이 보장하고자 하는 명확함늘 오히려 희생하기도 한다. - P23

 그러나 한편 수학적 문헌을 읽는 사람들이 때로 소위 잉크와 종이를 가진 수전노들에 의해서 자신의 인내심을 시험해야 한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 P23

수학은 지식의 총체이다. 그러나 여기에 반드시 진리가 포함되어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시 말하여 성경을 신으로부터 받은 최종적인계시로 믿는 종교학자의 신념과 같이 수학도 공격할 수 없는 지식들의집합이라고 보는 너무나 뿌리깊은 신념이야말로 대중에게 널리 퍼져있는 오류이다.  - P24

20세기의 수학적 지식을 진리와 구별하려면, 수학과 과학을 구별해야 한다. 왜냐하면 과학은 물리적 세계에 대한 진리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아닌 게 아니라 수학은 과학의 등대였으며, 과학이 현문명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에 도달하도록 끊임없이 도움을 주어왔다. - P24

. 인간의 물리적 · 도덕적·사회적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자 하며, 우리 자신의 존재자체에 의하여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고, 자연을 이해하고통제하려고 하며, 이미 획득된 지식의 가장 심오하고도 궁극적인 함의를 탐구하고 정립하고자 노력하는 것도 바로 이 정신이다.  - P25

사실 뉴턴이 최절정기 때 가졌던 지식 정도를 지닌 사람은 오늘날에는 수학자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통념과는 반대로, 수학은 계산에서 시작하지만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오늘날 수학은 너무나 엄청난 몫을 차지하고 있어서 어떠한 수학자도 그 전체를 통달하고 있다고 주장할 수 없게 된 것이다. - P26

사실, 수학의 너무나 많은부분이 문명과 문화의 일부분이었기 때문에 많은 역사가들은 그 시대의 다른 주요한 작품들의 특징을 당시의 수학에 비추어서 발견할 수가 있다. - P26

수학적 창조가 없다는 것이 한 문명의 문화적 지표가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 P26

 우리의 역사가, 경제학자, 철학자, 작가, 시인, 화가, 그리고 정치가들의 업적을 과소평가하지 않으면서, 다른 문명들도 그 능력과 성취에서 필적할 만한 사람들을 배출하였다고 말할수 있다. 그러나 비록 유클리드나 아르키메데스가 월등한 사상가이지만, 그리고 우리의 수학자들이 뉴턴이 말한 바와 같이 그러한 위대한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 있기 때문에 더 멀리 성취할 수 있었을지라도,
수학이 그 범위와 범상치 않은 응용력을 얻게 된 것은 바로 우리 시대에 들어서였다.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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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 RPG의 레벨업 시스템에 이상할 정도로 증오를 불태우는 사람과 만날 때가 있다.
"야, 말이야. 소박한 의문인데, 레벨 올려서 보스 쉽게 잡으면 재밌냐? 전략이나 장비 같은 걸 고민하고, 잘 싸우면이기기도 하고 가끔 지기도 하는 게 게임의 재미 아냐? 왜오랜 시간을 들여 작업 같은 짓까지 해서 일부러 게임을 재미없게 만들어? 아니, 욕하는 게 아니고, 그냥 순수하게 왜그러는지 모르겠거든?" - P108

‐무엇을 감추리오, 고냥고냥의 개발자들이다.

그럼 왜 너희는 일부러 레벨제 RPG 따위를 만든 건데! 아니 욕하는 게 아니고, 그냥 순수하게 왜 그러는지 모르겠거든?! - P109

다만 SLG나 SRPG와 달리 RPG에서는 레벨 노가다라는행위도 게임을 즐기는 법 중 하나로 인식하며, 어지간하면레벨 노가다까지 포함해 밸런스를 조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플레이를 채근하는 적을 내보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고냥귀고냥은 달랐다.
단순 레벨 노가다는 악(惡)이라고 규정하듯, 초반에 레벨을 하염없이 올리는 플레이어에게는 반드시 저승사자가 찾아오는 것이다. - P109

<리저드맨의 함정>에 버금가는 고냥귀고냥 측의 두 번째 자객, 통칭 <트레인 양>이!
트레인 양이라는 이름을 본 순간 감이 좋은 사람, 혹은MMORPG 경력이 긴 사람은 금방 감을 잡을 것이다.
『아항, MPK구나.』 - P110

MPK라니 무섭구만. 미리 알아서 다행이야. 하지만 마을부근에서 싸울 때니까 그런 녀석이 나타나면 얼른 도망치면되겠네.
하지만 어수룩한 생각이다. 단언하건대, 너무나도 어수룩하다.
그런 어정쩡한 생각을 가지고는 고냥귀고냥 개발진의 악의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다. - P110

<리저드맨의 함정>보다도 악랄하다고 불리는 트레인 양이벤트. 하지만 진정한 악랄함은 본인에게 악의가 없다는 점에 있다.
몬스터를 끌며 도망치는 트레인 양의 도주능력은 그야말로 훌륭하다. 치트 수준의 민첩성과 스태미나, 그리고 뒤에도 눈이 달린 것 아닌가 싶어지는 회피 테크닉으로 어떤 적에게서도 도망친다. - P111

하지만 그 뛰어난 도주능력은 자신을 구해줄 법한 사람,
다시 말해 플레이어와 조우한 순간 사라지고 만다. 그녀의도주 테크닉은 말하자면 화재 현장의 괴력과도 같은 것이라.
사람을 만나 안도한 순간 기운이 빠져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게 된자는 설정이 있는 모양이었다. - P112

그녀는 열심히 뛰어난 모험자가 되려 하는 신출내기일 뿐이며, 어째서인지 플레이어가 오랜 시간 필드에서 레벨 노가다를 할 때만 우연히 대량의 몬스터에게 에워싸여 어쩔 수없이 도망치게 되고 마는 피해자인 것이다. - P112

또한 상대가 트레인 양일 때만 몬스터는 상대를 즉시 죽이지않고 지분지분 가지고 놀다 죽이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
트레인 양이 울면서 도움을 청하는 목소리, 그 목소리가점점 희미해져가다가 "미안해, 엄마…." 라고 속삭이며 죽어가는 것을 무시할 수 있다면 이보다 간단한 일은 없을 것이다.  - P113

게다가 트레인 양은 플레이어와 합류한 순간 거의 움직이지 못하게 되니 플레이어는 항상 그녀에게 주의를 기울이며 싸워야만 한다. - P113

또 한 가지 흔한 패턴은 트레인 양을 지나치게 신경 썼을경우, 그녀를 지키려고 신경을 쓴 나머지 플레이어는 거의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트레인 양보다 먼저 죽는다. 다만그 경우, ‘죽기는 했지만 소녀를 지키기 위해 싸웠으니 후회는 없다‘고 홀가분한 기분으로 죽어간다는, 그딴 어수룩한 전개는 이 게임에 없다. - P114

그런 말과 함께 울면서 플레이어에게 매달리는 트레인 양의 모습과,
"커헉!"
그 때문에 움직임이 멈춘 트레인 양의 목에 몬스터의 칼날이 떨어지는 순간을. - P114

그리고 그 뒤에는………….
"매드 하운드네."
십여 마리나 되는 매드 하운드. 그 밖의 몬스터는 이동속도 때문에 탈락한 것이리라. 그러나 매드 하운드는 이 필드에서 가장 성가신 상대였다. - P115

어차피 자신이 절대 그런 짓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은 나스스로가 가장 잘 안다.
다행히 스태미나는 100퍼센트이며 HP도 거의 닳지 않았다. 매드하운드 정도는 잠깐 상대해줘도 될 것이다. - P116

매드 하운드는 교활한 몬스터다. 인간의 무기 간격을 잘알기 때문에 일정한 거리 내로는 다가오려 하지 않는다. - P116

제일 뒤에 있는 적과의 거리는 어림잡아도 3미터가 못 된다. 절호의 위치!
즉시 스텝을 쇼트 캔슬하며 아직까지 반응하지 못한 하운드들을 향해 다음 스킬을 발동한다!
"인비지블 블레이드!!" - P118

· 후우."
내가 검을 마지막까지 휘둘렀을 때, 십여 마리나 되던 매드 하운드는 모두 두 쪽으로 갈라져버렸다. - P119

"그런 스킬은 본 적도 없어요! 엄청나게 강하시네요!"
"아, 아하하하…...."
칭찬이 과했다. 바늘방석에 앉은 기분이다.
참고로 말하자면, 마법은 그렇다 쳐도 무기로 광범위를 공격하는 스킬을 배우기란 매우 힘들다. 평범하게 플레이하면레벨 50 정도에나 겨우 익힐까 말까. - P119

"저도 노력은 하는데, 아직 무기 스킬도 네 개밖에 못 익혔고.…………."
아까 그 <인비지블 블레이드>도 사실은 광범위 공격이 아니라 단순한 접근공격이며, 심지어 슬래시와 마찬가지로 무기만 들면 누구나 쓸 수 있는 기본 스킬, - P120

[검] 기본 무기, 균형 잡힌 스킬 구성, 보정치는 표준.
(중략)
[대태도] 3미터 가까운 길이를 가진 괴물 무기이며 칼집에서 뽑기도 어렵다. 대태도를 입수하는 것은 스토리 후반에들어선 다음이며 모두 레어 혹은 유니크템, 원래 강하지만스킬을 사용하면 말도 안 되게 강하다. 보정치는 극대. - P122

【시라누이 [검 / 대태도] 공격력: 91 무게: 8 부가속성: 없음 특수능력: 없음】
다시 말해, 뭐, 그런 것이다.
이 시라누이라는 칼은 분류를 [검, 도]로 해야 할 텐데도뭘 잘못 먹었는지 [검, 대태도]로 절대 있을 수 없는 설정을하고 만, 모종의 버그 아이템인 것이다. - P123

다만 시라누이라면 그럴 걱정이 없다. 겉보기로는 평범한도니까 다루기 쉽고, 공격하면 대태도만큼의 공격력이 나온다.
까놓고 말해 최강이다. - P123

 시라누이로 대태도 스킬(예를들면 대태도 기본 스킬인 <수평쓸기> 등)을 사용하면, 겉보기로는 1미터도 안 되는 도를 휘둘렀는데 공격범위는 대태도처럼 3미터에 육박하는 기묘한 현상이 일어난다.
이것이 <인비지블 블레이드>의 정체. - P124

"그런데 정말 대단하세요! 그렇게 많은 매드 하운드를 일격에 쓰러뜨리다니!"
트레인 양의 반짝반짝하는 눈이 공연히 가슴을 후벼파는것이다.
사실 그 공격은 거의 100퍼센트 무기의 힘이며, 비밀만 알면 트레인 양도 똑같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P124

"저, 저기, 성함....… 가르쳐주실 수 없나요?"
아, 그렇구나. 아까 그건 그런 재촉의 눈빛이었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어떻게 할까………‘
어렴풋한 기억이지만, 분명 트레인 양을 구해준 후 대화하기에 따라서는 그녀가 동료가 되는 이벤트로 이어지기도 한다. 물론 그런 이벤트가 있었다고 해서 플레이어가 제안하지않는 한 동료로 데리고 다닐 필요는 없지만, 그것은 게임 이야기이다. - P125

하지만 이곳은 게임이면서 게임이 아니다. 죽으면 어떻게될지 알 수 없는 이상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하므로, 동료를만들어 함께 행동한다는 선택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았다. - P125

. 이런 얼굴을 보면 이름을 대지 않고 마을로 돌아가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니 어쩔 수 없지.‘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변명을 했다. 아주 조금 찝찝한 마음을 품으며 그녀의 시선을 흘려버리듯 나는 결단했다. 가능한 한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말을 꺼냈다. - P127

"그럴 수가………. 하, 하지만, 그럼 당신은 어떤 분인가요?"
역시 그런 질문이 돌아오는군.
하지만 그 질문을 예상했던 나는 엄숙히 입을 열었다. 대답해야 할 이름은 하나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한껏 멋진 표정을 지으며 이름을 댔다.
"나는 라인하르트! 명예로운 상인 라인하르트다!!" - P127

마을로 돌아오면서, 나는 사실 무기 같은 것을 다루는 상인이고 아까 그건 상품으로 들여놓은 레어 아이템의 힘이었어, 뭐라고요! 하는 방향으로 얼렁뚱땅 이야기를 마무리지어버렸다. - P127

"자, 잠시만요! 역시 전당신하고………….
그렇게 말하며 쫓아오는 바람에 아주 잠깐 신속 캔슬 이동까지 써서 도망쳤다. 과연 트레인 양답게, 조금 전까지는 숨이 턱까지 찼던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준족이었다. - P128

 게다가 무슨 변덕으로 그녀가 다시한 번 나를 찾는다 한들 라인하르트라는 이름으로 찾을 수있는 사람은 나와는 전혀 다른 리저드맨 상인뿐이다. - P128

시라누이처럼 공격범위가 넓은 무기를 쓰면 적이 여럿이어도 문제없이 쓰러뜨릴 수 있다. 오히려 동료가 있으면 스킬을 쓸 때 방해가 되기도 한다. - P129

나는 내 목적을 이루기 위해 얼른 강해져야만 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내 발밑에 묻혀 있다.
적 레벨 평균 250의 최고난이도 던전, 게임 중 최강의 적인 <사신의 파편>이 잠든 지하미궁, 그 이름도 찬란한 <봉마의 미궁>은 램릭 남쪽, <봉마의 대지>에 묻힌 사신 부조 밑에 잠들어 있는 것이다. - P130

"무기는・・・・・・ 아직 괜찮겠군."
몬스터나 캐릭터만이 아니라 무기나 방어구, 일부 도구 아이템에는 레벨과 HP가 있다. 무기나 방어구는 사용할 때마다 소모되어 HP가 0이 되면 부서지고 만다. - P130

반대로 이를 이용한 퀘스트도 있어서, HP 표시가 있는 흔들다리를 공격해 무너뜨려 적의 진군을 저지하는 작전을 구사해야 한다. …………그 흔들다리의 HP가 엄청나게 높은 탓에 우선 적을 전멸시킨 다음 다리를 끊는 본말전도를 저질러야만 퀘스트를 달성할 수 있지만, 그것이 한결같은 고냥귀고냥퀄리티다. - P131

(전략) 여관 주인에게 구멍을 팔 만한 도구가 있으면 빌려달라고 부탁했더니 매우 묵직한 삽을 빌려주었다.
(중략) 문을 나서기 전에 문지기가 의아한 표정으로 커다란 삽을 쳐다봤지만 무시하고 <봉마의 대지>로 향했다. - P131

다행히 부조가 있는 곳에는 금방 도착했다. 마을에서 거의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으며, 애초에 숨겨진 던전에는 몇 번이나 다녔기 때문에 착각할 리도 없다.
하지만 여기서부터는 처음 체험하는 영역이다.
"이 부근이려나?" - P132

"지면은 얼마나 단단하려나… 괜찮을 것 같군."
게임에서는 간섭이 불가능했던 지면의 흙도 이 세계에서는 역시 문제없이 팔 수 있었다. 저레벨이라고는 하지만 게임 세계의 나는 현실의 나보다도 훨씬 체력이 좋다. 그리 깊은 구멍이 필요한 것도 아니니, 작업에 많은 시간이 들진 않을 것이다. - P132

다시말해 고레벨 에이리어의 벽과 지면은 저레벨 에이리어의 것보다도 단단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이것은 골인 지점에 다가간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너무 시간을 들이면 또 트레인 양을 불러낼지도 모르는데…………"
트레인 양의 기차 이벤트는 한 번 경험한다고 끝나는 것이아니다. - P133

나는 시라누이를 들고 구멍 중심부를 조준한 다음,
"이건 어떠냐!"
힘차게 내리쳤다!
상상한 것보다 가벼운 반응과 함께 시라누이가 지면에 파고들었다.
‘됐나?‘ - P134

"역시 사신의 파편이 잠든 곳은 다르구만 하지만 그래야지."
그리고 재빨리 안을 들여다보려고 구멍에 몸을 들이밀려던 그때.

"뭘 하고 있는 건가요, 라인하르・・・・・・ 아니, 소마 씨."

분명히 내 본명을 부르는 목소리에 나는 흠칫 돌아보았다. - P135

"그 구멍, 그리고 아까 사신이라고 했던 말・・・・・…. 대체 무슨 소리인가요, 소마 씨!"
이쪽을 향해 나이프를 내밀며 나를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트레인 양이 있는 게 아닌가. - P135

그녀의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이랬다.
나와 헤어진 후, 역시 제대로 답례를 해야겠다고 생각한그녀는 즉시 나를, 아니, <라인하르트라는 이름의 상인>을 찾기 시작했다. 현대인의 감각으로 보자면 그 정도 정보만가지고 쉽게 사람을 찾을 리 만무했지만, 랩릭은 게임 속의 마을이다. 인구가 적은 탓인지, 빠른 발을 살려 탐문을 하자금방 발견할 수 있었던 모양이었다. - P136

나 같으면 그 여관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렸겠지만, 역시 발이 빠른 트레인 양 이번엔 삽을 든 모험자를 찾아 탐문을 시작했다. 그 결과 남문 문지기에게서 삽을 든 사람이 지나갔다는 말을 듣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처음 나와 만났던 장소로 돌아왔던 것이다. - P136

견제하듯 트레인 양이 그렇게 말을 꺼냈다.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이 부조에는 사신의 모습이 새겨져 있죠? 그리고 당신은아까 사신의 파편이 잠든 곳이라고 했어요. 다, 당신은...……."
눈물이 배어나온 눈으로 그녀는 나를 노려보았다.


"당신은 사신이 부활하길 바라는 사교도군요?" - P137

무기 숙련도는 해당 무기로 공격해 상대에게 대미지를 줄때마다 증가한다. <봉마의 대지>에서 제법 싸웠으며, 무기숙련도에는 레벨차이에 따라 보너스가 들어가므로 원래는두 번째 스킬 정도는 익혔어야 하지만, 시라누이가 지나치게 강한 것이 이번에는 화근이 되었다.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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