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의 노동력 services을 제공하는 자가 경작할 수 있는 근거는무엇인가? 소유자가 자기를 필요로 한다는 추정과 소유자가 자기를 무상으로 고용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다는 추정된 사실이다. - P181

그런데 이 재생산의 효모, 이 영원한 생명의 씨앗, 생산의 도구와 토대의 이러한 준비야말로 자본가가 생산자에게 빚지고 있는것이며 다시는 돌려 주지 않는 것이다. - P181

. 사람들이 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라고 널리불렀던 것이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실은 다음 세 가지 중 어느 하나여야 한다. 즉 ① 노동자는 모든임금을 제하고 자신이 생산한 것을 고용주와 함께 나눌 것이다.
② 그렇지 않으면, 고용주는 생산 노동의 등가물을 노동자에게 돌려줄 것이다. ③ 그렇지 않으면, 고용주는 노동자의 고용상태를항상 유지해 주어야만 할 것이다. - P182

따라서 콩트 씨가 자신의 가설에 따라, 자본가가 자신이 대가를 지불한 모든 사물에 대한 소유권을 차례로 획득하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줄 때, 그는 점점 더 개탄할 만한 거짓추리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그의 논증이 늘 변함없는 만큼, 우리의 답변도 늘 한 가지이다. - P182

<분할하고 통치하라divicle et impera〉, 분할하라, 그러면 당신은통치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분할하라, 그러면 당신은 부자가 될것이다. 분할하라, 그러면 당신은 사람들을 속일 수 있을 것이며,
그들의 이성을 흐리게 하고, 정의를 우롱할 수 있을 것이다. 노동자들을 서로 떼어 놓으면, 각자에게 지불된 일당이 각자가 개인적으로 생산한 가치를 넘을 수도 있다 - P183

 당신은 개개인의 힘 모두에 대해 지불했지만, 집합적인 힘에는 지불하지 않았다. 따라서 당신이 결코 얻지 못한집합적인 소유권이 여전히 남는다. 당신은 그것을 부당하게 향유하고 있는 것이다.
20일의 임금이 이 많은 사람들을 20일 동안 먹이고 재우며 입히기에 충분하기를 나는 바란다. - P18

노동에 의해 우리는 평등으로 나아간다. 우리가 내딛는 한 걸음한 걸음이 우리를 평등으로 더욱 가깝게 인도한다. 그리고 노동자들의 힘, 근면성, 노력 여부가 동일하다면, 재산도 마찬가지로 동일해질 것이 명백하다. - P184

. 사실 사람들이 주장하고 또 우리가 앞에서동의한 것처럼, 노동자가 자신이 창출한 가치의 소유자라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뒤따른다.
1) 노동하는 자가 한가한 소유자를 대신해서 얻는다.
2) 모든 생산은 필연적으로 집단적인 것이므로, 노동자는 자기의 노동에 비례해서 생산물과 이익에 참여할 권리를 갖는다.
3) 모든 축적된 자본은 사회적 소유이므로, 누구도 배타적인 소유권을 가질 수 없다. - P184

그러나 이 궤변가들이 자신들의 모순과 맹목에 빠지도록 내버려두자. 인민의 양식이 그들의 모호한 태도를 심판할 것이다. 우리로서는 하루 빨리 이 양식을 계도하고 올바른 길을 보여주도록하자. 평등이 다가온다. - P185

제 6절 사화에 모든 임금은 평등하다

비록 모양새를 갖추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노동과 근면에 의해 취득되는 자연의 생산물들은 모든 종류의 탁월함과 우월성에 대해 주어지는 보상이요 찬가이며, 영광이라고주장한다. 이들은 토지를 하나의 거대한 투기장으로 취급하는데,
이 투기장에서는 이제 창과 칼이 부딪치는 폭력이나 배신에 의해서가 아니라 획득한 부, 과학, 재능 심지어 덕망에 의해 가격이 홍정된다. - P186

이른바 이 두 개혁가의 제자들은 이것이 그들의 생각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그들은 자신들의 공식적인 해석과 어긋날 것이며, 자신들이 내세운 이론의 통일성을 파괴할 것이기 때문이다. - P186

 조건들의 불평등-나라면 보수의 불평등이라고 말하겠다이 가능한가의 문제에 대해서,
그들은 능력의 척도를 규정하는 것 외에는 아무 데에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²

각자의 능력에 따라 각자의 몫을 각자의 성취에 따라 각자의 능력을.
각자의 자본, 각자의 노동, 각자의 재능에 따라 각자의 몫을.

생시몽이 죽고 푸리에가 스스로를 신격화한 이후에, 그들의 사도들 중 누구도 이 위대한 격언에 대한 과학적 논증을 사람들에게제시하려 하지 않았다.

2) 생시몽에 따르자면, 생시몽파의 사제는 로마 교회에서 본뜬 교황의 무오류성에 의거해서 각인의 능력을 판정해야만 했다. 푸리에에 따르자면, 서열과 공적은 입헌제도를 본뜬 표결과 선출에 의해 정해질 것이다. 이 위대한인물은 명백히 독자를 우롱했다. 그는 비밀을 털어놓지 않았던 것이다. - P187

우선, <자본>은 보상의 기본 요인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푸리에주의자들은, 그들의 몇몇 팸플릿을 통해 내가 이해하는 바로는,
선점권을 부정하고 노동 외에 다른 소유의 원리를 인정하지 않는다. 비슷한 전제 아래 그들은 조금만 추론해 본다면, 자본은 선점권에 의해서만 그 소유자에게 이익을 가져다주지만, 이러한 생산은 정당하지 않다는 사실을 이해할 것이다. - P188

이제, <노동>과 <재능>, 즉 생시몽의 말을 빌리면 <업적>과 <능력>이 남는다. 이것들을 차례로 검토해 보자.
보수는 노동에 비례해야만 하는가? 달리 말하자면 더 많이 일한 자가 더 많이 받는 것은 정당한가? 이 문제에 두 배로 관심을집중할 것을 독자에게 당부한다. - P189

우리는 노동에서 두 가지 요소, 즉 <결합association>과 <이용재료matière exploitable>를 준별해야만 한다.
결합된 자로서 노동자들은 평등하다. 그리고 한 노동자가 다른노동자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는 것은 모순이다. 왜냐하면 한 노동자의 생산물은 다른 노동자의 생산물로밖에 지불될 수 없다는점을 고려할 때, 만일 두 생산물이 불평등하다면 그 가치의 차이즉 가장 큰 생산물과 가장 작은 생산물 사이의 차액은 사회에 의해 획득될 수 없으며, 따라서 교환도 이루어지지 않아 임금의 평등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 P190

그런데 경작, 제초, 수확 등으로 계산되는 이 하루당 사회적 일이 200제곱미터의 면적에 대하여 평균 필요노동시간으로 7시간을요구한다고 가정하자. 어떤 노동자는 6시간 만에, 어떤 노동자는8시간 만에, 그리고 대다수는 7시간 만에 일을 마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요구되는 양의 노동을 제공하기만 하면 투자한노동시간에 상관없이 임금의 평등에 대한 권리를 갖는다. - P191

6시간 만에 자기 일을 끝마칠 수 있는 노동자는 자기의 힘과 활동이 더 크다는 구실로, 자기보다 덜 숙달된 노동자의 일감을 빼앗고 그리하여 그의 노동과 빵을 강탈할 권리가 있는가? 누가 감히 이런 주장을 고집할 수 있겠는가? - P191

만일 땅의 넓이가 무한정이고 이용할 재료의 양이 무진장이라고 할지라도, 우리는 <각자의 노동에 따라 각자의 몫을>이라는 격언을 받아들일 수 없다. 왜 그런가? - P191

그렇다. 삶은 하나의 전투이다. 그러나 이 전투는 결코 인간에 대한 인간의 전투가 아니라 자연에 대한 인간의 전투이며, 우리들 각자는 몸소 여기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된다. - P192

일거리가 없는 것 calence 즉 실업에 대한 걱정이 없는 한, 조판 일이나 식자 일이 부족하지 않은 한, 누구나 자유롭게 열심히일에 전념하며 자기 능력을 펼친다. 많이 일을 한 사람은 많이 번다. 적게 일한 사람은 적게 번다. 그러나 일거리가 줄기 시작하면.
식자공과 인쇄공은 일감을 나눈다.  - P193

건강한 개개인의 육체의 수에 따라 노동이 할당된다면, 하루당평균 노동시간은 프랑스의 경우 5시간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사람들은 추정했다. 그렇다면, 누가 감히 노동자들의 불평등을 말하는가? 불평등을 낳는 것은 로베르 마케르(Robert Macaire, 19세기 중엽 통속극의 작중인물로 은행가, 실업가 등 현대판 도둑의 전형-옮긴이)의 <노동>이다. - P193

그러나 사람들은 이의를 제기할 것이다. <자기의 일을 반밖에하지 않으려는 사람이 있으면, 어쩔 텐가? 무척 난처할 것이 아닌가?> 아마도 이들은 그들이 받은 절반치 임금에 만족할 것이다.
자신들이 제공한 노동에 따라 지불을 받았으므로, 무슨 불평이 있겠는가? 이런 의미에서 <각자의 성취에 따라 각자의 몫을>이라는격언을 적용하는 것은 정당하다. 그것이 바로 평등의 법칙이다. - P194

사람들은 또 덧붙일 것이다. <모든 산업에는 지도자, 훈육자, 감독관 등등이 필요하다. 이들은 그러한 과업에 종사해야 하는가?>아니다, 지도하고, 감시하고, 훈육하는 것이 이들의 일이다 - P195

제7절 능력의 불평등은 재산의 평등의 필요 조건이다.


당신들은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반론이 사실생시몽의 격언의 두 번째 구절을, 푸리에의 격언의 세 번째 구절을 이루고 있다. - P19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8장
인민에 관하여

건축가가 큰 건물을 세우기 전에 지반을 관찰하고 살펴보는것처럼, 현명한 입법자도 먼저 법을 지켜야 할 인민이 그 법을받아들이기에 적합한지를 검토하지, 자체로는 훌륭할지라도 법을 대뜸 만들지는 않는다.  - P78

지구상에는 뛰어나지만 훌륭한 법을 감당하지 못한 국민이수없이 많았다. 설령 감당할 수 있었을지언정, 그들의 존속기간전체 가운데 아주 짧은 기간 동안만 그러했다. - P79

. 인민은 누군가가 자신의 상처를 치료해 주기 위해 손을 대는 것조차도 용납하지 못한다. 의사만 보아도 벌벌 떠는 용기 없고 어리석은 환자들처럼 말이다. - P79

어떤 질병이 사람의 정신을 어지럽혀 과거에 대한 기억을 못하게 하듯이 국가에도 때때로 격동적인 시기는 있다. 위기가 개인에게 가져다주는 것과 같은 것을 큰 변혁이 인민에게 가져다주는 격동적인 시기, 그 시기에 대한 공포 때문에 잊히지 않는그런 격동적인 시기, 내전으로 불탔지만 잿더미에서 다시 일어나 죽음의 손아귀를 뿌리치고 젊음의 활력을 되찾는 그런 격동적인 시기들이 있다. - P79

그때에는 불화가 인민을 파괴할 수는 있지만, 변혁이 인민을 회복할 수는 없다. 그리고 인민은 그들의 쇠사슬이 끊기자마자 흩어져 버림으로써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 P80

사람에게처럼 인민에게도 성숙기가 있어서, 그들이 법에 복종하도록 하려면 그때를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인민의 성숙기를 알아보는 일이 항상 쉽지만은 않다. 그런데 만일 그 성숙기를앞서 가면, 일을 그르치고 만다. - P80

9장
인민에 관하여 계속

자연이 신체가 정상인 사람의 신장에 한계를 두어 그 한계를벗어나면 거인이나 난쟁이가 되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 국가의 최상의 구조에 관해서도 그 국가가 가질 수 있는 규모에 한계가 있다. 그것은 국가가 너무 커서 잘 다스려지지 않고, 너무작아서 스스로 자신을 유지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어느 통치체에나 그것이 초과할 수 없는 힘의 최고치(maxi-mum)가 있는데, 흔히 국가가 커지다 보면 힘은 그 최고치를 넘어버린다. - P81

수없이 많은 근거가 이 원리를 증명해 준다. 먼저, 보다 더 긴지렛대 끝에 있는 짐이 무게가 더 나가는 것처럼, 행정도 거리가멀수록 힘이 더 든다. 행정은 또 그 단계가 많아짐에 따라 비용이 더 든다. - P81

야 한다. 마지막으로, 최고 행정기관인 정부가 있는데, 그것은그 밑의 모든 기관을 압박한다. 지나치게 과중한 부담은 끊임없이 신민들을 지치게 한다. (중략). 그러는 동안, 비상사태에 대비한 세입은 거의 고갈이 되어 정작 그것을 사용해야 할 때에는 어떻게 할 수가 없어 국가는 항상 파멸 직전에 처하게 된다. - P82

정부는 법을 준수하게 하고, 구성원들에 대한 괴롭힘을 막아주고, 폐단을 바로잡고,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어날 수 있는 반란 기도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강력한 힘과 신속성이 떨어진다.  - P82

 최고 행정기관의 소재지 한 곳으로만 모여드는 서로 알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재능은 파묻혀 보이지 않을 것이고, 미덕은 무시될 것이며, 악덕은처벌을 받지 않을 것이다. 통치자들은 정무에 시달려 직접 자신의 눈으로는 아무것도 보지 못하기에, 하급 공무원들이 국가를다스리게 된다. - P82

필요할 경우, 인민을 방어해 주어야 할 관심도 거의 남아있지 않게 된다. 그런 식으로, 체질에 비해 지나치게 큰 몸집은자기 무게에 짓눌려 무너져 소멸되어 버리고 만다. - P83

다른 한편, 국가는 반드시 겪게 될 혼란에 맞서고 자기 보존을 위해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수고를 견뎌내기 위해, 어떤 견고한 기반을 갖추어야 한다. 왜냐하면 모든 인민은 데카르트의와동설(說)처럼 서로에게 끊임없이 작용하여 이웃 국가를희생하고 영토를 넓히려는 경향을 갖는 일종의 원심력을 지니고있기 때문이다. - P83

 우리는 일반적으로 대외적이고 상대적일 뿐인 첫 번째 이유, 즉 영토를 확장할 이유가 대내적이고 절대적인 후자의 이유, 즉 영토를 줄일 이유에 종속되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건전하고 강한 국가 구조야말로 일차적으로 추구해야 할 것인데, 넓은 국토가 제공하는 자원보다는 좋은 정부에서 유래하는 활력에 더 의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 P83

10장
인민에 관하여 계속

통치체는 두 가지 방식으로 측정될 수 있다. 하나는 영토의 크기에 의해서이고, 다른 하나는 인민의 수에 의해서다. 그런데 이둘 사이에는 국가가 최상의 규모를 갖기에 적합한 비율이 있다. - P84

영토가 충분하지 못할 경우, 국가는 부족한 식량의 보충분에 대해 이웃 국가의 처분에 맡기는 상태가 된다.  - P84

우리는 영토의 크기와 인구수 사이에 서로를 충족시키는 고정된 비율을 산출할 수는 없다. 그것은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즉 토양의 질(質)의 차이, 비옥한 정도의 차이, 생산물의 성질의차이, 기후의 영향,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기질의 차이 (기름진 토양에 살면서도 별로 소비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척박한땅에 살면서도 많이 소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등이 그것이다. - P85

 이를테면,
사람들이 풍요와 평화를 누려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왜냐하면 군부대가 편성될 때처럼, 한 국가가 질서를 바로잡아 갈 때에는 통치체의 저항력이 보다 약하기에 와해되기가 쉽다.  - P86

권력의 찬탈자는 인민이 침착한 상태에서는 절대로 채택하지 않을 파괴성의 법을, 공중의 공포심을 틈타 통과시키기 위해 그 혼란기를 야기시키거나 택한다.  - P86

도대체 어떤 인민이 입법에 적합한가? 그것은 기원이나 이해관계, 혹은 계약의 일치를 통해 이미 결합되어 있으면서 아직 법이라는 참된 굴레를 써보지 않은 인민, 아주 뿌리 깊은 관습이나 미신에 젖어 있지 않은 인민, 갑작스러운 침입을 받아도 무너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인접 국가끼리의 싸움에 개입하지 않으면서 단독으로도 인접 국가에 저항할 수 있거나 도움을 받아물리칠 수 있는 인민, 구성원 모두가 서로를 다 알 수 있으며 어떤 한 사람에게 감당할 수 없는 큰 부담을 지울 필요가 없는 인민, 인접 인민들에게 도움을 받거나 주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는 인민, (13) 부유하지도 가난하지도 않으며 자급자족할 수 있는인민, 마지막으로 이전의 인민의 응집력과 새롭게 태어난 인민의 순종성을 겸비한 인민이다.  - P86

13*)만일 두 인접 국가 중 한쪽이 다른 쪽의 도움 없이 살아갈 수없다면, 전자에게는 그것이 아주 곤란한 상황이며 후자에게는아주 위험한 상황일 것이다. 어느 국민이 됐건, 현명한 국민이라면 이런 경우 아주 빨리 인접 국가를 자기 나라에 대한 의존성에서 해방시켜 줄 것이다. 멕시코 제국에 둘러싸여 있던 틀라스칼라 공화국은 소금을 멕시코에서 사 오거나 무상으로 얻는 것보다는 차라리 소금 없이 살아가는 것을 더 좋아했다. 현명한 틀락스칼라인들은 그 관대함 뒤에 숨어 있는 계략을 파악했던 것이다. 그렇게 그들은 자신들의 자유를 유지했다. 나아가 그 작은국가는 그 대제국에 둘러싸여 있었지만 결국에는 그 제국의 멸망의 원인이 되었던 것이다. - P192

11장
다양한 입법 체계에 관하여

만일 모든 입법 체계의 목적이어야 하는 구성원 전체의 가장큰 이익이 정확히 무엇인지를 알아보면, 그것은 자유와 평등이라는 두 가지 주요한 목적으로 귀결됨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P87

 이를테면 강자 쪽에서는 재산과 영향력의 절제를, 약자 쪽에서는 인색함과 부에 대한 선망의 절제를 전제로 한다. (14) - P88

14°)
당신은 국가가 견실하기를 바라는가? 그렇다면 가능한 한 양극 사이를 좁혀라. 부유한 사람도 거지도 있게 하지 마라. 본래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이 두 신분은 양쪽 모두 똑같이 공익에 해롭다. 전자로부터는 폭정의 옹호자가 나오며, 후자로부터는 폭군이 나오기 때문이다. 언제나 이 두 신분 사이에 공공의 자유에 대한 거래가 이루어진다. 한쪽은 자유를 사고, 다른 한쪽은 판다. - P192

그러나 모든 훌륭한 제도의 그 일반적인 목적은 각 나라의 지역적인 상황과 주민들의 기질에 기인하는 여러 관계에 따라 변경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바로 이 관계들에 기초하여 각 인민에게 고유한 제도의 체계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 P88

국가의 구조를 아주 견고하고 영구적이게 만드는 것은, 규약이 아주 잘 준수되어 여러 자연적인 관계와 법이 모든 점에서 조화를 이루고, 따라서 법은 이를테면 자연적인 관계를 보장하고교정하며, 조정하는 때에만 한한다. 그러나 만일 입법자가 그 목표를 잘못 잡아 상황이 요구하는 것과 다른 원리를 택한다면, 다시 말해 입법자의 원리는 예속을 지향하는 데 반해 상황이 요구하는 원리는 자유를 지향하고, 전자가 부를 지향하는 데 반해 후자는 인구 증가를 지향하고, 전자가 평화를 지향하는 데 반해 후자는 정복을 지향한다면, 법은 서서히 약화되고 국가 구조는 변질되어 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 P89

3부 1장 정부 일반에 관하여

모든 자유의지에 의한 행위는 두 원인이 협력하여 발생한다.
하나는 정신적인 것으로, 이를테면 행위를 야기하는 의지이며,
다른 하나는 육체적인 것으로, 이를테면 그 의지를 실행하는 힘이다. - P92

통치체도 이와 똑같은 원동력을 갖고 있다. 거기에서도 마찬가지로 힘과 의지가 구별된다. 의지는 입법권이라 부르고,
힘은 집행권이라 부른다. 그것들의 협력이 없으면, 아무것도 행해질 수 없으며 행해져서도 안 된다. - P93

그러므로 공권력에는, 그 힘을 통합하고 보편적 의지의 지도에 따라 그것을 실행하며 국가와 주권자 사이의 연결에 이용되는, 어떻게 보면 인간에게서 영혼과 육체를 연결하는 것처럼 공적인 인격체에서 그런 연결을 해주는 적절한 대행자가 필요하다. - P93

도대체 정부란 무엇인가? 신민과 주권자 사이에 상호 연결을 위해 확립된 일종의 매개체로, 법 집행과 시민적이고 정치적인 자유의 보존을 책임지고 있다. - P93

이 매개체의 구성원들은 행정관(Magistrats) 또는 왕(Rois), 즉통치자(Gouverneurs)라 불리며, 이 매개체 전체를 <군주(Prin-ce)>(16*)라고 부른다. - P93

16*) 그런 식으로 베네치아에서는 원로원(collège)에 <군주> 전하라는 이름을, 대통령이 원로원에 참석하지 않을 때조차도 부여하고 있다. - P139

그러므로 나는 집행권의 합법적인 행사를 정부, 또는 최고 행정기관이라고 부르며, 이 행정을 책임지는 사람이나 집단을 <군주>, 혹은 행정관이라고 부른다. - P94

. 정부는 주권자로부터 명령을 받아 인민에게 전달한다. 그러므로 국가가 훌륭한 균형 상태에 있게 하기위해서는, 모든 것이 상쇄되어 정부 자체의 힘(또는 곱)과 한편으로는 주권자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신민인 시민들의 힘(또는곱)이 동등해야 할 필요가 있다. - P94

국가가 만 명의 시민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가정해 보자. 주권자는 집합적으로, 그리고 단체로만 생각될 수밖에 없지만 신민으로서의 각 개별자는 개인으로 생각될 수 있다. 따라서 주권자 대 신민은 1만 대 1이다. 다시 말해, 국가의 각 구성원은 주권에 완전히 복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권을 자기 몫으로는 1만분의 1밖에 가지지 못한다. - P95

그 비율이 증가한다고 말한 것은, 그 비율이 1대 1에서 멀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하여 기하학의 의미에서 비율이 커지면 커질수록, 보통의 의미에서 비율은 더 줄어든다.  - P95

다른 한편, 국가가 커지면 공권력의 수탁자는 그 권력을 남용하고자 하는 유혹과 수단이 많아지기 때문에, 정부가 인민을 제어하기 위한 힘을 많이 가지게 되면 될수록 주권자도 정부를 견제하는 힘을 더 많이 가져야 한다. - P96

그 이중 관계로부터, 당연히 주권자와 <군주>와 인민 사이의 연비례는 전혀 자의적인 생각이 아니라 통치체의 본질에서 나오는 필연적인 결과가 된다. 또한 당연히 외항 중의 하나인 이를테면 신민으로서의 인민은 불변의 1로 표현되기에 복비가 증가하거나 감소할 때마다 단비도 마찬가지로 증가하거나 감소한다. - P96

 즉, 나는 여기에서 인민의 수를 그냥 예로 든 것뿐이며, 내가 말하는 비율은 단지 사람 수에 의해서만 측정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무수한 원인들에 의해 조합되는 행동량(量)에 의해서도 측정된다고. - P96

. 우리는 이 정신적인 인격체를 이와 비슷한 다른 관계들로 분해해 볼 수 있는데, 이 관계들은 그에 상응하여 새로운 비율을 만들어내고, 그 비율 안에 행정관청의 등급에 따라 또 다른 비율을 만들어낸다. 이런 식으로계속 진행하다 보면 마침내 분할할 수 없는 비례중항, 이를테면유일한 통치자, 혹은 최고 행정관에 이르게 된다. - P97

이 두 단체 사이에는 국가는 그 자체로 존재하며 정부는 주권자에 의해서만 존재한다는 그런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따라서 <군주>의 지배적인 의지는 보편적 의지, 혹은 법일 뿐이거나아니면 법일 뿐이어야 하며, 그의 힘은 그에게 집중된 공권력일뿐이다. - P97

마침내 <군주>가 주권자의 의지보다 더 강력한 개별의지를 가지거나, 그 개별 의지에 복종시키기 위해 자신이 쥐고있는 공권력을 사용함으로써 이를테면 두 주권자, 즉 법적인 주권자와 사실상의 주권자를 갖게 되는 일이 있게 되면 그 즉시 사회적 결합은 사라져버리고, 통치체는 와해되어 버릴 것이다. - P97

그렇지만 정부라는 단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다시 말해 그것을 국가라는 단체와 구별해 주는 실재하는 생명을 갖기 위해서는, 또한 정부의 모든 구성원이 협력하여 행동함으로써 그것의 설립 목적에 부응할 수 있기 위해서는, 특수한 자아가 필요하다. - P97

이 모든 차이점에서, 국가를 변화시키기까지 하는 우연적이며 특수한 관계에 따라 정부와 국가라는 단체와 갖게 되는 여러관계가 생겨난다. 왜냐하면 흔히 그 자체로는 최상의 정부라 할지라도 그것이 속하는 통치체의 결함에 대응해 그 관계를 수정하지 않는다면 가장 불완전한 정부가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 P98

3부 2장
다양한 정부 형태를 이루는 원리에 관하여

그런데 정부의 전체적인 힘은 국가의 전체적인 힘과 항상 같기에, 변화하지 않는다. 따라서 정부가 그 힘을 자신의 구성원에게 사용하면 할수록 인민에게 사용할 힘은 더 적게 남는다. - P99

우리는 행정관의 인격체에서 본질적으로 상이한 세 가지 의지를 구분해 볼 수 있다. 첫째, 개인 자신의 의지가 있는데, 그것은 자신의 개별적 이익만 추구한다. 둘째, 행정관들의 집단적인 의지가 있는데, 그것은 오직 <군주>의 이익에 관련되기에 단체의지라고 부를 수 있다. 그런데 이 의지는 정부에 대해서는 보편적 의지이며, 정부가 속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개별 의지다. 셋째, 인민의 의지 또는 주권자의 의지가 있는데, 그것은 전체로간주되는 국가에 대해서도 보편적 의지이며, 전체의 부분으로 간주되는 정부에 대해서도 보편적 의지다. - P99

따라서 보편적 의지는 언제나 가장 약하며, 집단 의지는 그보다 더 강하며, 개별 의지가 그중 가장 강하다. 그 결과, 정부 내에서 각 구성원의 자격은 첫째가 자기 자신이고, 둘째가 행정관이며, 셋째가 시민인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사회질서가 요구하는 것과는 완전히 반대 순서다. - P100

그런데힘의 행사는 의지의 정도에 좌우되고, 또 정부의 전체적인 힘은전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들 가운데 가장 강력한 정부는 단한 사람의 정부라는 결과가 나온다.
그 반대로, 정부에 입법권을 주어보자. <군주>를 주권자로 간주하고, 시민 모두를 행정관으로 간주해 보자. 그럴 경우 단체의지는 보편적 의지와 구별되지 않아, 보편적 의지와 마찬가지로 강하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개별 의지가 가장 강한 힘을 가지게 될 것이다.  - P100

왜냐하면 각 시민은 독자적으로는 주권의 어떠한 직무도 맡고 있지 않은 반면 행정관은 거의 언제나 정부의 어떤 직무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가가 커지면 커질수록, 그 크기에 비례하여 커지지는 않을지 언정 실제적인 힘은 커진다. - P101

더 많은 사람들이 일을 담당함에 따라 일 처리는 그 신속성이더 떨어지며, 지나치게 신중을 기하다 보면 행운에는 주의를 충분히 기울이지 못하여 좋은 기회를 놓쳐 버리며, 너무 심의를 한나머지 흔히 심의의 성과를 얻지 못하는 일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 P1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장

요제프 기벤라트는 중개와 도매를 업으로 하는 상인으로 마을에서 특별히 대단하거나 능력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대부분의 마을 사람처럼 억세고 다부진 체격이었고, 비록 거래에서뛰어난 수완을 발휘하진 못했지만 돈에 대한 진심 어린 갈망을숨기지 않았다. 작지만 텃밭이 딸린 집에 살았고, 마을 묘지에가족묘가 있었다. 다소 깨인 사고방식으로 형식적인 종교 생활을 했으나 신과 정부 당국에는 적당히 존경을 나타냈고, 품위있는 시민의 도리인 엄격한 예절을 맹목적으로 따랐다. - P9

마을 상인협회 회원으로 금요일마다 ‘독수리‘ 술집에서 열리는 볼링 게임에 참여했고, 그 밖에 빵 굽는 날은 물론 스튜와 소시지 수프를 먹는 날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일할 때는 싸구려 담배를 피웠지만, 식사 후와 일요일에는 좀 더 고급 담배를 즐겼다. - P9

신문을 보는 게 독서의 전부였으며 문화생활은 일 년에 한번 상인협회에서 후원하는 아마추어 연극과 가끔 오는 서커스를 관람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주변의 어느 이웃과 이름과 집을 바꾼다 해도 기벤라트의 삶은 딱히 달라질 게 없었다. - P10

. 슈바르츠발트(독일 남서부의한 지역. 숲이 울창하여 ‘검은 숲‘이라는 뜻의 이름이 붙었다-옮긴이)의 작은 마을에서 이제껏 한스와 같은 영재는 없었다. 비좁은 마을의 울타리 밖으로 눈을 돌리고 세상에 영향을 끼칠만한 인물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 P10

 한스의 어머니는 수년 전에 죽었는데 마을 사람들은 생전에 항상 아프고 걱정에 싸여 있었다는 점 말고는 별다른 특징을 기억하지 못했다. 한스의 아버지는 고려할 필요도 없었다.
그러니까 마을이 생기고 팔구백 년간 수완 좋은 사람은 많았지만신동이나 천재는 한 명도 없었던 이 오래된 동네에 하늘에서 정말 단한번 비밀스러운 불꽃이 떨어진 것이었다.  - P11

 관료나 교사 중 젊고 똑똑한 이들만이 신문 기사를 통해 ‘현대적 인간(《수레바퀴 아래서》가 발표된18세기는 구습을 타파하고자 하는 계몽주의 시대로, 신이 아닌 개인을 현대의 주체로 보았다-옮긴이)‘의 존재를 어렴풋이 알고 있을뿐이었다. 이곳 사람들은 자라투스트라가 뭐라고 말했는지 알지 못해도 교양 있는 사람인 척 살아갈 수 있었다.  - P11

안락하고 부유한 삶을 누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십 년 전에는 기능공이었다가 그 후 공장주가 된 이들이었다. 그들은 관료를 만나면모자를 벗고 인사하면서 잘 보이려고 했으나, 자기들끼리 있을때는 푼돈 받고 사는 작자들이라느니, 글이나 받아쓰는 종놈들이라느니 하며 빈정거렸다. - P11

한스 기벤라트의 천재성은 누구도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학교 교사들과 교장, 이웃 사람들과 마을 목사, 동급생들은 물론이고 누구든 이 소년이 총명한 두뇌와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다고 인정했다. 그러니 한스의 미래는 이미 확고히 정해진 것이었다. - P12

 한스는 날마다 오후 4시에 학교수업을 마치고 나면 교장에게 그리스어를 배웠고, 6시에는 마을 목사의 특별한 배려로 라틴어와 종교 과목의 보충수업을 받았다. 일주일에 두 번은 저녁 식사 후 한 시간 동안 수학 교사의 지도를 받았다. - P13

어른들은 한스가 과도한 학업으로 부담을 느끼고 감성을 잃을까봐 날마다학교에 가기 전 한 시간 동안은 성서 강독 수업을 듣게 했다. 이수업은 브렌츠 교리문답(요하네스 브렌츠는 16세기의 종교개혁가로, 그의 교리문답서는 기독교 신앙의 교육서로써 널리 알려졌다.
옮긴이)을 공부하고 신앙심을 자극하는 질문과 답변을 암송하게 함으로써 젊은이들의 영혼에 신선한 기독교적 생기를 불어넣으려는 것이었다. - P13

 하루 동안 쌓인 작문과 암기, 복습, 예습과제는 늦은 밤이 되어서야 집의 편안한 석유등 아래에서 할수 있었다. 담임교사는 이렇게 고요한 가정의 평화와 격려 속에서 이루어지는 학습이야말로 성적을 올릴 수 있는 효과적인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런 시간은 화요일과 토요일에는 보통 10시까지, 다른 요일에는 11시, 12시까지 계속되었고 간혹 더 늦게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 P14

한스는 생각날 때마다 고개를 들었고 이즈음부터는 산책길에서도 공부를 했다. 밤을 새운 듯 눈가에 푸른색 그림자를 드리운 채 소리 없이 걸어 다니는 것이었다.
"기벤트가 합격할 수 있을까요? 합격하겠지요?"  - P14

지난 일주일간 한스의 지적 충만함은 극에 달했다. 부드럽고어여쁜 소년의 얼굴에 움푹 들어간 눈은 탁한 빛을 내며 불안하게 번뜩였고, 아름다운 이마에 난 섬세한 주름은 그의 정신을 대변하는 듯했다. - P15

"오늘 밤은." 무서운 폭군 같은 교장은 말을 마치면서 평소와 다르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공부하지 말고 자거라. 약속할 수 있지? 내일 맑은 정신으로 슈투트가르트에 갈 수 있게말이다. 한 시간 정도 산책을 하고 일찍 자도록 해. 젊은 사람은잠을 충분히 자야 하거든."
잔소리를 쏟아낼 줄 알았는데 이런 격려를 받다니 놀라운 일이었다. 한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교정을 나왔다. - P15

몇 주 동안, 아니 한 달 내내 날마다이곳을 네 번씩 지나쳤지만 그동안 한스는 다리 옆의 작은 고딕풍 예배당이나 강과 수문, 제방, 물레방아에 눈길을 주지 않았다. 물가의 풀과 버들가지도 마찬가지였다. 가죽 공장이며이런저런 공장이 접해 있는 강물은 호수처럼 깊은 초록빛으로잔잔히 흘렀고, 휘어진 버들가지 끝이 물에 잠겨 있었다.
한스는 문득 여기서 얼마나 자주 시간을 보냈던가 떠올려 보았다. 반나절, 아니 하루 종일 수영을 하고 물놀이를 하고 낚시를 하지 않았던가. - P16

한스는 멍하니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없었다. 순간 억센 손이 어깨를 붙들어서 한스는 화들짝 놀랐다. 다정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안녕, 한스? 같이 산책하지 않을래?"
구둣방 주인 플라이크였다. 지금은 거의 가지 않지만 어릴적에는 종종 구둣방을 찾아가 플라이크와 함께 저녁 시간을 보냈었다. - P17

한스가 교사들의 자랑거리가 되면서 다소 우쭐한 모습을 보이자 플라이크는 겸손해지라고 자주 충고했다. 좋은 의도로 다가온 인도자에게서 소년의 영혼은 점점 멀어져 갔다. 한스는 반항심이 절정에 달해 자존심을 건드리는 모든 것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나이였던 것이다. - P18

크로넨 거리에서 두 사람은 마을 목사를 만났다. 플라이크는침착하지만 냉담한 태도로 인사하고는 이만 가봐야 한다며 급히 사라져버렸다. 목사가 새로운 교리를 따르며 부활을 믿지않는다는 소문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 P18

"그래, 잘하도록 해라. 다들 너에게 기대가 크다는 걸 알고 있겠지? 난 네가 라틴어에서 특히 좋은 점수를 받았으면 좋겠구나."
"만약 제가 떨어지면요?" 한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떨어지다니?"
목사는 깜짝 놀라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그런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떨어질 리가 없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지?" - P19

. 나무로 된 작은 물레바퀴가 휘어지고 부서진 채 수돗가에 나동그라져 있었다. 한스는 이것들을 직접 깎고 만들며 즐거워했던시절을 떠올렸다. 벌써 이 년이 지났다. 그 시절은 아주 오래전일이 되어버렸다. 한스는 물레바퀴를 집어 들어 앞뒤로 꺾어완전히 부러뜨린 후 울타리 밖으로 던져버렸다. 이 하찮은 것들이여 잘 가거라! 이미 지나간 이야기고 끝난 일이었다.  - P20

 순간 소년은 바닥에 엎드려 엉엉 울고싶었다. 하지만 우는 대신 헛간에서 작은 도끼를 꺼내 와 야윈팔로 허공을 휘두르며 토끼집을 마구 쪼개기 시작했다. 나뭇조각이 사방으로 튀고 못이 녹슨 소리를 내며 휘어졌다.  - P20

"아니, 아니, 얘야! 무슨 짓이냐?" 아버지가 창문에서 소리쳤다. "너 지금 거기서 뭐 하는 거냐?"
"장작 패는 거예요."
한스는 한마디만 하고 도끼를 던져버리고는 마당을 가로질러 나와 강둑길을 따라 상류로 뛰어갔다.  - P21

카프베르크 언덕에서 토끼 먹이를 구하고강가의 가죽 공장 뒷마당에서 낚시하던 시절, 걱정도 두통도 없었던 그 시절과 피곤하고 서글퍼진 채 한스는 저녁을 먹기 위해 집으로 돌아갔다. 아버지는 다음 날 시험 장소인 슈투트가르트에 갈 생각에 잔뜩 흥분해서 한스에게 책은 다 챙겼는지, 검은색 양복은 준비해놓았는지, 가는 길에 문법 공부를 하지 않겠는지, 기분은 괜찮은지 등을 열 번도 넘게 물었다. - P21

"잘자라, 한스 푹 자도록 해! 아침 6시에 깨우마. ‘사전‘ 챙기는거 잊지 않았지?"
"예, ‘사진‘ 잘 챙겼어요. 안녕히 주무세요(무식한 아버지가 중성명사인 ‘사전‘을 남성명사로 착각해 ‘das Lexikon‘가 아니라 ‘den Lexikon‘이라고 말했지만, 착한 한스는 아버지의 문법을 고치지 않고대답해주었다-옮긴이)!" - P22

자신이 주인인 방, 작지만 누구의 방해도 없는 자신만의 방은 한스가 시험을 준비하는 동안 받은 유일한 축복이었다. 여기서 긴 저녁 시간을 피곤과 졸음과 두통과 싸워가며 카이사르, 크세노폰, 문법, 사전, 수학 문제와 씨름했다. - P22

 한스는 옷을 입은 채 잠들었다. 어머니 같은 조용한 잠의 손길이 닿자 소년의 요란한 심장 소리가가라앉고 아름다운 이마의 가느다란 주름이 사라졌다.
유례없는 일이었다. 이른 시간인데도 교장이 친히 기차역까지 마중 나온 것이다. 검은색 프록코트를 입은 아버지 기벤라트는 흥분과 기쁨과 자부심으로 가만히 있지를 못했다. - P23

교장이 손을 흔들었고,
한스의 아버지는 담배를 꺼내 피웠다. 골짜기를 지나자 마을과강이 사라져갔다.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는 두 사람에게 무척고된 시간이었다.
슈투트가르트에 도착하자 아버지 기벤트는 곧 생기를 되찾아 유쾌하고 붙임성 있는 사교가로 변신했다. 작은 마을 출신이 주의 수도에서 며칠을 보내게 되었다는 사실이 그를 황홀하게 했다. 아버지와 달리 한스는 더 조용하고 불안해졌다. - P23

두 사람은 숙모 집에 묵었다. 낯선 공간과 친절하지만 수다스러운 숙모, 할 일도 없이 마냥 앉아 있어야 하는 시간, 힘을 내라며 자꾸만 말을 거는 아버지를 견디느라 소년은 완전히 지치고 말았다. 낯설고 외로운 마음으로 한스는 방에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 P24

그런데 계단을 다 내려가기도 전에 불행이 시작되었다. 2층에서 만난 뚱뚱하고 거만해 보이는 부인이 숙모가 무릎을 굽혀 인사를 건네자마자 거침없이 입담을 늘어놓는 것이었다. 수다는 15분 이상 지속되었다. 한스는 계단 난간에 기대어 있었는데 부인의 개가 냄새를 맡고 한스를 향해 짖기도 했다. 확실하진 않았지만 두 사람이 자신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 P24

숙모를 기다리는 동안한스는 길가에 수줍게 서 있다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치이기도 하고 골목의 부랑아들에게 놀림을 받기도 했다.
가게를 나온 숙모는 한스에게 초콜릿 바를 내밀었다. 한스는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예의 바르게 인사하며 받았다. - P25

그때까지 쉬지 않고 말하던숙모가 잠시 한숨을 쉬더니 애정 가득한 미소로 한스에게 이제 초콜릿을 먹으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스는 초콜릿을 먹고 싶지않았다.
"세상에, 지금 수줍어서 그러는 건 아니지? 그러지 말고 어서먹으렴!"
어쩔 수 없이 한스는 초콜릿 바를 꺼내 한참 동안 은박지를 벗긴 후 작은 조각을 살짝 베어 물었다. - P25

한스는 한숨을 내쉬며 (중략). 문득 자신이 매우 불행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다시 한번 불규칙동사를 떠올려 보았는데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 소스라치게 놀랐다. 모든 걸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선발고사가 바로 내일인데! - P26

 다음날, 아침 한스가 커피를 마시며 시험장에 늦지 않기 위해 시계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던 그 시간에 고향에서는 많은 이들이 그를 생각하고 있었다. 먼저 구둣방 주인 플라이크는 아침 수프를 먹기 전에 기도를 올렸다.  - P27

마을 목사는 한스를 위해 기도하지는 않았지만 아침 식사를하면서 아내에게 말했다.
"지금쯤 기벤라트가 시험장에 들어가겠군. 그 아이는 대단한 인물이 될 거야. 이제 곧 모두가 그 아이를 주목하겠지. 그러면내가 라틴어 공부를 도와준 게 헛수고가 되지는 않을 거야."
담임교사는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학생들에게 말했다.
"이제 슈투트가르트에선 선발 고사가 시작되겠구나. 우리 모두 기벤라트의 행운을 빌자. 물론 딱히 행운이 필요하진 않을거야. 너희 같은 게으름뱅이 열 명을 합친 것보다 똑똑하니까 말이야." - P27

겁먹고 놀란 모습으로 조교의 지시를 따르면서 넓은 홀을 가득 채운 창백한 소년들을 보고 있자니 마치 고문실에 갇힌 범죄자가 된 기분이었다. 드디어 교수가 들어와 지원자들을 조용히 시킨 후 라틴어 문장력 시험문제를 받아쓰게 했다. 그제야 한스는 문제가 우스울 정도로 쉽다는 것을 알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재빠르게그리고 즐겁게 초안을 쓴 후 신중하고 깔끔하게 답안을 작성했다. 일찌감치 답안을 제출한 학생들 중에는 한스도 있었다. - P28

"라틴어 시험은 어땠어? 쉬웠지?" 한스가 물었다.
(중략)
"그 문제 아직 가지고 있어?"
소년이 노트를 가져왔다. 둘은 함께 문제 전체를 한 단어 한단어 자세히 살펴보았다. 괴핑겐에서 온 아이는 라틴어를 매우잘하는 것 같았다. 적어도 그 아이는 한스가 한 번도 들어보지못한 문법 표현을 두 번이나 사용했다. - P29

집에 돌아오자마자 한스는 책상에 앉아 다시 한번 -mi로 끝나는 그리스어 동사를 복습했다. 라틴어 시험은 자신 있었지만 그리스어는 한스에게 특히 어려운 과목이었다. 그리스어를 좋아하고 거의 열광할 정도였지만 그건 작품을 읽을 때뿐이었다. - P30

다음 날 시험 과목은 실제로 그리스어이어서 독일어 논술 시험이 있었다. 그리스어 문제는 꽤 길었으며 전혀 쉽지 않았다. 논술 주제는 매우 까다로운 데다 논점을 혼동할 여지가 있었다. 오전 10시가 넘어가자 고사장 안이 후덥지근해지더니 푹푹 찌기 시작했다. 한스는 좋지 않은 깃펜으로 쓰느라 두 장의 답안지를 망치고 나서야 그리스어 답안을 말끔하게 쓸 수 있었다. - P30

식사를 하면서 한스는 어떤 물음에도 대답하지 않고 어깨만 으쓱했고, 그저 죄지은 사람 같은 표정을 지었다. 숙모는 한스를 위로했지만 아버지는 화가 나서 인상이 험악해졌다. 식사가 끝난 후 아버지는 아들을 옆방으로 끌고 가서 다시 꼬치꼬치캐물었다.
"시험을 못 봤어요." 한스가 말했다.
"왜 정신을 안 차렸어? 더 집중했어야지, 제기랄!" - P31

그리고 10분간 또 다른 세 명의 시험관 앞에 앉아 그리스어를 번역하고 다시 여러 질문을 받았다. 마지막 질문은 불규칙적으로 조합되는 부정과거형에 대한 것인데 한스는 답을 하지 못했다.
"그럼 나가도 좋습니다. 저쪽 오른쪽 문으로 나가세요."
한스는 문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문을 나가면서 갑자기 부정과거형이 생각났다. 걸음을 멈추었다.
(중략)
"아닙니다. 다만, 지금 막 부정과거형이 생각났습니다."
한스는 시험장을 향하여 큰 소리로 답을 외쳤다. 그때 한 시험관이 웃는 모습을 보았고, 한스는 머리까지 시뻘게져서 시험장을 뛰쳐나왔다. - P32

거리를 걷는 동안 한스는 마치 자신이 몇 주째 이곳에 와 있으며 다시는 여기서 나가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의 정원과 푸른 솔숲, 강가 낚시터가 아주 멀리 떨어져 있고 오랜 옛날의 풍경같이 느껴졌다. 오늘 당장 집에 갈 수만 있다면! 어차피 시험을 망쳤으니 더 이상 남아 있을 이유도 없었다. - P32

아이가워낙 지치고 처량해 보였던지 어른들은 한스에게 계란 수프를 먹이고 바로 잠자리에 들게 했다. 다음 날은 수학과 종교과목을 볼 차례였고, 시험이 끝나면 마침내 집에 갈 수 있었다.
오전 시험은 매우 잘 치렀다. 어제 주요 과목에서 그렇게 실수해놓고 오늘 시험을 잘 보다니 한스는 어처구니가 없어 마음이 씁쓸했다. 어쨌든 드디어 집으로 돌아간다! - P33

"슈투트가르트는 좋았니?" 늙은 하녀 안나가 물었다.
"좋았느냐고요? 아니, 시험이란 게 무슨 좋은 일이라도 되는줄 아세요? 전 이렇게 집에 돌아와서 기쁠 뿐이에요. 아버지는 내일 오실 거예요."
한스는 신선한 우유를 그릇에 가득 부어 마신 다음 창문에 걸려 있는 수영 바지를 낚아채 밖으로 뛰어나갔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수영하러 가는 풀밭 쪽으로는 가지 않았다. - P34

다음 날도 쉬는 날이었다. 한스는 해가 중천에 떠오를 때까지 늦잠을 자고 자유를 누렸다. 점심때는 아버지를 마중 나갔는데, 아버지는 아직까지도 슈투트가르트의 즐거움에 푹 빠져 있었다.
"시험에 합격하면 원하는 건 뭐든지 해도 좋다." 아버지가기분이 좋아서 말했다.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해봐라!"
"아녜요. 아녜요." 소년은 한숨을 쉬었다. "저는 떨어질 것 같아요."
"멍청한 소리 하지 마라. 너는 합격할 거야! 내 마음이 바뀌기 전에 하고 싶은 걸 얼른 말해봐." - P36

"제가 시험에 떨어지면 김나지움에 가도 될까 해서요."
아버지 기벤라트는 기가 막혔다.
"뭐? 김나지움?" 아버지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김나지움에가겠다고? 어떤 놈이 그딴 걸 알려주더냐?"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어요. 저 혼자 생각해본 거예요." - P37

한스는 창틀에 앉아 깨끗이 닦인 마룻바닥을 30분이 넘도록 응시하면서 자신이 신학교나 김나지움에도 못 가고 대학에도 갈 수 없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해보았다. 어쩌면 치즈 가게나 사무실에 들어가 수습생으로 일해야 할지도 모른다.  - P37

월요일 아침 일찍 한스는 학교에 다시 나갔다.
"잘 지냈니?" 교장이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 "나는 네가 어제 찾아올 줄 알았다. 시험은 잘 보았니?"
한스는 고개를 숙였다.
"아니, 대체 무슨 일이냐? 잘 못 보았니?"
"네, 그런 것 같아요."
"어디 기다려보자꾸나!" 교장이 한스를 위로했다. "아마도오늘 오후에는 슈투트가르트에서 소식이 올 거다." - P38

한스가 다가가자 담임교사가 손을 내밀었다.
"축하한다, 기벤라트 주 선발고사에서 네가 이 등으로 합격했다." - P38

"이제 집에 가보렴." 교장이 말했다. "아버지께 이 소식을 전해드리렴. 그리고 앞으론 학교에 나오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팔 일 뒤면 방학이 시작되니 말이다."
소년은 현기증을 느끼며 길을 나섰다. 길가에는 보리수나무들이 서 있고 광장에는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다. 모든 것이 그대로였지만 전보다 더 아름다웠고 의미 있었으며 기쁨이 넘쳤다. 선발 고사에 합격했다! 그것도 이 등으로! - P39

"아버지, 주머니칼 좀 빌려주세요!"
"뭐하려고?"
"나무 막대기를 만들어야 하거든요. 낚시하려고요."
아버지가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었다.
"자, 여기 2마르크를 줄 테니 이제 네 칼을 사도록 해라." 아버지는 환하게 웃으며 관대하게 말했다. "단, 한프리트 상점 말고 맞은편 대장간에 가서 사야 한다." - P4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풍스러운 디자인!
그러니 다 읽고 소장하진 말아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설명하겠습니다. 물론 모두 노리즈키가 한 말입니다. 진범은 금요일 아침 구가야마에서 시게루를 유괴하고 감금한 후 밤 여덟시에서 아홉시 사이에 살해했습니다. 그런데 왜 그 시간에 아이를 죽였을까요? 몸값 거래의 성패와 관계없이 죽일 거였다면왜 그때까지 살려뒀을까요? 어차피 기다릴 거면 왜 몸값 거래결과가 나올 때까지 살해를 미루지 않았을까요? 어느 쪽이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굳이 그 시간을 고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 P259

"그렇습니다. 미우라는 도도로키에서 알리바이를 만들며 오전 오후 두 차례 저희 집에 협박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우디 운전석에서 들은 노리즈키의 설명을 반복했다. "밤 아홉시에 노리즈키와 헤어진 미우라는 가까운 역에 세워둔 골프를 타고 아지트로 직행해서 죽은 지 얼마 안 된 시게루의 시신과 책가방을 차트렁크에 실었습니다. 이 아지트는 나카노 뉴하임 305호가 아니라 진범이 준비한 장소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 P260

 "이것도 증거가 있습니다. 제가 사야마 공원에 도착하기 전에 미우라가 먼저 가서 돌계단에 낚싯줄을 쳐놨거나 구슬 같은 걸 뿌려놓았을 겁니다. 그 직전에 내린 뭔가 부자연스러운 지시도 이런 올가미를 전제하면 앞뒤가 맞습니다. 저를 초조하게 만들어서 돌계단을 뛰어내려가게 하는 게 놈들의 노림수였겠죠. 그 컴컴한 경사면에서 미끄러지면 굴러떨어져서 다칠게 뻔했으니까요. 기절하리라 충분히 예상했을 겁니다. 어쩌면그사이에 차를 돌려서 돌계단의 올가미를 회수했을지도 모르죠, 돌아올 때는 그런 흔적이 전혀 없었으니까 말입니다." - P261

장인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돌계단에 올가미를 친 건진범의 계획이 아니라 미우라의 아이디어라고 확신했다. 나에대한 증오가 너무나 노골적이었다. 내게 수치감과 굴욕감을 주기 위해 선택한 수단임이 분명하다. - P261

"미우라를 죽인 것도 진범에게는 계획된 행동이었단 말인가?"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한 질문이었다.
"빠르든 늦든 입막음하기 위해 죽일 작정이었던 건 확실합니다. 하지만 수요일에 그런 돌연한 형태로 죽일 생각은 아니었겠죠. 사건의 열기가 식은 뒤 사고 같은 형태로 꾸며서 유괴 사건과 무관한 방식으로 죽였을 겁니다." - P262

그때 나는 장인의 태도에서 이해하기 힘든 이중성을 포착했다. 괜한 기분 탓일지 모르지만, 장인의 말이 미우라가 죽음으로써 진범에게 이어질 실마리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환영하는 것처럼 들렸던 것이다. - P263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장인이 양손을 포개서 책상 위에 얹었다. 반질반질하게 닦인 나뭇결에 희뿌연 김이 서려 있다. 손바닥에 땀이 찬 것이다. 장인이 언제부터 그렇게 긴장하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 P26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