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중요한 에세이

프로이트는 성욕의 속성에 대한 통념에는 꽤 분명한 생각들이 포함된다고 말하면서 글을 시작한다. 그러니까 통상적 믿음에 의하면 유년기에는 성욕이 존재하지 않으며, "사춘기가 되어서야 시작한다"라는 것이다(1905d, p. 135). 하지만 그가 이제부터 하게 될 주장은 성욕은 모든 아이들이 경험하는 것이지, 어린 시절에 성적 학대를 당했던 일부의 불행한아이들에게만 일어나는 사고가 아니라는 점이다. - P102

프로이트의 관점은 이렇게 말하는 것은 내키지 않지만) 도착적 경향이아동기의 보편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런 환상이나 행동상의) 경향은 발달을 구성하는 일부분이지만, 만약 어떤 사람이 특정 경향에 너무 집착하게 되면 발달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발달이 고착되는 지점이 생긴다). - P102

첫 번째 글: 성적 일탈

성적 대상에 관한 일탈 aberration을 논하면서 프로이트는 예상대로 동성애적 대상 선택에서부터 시작한다. 성적 일탈에 관한 논의를 동성애적 선택으로 시작하는 것에는 당연히 여러 이유가 있다. 그중 하나로 당시 오스카 와일드의 재판(Ellman, 1987)은 전 유럽에 충격을 주었고, 곳곳에서동성애에 대한 혐오가 일어났다. - P103

그는 또한 동성애가 문화적으로나 지적으로 아주 발달한 사회에서 번성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그래서 그는 동성애를 신경성이나 도덕성에서초래된 퇴행성 병리로 여기는 의견에 반대한다. - P104

그렇다면 동성애는 타고난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해서 프로이트는주저한다. 그는 동성애를 정도에 따라 분류하는데(절대적, 조건적, 양성애적), 절대적 동성애자는 항상 동성의 파트너만, 조건적 동성애자는 (감금이나 실험 같은) 특정 환경에서만 동성의 파트너를, 양성애적 파트너는 양쪽 성별의 파트너를 골고루 선택한다. - P104

혹자는 프로이트가 동성애를 도착으로 분류하는 것에 대해 당대의 의학적 관행을 따르는 것으로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서 보았듯 그는 동성애가 퇴행성 병리라는 의견에 분명한 반대를 드러내는 바, 이는당시 전 유럽을 휩쓸던 동성애 혐오와는 반대되는 진보적인 태도이다 - P104

유아 성욕

이 장에서 프로이트는 성인기 성욕과 병리)이 상당 부분 어릴 때 그 기초가 만들어진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소아기의 경험은 대개 유아 기억상실증의 희생양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어린 시절의 기억은 심지어 청소년기에서도 의식적인 기억으로 이용될 수 없다. - P106

자가성애. 여기서 유념해둘 것은 프로이트가 자가성애 혹은 자가성애 단계라는 용어를 여러 의미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사실 그는 다음10년(1905~1915)에 걸쳐서 이 용어의 용법을 차츰 바꾸게 된다. 물론 서로 다른 용례를 체계적으로 가지런히 만들 마음은 여전히 없겠지만 말이다. 이 책에서 프로이트는 성욕의 목적은 항상 만족이지만 자가성애 단계에서 대상은 분명히 정의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 P106

자가성애 성욕이라는말은 쾌락과 만족이 본인의 몸에서 발견된다는 뜻이다. - P106

긴 자가성애 기간을 통해 유아-소아가 관심을 두는 신체 부위는 시기에 따라 다르다.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신체 부위 혹은 부분은 프로이트가 성감대 erotogenic zone라고 부르는 곳의 주위이다. - P106

이 시기 프로이트는 아동기 자위행위를 성격 형성과 성인기 갈등의 형성에 중요한 측면으로 간주했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어떤 아이는 (첫 번째 단계에서 세 번째 단계까지) 계속해서 자위행위를 하지만 보통은 두 번째 단계에서 좀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 P107

그렇다면 아이들이 보이는 다양한 형태의 도착적 경향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답하기에 앞서 프로이트가 도착적 경향성에서 대상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것은 알아둘 필요가 있다.  - P108

아이들이 커감에 따라 노출에 따른 수치심이 생기는데, 이때 관음증적 충동이 더 큰 의미를 지니게 된다. - P108

프로이트는 여러 페이지에 걸쳐 성적 본능 이외에도 다른 본능이 있고, 잔인함은 아마도 성욕과 밀접하게 연관된 본능적 기원을 가질 것이라고 가정했다. 분명 노출증과 관음증은 성욕과 합쳐질 수 있지만 잔인함처럼 분명 독립적인 뿌리를 가진다.  - P109

(전략)
그러나 프로이트는 세상을 향한 아이의 자연스러운 탐색이 때때로 상처를 입고, 그 상처는 아동기를 훨씬 넘어서도 계속된다고 말할 때 가장 명료하고 예리하다. 그는 "황새가 아기를 가져다준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비록 잠자코 있을지라도 아이의 마음은 뿌리 깊은 불신으로 가득하다"라고 말한다(1905d, p.197). - P110

아이들의 눈에 비친 성행위는 어쩔 수 없이 일종의 정복과 복종으로보이는 듯하다. 그래서 프로이트의 결론은 아이들은 섹스를 가학적 느낌‘으로 보게 된다는 것이었다(같은 책). 그러니까 아이들은 어른의 섹스를보면서 그런 자세를 만들어낼 것 같은 가장 그럴듯한 이유를 상상하게 되는데, 이때 그들의 머리에 떠오른 것이 가학적 행위인 셈이다. - P111

두 번째 글에서 프로이트는 아동 발달기에서 환상이 갖는 중요성에 대한 기초 작업을 한다. 그는 이전에 시도했던 이론과는 아주 다른 이론을 시도하는데, 소위 말해 병리적 기억 모델에 대한 수정이었다. 그는아이의 환상을 이해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단순히 기억 그 자체가 아니라. 아이가 외부 사건을 해석하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 P111

그러니까 비록 아이의 심리적 현실이 어른의 상식적 현실과 같지는 않을지라도 아이의 현실은 경험적 근거를 가지며, 그 근거는 아이의 몸 상태와 몸의 경험이라고 말할 수 있다 - P111

프로이트의 짐작은 아이의 경험(심적 현실)은 외부 세계의 경험과 당시의 신체적 경험 간의 상호작용에 근거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입이 겪는 경험이 가장 중심이 되는 아이는 항문이 중심이되는 아이와 다른 환상을 가지게 된다. - P112

막간: 문헌에 관한 설명

앞서 나는 구강 성감대라는 표현을 했는데, 이 표현이 곧바로 발달의 구강기로 이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시기 프로이트는 아직 성감대에 기초한 심리성적 발달 단계라는 개념을 고안하지 않았다. - P112

 이 책에서 프로이트는 구강 성감대, 항문 성감대라는 용어를 쓰고 있지만, 이것은 발달단계를 개념화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앞으로 보게 되듯이 이 당시 그는 사춘기가 되어 이루어지는) 성기 우위genital primacy에 선행하는 모든단계를 자가성애로 이해했다. 그래서 아이가 입, 항문, 성기의 자극을 원하는 것을 이 시기 프로이트식으로 말하면 자가성애라고 할 수 있다. - P112

자기애와 멜랑콜리아

프로이트의 관점에서 보면 유의미한 갈등이 있을 때는 항상 잃어버린 대상을 찾게 된다. 그래서 신경증 증상은 부분적으로 잃어버린 대상을 찾으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그는 「Mourning and melancholia」(1917e)에서 이러한 생각을 이어나가던 중, 멜랑콜리아라는 ‘병적‘ 상태를 애도라는 정상 과정과 연결한다. - P153

. 멜랑콜리아에서 상실은 진짜일 수도혹은 상상일 수도 있으며, 종종 환자들은 "누구를 잃어버렸는지는 알지만무엇을 잃어버렸는지는 모를 수도 있다(같은 책, p. 245). 프로이트의 결론은 멜랑콜리아에서는 대상의 상실이 의식에서 사라져버린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애도에서는 "상실에 관한 한 어느 것도 무의식적이지 않다"(같은책).  - P154

 신경증에서는 대상의 선택이 방어되면 대상의 무의식적 표상은 의식-전의식 시스템에 접근하지 못한다. 프로이트의 용어를 빌리자면 대상에 붙은 리비도가 떨어져서 표상이나 표상의 의미가 무의식 시스템으로 밀려난다. 표상은 가끔 전이를 통해 상징적 의미를 얻는다. 그러니까 리비도가 떨어져 나가서 새로운 대상에 전치되는 것이다. 이 새로운 대상이 상당히 위장하고 있는 걸로 봐서 방어는 완전히 없어지지 않았다. - P155

 하지만 그렇게 자기의한 부분이 된 것은


특별한 주체agency에 의해 마치 버려진 대상인 양 심판을 받는다. 이런식으로 대상-상실은 자아상실로 변하게 되고, 자아와 사랑했던 사람사이의 갈등은, 한편으로는 자아의 비판 활동, 다른 한편으로는 동일시로 인해 바뀐 자아, 둘 사이의 균열로 변하게 된다(같은 책, p. 249].


이제는 고전이 되어 버린 이 구절은 아주 모호하다. 프로이트가 말하는 동일시란 무엇인가? 대상의 그림자가 자아에 대체 얼마나 드리운다는 말인가? 아마 이 두 질문은 같은 질문일 것이다. - P156

대상의 그림자가 자아에 드리우는 방식을 설명하면서 프로이트가묘사하려는 것은 자기애적 관계가 표상되는 방식에 관한 것이다. 여기서프로이트는 모종의 상실이나 상처로 인해 이차적으로 생기는 자기애를이야기한다. 하지만 생각이 진행되면서 그는 발달에 관한 의견을 하나제시하는데, 여기서 그는 동일시가 대상 선택의 예비 단계라고 주장한다.  - P156

여기서 프로이트가 양가감정이라 칭하는 것은 사랑과 미움이라는 서로 반대되는 감정을 의미한다. 그는 (이 당・시에는) 양가감정이 필연적으로 대상 항상성object constancy을 요구한다고 가정하지 않았다. 여기에서 대상 항상성의 의미는 같은 대상에 대해서여러 태도(감정)를 보이며, 이러한 다양한 태도를 동시에 의식에서 자각할 수 있음을 말한다. - P158

프로이트의 대답은 이제 자아가 자기 자신을 대상처럼 취급한다고말하는 것이다. "원래 대상에게 향했던, 그리고 외부 세계의 대상을 향한 자아의 원래 반응이었던 적개심을 이제 자신에게 돌릴 수 있다면"(같은책, p.252), 그렇게 이제 자기애의 최초 단계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내부의 사랑과 외부의 미움이었던 분열은 이제 완전히 내적 갈등의형태로 일어난다. 자기애적 후퇴를 통해 벌어지는 일은 비록 현실에서는대상을 포기할지라도 환상 안에서는 완전한 통제를 행사하는 것이다. - P15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