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원고는 여덟 줄이었다. 발란데르는 그것을 서무계에 가져가 타이핑한 후 한 부를 복사하도록 지시했다. 복사본이 나올 동안 그는 룬나르프 주변에 사는 모두에게 우편으로 보낼 질문지를 훑어보았다.  - P36

발란데르는 몸을 일으켜 복도로 나갔다. 늘 이런 식이지. 그는 생각했다. 서류들은 절대 있어야 할 곳에 있는 법이 없다. 경찰 업무는 점차 컴퓨터에 기록되는 추세였지만 중요한 서류들이 분실되는 경향이 있었다. - P37

 부검한 의사의 견해에 따르면 직접적인 사인을 확신할 수 없었다. 사인의 폭이 너무나넓었다. - P38

공식 보고서 귀퉁이에 의사의 메모가 있었다. 그는 ‘광기의 행위‘라고 쓰고, ‘피해자는 네다섯 번 죽고도 남을 폭력에 희생되었다‘고 덧붙였다.
발란데르는 보고서를 내려놓았다. 그는 기분이 더 가라앉는 것을느꼈다. 여기에는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 강도들은증오로 가득 차서 노인을 폭행하지 않았다. 그들은 돈이 목적이었다. 이 미친 폭력성은 왜지? - P38

기자회견이 열리는 방은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그는 기자들 대부분을 알아보았다. - P39

"범인들에 대한 단서가 없습니다." 발란데르가 말했다.
"그 말은 한 명 이상이라는 뜻입니까?"
"아마도요."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우린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 모릅니다." - P40

"음. 우린 아직 모릅니다. 검시관이 아직 부검을 끝내지 못했습니다. 며칠 걸릴 겁니다." - P40

"강도들이 뭘 가져갔죠?"
"아직 모릅니다." 발란데르가 대답했다. "우린 아직 그들이 강도인지조차 모릅니다."
"강도가 아니라면요?"
"모릅니다."
"강도가 아니라는 걸 믿을 만한 뭔가가 있나요?"
"없습니다." - P41

6시 직전에 수사반은 회의를 위해 모였다. 병원에서의 새로운 소식은 없었다. 발란데르는 재빨리 야간근무자 명단을 적었다.
"그게 필요한가?" 한손이 궁금해했다. "병실에 녹음기를 갖다 놓으면 노부인이 깼을 때 어느 간호사든 그걸 켤 수 있잖아." - P43

"현장에 수많은 지문이 있었네." 그가 말했다. "어쩌면 뭔가가 나올 거야. 하지만 난 별로 기대하지 않아. 흥미로운 건 매듭이야."
발란데르가 그를 살피듯 쳐다보았다. "무슨 매듭이요?"
"올가미 매듭 말일세."
"그게 뭐요?"
"일반적이지 않은 매듭이지. 난 그런 매듭을 본 적이 없네." - P44

"경위님은 이 사건의 수사 책임자 아니십니까. 좀 주무셔야 할 텐데요."
"하룻밤쯤은 괜찮아." 그는 그렇게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는 미동도 없이 앉아 허공을 노려보았다. 우리가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범인들이 이미 잡을 수 없을 만큼 멀리 도망친 게 아닐까?  - P46

"끔직한 일이죠."
"그래요." 발란데르가 말했다. "저는 가끔 이 나라가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그가 경찰서 유리문을 통해 밖으로 나갔을 때 바람의 그의 얼굴을때렸다. 바람이 엘 듯이 찼고, 그는 몸을 숙이고 주차장으로 발걸음을 서둘렀다. - P47

다음은 아버지 차례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심한 밤의 범인들이 강도질을 하기에 적합한 노인으로 아버지를 고를지도 몰랐다. 어쩌면 살인까지도. - P48

"커피 한 잔 마시려무나." 아버지가 말했다. "곧 끝날 게다."
"마시고 있어요." 발란데르가 말했다.
기분이 좋지 않으시군. 발란데르는 생각했다. 변덕이 죽 끓는 듯한독재자. 대체 나에게 뭘 원하시는 거지?
"저 바빠요." 발란데르가 말했다. "사실 밤새워야 해요. 원하시는게 뭐예요?" - P50

"넌 한동안 날 보러 오지도 않았어." 아버지가 비난하듯 말했다.
"그저께도 왔잖아요."
"삼십 분간 말이냐!"
"뭐, 어쨌든 왔잖아요."
"왜 날 보러 오는게 싫은 게냐?" - P51

오솔길이 별채에서 천장이 낮고 가구가 별로 없는 집으로 이어져있다. 발란데르는 한눈에 집이 엉망진창이고 더럽다는 것을 알아보았다. 아버지는 집이 엉망이라는 것조차 보지 못하시는군. 그는 생각했다. 왜 나는 전에 눈치채지 못했을까? 그에 관해 크리스티나와 이야기해 봐야겠어. 아버지 혼자 이렇게 계속 사실 순 없어. 그 생각을하고 있을 때 전화가 울렸다. 아버지가 수화기를 들었다.
"네 전화다." 아버지가 짜증을 숨기는 기색도 없이 말했다.
린다. 그는 생각했다. 그 앨 거야. 하지만 뤼드베리가 병원에서건 전화였다.
"부인이 사망했네." 그가 말했다. - P53

발란데르는 형편없는 카드 플레이어였지만 포커가 아버지를 달랠것임을 알았다. "일곱 시에 올게요." 그가 말했다.
이내 그는 위스타드로 차를 몰았다. 나선 지 얼마 안 된 똑같은 유리문으로 걸어 들어갔다. 에바가 그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뤼드베리가 구내식당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는 거기에서 커피 잔 위로 몸을 구부리고 있었다. 발란데르는 뤼드베리의 또 다른 얼굴을 보고, 자신이 듣기 싫은 말을 들으리라는것을 알았다. - P54

4

"먼저 얘기부터 듣고요. 그런 다음 코트를 벗을지 말지 결정할 겁니다."
뤼드베리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녀가 죽었네." 그가 말했다.
"그러니까, 그건 압니다."
"하지만 죽기 전에 잠깐 의식이 돌아왔어."
"그래서 무슨 말을 하던가요?"
"말했다고 할 정도도 아니었어. 속삭였어. 아니면 쌕쌕거렸거나." - P55

"남편의 이름을 말했어." 뤼드베리가 입을 열었다. "남편이 어떻게 됐는지 알고 싶어 하는 것 같더군.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말을 중얼거렸네. 그때 내가 물었지. 그날 밤에 누가 왔었는지, 놈들을 아는지. 어떻게 생겼는지. 그게 내가 물은 거였네. 그녀가 의식이 있는 동안 그 말들을 반복해서 물었지. 그리고 정말 그녀는 내가 묻는 말을이해하는 것 같더군." - P56

"간신히 한 마디만 알아들었네. ‘외국‘."
"외국?"
"그래. ‘외국."
"그녀가 자신과 남편을 폭행한 자들이 외국인이라고 했다고요?"
뤼드베리가 끄덕였다. - P56

"자넬 기다리면서 그걸 생각하며 여기에 앉아 있었지." 뤼드베리가 대답했다. "어쩌면 놈들은 스웨덴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는지도몰라. 외국어로 말했을지도 모르고, 사투리를 썼는지도 몰라. 많은가능성이 있네."
"스웨덴인처럼 보이지 않았다는 건 뭡니까?" 발란데르가 물었다.
"내 말뜻을 알 텐데." 뤼드베리가 말했다. "오히려 자네가 더 피해자의 생각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은데." - P57

"망명을 요청하는 난민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걸 믿기 어렵습니다." 발란데르가 말했다.
뤼드베리가 발란데르에게 당혹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 올가미에 대해 내가 말한 걸 기억하나?"
"매듭에 대한 거요?"
"난 그걸 알아보지 못했어. 그리고 난 젊었을 땨 미해 여름을 보트를 타며 보냈기 때문에 매듭에 대해서는 꽤 알지." - P59

발란데르가 대답하려는 참에 에바가 커피를 마시러 구내식당에 들어왔다.
"되도록이면 집에 가서 쉬지그래요." 그녀가 말했다. "그건 그렇고, 기자들이 계속 전화해서 경찰의 성명을 듣고 싶어 해요."
"뭐에 대한 성명이요?" 발란데르가 물었다. "날씨?"
"그들이 피해자가 죽은 걸 안 것 같아요."
발란데르는 머리를 젓고 있는 뤼드베리를 보았다
"오늘 밤에는 발표하지 않을 겁니다."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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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공장의 두 팀,
구성력과 원심력 간의 투쟁 - P7

"어차피 대중들은 개, 돼지들입니다. 뭐하러 개, 돼지들에게 신경 쓰고 그러십니까.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조용해질 겁니다."


영화 〈내부자들〉의 수많은 대사 중에서 스크린을 찢고나온 최고의 명대사다. 이것은 원래 극 중 유력 신문의 논설위원이 비리 기업의 총수를 안심시키기 위해 던진 말이었다. - P7

하지만 냉정하게 따지고 보면 ‘우리와 그들‘을 편 가르려는 이런 태도는 봉건주의보다 훨씬 더 긴 역사를 가진다.
인류의 탄생 때부터 수렵 채집기 내내 그리고 최근 1만 년동안의 농경 시대에서도 외집단에 대한 경멸과 혐오는 상수였다. 즉 그런 태도는 본능이다. - P8

"우크라이나 여성은 강간해도 돼. 대신에 콘돔이나 잘써."²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군 남편에게 러시아인 아내가 전화로 했다는 이 말에 전 세계가 경악했다. - P8

2. 이상규 "우크라 여성은 성폭행해도 돼"..러시아군 여친 충격적 통화내용". 〈매일경제〉, 2022.04.14. https://www.mk.co.kr/news/world/view/2022/04/333372/ - P279

상대를 인간 이하로 취급하는 순간 그들을 향한 모든이성적 판단은 해제되고 차별, 혐오, 폭력의 스위치가 거리낌 없이 켜진다.  - P8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2차 세계 대전 중에 실제로 총을발사한 병사는 겨우 15~20퍼센트에 불과했다.  - P9

이런 ‘심각한 문제‘(전쟁터에 나갔는데 총을 쏘질 않으니)를 해결하고자 군대는 사살을 쉽게 할 수 있게 하는 동기 부여 방법과 훈련법을 개발했고 마침내 베트남 전쟁에서는 85퍼센트의 병사가 총을 발사하게끔 만들었다. 그러나 살상률은 여전히 낮았다. - P9

인류는 지금 양극화의 시대를 살고 있다. 디지털 양극화는 극에 달해 인터넷은 이미 내전 중이다. 동지가 아니면적이다. 그냥 적이 아니라 충(벌레)이다. - P10

그러니 정치인들은 통합을 꿈꾸는 게 아니라 분열을 받아먹으며 연명한다. 어차피 국민 통합 같은 가치는 불가능하니 우리 편에게만 예쁨받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 P10

자기 집단에만 깊이 공감하는것이다. 대한민국의 최근 상황이 딱 이렇다. 특정 정치인을둘러싸고 광화문과 서초동 법원으로 갈라진 무리를 보지 않았는가?  - P12

 공감의 범위는 확장 가능하며 이때의 공감은 단지 타인의 감정을 내 것처럼 느끼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타인도 나와 같은 사람임을 인지하는 것이다. 과학 기술이 문명의 물질적 조건이라면 이런 공감력은 가히 문명의 정신적 조건이라 할만하다. - P12

또한 프린스턴대학교의 응용윤리학자 피터 싱어 PeterSinger도 《사회생물학과 윤리The Expanding Circle》라는 책에서인류가 역사를 거듭하면서 자기와 비슷한 존재로 지각하는대상의 범위를 점점 확장해왔다고 주장했다.⁴ 반려 동물이 또 하나의 가족이 된 것이 좋은 사례다. - P13

4. Singer, P. (1981). The expanding circle. Oxford: Clarendon Press; 피터싱어, (2011), 김성한 옮김. 《사회생물학과 윤리》. 연암서가 - P279

나는 현재 인류가 맞닥뜨린 문명의 위기를 해결하는 정신적 토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감이 미치는 반경을 넓혀야 한다고, 즉 공감의 구심력보다는 원심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깊이가 아니라 넓이다. - P14

5장

내 혐오는 도덕적으로
정당하다는 믿음


(전략).
 특히 감정 표현이 직설적인 이른바 MZ 세대(1981~2009년에 출생한 세대)는 ‘극혐‘이라는 표현도 자주쓴다. - P115

하지만 왜 우리가 특정 사람이나 행위에 대해 역겨움을 느끼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외집단에 대한 폄훼는 대개 그들에 대한 역겨움이나혐오 감정을 동반한다.¹ - P115

5장 내 혐오는 도덕적으로 정당하다

1. 장대익·이민섭, (2018). <역겨움의 도덕적 지위에 관하여>. 《철학연구》.
122, 51-84. - P285

 장대익 · 이민섭은 <역겨움에도덕적 지위에 관하여>라는 논문에서 왜 우리가 도덕적 판단을 내릴 때 감정이나 직관에 의존해서는 안 되는지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 P116

도덕 기반이 흔들릴 때 구토가 나온다


도덕적 직관이 무엇인지를 말하려면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근거로 삼는 도덕적 기준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도덕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Jonathan Haidt와 제시 그레이엄 JesseGraham은 모든 문화권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도덕의 토대로서 다섯 가지 기준, 즉 ‘도덕 기반moral foundation‘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기반들은 ‘피해harm‘ ‘공정성 fairness‘ ‘내집단ingroup‘ ‘권위 authority‘ ‘순수성purity‘이다.² - P116

2. Haidt, J., & Graham, J. (2009). Planet of the Durkheimians, wherecommunity, authority, and sacredness are foundations of morality.
Social and psychological bases of ideology and system justification, 371-401. - P285

도덕 기반 이론에 따르면 인간이면 누구나 이 다섯 가지 기준을 갖고 있지만 어디에 가중치를 주는지에 따라 정치적 입장이 달라진다. 자유주의자는 새로운 경험에 대한개방적 성향이 더 강하기 때문에 보수주의자에 비해 내집단, 권위, 순수성 기반에 가중치를 덜 둔다. - P117

 만일 불평등 상황이 집단 내부에 존재하는 경우라면진보와 보수 진영 사이에 반응 차이가 발생한다. 예컨대 진보 진영은 내집단과 권위 기반을 과소평가하기 때문에 자신이 속한 체제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불평등한 상황을 타개하려 하겠지만 보수 진영은 집단 내 불평등을 체제 전체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감수할 수 있는 요소로 판단한다.  - P117

역겨움은 회피 동기를 주는 대표적 감정인데 신경심리학자 해나 채프먼Hanah Chapman과 애덤앤더슨Adam Anderson은 다양한 유형의 역겨움이 어떠한 기능을 하는가에 대해 탐구했다. 그들에 따르면 쓴맛을 느끼는 것은 독을 피하기 위해, 구역질 반응은 감염을 피하기 위해, 도덕적 역겨움은 달갑지 않은 상대와의 상호 작용을 피하게끔 진화했다. - P118

도덕적 역겨움은 부족 본능이다

그런데 뭔가 조금 이상하지 않은가? 역겨움은 원래 독성이 있는 무언가를 피하게끔 하는 생리적 적응 반응이었을텐데 어떻게 이것이 도덕적 판단으로까지 확장했을까? - P119

예를 들어 근친상간이라는 정보는 미각 체계와는 무관한 입력이지만 이 평가 체계를 처리하는 과정을 통해 역겨움을 유발한다.⁴
그렇다면 독성 회피 반응으로서의 역겨움이 어떻게 도덕적 판단으로 진화했을까? 그리고 결국엔 갈등을 정당화하는 무기로까지 용도 변경이 되었을까?  - P120

4. Rozin, P., Haidt, J., & Fincher, K. (2009). From oral to moral.
Science, 323 (5918), 1179-1180. - P285

이런 유형의 사례들을 수집해온 도덕심리학자 하이트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의 직관에 따라 도덕판단을 하고 그에 대한 정당화를 요청받았을 때에야 비로소이유를 찾는다. 그런데 이때 이유를 대려 해도 결국 직관을정당화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생기는데 그는 이를 ‘도덕적 말막힘‘현상이라고 불렀가.⁵ - P120

5. Haidt, J. (2001). The emotional dog and its rational tail: a socialintuitionist approach to moral judgment. Psychological review,
108(4), 814. - P285

그렇다면 도덕적 말막힘이 발생하는 상황들이 아닌 다른 경우에도 역겨움이 발생하는가? (중략) 로진에 따르면 불공정한 상황에서의 역겨움은이 세 가지 경로(반사, 평가 체계, 비유)를 모두 거칠 수 있다. - P121

하지만 채프먼과 동료 연구자들은 이 세 경로를 구분하고자 한발 더 나아갔다. (중략). 그 결과 놀랍게도 불공정한 상황에서 가장 현저하게 유발되는 표정은 분노보다는 역겨움이었다. - P121

동물을 차로 치는 로드킬 상황과 근친상간은 모두 회피반응을 일으키지만 후자의 역겨움은 ‘이것은 나쁜 행위이며 금지되어야 한다‘라는 신호를 다른 동료들에게 전달하는사회적 기능을 한다. - P122

 다윈이 일찍이 관찰했듯이 동물들은 감정을외부로 표현한다. 그런데 동물이 왜 감정을 겉으로 표현하게끔 진화했는지는 과학적으로 중요한 질문이다. 감정이 그저 주위 환경의 변화에 대한 내적 반응일 수는 없었을까? - P122

다시 말해 동물들이 실제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면 그런 감정 표현에는 어떠한 진화적 기능이 있었을 것이라는 논리다.
그렇다면 바로 그 감정의 기능이란 무엇일까? - P122

윤리학자 대니얼 켈리 Daniel Kelly는 ‘부족 본능‘ 개념을 통해 역겨움의 사회적 기능을 도덕적 역겨움과 연결한다. 그에 따르면 부족 본능은 부족의 생태 환경에 적합한 사회 규범을 따르도록 하는 ‘규범심리학norm psychology‘과 여러 단서들을 바탕으로 자기 부족에 속한 개체와 상호 작용하려는동기를 가지는 ‘종족심리학ethnic psychology‘으로 구성된다. - P123

(전략).
게다가 인류는 유전자와 문화의 공진화 궤도를 따라가면서 더 많은 규범 준수에 역겨움 감정을 끌어다 쓰기 시작했다. - P124

인류는 수많은 규범으로 촘촘히 짜인 집단 생활을 하게 되면서 새로운 적응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전략으로 기존의 역겨움 감정을 이용하게 되었을 것이다.⁶ - P124

6. Kelly, D. (2011). Yuck!: the nature and moral significance of disgust. MIT press - P285

역겨움 반응은 숨기기가 어렵다. 다른 한편으로 역겨움은 동일 종족에 속한 구성원을 식별하는 기능도한다. - P124

부족 본능의 두 심리 메커니즘(규범 심리와 종족 심리)은역겨움의 기능이 어떻게 사회 · 도덕적 영역에까지 확장되었는가를 잘 보여준다. - P124

도덕 본능을 믿지 마라


우리의 마음은 지난 250만 년 동안의 수렵 채집기 환경에서 오랫동안 적응되어온 진화의 산물이다. 도덕 본능도 여기서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진화하고 작동하는 도덕 본능을 바탕으로 우리가 마땅히 따라야 할 도덕 규범과 연결 짓는 작업은 또 다른 문제다. - P125

°이 두 차원(사실/가치)의 진술을 같은 범주로 간주하는것은 잘 알려진 ‘자연주의 오류naturalistic fallacy‘다. 영국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David Hume이 올바로 지적했듯이 사실 진술만으로는 당위(가치) 진술들이 도출되지 않는다. - P125

흄의 주장은 되레 사실적 정보의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업데이트 방식으로 인간 도덕성에 관한 새로운 사실들은 규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 P126

도덕적 역겨움은 보편적 감정이긴 하지만 개인의 발달사와 집단의 진화사에 따라 발생 방식(원인,
강도, 빈도 등)이 달라지기 때문에 더 큰 집단을 위한 통합적도덕 창구로 사용되기에 부적합하다. - P126

다양한 가치와 경험, 지식을 가진 수많은사람으로 구성된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이런 역겨움은 대개제재해야 할 부적절한 직관이거나 발견법 heuristic 정도로 사용해야 할 직관이다. - P126

우리의 도덕 직관은 여전히 수렵 채집기의 작은 부족 사회에 적합하게 반응하고 있는것이다. - P128

이성적인 도덕 판단도 가능한가?

앞서 살펴본 직관적 도덕 판단은 외집단 혐오를 정당화하는 기제로 오용됐다. 이런 사태를 막고 외집단을 진정으로 이해하려면 이성적인 도덕 판단이 필요하다. - P128

 인간의 도덕 문법에 관해 연구해 온 심리학자 마크 하우저 Marc Hauser는 5000명을 대상으로 위의 두 사례에 대한 온라인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그랬더니 실제로 첫 번째 사례에 대해서는 89퍼센트가 도덕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고 응답했지만 두 번째 사례에 대해서는 11퍼센트만이 허용될 수 있다고 응답했다. - P131

7. Hauser, M., Cushman, F., Young, L., Kang-Xing Jin, R., & Mikhail, J.
(2007). A dissociation between moral judgments and justifications.
Mind&language, 22(1), 1-218. - P286

이 차이에 대해서 도덕심리학자들은 우리가 사람이 개입된 딜레마personal dilemma와 그렇지 않은 딜레마impersonal dilemma를 은연중에 구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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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에 이런 죽음을 맞는다면 경관은 수지가 안 맞는 장사로군."
시체의 눈을 감겨주었다.
"건강하게 죽어도 유족 연금 한 푼도 안 나오는 우리보다는 낫겠지만." - P47

뒤돌아보면서 마장검을 그리로 향했다. 강화 콘크리트 바닥에는 운석이 충돌한 것 같은 자국이 나 있었다.
시선을 들었다. 원인이 된 거대한 전체를 올려다보게 되었다. 인간의 내장을 뒤집어놓은 것 같은 표면. 코끼리만 한 거구를 자랑하는 구체였다.
고기 같은 색깔의 표면에서 신음소리가 들렸다.
남자, 여자, 노인. 고깃빛 구체의 표면을 무수한 인간의 얼굴이 메우고 있었다. 고통스런 표정 사이사이에 관절이 뒤틀린 팔다리가 튀어나와 있다. - P48

기적적으로 파괴를 모면한 장식장과 유리창이 몇십 개의 얼굴들의웃음과 포효로 금이 가기 시작했다.
악몽의 개막이었다.
구역질을 참으며 나는 마장검 요르가의 방아쇠를 당겼다. 화학 주식제3계위 아이니(???)‘를 앞쪽으로 쏘았다.
톨루엔에 니트로기가 세 개 결합한 트리니트로톨루엔 폭약이 작렬.
초속 약 6,900미터 정도의 충격파와 강철 파편이 실내의 기기들을 파괴하고 구체 마가츠시키를 덮쳤다. - P49

"주식 간섭 결계로군!"
용이나 마가츠시키가 지닌 결계는 주식의 발동 원리에 간섭하여 거리를 두고 뿜어내는 공성주식의 효과를 저해, 감소시킨다. - P50

"기기나 위다!"
죽음의 안개에 싸이며 나는 절규했다. 그가 내 위쪽으로 아이니를 쏘았다. 폭발이 천장을 부쉈다.
귀를 울리는 폭음과 쏟아지는 파편의 홍수 속을 기기나 질주했다.
늠름한 왼팔로 내 몸을 안고 앞쪽으로 도약.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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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날 오후 4시 발란데르는 허기를 느꼈다. 점심을 먹을 시간이 없었다. 오전 사건 회의 후 그는 룬나르프의 범인들을 추적할 계획을 짜며 시간을 보냈다. 그는 자신이 그들을 복수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과연 한 사람이 그런 살인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 P34

기다림의 하루였다. 올가미에서 살아남은 노부인은 집중 치료 병동에서 사투 중이었다. 외딴 농장에서의 그 끔찍했던 밤에 그녀가 목격한 것을 알아낼 수 있을까? 아니면 뭐든 말하기 전에 죽을까? - P35

시골에 사는 노인들은 늘 강도의 타깃이었다. 그들은 묶이고 얻어맞고 가끔은 죽임을 당했다. 하지만 이것은 다르다고 발란데르는 생각했다. 그 올가미가 악의와 증오에 찬 것, 어쩌면 복수에 대한 것까지 말해 주고 있다. 이 행위는 무언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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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중요한 에세이

프로이트는 성욕의 속성에 대한 통념에는 꽤 분명한 생각들이 포함된다고 말하면서 글을 시작한다. 그러니까 통상적 믿음에 의하면 유년기에는 성욕이 존재하지 않으며, "사춘기가 되어서야 시작한다"라는 것이다(1905d, p. 135). 하지만 그가 이제부터 하게 될 주장은 성욕은 모든 아이들이 경험하는 것이지, 어린 시절에 성적 학대를 당했던 일부의 불행한아이들에게만 일어나는 사고가 아니라는 점이다. - P102

프로이트의 관점은 이렇게 말하는 것은 내키지 않지만) 도착적 경향이아동기의 보편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런 환상이나 행동상의) 경향은 발달을 구성하는 일부분이지만, 만약 어떤 사람이 특정 경향에 너무 집착하게 되면 발달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발달이 고착되는 지점이 생긴다). - P102

첫 번째 글: 성적 일탈

성적 대상에 관한 일탈 aberration을 논하면서 프로이트는 예상대로 동성애적 대상 선택에서부터 시작한다. 성적 일탈에 관한 논의를 동성애적 선택으로 시작하는 것에는 당연히 여러 이유가 있다. 그중 하나로 당시 오스카 와일드의 재판(Ellman, 1987)은 전 유럽에 충격을 주었고, 곳곳에서동성애에 대한 혐오가 일어났다. - P103

그는 또한 동성애가 문화적으로나 지적으로 아주 발달한 사회에서 번성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그래서 그는 동성애를 신경성이나 도덕성에서초래된 퇴행성 병리로 여기는 의견에 반대한다. - P104

그렇다면 동성애는 타고난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해서 프로이트는주저한다. 그는 동성애를 정도에 따라 분류하는데(절대적, 조건적, 양성애적), 절대적 동성애자는 항상 동성의 파트너만, 조건적 동성애자는 (감금이나 실험 같은) 특정 환경에서만 동성의 파트너를, 양성애적 파트너는 양쪽 성별의 파트너를 골고루 선택한다. - P104

혹자는 프로이트가 동성애를 도착으로 분류하는 것에 대해 당대의 의학적 관행을 따르는 것으로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서 보았듯 그는 동성애가 퇴행성 병리라는 의견에 분명한 반대를 드러내는 바, 이는당시 전 유럽을 휩쓸던 동성애 혐오와는 반대되는 진보적인 태도이다 - P104

유아 성욕

이 장에서 프로이트는 성인기 성욕과 병리)이 상당 부분 어릴 때 그 기초가 만들어진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소아기의 경험은 대개 유아 기억상실증의 희생양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어린 시절의 기억은 심지어 청소년기에서도 의식적인 기억으로 이용될 수 없다. - P106

자가성애. 여기서 유념해둘 것은 프로이트가 자가성애 혹은 자가성애 단계라는 용어를 여러 의미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사실 그는 다음10년(1905~1915)에 걸쳐서 이 용어의 용법을 차츰 바꾸게 된다. 물론 서로 다른 용례를 체계적으로 가지런히 만들 마음은 여전히 없겠지만 말이다. 이 책에서 프로이트는 성욕의 목적은 항상 만족이지만 자가성애 단계에서 대상은 분명히 정의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 P106

자가성애 성욕이라는말은 쾌락과 만족이 본인의 몸에서 발견된다는 뜻이다. - P106

긴 자가성애 기간을 통해 유아-소아가 관심을 두는 신체 부위는 시기에 따라 다르다.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신체 부위 혹은 부분은 프로이트가 성감대 erotogenic zone라고 부르는 곳의 주위이다. - P106

이 시기 프로이트는 아동기 자위행위를 성격 형성과 성인기 갈등의 형성에 중요한 측면으로 간주했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어떤 아이는 (첫 번째 단계에서 세 번째 단계까지) 계속해서 자위행위를 하지만 보통은 두 번째 단계에서 좀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 P107

그렇다면 아이들이 보이는 다양한 형태의 도착적 경향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답하기에 앞서 프로이트가 도착적 경향성에서 대상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것은 알아둘 필요가 있다.  - P108

아이들이 커감에 따라 노출에 따른 수치심이 생기는데, 이때 관음증적 충동이 더 큰 의미를 지니게 된다. - P108

프로이트는 여러 페이지에 걸쳐 성적 본능 이외에도 다른 본능이 있고, 잔인함은 아마도 성욕과 밀접하게 연관된 본능적 기원을 가질 것이라고 가정했다. 분명 노출증과 관음증은 성욕과 합쳐질 수 있지만 잔인함처럼 분명 독립적인 뿌리를 가진다.  - P109

(전략)
그러나 프로이트는 세상을 향한 아이의 자연스러운 탐색이 때때로 상처를 입고, 그 상처는 아동기를 훨씬 넘어서도 계속된다고 말할 때 가장 명료하고 예리하다. 그는 "황새가 아기를 가져다준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비록 잠자코 있을지라도 아이의 마음은 뿌리 깊은 불신으로 가득하다"라고 말한다(1905d, p.197). - P110

아이들의 눈에 비친 성행위는 어쩔 수 없이 일종의 정복과 복종으로보이는 듯하다. 그래서 프로이트의 결론은 아이들은 섹스를 가학적 느낌‘으로 보게 된다는 것이었다(같은 책). 그러니까 아이들은 어른의 섹스를보면서 그런 자세를 만들어낼 것 같은 가장 그럴듯한 이유를 상상하게 되는데, 이때 그들의 머리에 떠오른 것이 가학적 행위인 셈이다. - P111

두 번째 글에서 프로이트는 아동 발달기에서 환상이 갖는 중요성에 대한 기초 작업을 한다. 그는 이전에 시도했던 이론과는 아주 다른 이론을 시도하는데, 소위 말해 병리적 기억 모델에 대한 수정이었다. 그는아이의 환상을 이해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단순히 기억 그 자체가 아니라. 아이가 외부 사건을 해석하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 P111

그러니까 비록 아이의 심리적 현실이 어른의 상식적 현실과 같지는 않을지라도 아이의 현실은 경험적 근거를 가지며, 그 근거는 아이의 몸 상태와 몸의 경험이라고 말할 수 있다 - P111

프로이트의 짐작은 아이의 경험(심적 현실)은 외부 세계의 경험과 당시의 신체적 경험 간의 상호작용에 근거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입이 겪는 경험이 가장 중심이 되는 아이는 항문이 중심이되는 아이와 다른 환상을 가지게 된다. - P112

막간: 문헌에 관한 설명

앞서 나는 구강 성감대라는 표현을 했는데, 이 표현이 곧바로 발달의 구강기로 이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시기 프로이트는 아직 성감대에 기초한 심리성적 발달 단계라는 개념을 고안하지 않았다. - P112

 이 책에서 프로이트는 구강 성감대, 항문 성감대라는 용어를 쓰고 있지만, 이것은 발달단계를 개념화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앞으로 보게 되듯이 이 당시 그는 사춘기가 되어 이루어지는) 성기 우위genital primacy에 선행하는 모든단계를 자가성애로 이해했다. 그래서 아이가 입, 항문, 성기의 자극을 원하는 것을 이 시기 프로이트식으로 말하면 자가성애라고 할 수 있다. - P112

자기애와 멜랑콜리아

프로이트의 관점에서 보면 유의미한 갈등이 있을 때는 항상 잃어버린 대상을 찾게 된다. 그래서 신경증 증상은 부분적으로 잃어버린 대상을 찾으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그는 「Mourning and melancholia」(1917e)에서 이러한 생각을 이어나가던 중, 멜랑콜리아라는 ‘병적‘ 상태를 애도라는 정상 과정과 연결한다. - P153

. 멜랑콜리아에서 상실은 진짜일 수도혹은 상상일 수도 있으며, 종종 환자들은 "누구를 잃어버렸는지는 알지만무엇을 잃어버렸는지는 모를 수도 있다(같은 책, p. 245). 프로이트의 결론은 멜랑콜리아에서는 대상의 상실이 의식에서 사라져버린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애도에서는 "상실에 관한 한 어느 것도 무의식적이지 않다"(같은책).  - P154

 신경증에서는 대상의 선택이 방어되면 대상의 무의식적 표상은 의식-전의식 시스템에 접근하지 못한다. 프로이트의 용어를 빌리자면 대상에 붙은 리비도가 떨어져서 표상이나 표상의 의미가 무의식 시스템으로 밀려난다. 표상은 가끔 전이를 통해 상징적 의미를 얻는다. 그러니까 리비도가 떨어져 나가서 새로운 대상에 전치되는 것이다. 이 새로운 대상이 상당히 위장하고 있는 걸로 봐서 방어는 완전히 없어지지 않았다. - P155

 하지만 그렇게 자기의한 부분이 된 것은


특별한 주체agency에 의해 마치 버려진 대상인 양 심판을 받는다. 이런식으로 대상-상실은 자아상실로 변하게 되고, 자아와 사랑했던 사람사이의 갈등은, 한편으로는 자아의 비판 활동, 다른 한편으로는 동일시로 인해 바뀐 자아, 둘 사이의 균열로 변하게 된다(같은 책, p. 249].


이제는 고전이 되어 버린 이 구절은 아주 모호하다. 프로이트가 말하는 동일시란 무엇인가? 대상의 그림자가 자아에 대체 얼마나 드리운다는 말인가? 아마 이 두 질문은 같은 질문일 것이다. - P156

대상의 그림자가 자아에 드리우는 방식을 설명하면서 프로이트가묘사하려는 것은 자기애적 관계가 표상되는 방식에 관한 것이다. 여기서프로이트는 모종의 상실이나 상처로 인해 이차적으로 생기는 자기애를이야기한다. 하지만 생각이 진행되면서 그는 발달에 관한 의견을 하나제시하는데, 여기서 그는 동일시가 대상 선택의 예비 단계라고 주장한다.  - P156

여기서 프로이트가 양가감정이라 칭하는 것은 사랑과 미움이라는 서로 반대되는 감정을 의미한다. 그는 (이 당・시에는) 양가감정이 필연적으로 대상 항상성object constancy을 요구한다고 가정하지 않았다. 여기에서 대상 항상성의 의미는 같은 대상에 대해서여러 태도(감정)를 보이며, 이러한 다양한 태도를 동시에 의식에서 자각할 수 있음을 말한다. - P158

프로이트의 대답은 이제 자아가 자기 자신을 대상처럼 취급한다고말하는 것이다. "원래 대상에게 향했던, 그리고 외부 세계의 대상을 향한 자아의 원래 반응이었던 적개심을 이제 자신에게 돌릴 수 있다면"(같은책, p.252), 그렇게 이제 자기애의 최초 단계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내부의 사랑과 외부의 미움이었던 분열은 이제 완전히 내적 갈등의형태로 일어난다. 자기애적 후퇴를 통해 벌어지는 일은 비록 현실에서는대상을 포기할지라도 환상 안에서는 완전한 통제를 행사하는 것이다.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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