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바인에서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가 잔을 비우기가무섭게 술을 사 주었다. 잠깐 알았던 사람들, 그를 아는지모르는지 기억도 못 하는 사람들. 슬프고 활기 넘치는날이었다. 그는 무장 강도 혐의로 재판을 받는 중이었다. - P59

농담이 아니라면 얼마나 무시무시한 형벌인가. 나는실제로 지구상에서 그렇게 오래 산 사람을 본 기억조차 없었다. 호텔은 열여덟 아니면 열아홉 살이었다. - P59

나는 바인을 끝까지 훑어보았다. 이 길고 좁은공간은 어디로도 가지 않는 열차 같았다. 사람들은 모두어디선가 탈출한 듯 보였고 몇 사람의 손목에는 비닐끈으로 만들어진 병원 팔찌가 둘러져 있었다.  - P60

그리고 이곳에서 나는 매번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을찾지 못해 가슴이 무너졌다. 그러다 나를 사랑하는 아내가 집에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 P61

그날 밤 나는 한때 권투 선수였던 키드 윌리엄스가마주 보이는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의 검은 두 손은울퉁불퉁하고 흉측하게 변해 있었다. 나는 늘 그가 불쑥그 손을 뻗어 내 목을 졸라 죽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P61

그때 문득, 호텔 본인 아니면 그와 관련된 누군가가몇 주 전에 내게 말해 준 사실이 떠올랐다. 호텔이 무장강도 혐의를 받고 있다고.  - P62

그때 불현듯 내 삶을 더 꼬이게 하려는 듯한 사실이하나 떠올랐다. 그날 오후에 벌어진 술판이 호텔의송별회가 아니라 그의 귀환을 축하하는 파티라는 사실이었다. 호텔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 P62

바인에서는 그런 순간이 많았다. 오늘이 어제인 줄,
어제가 내일인 줄 착각하는 순간. - P63

왜냐면 우리는 모두 우리가 비참하다고 여기며 술을 마셨으니까. - P63

이제 그는 스무 살 아니면 스물한 살이었다.
바인은 헐렸다. 도시 재개발로 모든 거리가 변했다. - P63

가끔은 아침 9시에 다시 한번 술집에 앉아 하느님을잊고 서로에게 거짓말을 해 댈 수 있다면 무엇이든 내 줄수 있을 것 같다.
호텔도 여자 친구와 싸웠다. 그도 내가 걸었던거리를 걸었다.  - P64

사회 보장 연금을 받던 세입자가 죽은 뒤에도 계속수표가 날아오는 아파트가 있었다. 나는 반년 동안다달이 그 수표를 훔치면서도 매번 두려워했고, 매번수표가 도착하고 이틀쯤 지나서 갔으며, 매번 곧 적은 돈이나마 정직하게 벌 방법을 찾겠다 다짐했다. - P64

을그러나 나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술을 마신데다 밤을 꼬박 새웠으니까. 약이 들어가는 순간 정신을잃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 두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Khu - P65

우리는 작고 지저분한 아파트에 살았다. 내가오랫동안 정신을 잃었고 하마터면 영원히 떠날 뻔했다는사실을 깨닫자 우리의 작은 집이 싸구려 보석처럼반짝거리는 듯했다. 죽지 않아서 너무도 기뻤다.  - P65

그날 호텔은 몸 상태가 나와 똑같았고, 나와 똑같은양의 헤로인을 가져갔지만 결국 여자 친구를 찾지 못해서 나눠 줄 필요가 없었다. - P66

그의 생은 조용히빠져나갔다. 그는 죽었다.
나는 아직 살아 있다.


보석(保釋)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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