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글


2010년 6월 9일 워싱턴 DC는 날씨는 우중충했지만 현지 기준으로는 신선한 편이었다. 워싱턴의 여름이 섭씨 21도라면 꽤 쾌적한 온도이니 말이다. 나는 택시를 타고 ‘미·중 경제 및 안보평가위원회‘에서 증언하기 위해 덕슨 상원의원회관으로 가는 길이었다.  - P6

나는 30년 넘게 무역변호사로 활동했고, 상원과 레이건 행정부, 법원에서 미국 제조업체를 대리하는 개인 법률사무소에서 일해 왔다. 2010년 청문회 당시 나는 워싱턴의 일방적인 자유무역 의제가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나섰던 몇 안 되는 워싱턴 논객 중 한 명이었다. - P7

그날 대중국 무역 관계에 대한 나의 증언은 35쪽에 달했다. 2000년 중국에 최혜국대우원칙(MFN)*을 부여하기로 한 결정이 얼마나 미국, 특히 노동자 계층에게 큰 재앙이 되었는지를 아주 상세히 설명하는 내용이었다. 

*GATT 제1조 최혜국대우원칙은 원산지와 관계없이 상품을 동등하게 대우한다는 원칙을 뜻한다. 옮긴이(이하 각주는 모두 옮긴이 주) - P7

1990년대 중국의 WTO 가입 허용,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비준, 워싱턴의 급진적 자유무역 의제 등에 반대하는 사설을 쓰며 투쟁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청문회 날 중국에 대한 내 경고 역시 대부분 무시당했다. - P8

다행히도 2010년 이전부터 대중국 무역 문제가 단순히 고립된 이슈가 아니라 미국의 대외 무역정책 분야에서 전형적인 문제가 표출되는 이슈라는 점이 뚜렷해졌다.
(중략).
오늘날 그 결과는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가혹하고 명백한 실패로 드러나고 있다. 일부 수입업체와 소매업체에 돌아가는 이익은 급증했으나, 많은 제조업체가 황폐해져 파산하거나 공장을 해외로 이전해야 했다. 그렇다면 일반 국민은 어떤 상황에 놓였을까? 일부 제품 가격은 인하되었지만, 1980년대 이후 제조업 부문의 고용감소세가 뚜렷해지면서 실질 임금 상승률이 완전히 정체되었다. - P8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문제는 더욱 명확해진다.

・미국은 대일본 50년 연속 무역적자와 더불어, 중국과는 수년간 연간3천억 달러 이상의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대유럽(주로 독일과아일랜드) 무역적자 규모 역시 날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베트남 전체경제의 무려 27%가 대미 수출에 의존한다.
• 1976년 애플에서 출시된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는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오늘날 대부분의 개인용 컴퓨터는 수입품이며, 소수의 국내 생산품조차 수입 부품으로 조립된 상품이 태반이다. 2020년 기준 약 900억 달러 상당의 컴퓨터가 수입되고 있다. - P9

2016년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유는, 그가 그동안 비참한 결과를 가져온 실패한 정책에 반대하고 이를 바꾸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내게 무역정책과 대외협상을 총괄해달라고 부탁한 이유도, 내가 오랜 세월 자유무역 세력에 맞서 싸워왔기때문이다. - P10

우리는 국제 무역도 다른 경제정책과 마찬가지로 대다수의 시민복지에 기여하고 가족을 더 굳건하게 하고, 지역사회를 더 낫게 만드는 경우에만 유익하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이렇게 원대한 목표가 우리의 진정한 목표다. - P11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 무역정책에서 두 가지 역사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첫째, 목표가 바뀌었다. (중략).
트럼프 행정부의 두 번째 공헌은 미국에, 더 나아가 전 세계에 중국 의존성의 위험을 일깨운 것이다. 중국은 미국의 적수다. - P12

이 책에는 두 가지 목표가 있다. 첫째, 무역정책에 대한 대중의 시각을 바꾸고 싶다. 나는 무역정책에 대한 철학의 근거와 트럼프 행정부의 노선 변경을 뒷받침했던 실증 데이터를 제시하려 한다. 둘째,
이 철학을 구현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일을 해냈는지를 충분히 설명하고 싶다. - P13

(전략).
이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생각해서 세 장을 할애했다. 중국이 미국 안보에 미치는 위협(5장), 중국 경제모델이 작동하는 방식(6장), 이 모델이 미국 경제의 활력을 어떻게 위협하는지(7장)를 차례로 설명한다. 이러한 토대 위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어떻게 관세를 이용해 중국과 협상했는지(8장부터 10장)를 보게 될 것이다. - P14

한때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웠던 자유무역에 대한 워싱턴 합의는 이미사문화되었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 마지막 날, 수십 년간 나와 의견을 달리했던 몇몇 공화당 의원들은 내가 자신들의 무역에 관한 사고방식을 바꿨다고 털어놓았고, 일부 완고한 당내 자유무역 수호자들은 서서히 은퇴를 앞두고 있었다.  - P15

새로운 노선을 찾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트럼프 재임 기간에, 나는 종종 노동자중심의 무역정책의 역사와 철학을 통찰할 수 있는 책 한 권을 소개해달라는 요청을 받곤 했다. - P15

1장

시발점

2016년 1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기 위해 마라라고 리조트*에 도착했을 때부터 나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자리를 제안받을 것을 예상했고, 실제로도 그렇게 되었다.

*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별장 - P18

이 문제에 관심을 둔 계기에 대해 종종 질문받곤 한다. 왜 내 인생의 많은 부분을 이 싸움에 바친 것일까?
그 해답은 오하이오주 애쉬타불라, 즉 이리호의 가장 북동부에있는 작은 공업 도시에서 내가 태어나고 자란 데서 찾을 수 있다.
1950년대와 60년대에 내가 성장하는 시기만 해도 애쉬타불라는 번성하는 도시였다. 미네소타 광산에서 철광석을 들여와서 철강으로 제련한 후 철도를 통해 피츠버그까지 운송하는 항구 도시이니까 말이다. - P19

우리 집은 이리호에서 몇 마일 떨어진 곳에 있었다. 이리호를 따라 애쉬타불라 항구로 향하는 배를 보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또래 친구들처럼 나도 열두 살 무렵부터 매년 여름방학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때 나는 마을 최초의 자동 세차장에서 일했고, 다른 해에는 식료품점에서 식료품을 포장하기도 했다. - P21

애쉬타불라와 중서부의 많은 산업 중심지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기술적 변화와 더불어 가장 큰 원인의 하나는 빈곤한 국제 무역정책이 일자리의 본질을 바꿔버렸기 때문이다. - P22

로스쿨 졸업 후, 나는 워싱턴의 코빙턴 앤 버링 법률사무소에서 몇년 동안 변호사로 일했다. 1977년 부통령 선거에 출마한 로버트 돌(Robert Dole) 상원의원은 상원 재무위원회에서 보좌관으로 일할만한 보수 성향의 젊은 변호사를 찾고 있었다. 엘리자베스 돌이 법률사무소에 있는 친구한테 전화했고, 그 친구가 나를 추천했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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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을 맞댄 연인



호리키 히카루 1

시작은 아주 사소한 핸드폰 알림이었다.
대학교 2학년 6월 초, 취업 활동이라는 막연히 어두운 구름 같은 건 아직 어렴풋이 보일 뿐이다. 그렇다고 학업에 매진하는 것도 아니고, 아르바이트도 그저 적당한 선에서 하는 정도다. - P59

6월치고는 날씨가 서늘했다. 창밖에서는 아주 칙칙해 보이는 쟂빛 하늘 아래 딱히 거세지도 않고 추적추적하지도 않은 보통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 P59

같이 사는 한 살 어린 여동생은 1교시 수업이 있는지 두 시간쯤 전에 쾅, 하고 현관문을 시끄럽게 여닫고 나갔다. 하지만 나는 그런 손해를 보면서까지 밖에 나갈 마음이 들지 않아 막무가내로 두 상의나 연속 자율 휴강을 하고 밖에 나가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 P60

(전략)
그 알림은 ‘당신을 친구라고 말하는 사용자가 있습니다‘라는 식의, 어느 SNS에나 꼭 존재하는 오지랖 기능 알림이었다. 이런 것도 보통은 무시한다.
(중략)
화면을 봤다. 내 친구라고 주장한느 이는 drizzle이라는 처음보는 계정이었고, 프로필 사진은 푸른 하늘에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솜구름 사진이었다. - P61

한가한 나는 그렇게 판단하고 별생각 없이 drizzle의 프로필에 들어가 봤다. 나이와 성별 외의 정보는 일절 없고, 자세히 보니 아주 장대하여 눈길을 끄는 구름 사진 밑에 ‘사진이 취미인 학생입니다‘라는 간결한 소개문과 미니 블로그의 주소만 적혀 있었다. - P62

그나저나 게시된 사진은 전부 다 아름다웠다. 사진은 평균 하루에 한 장꼴로 두 달쯤 전부터 꾸준히 갱신되어 나름대로 양이 많았다. 서너 장에 한 장은 "오!"하고 감탄할 만한 사진이었고, 그중에서 다섯 장에 한 장은 단순히 아릅답거나 발상이 재미있거나 구도가 세련되어서 언제든지 볼 수 있도록 저장하고 싶을 만큼 좋은 사진이었다. - P63

히라미쓰 시오리는 대체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다. 학생이라고 한다. 평일 낮에 찍은 듯한 사진도 많으니까 고등학생은 아닐 테고, 희학부나 교직 과정을 이수하는 등 바쁜 학생도 아닌 듯 했다. - P64

그리고 다른 사진을 보다가 또 알아차렸다. 어디에든지 있을 법한 연립주택의 벽면인데, 이 벽도 실제로 본 기억이 났다. 연립주택 이르은 모르겠지만 우리 학교 근처에서 본 것 같았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 학생인가." - P65

물론 금세 ‘찾아서 뭐 어쩌려고?‘ 라고 스스로에게 되묻기는 했다. 하지만 본인을 한 번 보고 싶었다. (중략)
요컨대, 친구는 웃을 테고 여동생은 어처구니없어 하겠지만, 이건 분명히 ‘사랑‘이었다. - P66

히라마쓰 시오리 1

이건 분명히 ‘사랑‘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른바 첫눈에 반ㄴ했다는 데 가깝다는 점이다.
현대 일본에서 ‘첫눈에 반했다‘는 현상은 대체로 경박하고 유치한 것으로 취급된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에서는 첫눈에 반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순수한 사랑이라 여겼던 모양이다. - P66

나는 원래 남들과 대화하는 데 서툴고, 그중에서도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한군데 모여서 인사와 자기소개를 하는 일이 제일 거북했다. - P67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초면인 타인에게 저리도 가볍게 말을 걸 수 있는 건지 신기했다.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는 듯이 "사이좋게 지내죠"하고 느닷없이 말을 걸었다가 상대방이 기분 나쁘게 여기면 어쩐단 말인가. - P67

이런 식으로 고민하는 인간을 시쳇말로 ‘커뮤증 환자(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형성되는 과정이 원활하지 못해 해당 능력 발달에 현저한 문제가 발생한 탓에, 인간 관계를 구축하는 데 보통 사람 이상으로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인물)‘라고 한다 - P68

나한테가 아니라 계산대 부근에 있던 다른 남학생한테. 그러고 보니 나 말고도 생협 서점을 떠돌고 있던 남학생이 있었다. 우리 학교 선배인 듯한 남학생과 "신입생이에요?" "네""교과서 판매소를 찾는 거죠? 그거, 이쪽이에요.""가, 감사합니다"라는 이야기를 나눈 후, 나처럼 남과의 대화가 서툴러 보이는 남학생을 데리고 생협 서점을 나섯다. - P70

나는 감탄하는 동시에 선망의 눈빛을 선배의 뒷모습에 던졌다. - P71

(전략)
나는 적절한 거리를 유지한 채 두 사람들 추적하며 그때 일을 생각했다. 선배가 그때의 오빠와 조금 닮아서 좀 더 자세히 보고 싶기도 했지만,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좋은 사람은 빛이 나므로 똑바로 보면 위험하다. - P72

(전략)
그리하여 단지 그만한 일로 호리키 씨의 존재가 내 대뇌 피질에 깊이 새겨지고 말았다. - P73

냉큼 ‘뒤솜습을 사진으로 찍자‘라는 생각이 떠올랐지만 그건 완전히 ‘도를 벗어난‘ 행동이기에, 꺼낸 카메라로 위치 관계가 재미있는 일반교양 학부 건물 옥상의 모서리와 하늘의 뭉게구름을 역광으로 담는 데 머물렀다. - P74

호리카 히카루 2

히라마쓰 시오리 씨가 우리 학교 학생인 걸 알고 나서 어쩐지 캠퍼스에서 그녀의 모습을 찾게 됐다. 얼굴도 모르는 이상, 뜬금없이 찬아내기는 불가능에 가깝겠지만. - P75

히라마쓰 시오리 씨의 블로그에 새로운 게시물이 올라오길 기다리는 건 이제 완전히 내 취미 중 하나가 됐다.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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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정신분석적 신화 해석의 경이로움신화의 숨겨진 의미는 무엇인가? 이 주제로 신화학자들과 2년간 공동 연구를 진행했었다. 내가 맡은 역할은 고대의 신화를 현대의 정신분석 관점으로 해석하는 것이었다. - P7

이런 유사성은 대체 어떻게 생겨난 것인가? 문명인이 믿는 고등 종교의신화와 미개하다고 생각했던 원시 민족들의 신화가 이토록 유사하다는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 P7

신화 이해를 위한 근본 개념들

신화학자들은 각자 자신이 연구해온 신화들을 소개하면서, 시간적·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진 서로 다른 민족의 신화들 사이에 공통성이 있다는 말을 마치 신기한 발견을 한 듯이 뱉어냈다. - P8

당시에 나눴던 대화 속의 의미들이 종합되고 비로소 입체적으로 인식된 것은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James Geroge Frazer의 ‘황금가지‘를 읽고 난 뒤 였다.
(중략)
더 나가 프레이저는 세계 도체에서 목숨 바쳐 지키고 떠받들던 대상을 어느 순간 살해하는 ‘왕 살해‘, ‘신 살해‘ 풍습이 원시 시대부터 근세기까지 지속되어왔음에 주목하고 그 원인과 의미를 인류학 관점에서 묻고 추적한다. - P9

프레이저, 프로이트, 융의 관저은 각각의 타당성과 함께 한계를 지닌다. 우리의 시야를 현대정신분석학의 개념과 관점으로 확장한다면 원시 인류의 정신서에 대해 그들이 밝히지 못했던 요소들을 보충하고 이해할 수 있다. - P9

꿈과 신화, 무의식에 이르는 통로

신화를 해석하느데 필요한 정신분석의 근본 틀은 이미 프로이트와 융이 상당 부분 제공한 상태다. 이는 일차적으로 무의식에 접근하는 방법, 그리고 꿈을 해석하는 방법을 가리킨다. - P10

(전략)
이에 비해 신화는 최근에 꾼 꿈이 아닌 수천수만 년 전 각 민족의 정신이 각인된 강렬한 체럼들이 언어로 구현된 서사다. - P11

가령 신경증자들은 중년이 된 후에도 유년기에 경험한 강한 흥분 자극과 감정에 반복해서 휘둘린다. 그로 인해 솟구치는 욕망과 불안은 증상으로 변장되어 표출된다. - P11

신화에 대한 정신분석적 해석이란 우리 정신의 밑바닥5에 있는 태곳적 민족무의식·인류무의식과 ‘지금, 여기‘에서 교류하는 경이적 사건이다. - P12

신화에서 인류의 보편 상징을 읽는 법

신화 속 상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인류학적·민속학적 지식이 필요하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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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타 씨가 이상한 소리를 하니까......."
그때 마요의 가방에서 메시지 수신음이 울렸다. "잠깐만."
마요는 스마트폰을 꺼냈다.
화면에는 고향 친구의 이름이 표시되어 있었다. 무슨 일인지 대충 짐작이 갔다. 앞부분을 읽어 보니 예상했던 내용이 적혀 있었다. - P16

겐타는 뜻밖이라는 듯 눈썹을 추어올렸다.
"대놓고 하지는 않고 뒤에서 수군거렸지. 나랑 같이 있을때 나쁜 짓을 하면 가미오 선생님에게 일러바칠 테니까 조심하라고. 사람을 스파이 취급했어."
"그건 너무하네. 그래도 친하게 지냈던 친구도 있을 거 아냐."
"몇 명은 있지. 지금 연락 준 것도 그중 한 친구야. 하지만지금은 거의 안 만나." - P17

"잠깐만. 다음 주면, 상황에 따라서는 가고 싶어도 못 갈지도 몰라."
겐타의 말뜻을 마요도 알고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그래, 겐타가 고개를 끄덕였다. - P17

"도지사가 감염 확산의 조짐이 보인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가까운 시일 안에 모종의 조치를 취할지도 모른다고 들었어."
"스테이 인 도쿄, 한동안 도쿄에서 나가지 못하게 될까?"
"충분히 그럴 수 있지. 다들 한두 번 시달린 게 아니니까."
2019년에 최초 보고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의이야기다. 많은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완전히 수습되었다고는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었다.
몇몇 치료약의 효과가 확인되었으며, 감염자 수 증가도 억제되고 있어서 현재는 일상생활에 그다지 큰 영향은 없었다. - P18

가령 ‘도쿄도에서 다른 현으로의 이동을 삼갈 것‘이라는요청이 발령되면, 웬만한 사정이 아니고서야 따를 수밖에 없었다. 강제하는 건 아니지만, 따르지 않으면 주변의 따가운시선을 받을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실명이 유출되어 인터넷상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 P18

마요가 혼자 사는 맨션은 지하철 신주쿠선 모리시타역에서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약 4.2평의 방과 부엌, 욕실, 화장실만 있지만, 월세는 10만 엔이 넘는다.  - P19

반년 전에 프러포즈를 받았다. 코로나 확산세가 주춤해진무렵이었는데, 슬슬 이야기를 꺼내겠구나 예상했던 터라 의외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마음이 놓인 것은 분명했다. 이제 서른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연애할 시간은 없다고 생각했었다.
물론 프러포즈는 승낙했다. 겐타도 거절하지 않으리라 예상했겠지만, 마요처럼 안도한 눈치였다. - P21

스마트폰을 들고 SNS를 확인하는데 전화가 왔다. 발신자는 혼마 모모코였다.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오랜만이고 뭐고, 왜 메시지에 답이 없어?"
모모코는 중학생 시절부터 변함없는 새된 목소리로 물었다.
"미안. 좀 고민이 돼서."
"왜? 일이 바빠?"
"응, 그것도 있고."
"그 말은 다른 이유도 있다는 거야? 아, 혹시 부녀가 같이 참석하는 게 불편해서 그런 건 아니지?" - P22

"그러고 보니 지금 본가에 있댔지? 거긴 어때?"
모모코는 남편이 간사이로 단신부임하게 되어서, 지난달부터 두 살짜리 아들을 데리고 본가로 들어왔다고 지난번 연락했을 때 말했다. 원래 살던 요코하마의 맨션은 지인에게 임대했다고 했다.
"너무 편하지. 부모님이 아이 봐주시니까 내 시간도 생겼고.
너 내려오면 언제든 나갈게."
"그거 좋네." - P23

감염 재확산이 빈번하게 일어나니 다들 대응 방식에도 익숙해진 것이다. "그런데 난 도쿄에서 못 나갈지도 모르겠어."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은 자제하라고 했지."
"응, 괜히 이 시점에 고향 내려갔다가 돌이라도 맞으면 어떡해."
후후, 모모코가 코웃음 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럼 정부에서 이상한 소리 하기 전에 미리 내려오는 건어때? 걔가 그랬거든, 엘리트 알지?" - P24

"그리고 우리 지역이 낳은 영웅도 돌아왔다고 하더라고."
모모코의 말에 마요는 스마트폰을 귀에 댄 자세로 고개를갸웃했다.
"영웅? 그게 누군데?"
"너 몰라? 환라비 작가 구기미야 말이야."
아, 마요의 입이 벌어졌다. "그랬지."
"마요, 동창을 넘어서 우리 모교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를어떻게 잊어 버릴 수 있어?" - P25

전화를 끊자 다양한 추억들로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 걸 느꼈다. 모모코와 이야기하는 것도 오랜만이었고, 그리운 이름들을 들었기 때문이리라.
쓰쿠미라…………….
또래 중학생들보다 다부진 체격, 남자다웠지만 아직 어른의 계단을 오르지 않은 앳된 소년의 얼굴을 떠올리자, 달콤한 그리움과 함께 옛 상처를 쑤시듯 가슴이 욱신거리는 느낌이 되살아났다. - P26

쓰쿠미가 세상을 떠난 지도 벌써 16년이 지났다.
만일 그가 살아 있고, 동창회에도 참석한다면 아마 들뜬 마음으로 흔쾌히 간다고 했겠지. 마요는 그런 생각을 했다. - P27

2

허리를 굽히고 두 손을 셔터 아래로 집어넣었다. 손에 닿는 금속의 감촉이 서늘했고, 틈새로는 찬 공기가 흘러 들어왔다. 아직 3월 초니까 당연하지만 - P28

하라구치는 손목시계를 보았다. 벌써 오전 8시였다. 역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상점가였지만 활기는 거의 느껴지지않았다. 게다가 오늘은 월요일이다. 앞으로 한동안은 이런 날들이 계속되는 것일까.
바로 옆에서 소리가 났다. 돌아보니 이웃의 도자기 전문점의 유리문을 열고 주인이 나오는 참이었다. 손에는 쓰레기봉투가 들려 있었다. - P29

"오늘은 좀 어때요? 도자기 만들기 체험 예약은 좀 들어왔나요?" 하라구치가 물었다.
(전략).
"그럴까요? 도쿄에서 소규모의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고듣긴 했는데, 현내에서는 아직 확진자가 없대요." - P29

도자기 가게 주인은 입가를 일그러뜨리며 말했다.
"상관없어. 조금 지나면 여기서도 감염자가 나올 거야. 도교하고 다소 시간차가 있긴 하지만 지금까지도 계속 그랬으니까. 그러면 또 관광이나 야외 활동은 삼가라고 하겠지. 다시 집콕 생활이 시작되는 거야. 그런 상황에서 누가 도자기같은 데 관심을 가지겠어."
"그렇게 되면 저희도 힘들어지겠네요." - P30

"아, 음식점은 당분간은 또 힘들어질지도 모르겠네. 그리고여관도 어제 마루미야에서 들었는데, 뉴스가 나오자마자 바로 예약 취소 건이 나왔다고 하더라고."
"역시 그렇군요." - P30

하라구치는 가게 옆에 있는 주차장으로 갔다. 주차된 낡은트럭 차체에 적힌 ‘하라구치 상점‘이라는 글자는 흐릿해져 잘 보이지 않았지만, 지금은 도색을 새로 할 여유가 없었다.
트럭을 가게 앞으로 이동시킨 뒤에 배달할 술을 싣기 시작했다. 오늘 거래처는 여관과 술집, 음식점 등이다. 평소에는열 곳 이상을 돌지만, 오늘은 겨우 세 곳이었다. 게다가 모두 주문량이 얼마 되지 않아서 짐칸은 썰렁했다. - P31

도심 번화가에서는 상당수의 음식점들이 폐업으로 내몰렸다. 노포라 불리던 유명 가게, 긴자에서 수십 년간 영업해 오던 고급 클럽들도 하나둘 문을 닫았다. 확진자 수가 비교적 많지 않았던 지방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특히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지역의 타격이 컸다.
원래 인구는 많지 않다. 대부분의 음식점이 수익의 절반을 타지역 방문객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 P32

신종 코로나에 의한 폐렴 치료법이 다양하게 등장했고, 유효한 백신도 개발 단계에 있다고 했지만 과거의 활기가 되돌아올 날이 과연 올 것인가. 그것이 국민들의 공통된 생각이아닐까. 적어도 이 마을에서는 그랬다. 하라구치는 그렇게 생각했다. - P32

하지만 그런 날들이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을 사람들은 점차 깨닫기 시작했다. 변화에 대응하는 데에도 익숙해졌다. 이를테면 도쿄 도지사가 ‘도쿄에서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라고 발표한 이튿날에는 관공서의 홍보 차량이 도로에 등장했다. 스피커에서는 ‘당장 필요하거나 시급하지 않은 일로 지역 간 왕래를 하는 것은 삼가시기 바랍니다‘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 P33

(전략).
그리고 또다시 1주일 전에 도쿄에서 같은 내용의 지시가  내려왔다. ‘감염 확산의 조짐이 보인다‘라는 표현으로, 일기예보에 비유하자면 ‘주의보‘ 수준이다. 하지만 그것이 금방
‘경보‘ 수준으로 격상할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는 건 이제누구나 아는 사실이었다. - P33

아, 그렇지. 순간 이 집에 뒷마당이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하라구치는 일단 현관에서 밖으로 나가 주택 외벽을 따라돌아갔다. 예전에 이 뒷마당에서 바비큐를 했던 기억이 났다.
그때 모인 건 근처에 사는 중학교 동창들이었다. 중학교를 졸업한 지 5년도 더 지났을 때였다. 선물로 술을 들고 갔더니,
공짜로 받을 수는 없다며 다들 돈을 모아 값을 치렀다. - P35

하지만 한눈에 봐도 기묘한 것이 있었다. 뒷집과의 사이에 담이 있는데, 그 앞에 찌부러진 종이 상자가 여러 개 쌓여 있었다. 마치 뭔가를 감추는 것처럼. 성실하고 꼼꼼한 성격의 가미오 에이치 선생답지 않았다. (중략).
가장 위에 있는 상자를 잡고 당기자, 쌓인 상자들이 와르르옆으로 쓰러지면서 그 아래 감춰져 있던 것이 드러났다. - P36

3

월요일 오후.
주방 관련 쇼룸을 둘러봐야겠다는 마음에 회사를 나온 참이었다. 스마트폰이 울리는 소리에 마요는 화면을 들여다봤다. 화면에는 모르는 번호가 떠 있었다. 하지만 국번은 익숙했다. 태어나고 자란 고향의 번호였다.
전화를 받자 남자 목소리가 가미오 마요 씨 되십니까?"하고 물었다. - P37

관광지라고는 해도 관광명소가 많은 건 아니었다. 지명의유래가 된 유서 깊은 사원이 최대 볼거리였고, 그곳을 제외하고는 지극히 평범한 온천 마을이었다.  - P38

"도쿄에서요."
마요는 일부러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그럼 귀성하신 겁니까?"
"네, 뭐."
"그렇군요. 하긴 다시 코로나가 확산되기 시작했다니까요."
택시 기사는 납득한 표정이었지만, 그래도 무엇 때문에 경찰서를 찾는지 궁금할 터였다. 마요는 물어보면 어쩌지 생각했지만, 다행히도 그 이상은 묻지 않았다. - P39

문서에는 다음과 같이 여러 항목으로 나누어 내용을 정리했다.

3월 8일 오전 10시경 시신발견 신고

-장소: 가미오 에이치의 자택
-신고자: 가미오 에이치의 자택에 방문한 사람 (남성/제자/이름은 불명)
-사망 확인: 오전 10시 25분
-시신의 신원: 가미오 에이치- 사망 시각: 미확인
-사인: 미확정(타살 가능성이 큼)
-가족: 전화기 통화 기록으로 추측 - P40

방문객은 에이치의 제자인 모양이었다. 지금은 은퇴했으니 정확히 말하면 옛 제자라고 해야겠지. 이름은 모르지만 경찰이 파악하지 못했을 뿐, 경찰서에 가서 물어보면 마요는그가 누군지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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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Ai가 훔쳐간 상상

Ai는 추상화를 그릴 수 있을까?

AI와 추상화

AI는 그림을 잘 그린다. 정확하게는 구상화를 잘 그린다. 구상화는 모양을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그린 그림이다. 이와 달리 추상화는 물체의 형상에서 본질을 뽑아내 그린 그림이다. - P160

추상화의 본질

칸딘스키는 추상화non-objective art의 선구자다.⁴⁷ 그는 "그림은 분위기mood를 나타내는 것이지 물체object를 나타내는 게 아니다."라고말했다.


47 월간조선 "이규현의 ‘아트토크‘-‘그린 것 없이 그린‘ 추상화". 2014. 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nNewsNumb-201409100052 - P162

그림이 구체적인 대상을 재현하는게 아니라면 뭐하러 그림을 그릴까? 추상화를 들여다보면 놀랍게도 또 다른 오브제가 보인다. 캔버스, 물감, 붓 자국 같은 것이다. 미술 용어로는 물성物性이라 한다. - P162

48프로그래밍의 본질적인 의미는 시뮬레이션simultation이다.⁴⁸ (중략). 그런데 실제 세계가 워낙 복잡해서 바로 컴퓨터 내부로 반영할 수 없어서 추상화와 구체화 과정을 거쳐야한다. (후략).

48 바람돌‘s Life,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1화 - 개념,  추상화,     클래스", 2015, http://moen,tistory.com/27 - P163

피카소의 뜨개질

피카소가 그린 화가와 뜨개질하는 모델>에는 뜨개질하는 여인을 그리는 피카소가 나온다. 하지만 캔버스에는 여인의 형체가없고 여러 개의 둥근 선과 직선이 마구잡이로 그려져 있다. 피카소는 지금 객체 지향 프로그래밍을 하는 중이다. - P164

카이스트에서 뇌과학을 연구했던 정재승 교수는 인공지능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특화되어 있고 인간은 문제를 정의 내리는 데 탁월하다고 말한다.  - P165

서울대 철학과 김상환 교수도 비슷하게 말한다.⁴⁹ "일상 대화나상식 수준의 생각 교환 아이디어 교환은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잘할 겁니다. 인공지능이 정확하고 간결하고 경제적인 언어를 구사할 수 있기 때문이죠. 딥러닝은 거대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공통점을 추출하고 개념화합니다. 인간 사고의 단계에서 놓고 보면 초보적 수준이죠. 인간은 공통점을 추출한 다음 개념화하고 적당한 이름을 붙입니다. 그 과정에서 기존 개념으로는 분류가 안 되는 것들이 생깁니다. 기존 체계에 속하지 않는 것들이 갑자기 등장하는 것이죠. 이런 것들을 설명하기 위해 인간은 가설을 만듭니다. 넓은 의미에서 보자면 상상想像입니다. 창의성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생겨나는데 딥러닝, 다시 말해 인공지능이 아직까진 쫓아올 수 없습니다."


49 중앙일보, "AI는 없어 인간 지배 못해..... 생각의 주도권 잡아야" 2016. hip://news.joins.com/artcle/2023430 - P166

구글 딥마인드

구글은 딥마인드를 스타크래프트 2 게임에 적용하겠다고 2016년 11월에 발표했다. 스타크래프트 2는 실시간 전략 게임이다. 세종대 컴퓨터공학과 김경중 교수는 현재 인공지능이 프로 선수를 이기는 것은 무리라고 말한다.⁵⁰


50 바둑신문 "너흰 아직 준비가 안됐다. 스타크래프트 판 ‘인간 vs 인공지능‘ 대결 승자는?", 2017. http://baduknews.com/news/view.php?idx=630 - P167

스타크래프트 2는 바둑이나 포커처럼 명확한 규칙이 없다. 공격준비를 다 했다고 선포하고 공격하는 것도 아니고, 마린 몇 개만 생산해서 쳐들어가기도 한다. 상대가 뭘 하는지 전혀 모르는데도 자신감만으로 적진에 밀고 들어가기도 한다. - P168

알파고는 싱글 에이전트Single Agen다. 사람과 1대 1로 승부한다. 스타크래프트도 밖에서 보면 1:1로 보이지만, 깊이 들어가 보면 수많은 인공지능의 집합이다. 사람이 게임할 때 마린의 행동은 마우스 클릭으로 결정한다. - P168

인공지능이 스타크래프트를 하려면 알파고의 싱글 에이전트 학습 방식을 쓸 수 없다. 다른 에이전트의 행동으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에 학습이 어렵고 기존의 경험을 활용할 수 없다. - P169

알파고가 사람과 바둑을 둬서 이긴 이유는 바둑의 환경이 완벽하기 때문이다. 바둑은 명확한 규칙과 정해진 상황에서만 작동하므로 알파고는 거의 모든 경우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매우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 P170

상상하고 계획하는 인공지능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인공지능이 선택한 것이 바로 상상想像이다. 2017년 7월 20일 구글 딥마인드는 회사 홈페이지에 ‘상상하고 계획하는 인공지능Agents that imagine and plan‘을 만들었다고 발표했다.⁵³


53 DeepMind. "Agents that imagine and plan", 2017, https://deepmind.com/blog/agents-imagine-and-plan - P171

발생 가능한 미래를 상상해서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행동을 계획하는 이 인공지능은 3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중략).
둘째, 상상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인공지능은 적절한 경로를 상상해서 문제에 적합하게 조정한다. 또한 보상과 상관없이 모든 상상에서 유용한 정보를 얻어낸다. (후략). - P172

상상하고 계획하는 인공지능에게 이 일을 시켜 보자. 그러면 그는 전투에서 이기기 위해 어떤 경로로 가서 어떤 저글링부터 공격해야 하는지 상상한다. 자신이 왜 움직이지는 해석한다. 자기가 저글링에게 다가가면 저글링이 어떻게 행동할지도 상상한다. 이제 인공지능은 자신이 원하는 보상을 찾는다. - P173

AI에게 숫자가 중요할까?


(전략).


파라미터와 방정식

ChatGPT의 기반 모델인 GPT-3의 파라미터 매개변수는 무려 1,750억 개다. GPT-1은 1억여 개, GPT-2는 15억 개니까 앞선 모델의 10배가 넘는 파라미터를 사용했다. GPT의 파라미터 개수가엄청나게 늘면서 이전 모델과 달리 ChatGPT가 사람처럼 말한다는 것에 모두 놀랐다. - P175

생각지 못한 무려

만약 파라미터가 무려 1조 개, 100조 개를 넘어가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그래서 무려 1조 개, 무려 100조개 하는 식으로 사람들은 ‘무려‘라는 단어를 엄청난 숫자 앞에 쓴다. - P179

 한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속담 8,197개 중에서 숫자가 표현된 속담은 984개였다.⁵⁴ 그중에3이 표현된 것이 가장 많아서 287개 2%를 차지했다. 그다음은 1이 표현된 것이 170개.3%였다. 유독 3이 많은 이유는 홀수를 선호했던 우리 정서와 함께 3이 자연을 가장 잘 표현하는 수이기 때문이다.


54 박은하, "한국 속담에 표현된 수의 의미", 2009 - P182

아주 큰 숫자와 구글


속담에서 쓰는 숫자는 "세 닢짜리 십만 냥짜리 흉본다"에서 쓴 십만이 한계다. "저승길이 구만리", "앞길이 구만리 같다"처럼 보통은 구만까지 센다. 구만이면 아주 먼 숫자다. 옛날에 보통 살림에서는 이 정도 숫자면 충분하다. 하지만 요즘은 훨씬 더 큰 숫자를 쓴다. - P183

지금까지 우리가 만들고 아는 거대한 숫자 이름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구골이다. (전략). 구골은 1940년에 발행된 《수학과 상상Mathematics and theImagination》이란 책에 나오는 용어로 10의 100승을 말한다. - P185

거대한 깨달음

우리의 생각은 숫자와 뗄 수 없다. 세상을 이해하려면 숫자를 이해해야 한다. - P185

(전략).

아주 큰 숫자는 아주 큰 깨달음을 준다. 숫자는 단순히 숫자가 아니라 인간의 생각과 문화를 만드는 도구이자 목표였다. AI에게파라미터의 개수도 그런 의미가 되지 않을까? 어떤 숫자를 뛰어넘으면 AI가 거대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 P189

제1부 ai가 훔쳐간 감정


AI도 개과천선할까?

AI의 후회

후회는 이전의 잘못을 깨치고 뉘우친다는 말이다. 후회를 하려면 첫 번째로 이전의 잘못이 존재해야 한다. 두 번째로 그 잘못을 깨쳐야 한다. - P35

그런데 만약 코드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일반적으로 개발자가 테스트 서버에서 코드를 입력하고 실행했을 때 오류가 생기면 오류를 수정한다. - P35

(전략).

마지막 단계는 AI가 마음속으로 가책을 느끼는 것이다.
ChatGPT가 가책을 느낄 것 같진 않다. 하지만 최소한 사용자에게 사과는 한다.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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