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과거시제

강연자인 알트나이 교수는 며칠 전 이즈미르에서 있었던 친구 결혼식에서 만난 젊은 언어학자였다. 알트나이라는 성이 ‘앓던 아이‘처럼 들리는 게 재미있어서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은 것을계기로 뜻하지 않게 가까워진 사람이었다. - P89

알트나이의 강연은 1930년대 튀르키예 어느 지역에서 사용된 특이한 어미(語尾)에 관한내용이었다. 강연은 영어로 진행됐고, 앞부분은 튀르키예어의 시제 어미에 관한 일반적인 설명으로 채워져 있었는데, 그것은 이 강연이 포함된 전체 학술행사의청중 상당수가 유럽어권 역사학자였던 탓이었다.  - P90

 한국어에도 있는 시제 선어말어미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알트나이 교수도 강연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거라며 시간이 나면 들어볼 것을 권했다. - P90

강연은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기록물이 발견된 동네에서 직접 겪은 재미난 에피소드와 유머 감각 넘치는 마을 풍경 사진덕분에, 강연이 본론으로 접어들기도 전에 객석은 이미 웃음바다였다. - P90

그러다 어느 순간 정신이 아득해지고 말았다. 강연을 듣기전, 알트나이 박사가 어쩌면 조금 지루할지도 모른다고 했던 바로 그 내용 때문이었다. 강연의 본론, 즉 앞에 나온 모음에 따라
‘-아닥-(-adak-)‘ 혹은 ‘-에덱-(-edek)‘으로 모음조화를 일으키며 활용되는 독특한 시제 어미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지점부터였다. - P91

그런데 이 어미가 사용된 텍스트들을 면밀히 검토해보니 미래시제라고 할 만큼 애매한 용법으로 사용된 말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한국어의 ‘-겠-‘처럼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용된 말이 아니라, 화자가 과거시제로 말할때만큼의 경험적인 확신을 가지고 말하는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사용된 어미라는 것. 그것이 알트나이의 설명이었다. - P91

 그 대신 이 말을 계속해서 되뇌었다.
‘미래의 일을 마치 과거에 직접 겪은 것처럼 확신을 가지고 말하는 사람‘
그러자 머릿속에 봉인되어 있던 기억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쏟아져나왔다. - P92

벌써 15년도 더 된 일이었다. 그를 만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길을 잃지 않았으면 일어나지도 않았을 일이었으니까. - P92

(전략)
그 결과, 건물 왼쪽과 오른쪽이 층수조차 맞지 않는 이상한 구조가 되고 말았다. 예를들면 건물 오른쪽 1층 정문으로 들어가 왼쪽 복도 끝까지 쭉 걸어가면 어느 순간 H301, H302 같은 번호가 붙은 방들로 가득한복도에 다다르게 되는 식이었다. 분명히 1층으로 들어가 계단이라고는 단 한 칸도 오르지 않았는데, 어느새 3층 어딘가를 헤매게 되는 것이다. - P93

그러니 은경이 3년이나 다닌 학교 안에 있는 건물에서 길을잃어버린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음대나 미대 재학생들조차 본과 학부에서 시작해 박사 논문이 통과할 때쯤 돼야 비로소 건물 안에 있는 모든 방과 방 사이를 최단 경로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는 전설의 미궁이었으니까. - P93

계단에는 자연광이 들지 않았다. 형광등 조명은 어둡지 않았지만, 오히려 형광등이 만들어낸 인위적인 창백함에 그림자가 바짝 오그라든 느낌이었다. 은경은 자신 없는 걸음으로 계단을 올랐다. 내려가야 할지 올라가야 할지조차 확실하지 않았다. - P94

"여기 아니구나."
당황한 은경이 말끝을 흐렸다.
"어디 찾으세요? 아는 데면 가르쳐드릴게요."
"저기, 그러니까..."
그의 안내를 받아 사람이 많이 다니는 복도로 나왔다. 그는 은경과 또래거나 기껏해야 한두 살 많아 보일 뿐이었는데도 건물구조를 잘 아는 듯 자신 있는 걸음걸이였다.
"저기 첫 번째 통로에서 왼쪽으로 가시면 돼요. 그럼." - P95

그로부터 일주일 뒤, 그를 처음 만난 날과 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은경은 다시 예술대학 건물을 찾아갔다. 그와 ‘우연히‘ 마주치기 위해서였다. 일주일 전 헤맸던 그 계단은 일부러 찾아가기도 쉽지 않았다.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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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니 ‘생각에 관한 생각‘ 혹은 같은 저자의 ‘노이즈‘가 생각난다.







귀납적 추론은 관찰을 통해서 예측하는 추론 행위다. 우리는 이를 ‘상향식bottom up‘ 양식의 추론이라고 부르는데, 귀납은 구체적인 것(관찰)로부터 일반적인 것(증거에 기반을 둔 결론)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귀납에 의존할 때우리는 참일 가능성이 높은, 아마도 참인, 또는 우리가 어느 정도 확신하는 결론을 내린다. 달리 말해서, 결과는 확률적이다.  - P444

추론의 이 두 종류는 서로 연관되어 있다. 우리는 일상생활의 사고에서귀납과 연역을 둘 다 사용한다. 둘 다를 너무 자주 사용하는지라, 귀납 추론을 사용하는지 연역 추론을 사용하는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다. - P444

그렇다면 연역적 논리는 위의 과정과 어떻게 다른가? 연역적 논리는 결론의 속성, 그리고 전제와 결론 사이의 관련성의 속성과 관계가 있다. - P445

이것이 바로 타당한 연역의 정의다. 타당한 결론은 전제들로부터 필연적으로 나오는 결론으로서, 다른 결론이 있을 수없는 결론이다. 만약 참인 전제들이 대안적인 결론을 허용한다면, 그 연역은 타당하지 않을 것이다. 전제들이 이와 같은 단일 결론에 이를 때, 이는체스에서의 체크메이트(외통 장군) 내지 퍼즐에서 마지막 조각 끼우기와 비슷하다. - P446

타당성과 더불어 우리는 삼단논법의 건전성 soundness에도 유의해야 한다. 우리는 연역논증의 건전성을 살펴야 한다. 건전한 논증(sound argument)이란 (전제들로부터 오직 한 결론만 도출될 수 있기에 타당한 데다 전제들이 참이라고 알려진 논증이다. 이 두 요소, 즉 타당성과 건전성은 연역적 결론을 내리는 데 중요하다. 건전하지않은 타당한 결론을 내리는 것도 가능하다. - P446

하지만 종종 우리는 논증의 건전성과 타당성을 검증하는 작업을 따라가는데 실패하고, 대신에 상황을 둘러싼 일반직 지식과 친숙성에 기대고 만다. 달리 말해서 우리는 휴리스틱, 편향 그리고 우리의 사고방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빠른 ‘시스템 1 ‘ 사고에 의지하고 만다. - P447

논리 과제의 구조

 이미 보았듯이, 연역 논리를 사용해한 범주의 구성원에 관한 결론(스타벅스에서 파는 뜨거운 커피)에 다다를 수 있다. 만약 그것이 건전한 논증이라면,
여러분은 확신할 만한 결론에 다다를 것이다. - P447

 전제는 다른 전제에 의해 옳다고(또는 틀리다고)확인될 수 있는 기본적인 사실들을 알려준다. 다르게 들은 말이 없다면,
우리는 전제가 참이라고 가정한다. 이는 연역 논리의 중대한 측면인데, 대체로 연역 논리의 어려움은 과제의 타당성 구조를 평가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전제를 어떻게 만드는가?  - P448

전제는 사실 fact 연산자operator로 만들어진다. 사실은 참이거나 거짓인 진술이다. 사실은 한 대상의 속성에 관한 기술이거나 진술이다. 연산자는 사실과 다른 사실과의 관계를 알려준다. - P448

 결론이 타당하려면 전제들이 참일 때 나올 수 있는 유일한 결론이어야 한다. 전제들의 동일한 집합이 하나 이상의 결론을 내놓을 수 있는 경우에는 결론이 타당하지 않다. 타당한 연역 논증은 정말로강력하다. 이런 방식의 사고는 확실하고 확신할 수 있는 결론을 낼 수 있게 해준다. - P449

 하지만 종종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데 실패하기도 한다. 대신에 우리는 기억과 휴리스틱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 책에서 나는 줄곧 그 점을 지적했다. 우리가 휴리스틱을 사용하는 까닭은 그게 더 빠르고 대체로 옳기 때문이다. 우리는 더 쉽기 때문에 시스템 1 에 의존한다. - P449

범주적 추론

우리는 ‘모든 스타벅스 커피가매우 뜨겁다‘라는 가정에서 시작했다. 이것이 중요한 까닭은 그런 진술을할 때 해당 범주의 모든 구성원 각각이 그 속성을 지닌다고 가정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범주적 추론이며, 내가 앞서 논의했던 범주화와 지식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 P450

 범주적 추론은 때로는 ‘부류적 추론classical reasoning‘이라고도 부르는데, 사물들의 한 부류class에 관한 추론이기때문이다. 두 용어는 서로 바꾸어 사용할 수 있다. 사실 우리는 이를 전제로 삼아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모든 부류적 추론은 범주적이다.‘ 만약 어떤 것이 한 부류나 범주에 속한다면, 우리는 그것에 관한 범주적 진술을 할 수 있다. - P450

또 하나의 예를 살펴보자. ‘뜨거운 스타벅스 커피‘ 사례와 동일한 형식의 예다.
.
• 첫째 전제: 모든 인간은 죽는다.
• 둘째 전제 : 소크라테스는 인간이다.
.결론: 그러므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이 고전적인 삼단논법에서 첫째 전제는 일반적 진술이다. 이것은 범주에 관한 진술이다. 이 경우 우리는 범주(인간)가 또 하나의 범주(죽는 것에 포함되거나 등가라고 제시한다. - P451

이는 단순한 사례로, 두 범주 사이의 관계에 대한 보편적인 진술을 한다. 하지만 두 범주 사이의 관계의 본질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인간‘
이 ‘죽는 것‘의 부분집합인지, 또는 두 범주가 완전히 동일한지 우리는 모른다. - P451

전칭 긍정universal affirmative 은 모든 구성원에 보편적인 두 범주 사이의 긍정 관계에 관한 진술이다. - P452

이 전칭 긍정 진술의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재귀적reflexive이지 않다는것이다. 전칭 긍정 진술은 2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한 가지 해석으로서, 모든 A는 B이고 모든 B 또한 A이다. (중략)
하지만 이런 진술들은 딱히 유익하지 않은데, 이런 동의어적인 사례들 말고는 생각하시 어렵다.
(중략)
또 다른 해석으로서, 범주 A의 모든 구성원은 범주 B의 구성원이긴 하지만 범주 B의 하나의 부분집합인 경우다. - P452

논리적 연역에 관해 생각할 때마다 나는 개념과 범주를 원 다이어그램으로 상상하길 좋아한다. 그림 12.1에서 나는 전칭 긍정에 대한 가능한 2가지 다른 배치를 그렸다. 보통 이것을 ‘원 다이어그램‘이라고 부르지만, 더 적절한 용어는 ‘오일러 다이어그램‘이다. - P453

특칭 긍정

만약 내가 ‘어떤 고양이는 다정하다‘라고 말하면, 특칭 긍정 Particularaffirmative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셈이다. (중략) 특칭 긍정은 한 범주의 어떤 구성원이 다른 범주의 구성원일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그림 12.1 에 나오듯이, 이 진술에는 4가지 버전이 가능하다. - P454

그다음 두 다이어그램은 개념적으로 더 어렵다. 우리가 ‘어떤 A는 B다‘라는 말을 들을 때, ‘어떤‘이라는 단어는 적어도 하나 그리고 최대일 경우 모두라는 뜻임을 아는 게 중요하다.  - P455

여기서 짐작할 수 있듯이, 특징 긍정은 평가하기가 더 어려운 진술이다.
이 진술은 범주 A 의 적어도 하나 그리고 최대일 경우 모든 구성원의 상태에 대한 믿을 만한 정보를 알려준다. 하지만 범주 B의 상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주지 않으며, 범주 A와 범주 B 사이의 전체 관계에 대해서도 거의알려주지 않는다. 일부가 특칭 긍정인 일련의 진술을 평가할 때에는, 타당하지 않은 결론을 피하기 위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P455

전칭 부정

‘어떤 고양이도 개가 아니다‘라고 말하면, 우리는 전칭 부정universal negative이라는 진술을 사용한 셈이다. - P455

맨 아래 오른쪽 다이어그램은 두 범주가 전혀 겹치지 않는 경우다. 이 다이어그램은 전칭 부정 관계를 표현하긴 하지만,
‘어떤 A는 B가 아니다‘ 진술은 이 경우에도 기술적으로 보자면 여전히 참이다. 만약 어디에도 다정한 고양이가 없는 경우인데도(사실은 내 고양이 페퍼민트에 의해 쉽게 반박되는 내용이지만) 내가 ‘어떤 고양이는 다정하지 않다‘고말한다면 이 진술은 다정한-고양이-없음 우주에서 여전히 참일 것이다. - P457

범주적 추론에서의 오류

범주와 개념에 관한 추론은 꽤 흔한 행위지만, 이런 부류적 관계에서 가끔씩 보이는 모호성과 복잡성 때문에 사람들은 종종 오류를 저지른다.
게다가 우리가 저지르는 많은 오류는 개인적 믿음과 지식을 논리적 타당성의 개념과 뒤섞은 결과다. - P457

(전략) 이 연역의 문제점은 결론이 우리의 믿음에 부합하지만 그 믿음이 우리가 논리적으로 추론할 능력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결론이 익숙한 믿음에 부합한다면, 우리는 시스템 2와 논리 대신에 시스템 1과 기존 지식에 의존하기 쉽다.  - P458

분명 여러분은한두 명의 부자 의사를 알고 있고 적어도 한두 명의 부자 의사가 있다는말을 듣기도 했을 테다. 결론에 반대함으로써 여러분은 믿음 편향을 보이게 된다. 이것은 연역 논리의 어려움 중 하나다. 타당한 논증이 아닌데도, 결론이 여전히 참일 수가 있다.  - P460

 비록 우리는 꾸준히 추론하고 결론을 도출하고 무언가에 대해 예측을 하고 있지만, 연역 논리는 종종 우리가 참이라고 믿는 바와 일치하지 않으면 반직관적인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실제로는 아닌데도 한 결론에 종종 동의하고 그것이 타당하다고 여긴다. 대신에 타당한 결론을 거부할 수 있다. 이는 편향인데, 타당성은 논리적 과제의 구조에 의해 결정되지 믿을 만한지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 P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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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의 장기적 효과

 그러던 어느날, 그의 멘토였던 키스 오틀리 Keith Oatley 교수가 그에게 생각 하나를 심어주었다. 우리는 소설을 읽을 때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 있는 경험에 푹 빠져든다. 사회적 상황을 그려보고, 깊고 복잡하게 타인과 그들의 경험을 상상한다. 키스 오틀리 교수는 그러므로 소설을 많이 읽으면 책 밖에서도 실제로 타인을 더욱 잘 이해할 수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 P133

이 주제는 연구하기가 까다롭다. 과학자들은 사람들에게 읽을거리를 준 다음 바로 그들의 공감 능력을 검사하는 기법을 개발했다. 그러나 레이먼드가 보기에 이 기법에는 결함이 있었다. - P134

레이먼드는 동료들과 함께 독서의 장기적 효과가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기발한 3단계 실험을 고안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연구실로 이동해 여러 이름으로 된 목록을 보았다. 이름 중 일부는 유명한 소설가였고 일부는 유명한 비소설 작가였으며, 일부는 작가가 아닌 무작위 인물이었다.  - P134

레이먼드는 모두에게 두 가지 검사를 실시했다. 그가 처음 사용한 기법은 때때로 자폐를 진단하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참가자들은 사람들의 눈 주변을 찍은 사진을 보고 ‘이 사람은 무슨 생각을하고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이는 타인의 감정 상태를 드러내는 미묘한 신호를 얼마나 잘 읽는지 측정하는 방법이다. - P134

실험 결과는 명확했다. 소설을 많이 읽을수록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읽어냈다. 막대한 영향이었다. 이것은 그저 교육을 잘 받았다는 증거가 아니었다. - P135

레이먼드는 우리 각자가 오늘날 인간으로 산다는 것의 작은 일부만을 경험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설을 읽으면 다른 사람의 경험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 경험은 소설을 내려놓은 뒤에도사라지지 않는다. 나중에 현실에서 사람을 만나면 그들의 삶을 더욱 잘 상상할 수 있다. - P136

인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발전 중 다수가 곧 공감 능력의 발전이었다. 다른 인종 집단도 자신들처럼 감정과 능력, 꿈이있다는, 적어도 일부 백인의 깨달음. 그동안 자신들이 여성에게행사한 권력이 불합리하고 심각한 고통을 낳는다는 일부 남성의깨달음. 동성애가 이성애와 다르지 않다는 많은 이성애자의 깨달음. 공감은 발전을 가능케 하고, 인간적인 공감의 폭을 넓힐 때마다 우리는 우주를 조금씩 더 열어젖히게 된다. - P136

소설 읽기가 오랜 기간에 걸쳐 공감 능력을 키우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이미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소설 읽기에 더 끌리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가능성 때문에 그의 연구는 논란과 반박이 많다. 레이먼드는 소설 읽기가 공감 능력을 강화한다는 점과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소설 읽기에끌린다는 점이 둘 다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설 읽기가 실제로 큰 영향을 미친다는 단서가 있다고 덧붙였다. - P137

레이먼드는 잘난 체하며 소셜미디어를 비웃고 도덕적 공황 상태 (어떤 유해한 요소가 사회의 가치와 안녕을 위협한다는 믿음 때문에 사회 전반이 두려움을 느끼는 상태 - 옮긴이)에 빠지기 쉽지만, 자신은 그러한 사고방식을 어리석게 여긴다고 말했다. 그리고 소셜미디어에도 장점이 많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 P137

또 다른 그의 연구는 동화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아이들이 공감 능력이 더 좋지만, 길이가 짧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발견했다.¹⁴ 내가 보기에 이 연구 결과는 우리가 소셜미디어에서 목격하는 현상과 일치하는 듯보인다. - P138

 반면 소셜미디어를 장악한 단절된 비명과 분노의 파편에 하루에 몇 시간씩 노출되면 우리의 사고 역시 그렇게 될것이다. 내면의 목소리는 더 상스럽고 시끄러워질 것이며, 부드럽고 온화한 생각에 전만큼 귀 기울이지 못할 것이다.  - P138

 이 질문을 하기 전까지 그는 자기 연구 방법을 상세히 설명하는 데이터 긱geek 이었다. 그러나 이 질문에 답할 때는 그의 얼굴에서 딱딱함이 사라졌다. "우리는 모두 파국적 종말로 향하고 있는 물과 진흙으로 된 행성에 살고 있잖아요. 이 문제들은 혼자서 해결할 수 없어요." 그가 말했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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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소설의 수난 시대

긴 텍스트를 읽는 능렷이 떨어지면 벌어지는 일.

책방에는 금전등록기 앞에서 일하는 똑똑한 젊은 여성이 한 명 있었고, 나는 그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곳에 갈 때마다 그가 전과다른 책을 읽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어떤 날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Vladimir Nabokov였고, 어떤 날은 조지프 콘래드 Joseph Conrad였으며,
또 어떤 날은 셜리 잭슨Shirley Jackson 이었다. 내가 말했다. 우와, 정말빨리 읽으시네요. 그가 대답했다. 아, 아니에요. 처음 한두 챕터만 읽어서 그래요. 내가 물었다. 정말요? 왜요? 그가 말했다. - P123

화면의 열세

오늘날 재미로 책을 읽는 미국인의 수는 사상 최저를 기록하고있다. 미국인 2만6000명으로 구성된 표본을 연구하는 미국 시간사용 조사American Time Use Survey는 2004년에서 2017년 사이에 재미로 독서를 하는 비율이 남성은 40퍼센트, 여성은 29퍼센트 줄었음을 발견했다.¹ - P124

이러한 경향은 점점 커져 2017년에 미국인의 하루 평균 독서 시간은 17분, 하루 평균 핸드폰 사용 시간은 5.4시간이 되었다.⁴ 복잡한 소설은 특히 수난을 겪고 있다.  - P124

 2008년과 2016년사이에 영국 소설 시장 규모가 40퍼센트 줄었다. 단 한 해 동안(2011년) 페이퍼백 소설 판매량이 26퍼센트나 폭락했다.⁷ - P125

프로빈스타운에서 내가 그저 책을 더 많이 읽는 게 아니라 전과 다르게 읽는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나는 내가 고른 책에 더욱 깊이 침잠하고 있었다. 무척 긴 시간 동안(때로는 온종일) 책속에서 길을 잃었고, 읽은 내용을 더 많이 이해하고 기억하고 있다고 느꼈다. - P125

이때를 되돌아보다가 10년 전에 읽었던 책 한 권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 책은 바로 니콜라스 카Nicholas Carr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로, 점점 커지는 집중력 위기의 중요한 측면을 사람들에게 알린 획기적인 책이다. - P126

독서는 우리에게 특정 방식의 읽기를훈련시키는데, 바로 오랜 시간 한 가지에 집중하는 선형적 방식의 읽기다. 아네는 화면을 통한 읽기가 이와는 다른 방식, 즉 정신없이 넘기면서 초점을 옮기는 방식의 읽기를 훈련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 P126

아네 망엔Anne Mangen은 노르웨이 스타방에르 대학에서 문해력을 연구하는 교수로, 20년간 이 주제를 연구하면서 결정적 사실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독서는 우리에게 특정 방식의 읽기를 훈련시키는데, 바로 오랜 시간 한 가지에 집중하는 선형적 방식의 읽기다.  - P126

아네의 연구는 사람들이 화면으로 글을 읽을 때 "대충 훑어보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리는 정보를 재빨리 훑어서 필요한 내용을 뽑아내려 한다. 그러나 아네는 사람들이 이 행동을 오래 지속하면 "이러한 훑어보기가 번져 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 P126

읽기는 더 이상 다른 세상으로의 즐거운 침잠이 아니라, 붐비는 슈퍼마켓을 마구 뛰어다니며 필요한 물건을 잡아채서 빠져나가는 행위에 가까워진다. - P127

아네는 실험을 통해 사람들을 두 집단으로 나눈 뒤 한 집단에게는 종이책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다른 한 집단에게는 똑같은 정보를 화면으로 제공했다.⁸ 그다음 모두에게 방금 읽은 내용을 질문했다. 이렇게 하면 화면으로 정보를 본 사람들은 내용을 더 적게 이해하고 기억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P127

아네의 말을 들으며 독서의 붕괴가 어떤 면에서는 집중력 감퇴의 증상이자 원인임을 깨달았다. 이러한 변화는 나선의 형태를 띤다. 우리는 책에서 화면으로 이동하기 시작하면서 책에서 나오는더 깊은 형태의 읽기 능력을 잃기 시작했고, 결국 책을 더욱더 안읽게 되었다. 몸무게가 늘면 운동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과비슷하다.  - P127

하버드대학에서 인터뷰를 할 때 한 교수는 학생들에게 짧은 책조차 읽히기 힘들어서 갈수록 책 대신 팟캐스트나 유튜브 영상을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은 하버드다. 나는 깊은 형태의 집중이 이토록 크고 빠르게 위축되는 세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졌다. - P128

우리가 소셜미디어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니콜라스카가 저서에서 다른 방식으로 숙고한 이 개념을¹¹, 나는 이전까지한 번도 제대로 이해한 적이 없었다. 1960년대에 캐나다의 교수인 마셜 매클루언Marshall McLuhan은 텔레비전의 등장이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크게 바꾸어놓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 P128

그리고 이 현상을 한 문장으로 압축하려는 노력에서
"미디어는 메시지다"라고 설명했다.¹² 내 생각에 그가 전하고자한 의미는 다음과 같다. - P128

그러므로 예를 들어 텔레비전을 보기 시작하면, (퀴즈쇼 <운명의 수레바퀴Wheel of Fortune> 드라마 <더 와이어 The Wire>는 특정 프로그램의 메시지를 흡수하기 이전에 이미 세상을 텔레비전과 비슷한것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매클루언이 새로운 미디어(인간이 의사소통하는 새로운 방식)가 나타날 때마다 그 안에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말한 것이다.  - P129

그렇다면 소셜미디어에서는 사람들이 어떤 메시지를 받아들이는지, 그 메시지는 종이책에서 받아들이는 메시지와 무엇이 다를지 궁금해졌다. - P129

(전략). 셋째, 가장 중요한것은 우리의 짧고 단순하고 신속한 발언에 사람들이 즉시 동의하고 박수를 보내느냐다. 성공한 발언은 많은 사람이 즉시 박수갈채를 보내는 발언이며, 성공하지 못한 발언은 사람들이 즉시 무시하거나 비난하는 발언이다. 트윗을 올리는 사람은 어떤 말을 하기 이전에 이미 자신이 어느 정도는 이 세 가지 전제에 동의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 P130

인스타그램은 어떨까? 첫째, 중요한 것은 우리가 겉으로 어떻게 보이느냐다. 둘째, 중요한 것은 우리가 겉으로 어떻게 보이느냐다. 셋째, 중요한 것은 우리가 겉으로 어떻게 보이느냐다. 넷째,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우리의 겉모습을 좋아하느냐다(생각 없이 쉽게 말하거나 비꼬는 게 아니다. 이게 정말로 인스타그램의 메시지다). - P130

소셜미디어를 하면 내가 세상과, 그리고 나 자신과 어긋나 있다는 기분을 느끼는 핵심 이유 중 하나를 깨달았다. 나는 이 모든 생각이 미디어들이 암시하는 메시지들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 P131

말할 가치가 있는 내용 중 280자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드물다. 어떤 생각에 대한 나의 반응이 즉각적일 때, 내가 그 주제에 대해 수년간 전문 지식을 쌓아온 사람이 아니라면 그 반응은 얄팍하고 별 볼 일 없을 가능성이 크다.  - P131

인스타그램도 마찬가지다. 나도 남들처럼 아름다운 사람들을보는 걸 좋아한다. 그러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이러한 겉모습(자기 복근이나 비키니 입은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이라는 생각은 불행의 비결이다. - P131

 글자가 구체적 의미를 전달하기 전부터 책은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한다. 먼저, 삶은 복잡하다. 삶을 이해하고 싶다면 깊이 숙고할 시간을 충분히 마련해야 하며, 속도 또한 늦춰야 한다. 둘째, 다른 걱정을 제쳐두고 한 가지에 주의를 기울이며한 문장 한 문장, 한쪽 한 쪽을 따라가는 경험은 가치 있는 일이다. 셋째,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고 생각하는 방식은 깊이 사고해볼 만하다. - P132

 한편 나는 소셜미디어라는 매체에 담긴 메시지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 메시지들은 주로 내 본성의 추하고 얄팍한 면을강화한다. 이러한 이유로 소셜미디어에서 시간을 보내면 (심지어 그들의 규칙에 따라 ‘좋아요‘와 팔로우 수를 늘리녀 잘해내고 있을 때조차) 지치고 불행해진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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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문득 그 생각이 들었다.
‘아, 아까 회사 AI가 보낸 통지는 이 로봇을 데리고 나가지 말라는 거였구나.‘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았다. 잡힐 듯 말 듯 실마리가 보였다. 그러나 유희는 그 실마리를 잡지 않았다. 그 순간에 집어 들기에는 너무 복잡한 세상사 같았다. - P41

"어떤 인간들 눈에는 그게 굴욕적으로 보였나 봐. 공연하는사람들 말고 제삼자들 말이야. 배달 음식 시켜 먹듯 예술을 배달시키는 탐욕스러운 로봇이랬는데. 나 이런 건 왜 이렇게 잘기억하지? 아무튼, 작은 무대에서 공연하는 사람일수록 내가 초대하는 게 큰 도움이 됐을 텐데 말이지. 짧은 시간이나마 그 사람들이 추는 춤이 직업이 되게 해줬으니까. 나같은 로봇이 천대쯤 있었으면 거리에서 춤추는 일도 꽤 괜찮은 직업이 됐을 거야. 왜 안 그렇겠어, 없던 시장이 만들어지는데? 우리는 군림하는 로봇이 아니라 시장 그 자체였다고!" - P43

"그런데 그거 아마 함정이었을 거야. 내가 이 그림 작가를 알게 된 거. 이 작가 쫓아다니다가 여기까지 와서 갇혀버린 셈이니까. 여러 번 회상하니까 뭐가 자꾸 떠오르려 그러네. 뭐, 아니었을지도 모르고. 그런데 나는 함정이라고 결론 내렸던 것 같아. 이유는 까먹고 그것만 기억에 남았어. 고성능 저기능 로봇이라는 게 그래. 기억이 인간적이지. 흠, 이게 뭘까?" - P44

"그런데 팀장님, 한 가지 아셔야 할 것 같아서요. 팀장님 휴가 중에 있었던 일인데요, 심해도시 외벽에 균열 생긴 거 아무래도 이쪽에서 저지른 일 같아요."
"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별안간 공기의 흐름이 이상해졌다.
"오작동인지 뭔지 모르겠어요. 밖에 나가 있던 심해용 대형로봇 한 대가 도시 외벽에 충돌했어요. 영상이 남아 있는데, 실수가 아니었어요. 다섯 번이나 같은 자리에 충돌했거든요. 일부러 그러는 것처럼." - P46

"했어요, 보고, 그런데 그게 더 이상해요."
"왜요?"
"아무 조치도 없었거든요. 한시간쯤 답이 없다가 연락이 왔어요. 긴급회의라도 했나 보다 하고 받았는데, 언급이 없었어요. 그 사고에 대해서."
"그냥 덮은 거예요?"
직원이 의미심장한 눈빛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 P47

"이유를 모르겠어요. 내부에서야 그냥 덮는 게 가능하지만,
상대방은 손해배상 청구를 할 거 아녜요? 그냥 달라는 대로 배상을 하겠다는 건데, 한두 푼도 아니고 무슨 생각으로 그런 결정을 내린 걸까요? 기계들, 뭔가 어마어마한 걸 발견한 게 아닐까요? 이렇게 도망치듯 내팽개치고 떠나는 걸 보면." - P47

. 이거야말로 영감이라고 불릴 만한 깨달음이었다. 맞춰진 퍼즐을 들여다보았다. 공급곡선 전체가 하나밖에 없는 소비 로봇을 유인해 심해저에 잠재워버린 사건 이상한 말이었지만 사실이 그랬다. 그제야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 P48

 잔해가처참하게 흩어지는 모습을 담은 항공 영상이 한동안 업계에 떠들썩하게 퍼져나갔다. 실사로 인한 파손이라니. 회사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사고였지만 회사는 평소처럼 영업을 계속했다. - P48

유희는 마사로가 한 말을 떠올렸다. 파괴도 실적으로 바꿔서 계산할 수 있는 거라고. 유희는 그날 회사가 무엇을 파괴해서 어떤 실적을 올렸는지 알 것 같았다. - P49

마사토가 진짜로 작동하는 소비 로봇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유희 자신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꽤 아름다운 추억일지는 몰라도, 마사로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진실이라는 근거는 되지 못했다. - P49

유희에게서 마사로 이야기를 들은 옛 소장님은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며 말했다.
"거기로 갔군요. 우리도 추정은 했어요, 그런 데 있을 거라고.
쭉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었으면 찾기 쉬웠을 텐데 사적인 내면을 지닌 로봇이라 그럴 수 없었거든요."
당혹스럽게도 소장님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 P49

"진짜였군요, 그 소비 로봇이라는 거?" - P50

"그렇죠. 소비 로봇은 개체 하나하나를 분리된 존재로 만들어내야 했으니까요. 하지만 불가능하지 않다는 걸 입증한 사례가있잖아요. 하나가 가능하면 언젠가 다른 것도 가능하다는 말이니까. 마사로는 세상을 바꿀 수 있었어요. 마사로를 다시 찾을수 있을까요?" - P50

"쉽지는 않아 보여요. 차라리 심해저에 쭉 있었던 거면 모르겠는데, 해류의 영향을 받는 깊이에서 얼마간 쓸려간 다음 가라앉았을 테니까. 그래도 해보려고요."
마지막 말을 덧붙이다가 유희도 갑자기 목이 멨다.
‘그게 다 진짜라니, 세상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마사로가어떤 존재인지 누구보다 잘 아니까 없애버린 거잖아!" - P50

기억 속 소장님의 쾌활한 목소리와는 달리, 바닷속 풍경은 너무 어두웠다. 마사로는 자기가 왜 미움을 받았는지 생각했다. - P52

다행히 마사로는 바다가 심해도시를 집어삼키던 순간을 하나도 기억하지 못했다. 애를 쓰지 않도록 디자인된 마사로의 내면이, 극도의 공포를 유발하는 기억을 발생하자마자 자동으로 삭제해버린 덕분이었다. - P52

그 기나긴 침묵 속에서 마사로는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아, 돈 쓰고 싶다‘ - P52

마사로는 내면 가득 무언가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아니, ‘가득‘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커다란 무언가였다. 마사로는 문득 희열을 느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기쁨이었다. - P53

마사로는 내면의 우주로 퍼져나가는 강렬한 기쁨을 마음으로어루만졌다. 마음의 끝을 향해 뻗어나가는, 형언할 수 없이 황홀한 즐거움.
‘이건 돈이야?
7년 반 만에 지불 수단이 갱신되어 있었다. - P53

연구소의 도움으로 마사로의 지불 수단 몇 가지의 유효기간을 갱신하고 몇 시간이 지났을 무렵, 심해도시 근처를 돌던 무인 항공기가 흔치않은 광경을 포착했다. 수십 마리의 고래가한 지점에 모여들어 있었다. 열다섯 마리 이상, 많으면 스무 마리는 돼 보인다고 했다. - P54

 마치 처음부터 그러려고 만들어진 로봇처럼. 엄밀히 따지면 마음을 탐구하는 일은 마사로의 최종 목표가 아니었지만,
마사로는 왠지 엄밀해지고 싶지가 않았다. 지갑이 두둑해졌기때문만은 아니었다. - P54

그러다 전원이 켜졌다. 광학 신호, 소리 신호가 들어오고 네트워크에도 연결이 되었다. (중략)
마침내 깨어난 마사로에게 유희가 진심을 담아 말했다.
"마사로, 다시 가서 세상을 구해."
성능이 꽤 좋은 마사로의 기억에 그 말이 영원히 각인되었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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