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
꼬마비 글, 재수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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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강력 범죄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동조할 마음은 없다.




 책은 어느 한 가장이 자식이 생기고 태어나고 그러고 얼마 간의 이야기다. 일단은 말이다.


 초반은 잔잔하며 그렇기에 후반에 주는 반전은 공감이 간다. 그렇기 때문에 좋게 보이지 않았다.

 결말 직전까지 독자들은 주인공의 시점에서 얼마나 가족과의 일상이 얼마나 잔잔한지 또 얼마나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지를 경험한다. 그리고 결말에 이르러서 얼마나 소중한 지까지 보여준다. 그리고는 이렇게 만든 자를 처벌하는 것에 대해 분개와 이런 처벌이 정당하다는 카타르시스를 준다.




 보편적인 감정에 의하여 우린 공감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한 발자국만 떨어져서 보면 공감만 간다.

 내가 이 책에서 가해자가 좀 더 강도 높은 처벌을 받기를 원하는 것은 피해자 때문일까? 아니면 단순히 대중적인 인식, 도덕에 근거하여 무분별하게 동조하는 것에 불과한 것일까?



 책 '공감의 배신'이란 책을, 다 읽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이 만화가 그 책을 읽으며 생각이 났다. 또한 22년에 개봉한 영화 '비상선언'도 생각난다.

 나는 신파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 책은 신파를 내새우며 공감하지 않는 사람을, 고전적 가족주의 가치관에 반하는 사람으로 오도할 수 있도록 보이는 내용이라 생각이 든다.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그것이 전부다.

 주인공의 시점에서 가족을 바라보며 개인주의가 만연해지는 세상에 이런 행복도 있다는 시선은 좋았지만, 결말에는 동조하지 않는다. 흔히 말하는 '사이다'적인 결말이라 판단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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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바인에서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가 잔을 비우기가무섭게 술을 사 주었다. 잠깐 알았던 사람들, 그를 아는지모르는지 기억도 못 하는 사람들. 슬프고 활기 넘치는날이었다. 그는 무장 강도 혐의로 재판을 받는 중이었다. - P59

농담이 아니라면 얼마나 무시무시한 형벌인가. 나는실제로 지구상에서 그렇게 오래 산 사람을 본 기억조차 없었다. 호텔은 열여덟 아니면 열아홉 살이었다. - P59

나는 바인을 끝까지 훑어보았다. 이 길고 좁은공간은 어디로도 가지 않는 열차 같았다. 사람들은 모두어디선가 탈출한 듯 보였고 몇 사람의 손목에는 비닐끈으로 만들어진 병원 팔찌가 둘러져 있었다.  - P60

그리고 이곳에서 나는 매번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을찾지 못해 가슴이 무너졌다. 그러다 나를 사랑하는 아내가 집에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 P61

그날 밤 나는 한때 권투 선수였던 키드 윌리엄스가마주 보이는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의 검은 두 손은울퉁불퉁하고 흉측하게 변해 있었다. 나는 늘 그가 불쑥그 손을 뻗어 내 목을 졸라 죽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P61

그때 문득, 호텔 본인 아니면 그와 관련된 누군가가몇 주 전에 내게 말해 준 사실이 떠올랐다. 호텔이 무장강도 혐의를 받고 있다고.  - P62

그때 불현듯 내 삶을 더 꼬이게 하려는 듯한 사실이하나 떠올랐다. 그날 오후에 벌어진 술판이 호텔의송별회가 아니라 그의 귀환을 축하하는 파티라는 사실이었다. 호텔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 P62

바인에서는 그런 순간이 많았다. 오늘이 어제인 줄,
어제가 내일인 줄 착각하는 순간. - P63

왜냐면 우리는 모두 우리가 비참하다고 여기며 술을 마셨으니까. - P63

이제 그는 스무 살 아니면 스물한 살이었다.
바인은 헐렸다. 도시 재개발로 모든 거리가 변했다. - P63

가끔은 아침 9시에 다시 한번 술집에 앉아 하느님을잊고 서로에게 거짓말을 해 댈 수 있다면 무엇이든 내 줄수 있을 것 같다.
호텔도 여자 친구와 싸웠다. 그도 내가 걸었던거리를 걸었다.  - P64

사회 보장 연금을 받던 세입자가 죽은 뒤에도 계속수표가 날아오는 아파트가 있었다. 나는 반년 동안다달이 그 수표를 훔치면서도 매번 두려워했고, 매번수표가 도착하고 이틀쯤 지나서 갔으며, 매번 곧 적은 돈이나마 정직하게 벌 방법을 찾겠다 다짐했다. - P64

을그러나 나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술을 마신데다 밤을 꼬박 새웠으니까. 약이 들어가는 순간 정신을잃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 두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Khu - P65

우리는 작고 지저분한 아파트에 살았다. 내가오랫동안 정신을 잃었고 하마터면 영원히 떠날 뻔했다는사실을 깨닫자 우리의 작은 집이 싸구려 보석처럼반짝거리는 듯했다. 죽지 않아서 너무도 기뻤다.  - P65

그날 호텔은 몸 상태가 나와 똑같았고, 나와 똑같은양의 헤로인을 가져갔지만 결국 여자 친구를 찾지 못해서 나눠 줄 필요가 없었다. - P66

그의 생은 조용히빠져나갔다. 그는 죽었다.
나는 아직 살아 있다.


보석(保釋)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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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02

개념미술
CONCEPTUAL ART
생각이나 관념만으로도 작품이 되는 시대

예술의 본질은 형태가 아니라 개념에 있다.

이제는 개념이 미술이 되는 시대

(전략).

그렇다면 개념미술 작품을 쉽게 이해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 P39

이번 장에서는 개념미술의 네 가지 형식을 살펴보고 이 중 가장 대표적인 개념미술의 형식은 무엇인지 함께 알아보려 합니다. - P40

‘아이디어‘로 던지는 미술의 질문들


작품 하나를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조셉 코수스loseph Kosuth의<하나이면서 셋인 의자>는 개념미술의 아이콘처럼 등장하는 작품입니다. - P41

<하나이면서 셋인 의자>는 조셉 코스가 1965년부터 1975년까지 10여 년간 지속해온 ‘탐구Investigation‘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 P44

개념미술이라는 명칭은 미국의 철학자 헨리 플린트Henry Flynt가 1961년에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후 솔 르윗이 1967년 《아트포럼》에 기고한 글에서, 예술 작품은 물질적이고 형식적인 측면보다 아이디어와 개념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면서 본격적으로쓰이게 되었어요. - P44

개념미술의 근원은 마르셀 뒤샹에서 온 것이지만, 개념미술의 직접적인 단초가 된 것은 미니멀리즘이었습니다. - P45

개념미술의 선구자 중 한 명인 솔 르윗은 본래 미니멀리즘 미술가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다른 미니멀리즘 작가들처럼 작품 제작을 인부들에게 맡기는 등 작업 공정을 축소하길 원했죠. - P48

개념미술의 4가지 형식

개념미술은 다양한 범주를 포함하지만 대체적으로는 이론가토니 고드프리 Tony Godfrey의 네 가지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중략). 둘째 ‘개입 Intervention‘은 오브제를 새로운 맥락으로 옮겨놓은 것입니다. (중략). 셋째는 ‘자료형식 Documentation‘으로, ‘보는‘ 미술이 아닌 읽는 미술이 여기에 속합니다. (후략). - P49

네 가지 형식 중에서는 언어를 활용한 작품이 가장 많습니다. - P50

‘인간의 의식이 언어로 구축된다‘는 ‘발견‘을 한 것이 20세기 철학자들의 큰 성취였죠. 아이디어로서의 미술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언어‘가 필수적인 이유입니다. - P50

모든 현대미술은 개념미술일까

그럼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모든 현대미술은 개념미술일까요? - P53

하지만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이 작품은 바나나가 아닌 ‘인증서‘를 판매하는 개념미술이었습니다. (중략).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작품은 ‘무엇이 예술이고, 무엇이 예술이 아닌가‘를 질문하면서 현대 미술사의한 페이지를 장식했습니다. - P54

개념미술을 주요 키워드로 꼽은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개념미술은 1960~1970년대라는 특정 기간 동안에만 이루어진 미술운동이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이기 때문입니다. - P55

KEYWORD

04

퍼포먼스

PERFORMANCE

몸으로 직접 경험하는 충격의 예술


신체는 예술의 주요한 매체다


자신의 몸을 캔버스로 삼은 예술

여러분은 ‘정신‘과 ‘신체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나요? - P73

가령 이브 클랭Yves Klein은 <인체 측정>(1960)이라는퍼포먼스에서 모델이 몸에 물감을 바르고 캔버스에 몸을 찍는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신체를 하나의 매체로 활용한 것이죠. - P74

몸을 매체로 활용한 1960년대와 달리, 1970년대 퍼포먼스 예술가들은 신체를 통해 인간의 극한 상황을 표출함으로써 자신의 경험을 드러냈습니다. - P74

예술가는 왜 자신의 몸을 칼로 찔렀을까

(전략). 이 퍼포먼스가 유명해진 이유는 예술가가 700시간에 걸쳐 같은 자리에 앉아 있었다는 기록도 그렇지만, 옛 연인이었던 울라이와의 조우 때문이었습니다. - P75

마리나 아브라모비치는 활동 기간 내내 주로 퍼포먼스를 선보인 만큼 미술사적으로 의미 있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특히 1970년대 보여준 작업들이 그의 대표작으로 꼽힙니다. - P76

마리나 아브라모비치가 처음으로 선보인 퍼포먼스 작품으로는<리듬 10Rhythm 10>(1973)이 있습니다. - P76

퍼포먼스 아트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상식적 가치에 의문을 제기한다는 특징을 지닙니다. 특히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같은 페미니스트 예술가들은 관조적이고 미적인 가치로 표현되던 여성의 신체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죠. - P77

마리나 아브라모비치는 다음 해에 선보인 <리듬 0>(1974) 퍼포먼스에서 자신을 ‘사물‘로 선언하고 관람객에게 자신의 몸을온전히 내맡겨요. 그는 탁자 위에 장미꽃, 깃털, 펜, 꿀, 포크, 톱, 가위, 채찍, 망치, 도끼, 권총 등 72가지 사물을 늘어놓고 사람들에게 아무것이나 골라 원하는 대로 자신의 몸에 사용하게 했어요 - P77

작가는 이 퍼포먼스에서 스스로 행위의 주체가 되지 않고 관람객의 행위를 수동적으로 감내하는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 P78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의 퍼포먼스 중 가장 악명 높았던 작품으로는 <토마스의 입술Thomas Lips> (1975)이 있습니다. - P78

이 퍼포먼스는 작가의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와도 연관이 있어보입니다. - P79

1970년대에는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외에도 정체성을 탐구하기 위해 신체를 이용한 퍼포먼스를 하는 예술가들이 많았습니다. 당시 중요한 퍼포먼스로는 비토 아콘치의 <모판Seedbed>꼽을 수 있어요. 이 작품은 뉴욕 소나밴드 갤러리의 마루 아래에서 관객들이 지나가는 동안 자위행위를 하는 퍼포먼스로, 관람객은 그를 볼 수는 없지만 소리를 들을 수는 있었죠.  - P80

물론 이러한 자학적이고 폭력적인 행위 때문에 퍼포먼스라는 장르 자체에 거리감을 느끼는 경우도 꽤 있는 것 같아요.  - P81

폭력으로 인해 뒤틀린 예술가의 신체를 바라보면 속이 울렁거리고 불쾌한 느낌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작품들은 우리의 시선을 즉각적으로 붙들어 맵니다. - P81

충격의 퍼포먼스, 제대로 감상하는 법

퍼포먼스는 전통적인 예술형식과는 다른 새로운 표현방식이었어요. (중략). 이러한 배경에서 등장한 퍼포먼스는 지금까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상식이나 가치관에 의문을 던집니다.  - P82

퍼포먼스를 평가하는 기준은 다른 예술 작품을 보는 기준과는 달라야 한다는 것이 퍼포먼스 이론가이자 『수행성의 미학』의 저자인 에리카 피셔-리히테Erika Fischer-Lichte의 주장입니다. - P83

보통의 예술 작품이 작가의 고뇌와 고독에서 탄생한다면, 퍼포먼스 아트는 관람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완성됩니다.  - P83

퍼포먼스의 새로운 매체, 비디오

1970년대 퍼포먼스에는 ‘비디오‘가 중요 매체로 자리 잡게 됩니다. - P85

비토 아콘치는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자위 퍼포먼스로 악명이 높지만, 사실 그의 퍼포먼스와 이를 기록한 비디오 아트는 작가의 행위와 관람자의 인식 과정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닙니다. - P86

비토 아콘치의 퍼포먼스를 기록한 비디오 아트는 ‘나르시시즘‘으로도 해석되곤 합니다. - P87

가령 비토 아콘치의 <중심들>은 그가 손가락으로 화면 중앙을 가리키면서 20분가량 계속 모니터를 응시하는 비디오 작품입니다. (중략). 이 작품에서는 작가 스스로가 규정한 공간에 카메라만이 유일한 관객이자 목격자로 등장합니다. - P88

퍼포먼스는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일회적으로 일어난다는 특징이 있어서 우리가 접하는 퍼포먼스의 대부분은 ‘기록물로서의 퍼포먼스‘이긴 합니다. - P88

퍼포먼스 현장에서는 특정 시야에서만 작품을 바라보게 되는데, 퍼포먼스 전체를 조망하는 기록물에서는 현장에서 볼 수 없었던 반응을 새로 발견할 수 있습니다.  - P89

KEYWORD

05

팝 아트

POP ART

기계로 찍어내도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소비사회에 등장한 대량생산 예술의 의미



소비사회의 예술, 팝 아트

(전략).

특히 TV를 통한 대중문화 속 광고 이미지는 사람들에게 소비를 부추기면서 소비사회를 가속화시킵니다. - P91

도대체 앤디 워홀은 왜 비싼가

대중매체와 광고의 문법에 기초한 이미지들이 범람하던 시기, 우리가 대표적인 팝 아티스트로 꼽는 앤디 워홀Andy Warhol은 이미 상업 미술가로 성공을 거두고 있었습니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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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프로세서에
가장 쓰고 싶은 것부터 입력하기

(전략).
이 방법은 간단하다. 가장 쓰고 싶은 장면부터 쓰는 것이다. 가장 좋은 장면, 재밌을 것 같은 장면, 제일 재미있는절정이 될 것 같은 장면, 이 이야기를 쓰면서 제일 신날 것같은 장면을 그 무엇보다 먼저 쓰는 것이다.  - P90

물론 문제는 있다. 대뜸 가장 결정적인 장면부터 시작하면 독자가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가 있다. - P90

워드프로세서와 컴퓨터가 있기 때문에 일단 제일 재미있는 장면을 써놓고 앞에 다른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면 그 대목 앞에 끼워 넣을 수 있다. - P90

이는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작가들에게 그저 꿈 같은 일이었고, 그랬기 때문에 이 수법을 쓰는 사람도그 가치를 탐구하는 사람도 적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는 할 수 있다. - P91

글을 쓰기 전에 배경이 어떤 곳인지, 그곳에 어떤 뒷이야기가 있고 어떤 사정이 있는지 상세하게 미리 짜두고 글쓰기를 시작하려는 사람도 있다. 사전에 배경을 상세히 그려내면서 백과사전이나 매뉴얼 같이 그 배경에 대한 정보를 차곡차곡 써넣는 일은 종종 방대한 작업이 되기도 한다. - P92

그러나 배경에 대한 내용만 너무 자세히 짜다 보면 그만 진이 빠져서 정작 본론은 제대로 쓰지도 못하게 될 수도있다. - P92

그래서 나는 더욱더 제일 쓰고 싶은 것부터 먼저 쓰는방법을 좋아한다. (중략).
대신에 배경을 짜다가 이런 배경에서는 이런 사건이벌어지면 재미있겠다 싶으면, 그 이야기를 일단 써버린다. - P93

소설을 쓰거나 읽다 보면 ‘다음 대목부터 점점 더 재밌어질 텐데 여기는 좀 지루하네‘ 싶은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부분을 꾹 참고 버티면서 이제 조금만 버티면 재밌어진다. - P94

우선 첫 번째 장점은 이 방법을 쓰면 글 쓰는 사람 입장에서 의욕적으로 쓰기가 쉽다는 것이다. - P94

가장 쓰고 싶은 대목부터 먼저 쓰는 방법의 두 번째 장점은 그렇게 하면 활기차고 생각이 신선할 때 제일 중요한장면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 P95

그러다 보면 긴 시간 글을 쓰다가 마침내 제일 쓰고 싶었던 장면을 쓸 때가 왔는데, 원래 상상했던 것에 비해 형편없는 것을 쓰게 될지도 모른다. - P96

가장 쓰고 싶은 이야기를 먼저 쓰고 나면 그 앞부분에끼워 넣어야 하는 이야기는 자연히 간략해진다. 이미 가장쓰고 싶은 부분을 써버렸는데 그 앞에 벌어지는 일들은 굳이 주절주절 설명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든다. - P98

게다가 일단 이야기의 핵심을 먼저 쓰고 보면 이야기를쓰기 전에 막연히 상상했던 것과 다른 느낌이 들 것이다. (중략). 기가 막힌 것은, 그렇게 돌아보면 생각보다 절정 장면 전에 꼭 늘어놓아야 하는 다른 이야기가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때가 있다는 점이다. - P98

강렬한 첫 장면에 매달리는 작가들

‘제일 쓰고 싶은 것부터 쓰기 방법‘을 쓸 때 조금 더 과감해진다면 아예 앞부분을 다 쳐내버리고 가장 짜릿한 절정 대목부터 들입다 시작하는 방법도 있다. - P100

가장 재미있는 부분을 앞쪽으로 확 끌어내면서 뒷이야기를 상상해가는 것은 더 신선한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 P101

만약 앞으로 끌어다 쓴 절정 장면 이후 이야깃거리가 충분히 떠오르지 않는다면 일단 앞에다 관심을 끄는 재미난장면을 뿌려놓고, 이어서 회상 장면으로 앞선 이야기를 설명하는 방법을 쓸 수도 있다. - P102

다만 회상 장면을 활용하는 방법이 요즘 너무 많이 쓰이고 있다는 점은 문제다. 1940, 1950년대 할리우드 누아르영화를 보면 터프가이 남자 주인공이 과거를 돌아보면서 진행하는 경우가 대단히 많았다. - P403

우리나라 TV 사극에서는 첫 회에서는 절정에 어울릴만한 화려한 전쟁 장면이나 액션 장면을 보여주고, 그러다가다시 회상 형식으로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을 보여주는 방식이 너무나 많이 쓰였다.  - P103

그러니 가장 재미있고 쓰고 싶은 장면부터 먼저 쓴다는이 방법의 핵심은 완성된 글에서 재미있는 장면이 맨 먼저나와야 한다는 것이라기보다는 쓰는 과정에서 재미있는 장면을 먼저 쓴다는 것이다. - P104

그러니까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두 번째로 재미있는 이야기부터 시작하는 변형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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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살인의 진화
The Murderer Next Door


"살인의 한 장면 한 장면을 성공적으로 상연해 온 자들의 직계 대표로서, 보다 평화로운 다른 가치들이 존재할지라도, 우리는, 타인들에게 해를 입히면서 자신은 수많은 대량 학살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게 한 사악하고 우울한특징들을 여전히 지니고 있으며, 어떤 순간이든 그 특징들을 쉽게 불러낼 수있다."
윌리엄 제임스, 『심리학의 원리』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것은 자신의 적응도를 증가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조지프 로프레토, 『인간 본성과 생물 문화적 진화』¹ - P39

지금까지 살인에 대해 많은 연구가, 좋은 의도로 행해져 왔다. 살인은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이고, 신비로우며 기념비적인 행동이다. (중략). 우리는 살인 발생률, 가해자와 피해자의 성별, 가해자와 피해자의 연령분포, 사건 해결율과 다른 여러 세부 정보들에 대해 좋은 증거들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  - P41

 그러나 살인에 대한 문헌과 통계학적 연구들은 우리가 살인에 대해 잘못된 믿음들을 가지고 있으며, 살인 행위의 기저에 놓인 심리를 이해하는 데 과학적인 접근이 거의 이루어진 적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 P41

(전략). 그러나 어림잡아도, 지난 1세기동안 최소 1억 명의 사람들이 타인에 의해 살해되었을 것으로 추정할수 있다. 물론, 실제 수치는 그 두세 배가 될 것이다. - P41

그러나 이 놀라운 수치조차 살인의 중요성을 상당히 과소평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수치는 매년 ‘실종자‘로 분류되는 100만 명 이상의 미국인들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 P42

의료 기술 때문에 미수에 그친 살인은 실제 목적을 이룬 살인보다 세 배 이상 많다. 매년 미국에서는 거의 100만 건의 심각한 폭력 사건들이 보고된다.(예를 들어, 2000년에는 91만1706건, 2001년에는 90만 9023건) 그리고 그중 상당수는 살인 미수 사건들이다. - P42

사람들이 살인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갖게 되는 원인 중 한 가지로 대중 매체의 영향을 꼽을 수 있다. (중략). 그러나 실제로 미국에서 발생하는 전체 살인 사건 중 연쇄살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1~2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⁴ - P43

언덕의 교살자라 불리는 존 웨인 개이시, 제프리 대머, 존 힝클리와 아일린 워노스는 일반적인 살인의 성격상상당히 예외적이며 특별한 경우에 속하지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종류의 살인에 사람들이 공포와 흥미를느끼는 것 역시 오랜 시간 진화한 살인 방어 심리 때문이다.  - P43

살인에 대한 또 다른 오해는 살인이 대개 상습범에 의해 저질러진다는생각이다. 살인 연구의 대가 중 한 명인 데이비드 레스터는 이러한 시각이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⁶ 일례로, 한 연구에서 가석방된살인자들 중 오직 6퍼센트만이 다른 살인으로 재구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⁷ - P44

살인에 대한 통계 수치를 더 자세히 살펴보면, 몇 가지 두드러진 패턴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중 일부는 상당히 놀라운 것이다. (중략). 매년 미국에서 발생하는 살인 중 87퍼센트가 남성에 의해 저질러진다. (중략). 평균적으로 살해된 사람들의 75퍼센트가 남성이다. - P44

여성에 의한 살인은 평균적으로 전체 살인의 10퍼센트를 차지하며, 대부분이 여성이 남성을 죽인 경우로, 여성이 여성을 살해한 경우는 단 3퍼센트에 지나지 않았다.⁹ - P45

이러한 결과들을 종합하여, 단순히 남성이 여성보다 폭력을 행사하는 경향이 훨씬 크다고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 P45

살인 사건과 관련된 또 다른 놀라운 패턴은 연령대에서 나타난다. 살인율은 20대에서 높게 나타난다. 살인율은 남성이 15세가 될 무렵부터 상승하기 시작하여 30대에서 40대까지 계속해서 높게 나타난다.¹² - P45

살인의 흥미로우면서도 직관에 반하는 특징 중 하나는 범죄가 진행될수록 가해자를 알아내기가 더욱 쉬워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모든 범죄중에서 살인의 사건 해결율이 가장 높다. (중략). 강도 사건의 경우 해결율이 14퍼센트에 지나지 않으며, 방화는 15퍼센트, 절도는 20퍼센트 등 해결율이 매우 낮은 반면, 살인 사건의 경우 해결율은 대개 69퍼센트 이상이다.¹⁴ - P46

심리의 수수께끼

만약 대부분의 살인이 연쇄 살인범, 상습범, 혹은 정신병자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게 아니라면, 사람들이 살인을 저지르는 이유를 우리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 P47

 살인은 종종 시체를 결과로 남기는 고도로 계산된 행동이다. 게다가 살인 동기는 구타나 강도, 강간같은 다른 폭력 범죄의 동기들과는 상당히 다른 것으로 판명되었다. 살인은 단일한 성격을 가진 현상이 아니다. 따라서 유형마다 다른 설명을 필요로 한다. - P47

사회 환경 이론은 폭력을 설명하기 위해 가장 빈번하게 인용돼 왔다. (중략). 사회 학습 이론은 사람들이 타인을 관찰하고 모방함으로써 사회적 행동을 체득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보상과 처벌에 의해 이후의 행동들을 결정한다. - P48

이 이론이 가진 가장 명백한 한계는 매체의 영향을 받지 않는 문화권에서조차 남성이 여성보다 더 자주 살인을 저지르며, 살인에서의 성차가현대 서구 사회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현상이 아니라 문화권에 상관없이 보편적인 성격을 띤다는 사실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 P48

범죄와 폭력의 병리학 이론 또한 살인을 설명하기 위해 자주 인용된다.¹⁶ 이 이론에 따르면, 살인이란 아동 학대, 과도한 알코올 섭취, 유전자이상에서 유래된 뇌 손상, 중요한 심리적 기능의 이상에 의해 발생한다.
몇몇은 질투나 분노 같은 사회적 감정을 통제하는 부위인 뇌의 편도(扁桃)에 손상이 생겨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고 주장한다. - P49

범죄성에 대한 사회학 이론도 살인을 설명할 때 널리 사용된다. 이들은 자본주의, 가난, 경제적 불평등 등 큰 규모의 사회적 특징들을 주로 인용한다. (중략). 가난은 그 자체로 범죄에 대한강력한 예측 지표가 되지 못하지만 경제적 불평등은 예측 지표가 될 수 있다. - P49

 그러나 범죄학자인 리 엘리스와 앤서니 월쉬에 따르면 살인이나 다른 유형의 범죄들이 사회주의 사회에서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는 절대적인 증거는 없다.¹⁹ 불행히도, 소득 불균형의 압박이, 경제 자원과 상관없이 발생하는 살인 사건들과 어떤 연결 고리를 갖는지에 대해서는 연구된 바가 없다. - P50

진화 이론은 인간이 살인을 저지르는 이유에 대해 설명할 때 자주 인용되어 왔다. (중략). 그러나 전쟁에 대한 진화 이론은 평범한 보통 사람들에 의해 자행되는 대다수의 살인을 설명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그러한 살인을 설명하려는 의도로 주창된 것도 아니다. - P50

범죄프로파일링

내가 살인의 심층 심리를 조사하려는 목적은 존 더글러스, 로이 헤이즐우드 앤 버지스, 로버트 레슬러 등 전 FBI 요원이나 법의학자인 브렌트터비, 범죄 심리학자인 데이비드 캔터 같은 범죄 프로파일러들이 이루어놓은 뛰어난 업적들과는 구별되어야만 한다. - P51

FBI가 기여한 중요한 공헌 중 하나는 범죄 조직적인 범죄와 그렇지않은 범죄, 두 가지 기본 유형으로 분류했다는 것이다. - P51

 법무부의 정신 병리학자인 브렌트 터비는 조직적인 범죄와 비조직적인 범죄로 이분화하는 것은 범죄를 지나치게 단순화시킨다고 주장한다. 현재 FBI 프로파일러들은 둘의 혼합된 형태 또는 중간 단계의 범죄유형이 있음을 인정한다.²¹ - P52

범죄 프로파일링은 이따금 통계 정보나 프로파일러의 경험, 직관을 결합시키는 과정을 수반하는데 대개는 파악하기 어렵고 문제가 큰 연쇄 살인범이나 연쇄 강간범들을 체포하기 위해 사용된다. - P52

내 일차 목표는 대다수의 살인범들, 즉 이웃의 평범한 살인자들의 심층심리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살인자들의 마음에 더 가까이다가갈 필요가 있다. - P52

2장 살인의 진화

1. Josepg Lopreato, Tolz(Human Nature and Biocultural Evolution)(Boston, MA: Allen and Unwin, 1984).
(중략).
4. Ellis and Walsh, 2000.
(중략).
6. Lester, 1991, p. 39.
7.Cain, 1982.
(중략).
9. Lester, 1991.
(중략).
12. Daly and Wilson, 1988; MacDonald, 1986,
(중략).
14. Lester, 1991; Ellis and Walsh, 2000.
(중략).
16, Ellis and Walsh, 2000.
(중략).
19. Ellis and Walsh, 2000.
(중략).
21, Turvey, 2002. - P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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